[집중취재] ① 아파트에 백억대 ‘사설 경마장’

<앵커 멘트>

경마장에 직접 가거나 현금을 거래할 필요가 없는 불법 사설 경마장이 아파트에까지 들어서고 있습니다.

거는돈의 상한선도 두지 않고 돈을 잃어도 20%를 돌려주면서 경마장의 '큰 손'들을 끌어 모았습니다.

김명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여느 가정집처럼 평범한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잠복 중이던 경찰 단속반이 사설 경마장 안으로 들이닥칩니다.

방 안 곳곳에서는 사설 마권 수백 장이 발견됩니다.

사설경마장 운영자들은 인터넷으로 실시간 중계되는 마사회 경마를 이용해 사설 경마인 속칭 마떼기 도박을 주선해 왔습니다.

마권 주문은 전화로, 배팅액 입금과 승리 배당금 지급은 차명계좌 이체로 이뤄졌습니다.

<인터뷰>함 모 씨(사설 경마장 운영자) : "친구 소개로 사설 경마를 하면 돈을 좀 번다고 해서 하게 됐습니다. 과천 경마장에서 알게 돼서..."

넉 달 동안 이들이 발행한 사설 마권은 무려 100억 원 어치.

회당 5천만 원 이상의 고액 베팅도 오갔습니다.

돈을 잃더라도 베팅액의 20%를 돌려주는 수법으로 경마장의 '큰 손'들을 끌어 모았습니다.

<인터뷰>아파트 경비원 : "아무도 경마장이 있다는 걸 몰랐죠. 그 사람들이 경마한다고 얘기하고 하는 사람들도 아니고..."

경마장에 직접 가거나 현금 거래 조차 필요 없는 불법 사설 경마장이 난립하면서 서울 도심 아파트까지 도박판으로 물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명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