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정의는 살아있다” 용감한 시민들

입력 2013.06.26 (08:36) 수정 2013.06.2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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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 50대 은행 부지점장이 폭행당하던 여성을 돕다가 가해자의 폭행으로 인해 사망한 사건 전해드렸는데요.

우리 주변에는 위험을 무릅쓰고 남을 돕는 용감한 시민들이 많습니다.

김기흥 기자 나와 있습니다.

위험한 상황에서 남을 돕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닐 거예요.

<기자 멘트>

네 그렇습니다.

우선 생각이 많아지면 안될 것 같습니다.

머리 보다 먼저 가슴으로 그리고 몸으로 반응을 해야 합니다 이런 분들에게 어떻게 그런 용기를 냈냐고 물으면 모두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이 대답하는데요.

"같은 상황이었으면 누구든지 자신처럼 행동을 했을 거다" 이렇게 말입니다.

하지만 사실, 아무나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는데요.

위험에 빠진 이웃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든 용감한 이웃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그제 오전 7시 25분쯤, 창원의 한 소방서에 다급한 신고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인터뷰> 채준식 (소방사/ 창원 외동119안전센터) : “다리에서 하천으로 (차량이) 추락했다고 신고 받았습니다.”

구급대가 도착한 곳은 한 교차로 옆 하천.

며칠 동안 내린 비로 불어난 하천에는 SUV차량 한 대가 뒤집혀 있었습니다.

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하던 차량이 도로변에 설치된 화단을 들이받은 뒤 난간을 뚫고 하천으로 추락한 겁니다.

출근 시간대 일어난 사고라 현장 주변에는 많은 시민들이 있었는데요.

<인터뷰> 강동일(회사원) : “차가 뒤집혀서 있는데 물이 차 안으로 들어갔더라고요. 우리가 가니까 말을 하시더라고요, 살려달라고.”

차 안에는 60대 부부가 타고 있었는데요.

전복된 차 안에서 꼼짝하지 못하는 사이 물은 점점 차올랐고 설상가상으로 기름까지 새 나왔습니다.

51살의 회사원 정원이 씨 역시 사고를 목격하자마자 주저 없이 물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인터뷰> 정원이(회사원) : “차에서는 화재의 위험성이 있었고 물 때문에 익사사고의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그때는 물불 가릴 틈이 없었습니다. 무조건 구조를 먼저 하자, 이런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차량에서 기름이 새고 연기까지 나면서 자칫 폭발사고가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여러 시민들은 두 팔을 걷고 구조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정원이(회사원) : “공간이 없어서 들어가서 안전벨트를 풀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위에서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한테 장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좀 던져 달라고 외쳤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은 폭발을 막기 위해 진화작업을 벌이면서 시민들과 함께 부부를 안전한 곳으로 옮겼습니다.

<인터뷰> 김주성 (소방교/ 창원 외동119구급센터) : “7~8m 높이에서 떨어졌고 차량 3분의 1정도가 물에 잠겨있었기 때문에 시민 분들의 초동조치가 없었다면 아무래도 큰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위급한 순간에 주저 없이 용기를 낸 시민은 또 있었습니다.

지난 1일 밤 9시 55분께 평택역.

술에 취한 승객이 비틀거리다 승강장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선로에 머리를 부딪친 승객은 의식을 잃고, 열차는 경적을 울리며 선로로 진입하는 일촉즉발의 순간.

이때 한 남성이 망설임 없이 선로로 뛰어들었고, 취객과 함께 안전지대로 몸을 피했습니다.

<인터뷰> 정영운(평택대 사회복지학과) : "(당시에는) 열차가 가까이 있다는 생각을 못했어요. 그런데 막상 내려가 보니 가깝더라고요. 오는 속도도 빠르고 들어 올릴 생각도 못하고 무작정 끌어들이기 바빴죠.”

불과 3초 뒤, 화물열차 한 대가 두 사람 옆을 지나가는데요.

조금만 늦었어도 인명사고가 발생할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지만 정 씨의 용감한 행동으로 추락했던 남성은 목숨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녹취> 선로 아래로 떨어진 승객 (음성변조) : “생명의 은인이니까 너무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고요.”

경기도 화성에서는 한 택시기사의 추격으로 음주 뺑소니범이 잡혔습니다.

주택가 앞 도로에서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던 SUV 차량이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를 치고 그대로 달아나는데요.

반대편에서 이 상황을 목격한 택시 기사는 재빨리 방향을 돌려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는 도주차량을 추격하기 시작합니다.

<녹취> 택시운전기사 : "택시기사인데요. 지금 뺑소니 사람치고 도망가는 것 지금 쫓아가고 있거든요. 택시로"

위험한 상황이 여러 번 반복되지만 택시 기사는 추격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녹취> 택시운전기사 : "추격하고 있고요. 빨리 좀 경찰차 빨리 좀 (출동해 주세요). 지금 수원대학교 쪽으로 꺾었어요.”

한참을 달아나던 도주차량은 지원 요청을 받고 달려온 다른 택시들에 둘러싸여 꼼짝없이 갇히고 말았습니다.

뺑소니 운전자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

117%의 만취상태.

택시기사의 신고가 뺑소니범의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서울의 한 주택가에서는 중학생 두 명이 택시 기사를 폭행하고 달아난 30대 남성과 추격전을 벌였습니다.

택시요금을 내지 않으려고 기사를 수차례 폭행한 뒤 달아나는 승객을 중학생 두 명이 40분 넘게 뒤쫓아서 잡은 건데요.

<인터뷰> 김건이(서울 대치중 3학년) : "겁은 났지만 당연히 도와 드려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친구랑 용기 있게 했습니다."

어른들도 선뜻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도 어린 학생들은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이완기(당시 택시기사) : "소리를 질러도 주위에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런데 학생들이 와서 아저씨 우리가 도와줄게요, 하더니 쫓아가서 잡았단 말이에요."

하지만 가슴아픈 사건도 있었습니다.

지난 18일 밤, 인천 부평의 한 지하철 역 앞에서 젊은 남성이 한 여성을 거칠게 밀칩니다.

때마침 야근을 마치고 퇴근하던 50대 직장인 김 모 씨가 이 모습을 보고 남성을 말렸지만 되레 폭행을 당해 쓰러집니다.

사고 현장은 평소 사람이 많이 다니는 대로변.

하지만 쓰러진 김 씨에게 관심을 갖는 행인은 아무도 없었고, 그렇게 빗속에서 5분 넘게 방치되어 있던 김 씨는 결국 숨지고 말았습니다.

<브리핑> 이남주 (팀장/ 부평경찰서 형사2팀) : “지나가는 시민들이 다함께 그 상황을 제지해줬다면 피해자가 이렇게 사망에까지 이르지 않는 결과를 낳을 수 있었는데 무관심 속에 그런 상황이 있었다는 게 참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자신은 용기 있게 나섰지만 정작 쓰러져 있는 그를 관심 있게 살펴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겁니다.

<인터뷰> 시민 (음성변조) : “술에 취해서 길에 그냥 쓰러져 있는 사람인 줄 알고 신고를 안 했다고 그러더라고요."

<인터뷰> 시민 (음성변조) : “해코지 당할까 봐 괜히 훈계했다가 당하면 나만 손해니까 그런 것은 안 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죠. "

누군가의 목숨을 구하고 때로는 범인을 잡기도 하는 용감한 시민들.

평범한 이웃들의 용기 있는 행동이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드는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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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정의는 살아있다” 용감한 시민들
    • 입력 2013-06-26 08:39:36
    • 수정2013-06-26 11:2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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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어제 50대 은행 부지점장이 폭행당하던 여성을 돕다가 가해자의 폭행으로 인해 사망한 사건 전해드렸는데요.

우리 주변에는 위험을 무릅쓰고 남을 돕는 용감한 시민들이 많습니다.

김기흥 기자 나와 있습니다.

위험한 상황에서 남을 돕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닐 거예요.

<기자 멘트>

네 그렇습니다.

우선 생각이 많아지면 안될 것 같습니다.

머리 보다 먼저 가슴으로 그리고 몸으로 반응을 해야 합니다 이런 분들에게 어떻게 그런 용기를 냈냐고 물으면 모두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이 대답하는데요.

"같은 상황이었으면 누구든지 자신처럼 행동을 했을 거다" 이렇게 말입니다.

하지만 사실, 아무나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기 때문에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는데요.

위험에 빠진 이웃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든 용감한 이웃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그제 오전 7시 25분쯤, 창원의 한 소방서에 다급한 신고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인터뷰> 채준식 (소방사/ 창원 외동119안전센터) : “다리에서 하천으로 (차량이) 추락했다고 신고 받았습니다.”

구급대가 도착한 곳은 한 교차로 옆 하천.

며칠 동안 내린 비로 불어난 하천에는 SUV차량 한 대가 뒤집혀 있었습니다.

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하던 차량이 도로변에 설치된 화단을 들이받은 뒤 난간을 뚫고 하천으로 추락한 겁니다.

출근 시간대 일어난 사고라 현장 주변에는 많은 시민들이 있었는데요.

<인터뷰> 강동일(회사원) : “차가 뒤집혀서 있는데 물이 차 안으로 들어갔더라고요. 우리가 가니까 말을 하시더라고요, 살려달라고.”

차 안에는 60대 부부가 타고 있었는데요.

전복된 차 안에서 꼼짝하지 못하는 사이 물은 점점 차올랐고 설상가상으로 기름까지 새 나왔습니다.

51살의 회사원 정원이 씨 역시 사고를 목격하자마자 주저 없이 물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인터뷰> 정원이(회사원) : “차에서는 화재의 위험성이 있었고 물 때문에 익사사고의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그때는 물불 가릴 틈이 없었습니다. 무조건 구조를 먼저 하자, 이런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차량에서 기름이 새고 연기까지 나면서 자칫 폭발사고가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여러 시민들은 두 팔을 걷고 구조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정원이(회사원) : “공간이 없어서 들어가서 안전벨트를 풀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위에서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한테 장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좀 던져 달라고 외쳤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은 폭발을 막기 위해 진화작업을 벌이면서 시민들과 함께 부부를 안전한 곳으로 옮겼습니다.

<인터뷰> 김주성 (소방교/ 창원 외동119구급센터) : “7~8m 높이에서 떨어졌고 차량 3분의 1정도가 물에 잠겨있었기 때문에 시민 분들의 초동조치가 없었다면 아무래도 큰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위급한 순간에 주저 없이 용기를 낸 시민은 또 있었습니다.

지난 1일 밤 9시 55분께 평택역.

술에 취한 승객이 비틀거리다 승강장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선로에 머리를 부딪친 승객은 의식을 잃고, 열차는 경적을 울리며 선로로 진입하는 일촉즉발의 순간.

이때 한 남성이 망설임 없이 선로로 뛰어들었고, 취객과 함께 안전지대로 몸을 피했습니다.

<인터뷰> 정영운(평택대 사회복지학과) : "(당시에는) 열차가 가까이 있다는 생각을 못했어요. 그런데 막상 내려가 보니 가깝더라고요. 오는 속도도 빠르고 들어 올릴 생각도 못하고 무작정 끌어들이기 바빴죠.”

불과 3초 뒤, 화물열차 한 대가 두 사람 옆을 지나가는데요.

조금만 늦었어도 인명사고가 발생할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지만 정 씨의 용감한 행동으로 추락했던 남성은 목숨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녹취> 선로 아래로 떨어진 승객 (음성변조) : “생명의 은인이니까 너무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고요.”

경기도 화성에서는 한 택시기사의 추격으로 음주 뺑소니범이 잡혔습니다.

주택가 앞 도로에서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던 SUV 차량이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를 치고 그대로 달아나는데요.

반대편에서 이 상황을 목격한 택시 기사는 재빨리 방향을 돌려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는 도주차량을 추격하기 시작합니다.

<녹취> 택시운전기사 : "택시기사인데요. 지금 뺑소니 사람치고 도망가는 것 지금 쫓아가고 있거든요. 택시로"

위험한 상황이 여러 번 반복되지만 택시 기사는 추격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녹취> 택시운전기사 : "추격하고 있고요. 빨리 좀 경찰차 빨리 좀 (출동해 주세요). 지금 수원대학교 쪽으로 꺾었어요.”

한참을 달아나던 도주차량은 지원 요청을 받고 달려온 다른 택시들에 둘러싸여 꼼짝없이 갇히고 말았습니다.

뺑소니 운전자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

117%의 만취상태.

택시기사의 신고가 뺑소니범의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서울의 한 주택가에서는 중학생 두 명이 택시 기사를 폭행하고 달아난 30대 남성과 추격전을 벌였습니다.

택시요금을 내지 않으려고 기사를 수차례 폭행한 뒤 달아나는 승객을 중학생 두 명이 40분 넘게 뒤쫓아서 잡은 건데요.

<인터뷰> 김건이(서울 대치중 3학년) : "겁은 났지만 당연히 도와 드려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친구랑 용기 있게 했습니다."

어른들도 선뜻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도 어린 학생들은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이완기(당시 택시기사) : "소리를 질러도 주위에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런데 학생들이 와서 아저씨 우리가 도와줄게요, 하더니 쫓아가서 잡았단 말이에요."

하지만 가슴아픈 사건도 있었습니다.

지난 18일 밤, 인천 부평의 한 지하철 역 앞에서 젊은 남성이 한 여성을 거칠게 밀칩니다.

때마침 야근을 마치고 퇴근하던 50대 직장인 김 모 씨가 이 모습을 보고 남성을 말렸지만 되레 폭행을 당해 쓰러집니다.

사고 현장은 평소 사람이 많이 다니는 대로변.

하지만 쓰러진 김 씨에게 관심을 갖는 행인은 아무도 없었고, 그렇게 빗속에서 5분 넘게 방치되어 있던 김 씨는 결국 숨지고 말았습니다.

<브리핑> 이남주 (팀장/ 부평경찰서 형사2팀) : “지나가는 시민들이 다함께 그 상황을 제지해줬다면 피해자가 이렇게 사망에까지 이르지 않는 결과를 낳을 수 있었는데 무관심 속에 그런 상황이 있었다는 게 참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자신은 용기 있게 나섰지만 정작 쓰러져 있는 그를 관심 있게 살펴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겁니다.

<인터뷰> 시민 (음성변조) : “술에 취해서 길에 그냥 쓰러져 있는 사람인 줄 알고 신고를 안 했다고 그러더라고요."

<인터뷰> 시민 (음성변조) : “해코지 당할까 봐 괜히 훈계했다가 당하면 나만 손해니까 그런 것은 안 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죠. "

누군가의 목숨을 구하고 때로는 범인을 잡기도 하는 용감한 시민들.

평범한 이웃들의 용기 있는 행동이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드는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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