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송유관 도둑 탓에 고속도로 무너질 뻔

입력 2016.02.03 (21:27) 수정 2016.02.03 (21:4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땅굴이 끝도 없이 이어집니다.

폭과 높이가 80cm, 길이가 70미터인 비밀 땅굴입니다.

이 땅굴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통행량이 많은 고속도로인 경부고속도로 아래를 관통하고 있었습니다.

이 땅굴, 어디로 향한 걸까요?

땅굴은 경부고속도로를 가로질러 굴착 지점 건너편에 있는 송유관까지 연결됐고, 이 땅굴로 들어간 고압 호스를 통해 기름 160만 리터가 빼돌려졌습니다.

송유관엔 기름이 빠져나오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진동 감지센서가, 땅굴엔 배수시설까지 설치돼 있었습니다.

지반침하와 폭발 위험성이 있는 비밀 땅굴이 경부고속도로 아래 있었지만 반년 넘게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 홍진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연관 기사] ☞ [고현장] 고속도로 아래 땅굴이…준비 자금만 8억?

<리포트>

굴착기로 땅을 파내자, 지하로 연결되는 2m 깊이의 통로가 나옵니다.

44살 정 모 씨 등이 건너편 송유관에서 기름을 빼내기 위해 만든 비밀 땅굴과 연결되는 곳입니다.

땅굴을 팠던 자리입니다. 이들은 남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이 가건물 안에서 호스를 이용해 기름을 빼냈습니다.

피의자들은 송유관에 유압계를 설치해 매일 압력을 확인하면서 알아차리기 어려울 정도의 기름만을 훔쳐 감시를 피했습니다.

<녹취> 대한송유관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유압이 떨어진다고 해서 무조건 기름 절도가 발생한 건 아닙니다."

기름을 수송하는 유조차를 컨테이너 화물차처럼 위장했고 경찰을 회유해 수배 정보도 빼돌렸습니다.

지난해 5월부터 6개월 동안 이렇게 훔친 기름의 양은 160여만 리터, 챙긴 돈만 21억 9천여만 원입니다.

땅굴 곳곳에 균열이 생겨 고속도로 지반 침하가 생길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지만 도로공사는 고속도로 주변에서 진행된 땅굴 공사를 감시하지 못했습니다.

<녹취> 목혜란(한국도로공사 천안지사 과장) : "무너지기라도 하면 (도로)포장이 좀 꺼지고 그러니까 위험할 수도 있겠다(라고 판단했습니다)."

경찰은 정씨 등 4명을 구속하고 공범 2명을 쫓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앵커&리포트] 송유관 도둑 탓에 고속도로 무너질 뻔
    • 입력 2016-02-03 21:27:57
    • 수정2016-02-03 21:44:31
    뉴스 9
<앵커 멘트>

땅굴이 끝도 없이 이어집니다.

폭과 높이가 80cm, 길이가 70미터인 비밀 땅굴입니다.

이 땅굴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통행량이 많은 고속도로인 경부고속도로 아래를 관통하고 있었습니다.

이 땅굴, 어디로 향한 걸까요?

땅굴은 경부고속도로를 가로질러 굴착 지점 건너편에 있는 송유관까지 연결됐고, 이 땅굴로 들어간 고압 호스를 통해 기름 160만 리터가 빼돌려졌습니다.

송유관엔 기름이 빠져나오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진동 감지센서가, 땅굴엔 배수시설까지 설치돼 있었습니다.

지반침하와 폭발 위험성이 있는 비밀 땅굴이 경부고속도로 아래 있었지만 반년 넘게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 홍진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연관 기사] ☞ [고현장] 고속도로 아래 땅굴이…준비 자금만 8억?

<리포트>

굴착기로 땅을 파내자, 지하로 연결되는 2m 깊이의 통로가 나옵니다.

44살 정 모 씨 등이 건너편 송유관에서 기름을 빼내기 위해 만든 비밀 땅굴과 연결되는 곳입니다.

땅굴을 팠던 자리입니다. 이들은 남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이 가건물 안에서 호스를 이용해 기름을 빼냈습니다.

피의자들은 송유관에 유압계를 설치해 매일 압력을 확인하면서 알아차리기 어려울 정도의 기름만을 훔쳐 감시를 피했습니다.

<녹취> 대한송유관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유압이 떨어진다고 해서 무조건 기름 절도가 발생한 건 아닙니다."

기름을 수송하는 유조차를 컨테이너 화물차처럼 위장했고 경찰을 회유해 수배 정보도 빼돌렸습니다.

지난해 5월부터 6개월 동안 이렇게 훔친 기름의 양은 160여만 리터, 챙긴 돈만 21억 9천여만 원입니다.

땅굴 곳곳에 균열이 생겨 고속도로 지반 침하가 생길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지만 도로공사는 고속도로 주변에서 진행된 땅굴 공사를 감시하지 못했습니다.

<녹취> 목혜란(한국도로공사 천안지사 과장) : "무너지기라도 하면 (도로)포장이 좀 꺼지고 그러니까 위험할 수도 있겠다(라고 판단했습니다)."

경찰은 정씨 등 4명을 구속하고 공범 2명을 쫓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진아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