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추방당한 BBC 기자, 어떤 보도 했길래…

입력 2016.05.09 (21:11) 수정 2016.05.09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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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 노동당 대회를 취재하기 위해 평양을 찾은 외신기자들은 모두 180명입니다.

하지만, 정작 행사장 안에는 발도 디디지 못했죠.

건물에서 200m 떨어진 곳에서만 취재할 수 있게 한 북한 당국의 통제 때문입니다.

취재진 4명 당 감시원 한 명이 붙어 촬영 화면과 인터뷰까지 검열할 정도로 감시 행태가 도를 넘었는데요.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겠다는 북한, 급기야 체제 이면에 숨겨진 민낯을 들춰내 보도한 기자를 추방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어떤 내용이었는지 서지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북한에 대한 첫 인상을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녹취> 윙필드 헤이스(BBC 기자) : "세상에서 가장 고립된, 가난하고, 억압적인 국가 중 하나입니다."

당 대회를 내부 행사로 치르며 외신을 철저히 통제한 북한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녹취> 윙필드 헤이스(BBC기자) : "마치 새장에 갇힌 것 같습니다. 100미터 앞이 출입구지만 우리는 (경호원 없이) 나갈 수 없습니다."

대신 북한 당국이 체제 선전을 위해 안내한 취재 장소에서 실상을 파헤치는데 주력했습니다.

<녹취> 리처드 로버츠(박사/노벨상 수상자) : "이 학생이 인터넷 접속을 스스로 못 하나요?"

<녹취> 김일성대학 관계자 : "..."

또, 김정은에 대해 뚱뚱하고,예측할 수 없는 인물로 묘사하는가 하면, '위대한 지도자 원수' 호칭을 들을만한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기도 했습니다.

외신기자들은 추방조치에 강력 항의했습니다.

<녹취> 존 서드워스(BBC 기자) : "단순히 보도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기자를 구금하고 추방하는 것이 정당한가요?"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도 외신기자들을 대거 불러들여 체제의 우월성을 보여주려했던 북한, 그 의도가 틀어지자 결국 초청한 외신기자를 추방하는 초강수를 둔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서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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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09 21:14:29
    • 수정2016-05-09 23: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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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 노동당 대회를 취재하기 위해 평양을 찾은 외신기자들은 모두 180명입니다.

하지만, 정작 행사장 안에는 발도 디디지 못했죠.

건물에서 200m 떨어진 곳에서만 취재할 수 있게 한 북한 당국의 통제 때문입니다.

취재진 4명 당 감시원 한 명이 붙어 촬영 화면과 인터뷰까지 검열할 정도로 감시 행태가 도를 넘었는데요.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겠다는 북한, 급기야 체제 이면에 숨겨진 민낯을 들춰내 보도한 기자를 추방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어떤 내용이었는지 서지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북한에 대한 첫 인상을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녹취> 윙필드 헤이스(BBC 기자) : "세상에서 가장 고립된, 가난하고, 억압적인 국가 중 하나입니다."

당 대회를 내부 행사로 치르며 외신을 철저히 통제한 북한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녹취> 윙필드 헤이스(BBC기자) : "마치 새장에 갇힌 것 같습니다. 100미터 앞이 출입구지만 우리는 (경호원 없이) 나갈 수 없습니다."

대신 북한 당국이 체제 선전을 위해 안내한 취재 장소에서 실상을 파헤치는데 주력했습니다.

<녹취> 리처드 로버츠(박사/노벨상 수상자) : "이 학생이 인터넷 접속을 스스로 못 하나요?"

<녹취> 김일성대학 관계자 : "..."

또, 김정은에 대해 뚱뚱하고,예측할 수 없는 인물로 묘사하는가 하면, '위대한 지도자 원수' 호칭을 들을만한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기도 했습니다.

외신기자들은 추방조치에 강력 항의했습니다.

<녹취> 존 서드워스(BBC 기자) : "단순히 보도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기자를 구금하고 추방하는 것이 정당한가요?"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도 외신기자들을 대거 불러들여 체제의 우월성을 보여주려했던 북한, 그 의도가 틀어지자 결국 초청한 외신기자를 추방하는 초강수를 둔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서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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