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北 걸핏하면 전시성 공사…실적표 그려놓고 속도전 경쟁

입력 2016.05.21 (21:09) 수정 2016.05.21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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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김정은 집권 이듬해 2012년 만들어진 '북한판 뉴타운' 창전거리입니다.

이 창전거리를 시작으로 북한은 은하과학자거리와 위성과학자 주택지구, 그리고 고층아파트가 밀집한 미래과학자거리를 연달아 조성했습니다.

혹독한 속도전을 통해 해마다 한 건씩, 평양 한복판에서 전시성 대형 공사를 벌여온 셈인데요.

올해는 무려 70층의 아파트가 포함된 '려명거리'를 조기에 짓는다며 속도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돌격대원들이 실적표를 그려놓고 경쟁하는 웃지못할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데요.

현장을 고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각종 선전 문구가 난무한 려명거리 건설장에서 영화배우 등 예술인들이 공연을 펼칩니다.

만리마의 속도로 공사를 서둘라며 속도전을 독려하는 겁니다.

<녹취> 최성룡(청년돌격대 여단장) : "우리 청년들에게 창조의 거인이라는 감히 높은 칭호를 안겨주셨습니다. 이런 크나큰 믿음이 우리들에게 천백 배의 힘과 용기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현장에는 각 지역 돌격대의 건설 성과를 비교한 실적표가 큼지막하게 설치됐습니다.

주민 동원도 모자라 아예 대놓고 속도전 경쟁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녹취> 최동혁(청년돌격대 대원) : "명령을 무조건 제 기일에 관철해서 여기 려명거리 건설에서 새로운 영웅 신화를 창조하겠습니다."

7차 당 대회의 구호 만리마 전투의 상징으로 떠오른 여명거리 건설, 북한은 이를 위해 각 지역의 기계 설비와 생필품은 물론 무차별적으로 인력을 차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터뷰>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단기적으로는 치적 홍보를 노리지만, 제재 국면 속에서 자금난을 가중시킨다, 이것이 결국 북한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습니다.)"

잇단 전시성 공사로 주민 피로가 누적되면서 백두산 발전소 누수나 2년 전 평양아파트 붕괴 사고와 같은 날림 공사의 후유증이 불가피할 거란 전망입니다.

KBS 뉴스 고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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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리포트] 北 걸핏하면 전시성 공사…실적표 그려놓고 속도전 경쟁
    • 입력 2016-05-21 21:10:17
    • 수정2016-05-21 22:4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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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김정은 집권 이듬해 2012년 만들어진 '북한판 뉴타운' 창전거리입니다.

이 창전거리를 시작으로 북한은 은하과학자거리와 위성과학자 주택지구, 그리고 고층아파트가 밀집한 미래과학자거리를 연달아 조성했습니다.

혹독한 속도전을 통해 해마다 한 건씩, 평양 한복판에서 전시성 대형 공사를 벌여온 셈인데요.

올해는 무려 70층의 아파트가 포함된 '려명거리'를 조기에 짓는다며 속도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돌격대원들이 실적표를 그려놓고 경쟁하는 웃지못할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데요.

현장을 고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각종 선전 문구가 난무한 려명거리 건설장에서 영화배우 등 예술인들이 공연을 펼칩니다.

만리마의 속도로 공사를 서둘라며 속도전을 독려하는 겁니다.

<녹취> 최성룡(청년돌격대 여단장) : "우리 청년들에게 창조의 거인이라는 감히 높은 칭호를 안겨주셨습니다. 이런 크나큰 믿음이 우리들에게 천백 배의 힘과 용기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현장에는 각 지역 돌격대의 건설 성과를 비교한 실적표가 큼지막하게 설치됐습니다.

주민 동원도 모자라 아예 대놓고 속도전 경쟁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녹취> 최동혁(청년돌격대 대원) : "명령을 무조건 제 기일에 관철해서 여기 려명거리 건설에서 새로운 영웅 신화를 창조하겠습니다."

7차 당 대회의 구호 만리마 전투의 상징으로 떠오른 여명거리 건설, 북한은 이를 위해 각 지역의 기계 설비와 생필품은 물론 무차별적으로 인력을 차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터뷰>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단기적으로는 치적 홍보를 노리지만, 제재 국면 속에서 자금난을 가중시킨다, 이것이 결국 북한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습니다.)"

잇단 전시성 공사로 주민 피로가 누적되면서 백두산 발전소 누수나 2년 전 평양아파트 붕괴 사고와 같은 날림 공사의 후유증이 불가피할 거란 전망입니다.

KBS 뉴스 고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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