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실수로 성별 뒤바뀐 남성…정정까지 첩첩산중

입력 2016.08.08 (07:39) 수정 2016.08.08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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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태어난 지 37년 만에 자신의 주민등록이 남, 여 2개로 등록된 사실을 알게 된 남성이 있습니다.

출생신고 때 공무원의 실수로 벌어진 일인데 이 남성은 잘못된 주민등록을 바로 잡기 위해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손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올해 37살의 이 남성은 얼마 전 가족관계증명서를 뗐다가 자신이 여자로 등록된 걸 발견했습니다.

주민등록등본에 있는 주민등록번호는 1로 시작하는데 가족관계증명서엔 2로 시작하는 또 다른 주민등록번호가 있었습니다.

<인터뷰> 송효주(주민등록번호 오류 피해자) : "징병검사까지 다 받았고 입영통지서까지 날아왔어요. 남자로 여태 살아왔는데 여자로 돼 있으니까 너무 황당하더라고요."

효주라는 이름 때문에 출생 신고 과정에서 여성으로 등록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송 씨는 즉각 잘못된 주민등록을 정정하는 절차를 시작했지만 처음부터 어려움에 부딪혔습니다.

출생신고 당시 서류가 이미 폐기됐기 때문입니다.

결국, 송 씨 스스로 초중고 생활기록부 등 10여 종의 서류를 직접 준비했습니다.

또 자신의 성별까지 증명해야 했습니다.

<녹취> 송효주(주민등록번호 오류 피해자) : "대학병원에 가서 남성이란 걸 입증할만한 염색체, 유전자 검사를 해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어요."

기초생활수급자인 데다 부모의 몸까지 불편한 송 씨에게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녹취> 관할 법원 관계자(음성변조) : "법이 어려운 사람이라고 다르게 적용될 수는 없는 거기 때문에 출석해서 재판장님께 준비 못했다는 것을 말씀드려봐라..."

공무원의 실수 등으로 인한 주민등록번호 정정 신청은 한 해 평균 만여 건.

행정기관의 오류를 바로 잡는 건 고스란히 피해자들의 몫입니다.

KBS 뉴스 손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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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8-08 07:53:08
    • 수정2016-08-08 08:3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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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지 37년 만에 자신의 주민등록이 남, 여 2개로 등록된 사실을 알게 된 남성이 있습니다.

출생신고 때 공무원의 실수로 벌어진 일인데 이 남성은 잘못된 주민등록을 바로 잡기 위해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손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올해 37살의 이 남성은 얼마 전 가족관계증명서를 뗐다가 자신이 여자로 등록된 걸 발견했습니다.

주민등록등본에 있는 주민등록번호는 1로 시작하는데 가족관계증명서엔 2로 시작하는 또 다른 주민등록번호가 있었습니다.

<인터뷰> 송효주(주민등록번호 오류 피해자) : "징병검사까지 다 받았고 입영통지서까지 날아왔어요. 남자로 여태 살아왔는데 여자로 돼 있으니까 너무 황당하더라고요."

효주라는 이름 때문에 출생 신고 과정에서 여성으로 등록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송 씨는 즉각 잘못된 주민등록을 정정하는 절차를 시작했지만 처음부터 어려움에 부딪혔습니다.

출생신고 당시 서류가 이미 폐기됐기 때문입니다.

결국, 송 씨 스스로 초중고 생활기록부 등 10여 종의 서류를 직접 준비했습니다.

또 자신의 성별까지 증명해야 했습니다.

<녹취> 송효주(주민등록번호 오류 피해자) : "대학병원에 가서 남성이란 걸 입증할만한 염색체, 유전자 검사를 해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어요."

기초생활수급자인 데다 부모의 몸까지 불편한 송 씨에게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녹취> 관할 법원 관계자(음성변조) : "법이 어려운 사람이라고 다르게 적용될 수는 없는 거기 때문에 출석해서 재판장님께 준비 못했다는 것을 말씀드려봐라..."

공무원의 실수 등으로 인한 주민등록번호 정정 신청은 한 해 평균 만여 건.

행정기관의 오류를 바로 잡는 건 고스란히 피해자들의 몫입니다.

KBS 뉴스 손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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