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쉬세요”…폭염 속 노인 대피 안간힘

입력 2016.08.09 (21:17) 수정 2016.08.10 (10:2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연일 폭염이 계속되고 있지만, 농촌 노인들은 일손을 놓을 줄 모르고 있습니다.

불상사를 우려한 공무원들이 이런 노인들을 대피시키느라 또 진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확성기까지 들고 노인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쉼터로 가라고 설득해보지만,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고 하는데요.

김선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후 2시, 폭염 경보가 내려진 날씨에 뜨거운 비닐하우스 안에서 고추 수확이 한창입니다.

모두가 70~80대 노인들로 온몸이 땀으로 젖었습니다.

<녹취> 공무원 : "쉼터 같은 데 (빨리 가세요). 무더위 쉼터 같은 데. 면사무소."

<녹취> 농민 : "그렇게 하면 일 못 해."

<녹취> 농민 : "아이고!"

80대 노인의 체온은 37.5도, '고체온증' 수준입니다.

<녹취> 농민 : "아니 사람이 있을 때 해야지, 누가 해주는게 아니고. 그리고 저분들 하루 인건비가 6만 원이야."

멜론을 키우는 2중 비닐하우스는 한증막같은 온도에 촬영이 아예 불가능하고, 그나마 한 겹 비닐하우스도 내부 온도는 50도를 훌쩍 넘습니다.

<녹취> 농민 : "더워도 적응을 하면 되는 거야. 적응을 하면."

뙤약볕 아래 배나무밭에서도 80대 할아버지가 가지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녹취> 공무원 : "어르신 들어가세요. 이제."

<녹취> 노인 : "예 예. 가세요."

지팡이를 짚은 백발노인은 이런 날씨에 2km를 걸어서 마실을 나왔습니다.

<녹취> "뭐 급한 일이 있다고 하길래 나왔지."

올여름 최악의 폭염으로 벌써 온열질환자가 천백여 명 발생했고, 열 명이 숨졌습니다.

<인터뷰> 남선자(충북 청주시 문의면장) : "어르신들이 고집을 피우는 분들도 계셔서 설득하는 게 어렵고..."

'한낮에는 제발 쉬시라.'는 마을 방송은 기본!

벌써 2주째 공무원들이 확성기를 들고 마을을 돌며, 노인 대피시키기에 홍역을 치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선영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제발 쉬세요”…폭염 속 노인 대피 안간힘
    • 입력 2016-08-09 21:19:19
    • 수정2016-08-10 10:20:38
    뉴스 9
<앵커 멘트> 연일 폭염이 계속되고 있지만, 농촌 노인들은 일손을 놓을 줄 모르고 있습니다. 불상사를 우려한 공무원들이 이런 노인들을 대피시키느라 또 진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확성기까지 들고 노인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쉼터로 가라고 설득해보지만,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고 하는데요. 김선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오후 2시, 폭염 경보가 내려진 날씨에 뜨거운 비닐하우스 안에서 고추 수확이 한창입니다. 모두가 70~80대 노인들로 온몸이 땀으로 젖었습니다. <녹취> 공무원 : "쉼터 같은 데 (빨리 가세요). 무더위 쉼터 같은 데. 면사무소." <녹취> 농민 : "그렇게 하면 일 못 해." <녹취> 농민 : "아이고!" 80대 노인의 체온은 37.5도, '고체온증' 수준입니다. <녹취> 농민 : "아니 사람이 있을 때 해야지, 누가 해주는게 아니고. 그리고 저분들 하루 인건비가 6만 원이야." 멜론을 키우는 2중 비닐하우스는 한증막같은 온도에 촬영이 아예 불가능하고, 그나마 한 겹 비닐하우스도 내부 온도는 50도를 훌쩍 넘습니다. <녹취> 농민 : "더워도 적응을 하면 되는 거야. 적응을 하면." 뙤약볕 아래 배나무밭에서도 80대 할아버지가 가지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녹취> 공무원 : "어르신 들어가세요. 이제." <녹취> 노인 : "예 예. 가세요." 지팡이를 짚은 백발노인은 이런 날씨에 2km를 걸어서 마실을 나왔습니다. <녹취> "뭐 급한 일이 있다고 하길래 나왔지." 올여름 최악의 폭염으로 벌써 온열질환자가 천백여 명 발생했고, 열 명이 숨졌습니다. <인터뷰> 남선자(충북 청주시 문의면장) : "어르신들이 고집을 피우는 분들도 계셔서 설득하는 게 어렵고..." '한낮에는 제발 쉬시라.'는 마을 방송은 기본! 벌써 2주째 공무원들이 확성기를 들고 마을을 돌며, 노인 대피시키기에 홍역을 치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선영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