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진드기’ 폭발적 증식…실제 쓸 수 있는 살충제 30% 불과

입력 2017.08.17 (21:14) 수정 2017.08.17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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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마리당 A4 용지 한 장도 안되는 크기.

이 좁은 철제 우리가 닭들이 생활하는 공간입니다.

밀집 사육장에서 가장 우려되는건 바로 닭 진드기입니다.

닭진드기는 기온과 습도가 높아지면 폭발적으로 증식합니다.

최근 한 달간 평균 최고 기온은 30도가 넘었고 습도는 75%에 달할 정도로 고온 다습한 날씨가 이어져 닭진드기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습니다.

실제 국내 진드기 발생주기는 3월에서 10월까지로 늘었고 닭진드기 감염 문제를 갖고 있는 농가도 9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왜 이 문제에 소홀했던 것인지 현재 농가의 실태는 어떤지 엄진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산란계 2만 마리를 키우는 농장입니다.

올여름 닭진드기로 홍역을 치렀습니다.

<인터뷰> 양계 농민 : "(닭이) 스트레스를 받아서 알의 품질이 떨어지죠."

닭 진드기 방제에 정식 허용된 약품은 13개.

하지만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없습니다.

<녹취> 약품 판매점(음성변조) : "다 처음 보는 건데? (취급 안 하는 거예요?) 네."

13개 중 5개는 판매가 중단됐고 4개는 빈 축사에만 쓸 수 있습니다.

산란계는 이 철제 우리에서 60주 동안 알을 낳습니다.

여유 공간이 마땅치 않은데 닭을 모두 치우고 자주 약을 뿌리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결국 닭 축사에 사용 가능한 건 단 4개.

이마저도 잘 쓰지 않습니다.

<녹취> 농민(음성변조) : "그때만 좋다고 하더라고요. 그러고 나서 다시 또 생겨요. 효과 있으면 이걸 계속 쓰겠죠."

<녹취> 농민(음성변조) : "값이 너무 비싸. 5리터에 25만 원. 일반 작물에 뿌리는 그건 한 개에 8천 원."

성분도 독성도 잘 모른채 일부 농가가 맹독성 살충제를 쓰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김재민(농축산식품유통경제연구소 실장) : "다시 의약제를 개발하든 아니면 친환경 제제를 제안하든 그에 맞는 천적들을 제시하든 그런 노력이 필요한데."

피프로닐은 국내 연구 조사 자체가 없어 국제 기준치를 빌려쓰고 있습니다.

여러 차례 지적과 경고가 있었지만 무시됐고 교육도 부실했습니다.

<녹취> 지자체 공무원(음성변조) : "진드기에 대해서는 특별하게 따로 (교육이) 이루어지진 않았어요. 월례 회의 같은 데서 안내는 해드려요."

상황을 사실상 방치해 온 정부는 유럽 달걀 파문이 불거진 지 17일이 지나서야 국내산 달걀을 전수조사했습니다.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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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닭 진드기’ 폭발적 증식…실제 쓸 수 있는 살충제 30% 불과
    • 입력 2017-08-17 21:17:57
    • 수정2017-08-17 21:5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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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마리당 A4 용지 한 장도 안되는 크기.

이 좁은 철제 우리가 닭들이 생활하는 공간입니다.

밀집 사육장에서 가장 우려되는건 바로 닭 진드기입니다.

닭진드기는 기온과 습도가 높아지면 폭발적으로 증식합니다.

최근 한 달간 평균 최고 기온은 30도가 넘었고 습도는 75%에 달할 정도로 고온 다습한 날씨가 이어져 닭진드기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습니다.

실제 국내 진드기 발생주기는 3월에서 10월까지로 늘었고 닭진드기 감염 문제를 갖고 있는 농가도 9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왜 이 문제에 소홀했던 것인지 현재 농가의 실태는 어떤지 엄진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산란계 2만 마리를 키우는 농장입니다.

올여름 닭진드기로 홍역을 치렀습니다.

<인터뷰> 양계 농민 : "(닭이) 스트레스를 받아서 알의 품질이 떨어지죠."

닭 진드기 방제에 정식 허용된 약품은 13개.

하지만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없습니다.

<녹취> 약품 판매점(음성변조) : "다 처음 보는 건데? (취급 안 하는 거예요?) 네."

13개 중 5개는 판매가 중단됐고 4개는 빈 축사에만 쓸 수 있습니다.

산란계는 이 철제 우리에서 60주 동안 알을 낳습니다.

여유 공간이 마땅치 않은데 닭을 모두 치우고 자주 약을 뿌리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결국 닭 축사에 사용 가능한 건 단 4개.

이마저도 잘 쓰지 않습니다.

<녹취> 농민(음성변조) : "그때만 좋다고 하더라고요. 그러고 나서 다시 또 생겨요. 효과 있으면 이걸 계속 쓰겠죠."

<녹취> 농민(음성변조) : "값이 너무 비싸. 5리터에 25만 원. 일반 작물에 뿌리는 그건 한 개에 8천 원."

성분도 독성도 잘 모른채 일부 농가가 맹독성 살충제를 쓰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김재민(농축산식품유통경제연구소 실장) : "다시 의약제를 개발하든 아니면 친환경 제제를 제안하든 그에 맞는 천적들을 제시하든 그런 노력이 필요한데."

피프로닐은 국내 연구 조사 자체가 없어 국제 기준치를 빌려쓰고 있습니다.

여러 차례 지적과 경고가 있었지만 무시됐고 교육도 부실했습니다.

<녹취> 지자체 공무원(음성변조) : "진드기에 대해서는 특별하게 따로 (교육이) 이루어지진 않았어요. 월례 회의 같은 데서 안내는 해드려요."

상황을 사실상 방치해 온 정부는 유럽 달걀 파문이 불거진 지 17일이 지나서야 국내산 달걀을 전수조사했습니다.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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