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北 “온 겨레에 선물 주자”에 南 “첫술에 배부르랴” 응수

입력 2018.01.09 (21:04) 수정 2018.01.09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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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5개월 만에 남북 수석대표가 만났습니다.

오른쪽이 우리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인데요.

통일부에서 개성공단 등 대북경협사업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까지 두루 거친 최고의 회담통을 꼽힙니다.

차분하고 치밀하다는 평가입니다.

반면 리선권은 주로 군사회담 대표를 맡았습니다.

2011년 2월 회담에선 천안함 폭침이 자신들과 무관하다며 박차고 나가기도 했습니다.

다혈질에 직설적이라는 평가입니다.

두 수석대표의 스타일은 이번에도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장덕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양복 차림에 김일성 부자 배지를 단 채 나타난 북한 리선권은 여유로운 모습이었습니다.

웃으며 협상장에 앉은 리선권은, 겨울 날씨에 경색됐던 남북관계를 빗대며 압박합니다.

[리선권/북측 수석대표 : "자연계의 날씨보다 북남 관계가 더 동결 상태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느닷없이 6.15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 해에 태어난 조카 이야기를 꺼내며 이른바 통 큰 합의를 하자는 말을 합니다.

[리선권/북측 수석대표 : "온 겨레에게 새해 첫 선물, 그 값비싼 결과물을 드리는 게 어떠한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직설적인 리선권의 화법에 조명균 장관은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으로 차분히 응수합니다.

[조명균/남측 수석대표 : "'시작이 반이다' 하는 그런 마음으로 의지와 끈기를 갖고 회담을 끌어나갔으면 좋겠다 하는 그런 생각이고요."]

성과에 매달려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습니다.

[조명균/남측 수석대표] : "'첫 숟가락에 배부르랴'하는 그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런 것도 감안해서 저희가 서두르지 않고 끈기를 갖고 하나하나 풀어나가면 되겠다."]

거듭된 악수 포즈 요청에도 기꺼이 응한 리선권.

회담장의 분위기는 화기애애 했지만, 협상의 주도권을 쥐려는 양측의 수싸움은 치열했습니다.

KBS 뉴스 장덕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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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리포트] 北 “온 겨레에 선물 주자”에 南 “첫술에 배부르랴” 응수
    • 입력 2018-01-09 21:07:19
    • 수정2018-01-09 21:5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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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5개월 만에 남북 수석대표가 만났습니다.

오른쪽이 우리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인데요.

통일부에서 개성공단 등 대북경협사업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까지 두루 거친 최고의 회담통을 꼽힙니다.

차분하고 치밀하다는 평가입니다.

반면 리선권은 주로 군사회담 대표를 맡았습니다.

2011년 2월 회담에선 천안함 폭침이 자신들과 무관하다며 박차고 나가기도 했습니다.

다혈질에 직설적이라는 평가입니다.

두 수석대표의 스타일은 이번에도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장덕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양복 차림에 김일성 부자 배지를 단 채 나타난 북한 리선권은 여유로운 모습이었습니다.

웃으며 협상장에 앉은 리선권은, 겨울 날씨에 경색됐던 남북관계를 빗대며 압박합니다.

[리선권/북측 수석대표 : "자연계의 날씨보다 북남 관계가 더 동결 상태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느닷없이 6.15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 해에 태어난 조카 이야기를 꺼내며 이른바 통 큰 합의를 하자는 말을 합니다.

[리선권/북측 수석대표 : "온 겨레에게 새해 첫 선물, 그 값비싼 결과물을 드리는 게 어떠한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직설적인 리선권의 화법에 조명균 장관은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으로 차분히 응수합니다.

[조명균/남측 수석대표 : "'시작이 반이다' 하는 그런 마음으로 의지와 끈기를 갖고 회담을 끌어나갔으면 좋겠다 하는 그런 생각이고요."]

성과에 매달려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습니다.

[조명균/남측 수석대표] : "'첫 숟가락에 배부르랴'하는 그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런 것도 감안해서 저희가 서두르지 않고 끈기를 갖고 하나하나 풀어나가면 되겠다."]

거듭된 악수 포즈 요청에도 기꺼이 응한 리선권.

회담장의 분위기는 화기애애 했지만, 협상의 주도권을 쥐려는 양측의 수싸움은 치열했습니다.

KBS 뉴스 장덕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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