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초강경파 ‘존 볼턴’ 등장…美 대외정책 변화 촉각

입력 2018.03.28 (20:35) 수정 2018.03.28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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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북 초강경파로 꼽히는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미국 안보사령탑인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에 발탁됐습니다.

볼턴의 취임을 앞두고 향후 미국의 대외 정책이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오랜만에 대화 국면으로 접어든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은 볼턴의 등장에 촉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 최성원 기자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최 기자, 존 볼턴이 어떤 사람인지 살펴볼까요?

[기자]

올해 11월이면 만 70세가 되는 존 볼턴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시절 공직에 발을 들여놨습니다.

1985년 법무부 차관, 아버지 부시 정권 시절 국무부 차관, 조지 W. 부시 행정부 초기인 2001년부터 2005년까지는 국무부 국제안보담당 차관과 군축담당 차관을 지냈습니다.

2005년 8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는 UN 주재 미국대사를 역임했습니다.

존 볼턴은 대북 선제 타격을 주장해 온 네오콘의 핵심 인물입니다.

북한과 함께 이란, 이라크를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강경책을 펼친 것으로 유명합니다.

[존 볼턴/지난 2002년 : "부시 대통령이 이란, 이라크,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표현한 것은 수사적인 의미 이상이며 정확했습니다."]

또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공개적으로 지지했고요.

맥매스터의 후임으로 지명된 볼턴은 다음 달 9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정식 취임하게 됩니다.

[앵커]

볼턴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대해 강한 경계감을 나타내고 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볼턴은 한 라디오채널 인터뷰에서 북한은 시간을 벌려고 협상을 최대한 천천히 진행하려고 할 것이라면서 바로 핵 폐기에 들어가야 한다고 경고했거든요.

북한의 비핵화를 서두른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 2007년 볼턴이 펴낸 '항복은 선택이 아니다'라는 회고록입니다.

이 회고록에서 볼턴은 "북한은 절대로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부분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존 볼턴/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지난달 : "25년간 북한과 협상해왔지만 실패했습니다. 26년째 되는 해라고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겠습니까?"]

그가 얼마나 북한에 대한 불신이 깊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죠.

그래서 이제는 시간 낭비 없이 핵무기 처리 문제를 북미 회담 전면에 배치해 비핵화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는 겁니다.

[앵커]

존 볼턴의 내정을 두고 미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면서요?

[기자]

네, 정당에 따라 정반대의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먼저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볼턴 전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더 안전하게 만들도록 도울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에드워드 마키 민주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 전 대사를 임명한 것은 미국인에 대한 중대한 위험이며 그가 군사적 충돌을 준비하고 있다는 확실한 메시지"라고 경고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볼턴의 임명에 대해 어떤 평가를 했을까요?

뉴욕타임스는 "끔찍하다"고 혹평했고, 워싱턴포스트는 "볼턴의 발탁 소식이 동맹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내 핵심 인사들의 반응도 엇갈리는데요,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고 전해졌고,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볼턴과 함께 일하길 고대한다". "의구심과 걱정이 전혀 없다"라며 부정 여론을 일축했습니다.

볼턴의 임명으로 무력 충돌 우려가 쏟아지자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스티븐 해들리가 이를 반박하는 견해를 내비쳤습니다.

그는 뉴욕타임스를 통해 "전쟁 위험이 커졌다고 모두가 얘기하고 있는데 이 같은 개념은 틀렸다", "선을 넘지 못하도록 하면서 전쟁을 억지하려는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볼턴의 국가안전보좌관 임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 같은데요, 볼턴은 분위기가 좀 바뀌었다고요?

[기자]

네, 실제로 볼턴은 임명 직후 과거의 발언을 잊어달라고 말했습니다.

과거와 선을 긋는 모습입니다.

[존 볼턴/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 : "제가 개인적으로 했던 말들은 이제 다 지나간 일입니다.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하는 말입니다."]

이전보다 북한 문제에 대해 폭넓은 견해를 밝힌 거죠.

볼턴은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 직후 가진 한 인터뷰에서 만약 북미 협상이 실패할 경우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 폐기를 위한 군사적 행동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현지시간 27일 '트럼프의 전시 내각 완료'라는 칼럼에서 볼턴의 등판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가 단지 '엄포'가 아니라는 신호를 북한에 보낼 것이라며 이는 강한 지렛대가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대북정책에서 갈등 위험도 끌어 올리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앞으로 볼턴이 보여줄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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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28 20:36:32
    • 수정2018-03-28 20:46:03
    글로벌24
[앵커]

대북 초강경파로 꼽히는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미국 안보사령탑인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에 발탁됐습니다.

볼턴의 취임을 앞두고 향후 미국의 대외 정책이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오랜만에 대화 국면으로 접어든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은 볼턴의 등장에 촉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 최성원 기자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최 기자, 존 볼턴이 어떤 사람인지 살펴볼까요?

[기자]

올해 11월이면 만 70세가 되는 존 볼턴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시절 공직에 발을 들여놨습니다.

1985년 법무부 차관, 아버지 부시 정권 시절 국무부 차관, 조지 W. 부시 행정부 초기인 2001년부터 2005년까지는 국무부 국제안보담당 차관과 군축담당 차관을 지냈습니다.

2005년 8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는 UN 주재 미국대사를 역임했습니다.

존 볼턴은 대북 선제 타격을 주장해 온 네오콘의 핵심 인물입니다.

북한과 함께 이란, 이라크를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강경책을 펼친 것으로 유명합니다.

[존 볼턴/지난 2002년 : "부시 대통령이 이란, 이라크,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표현한 것은 수사적인 의미 이상이며 정확했습니다."]

또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공개적으로 지지했고요.

맥매스터의 후임으로 지명된 볼턴은 다음 달 9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정식 취임하게 됩니다.

[앵커]

볼턴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대해 강한 경계감을 나타내고 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볼턴은 한 라디오채널 인터뷰에서 북한은 시간을 벌려고 협상을 최대한 천천히 진행하려고 할 것이라면서 바로 핵 폐기에 들어가야 한다고 경고했거든요.

북한의 비핵화를 서두른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 2007년 볼턴이 펴낸 '항복은 선택이 아니다'라는 회고록입니다.

이 회고록에서 볼턴은 "북한은 절대로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부분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존 볼턴/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지난달 : "25년간 북한과 협상해왔지만 실패했습니다. 26년째 되는 해라고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겠습니까?"]

그가 얼마나 북한에 대한 불신이 깊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죠.

그래서 이제는 시간 낭비 없이 핵무기 처리 문제를 북미 회담 전면에 배치해 비핵화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는 겁니다.

[앵커]

존 볼턴의 내정을 두고 미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면서요?

[기자]

네, 정당에 따라 정반대의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먼저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볼턴 전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더 안전하게 만들도록 도울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에드워드 마키 민주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 전 대사를 임명한 것은 미국인에 대한 중대한 위험이며 그가 군사적 충돌을 준비하고 있다는 확실한 메시지"라고 경고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볼턴의 임명에 대해 어떤 평가를 했을까요?

뉴욕타임스는 "끔찍하다"고 혹평했고, 워싱턴포스트는 "볼턴의 발탁 소식이 동맹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내 핵심 인사들의 반응도 엇갈리는데요,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고 전해졌고,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볼턴과 함께 일하길 고대한다". "의구심과 걱정이 전혀 없다"라며 부정 여론을 일축했습니다.

볼턴의 임명으로 무력 충돌 우려가 쏟아지자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스티븐 해들리가 이를 반박하는 견해를 내비쳤습니다.

그는 뉴욕타임스를 통해 "전쟁 위험이 커졌다고 모두가 얘기하고 있는데 이 같은 개념은 틀렸다", "선을 넘지 못하도록 하면서 전쟁을 억지하려는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볼턴의 국가안전보좌관 임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 같은데요, 볼턴은 분위기가 좀 바뀌었다고요?

[기자]

네, 실제로 볼턴은 임명 직후 과거의 발언을 잊어달라고 말했습니다.

과거와 선을 긋는 모습입니다.

[존 볼턴/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 : "제가 개인적으로 했던 말들은 이제 다 지나간 일입니다.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하는 말입니다."]

이전보다 북한 문제에 대해 폭넓은 견해를 밝힌 거죠.

볼턴은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 직후 가진 한 인터뷰에서 만약 북미 협상이 실패할 경우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 폐기를 위한 군사적 행동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현지시간 27일 '트럼프의 전시 내각 완료'라는 칼럼에서 볼턴의 등판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가 단지 '엄포'가 아니라는 신호를 북한에 보낼 것이라며 이는 강한 지렛대가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대북정책에서 갈등 위험도 끌어 올리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앞으로 볼턴이 보여줄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지금까지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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