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 폐암 증가 첫 확인…줄이면 호흡기질환 호전

입력 2018.04.11 (21:29) 수정 2018.04.1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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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세먼지가 호흡기질환을 악화시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데요.

1급 발암물질인 만큼 오래 노출되면, 폐암 발생 위험까지 높아진다는 사실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미세먼지를 줄이면 호흡기증상이 호전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이충헌 의학전문기자 나와 있습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엔 기침도 나오고, 가래도 끓는데, 폐암 발생 위험까지 높아지는군요?

[연관기사] [뉴스9] 황사·미세먼지 뒤덮인 출근길…남은 봄도 안심 못해

[기자]

폐암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흡연입니다.

전체 폐암 발생 원인의 80%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나머지 20%는 담배와 연관이 없습니다.

폐암 중 '선암'인데요, 여성들에게 많고, 담배와 전혀 연관이 없어 원인에 대해 지금까지 갖가지 추측이 있었습니다.

먼지나 대기오염물질, 식품 조리할 때 나오는 연기 등이 원인이라고 봤죠.

그런데, 최근 미세먼지가 그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폐암으로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60대 여성을 취재했는데요, 선암으로 판정을 받았고, 술담배와 전혀 연관이 없었습니다.

잠시 이야기 들어보시죠 .

[폐암 환자 : "담배를 안피우니까 술, 담배를 안하고 이런 일이 생겼으니까 그래서 나도 너무 놀라서 치료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앵커]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되면 폐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게 실제 조사결과로도 입증됐다면서요?

[기자]

한국인 1800명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농도와 폐암 발생을 조사한 결과, 미세먼지가 10 ㎍ 증가할 때마다 폐암 발생 위험이 9%씩 높아졌습니다.

머리카락 굵기의 1/5 크기에 불과한 미세먼지는 기도나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아 폐속 깊숙이 침투합니다.

폐에 쌓여 폐포를 꾸준히 자극하면 암세포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정상세포에 돌연변이를 일으켜 폐암을 유발하는 겁니다.

[앵커]

그러면, 미세먼지가 줄어들면 건강이 회복된다는 것도 의학적으로 입증이 됐나요?

[기자]

네, 지난해 6월 30년 이상된 전국의 석탄화력발전소를 한 달간 가동 중단했는데요,

충청남도에서 보령화력 1, 2호기 서천화력 1, 2호기 인근 주민 7백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봤더니, 갖가지 질환의 호전을 경험한 비율이 50%가량 됐습니다.

기관지염 환자는 53%가 발전소 가동 중단 뒤 병세가 호전되는 것을 경험했다고 답했고, 결막염 50%, 천식 44%,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51% 였습니다.

미세먼지를 줄이면 호흡기 증상 등이 대폭 줄어들 수 있음을 보여준 거죠.

[앵커]

미세먼지에 대한 면밀한 조사와 대책이 필요할텐데요,

개인들도 미세먼지가 심할 날엔 대처가 필요하겠죠?

[기자]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엔 노약자들은 외출을 삼가고 밖에 나갈 때는 보건용마스크를 착용해야 합니다.

일반 마스크는 답답할 뿐 전혀 효과가 없습니다.

코와 맞닿는 부위가 들뜨지 않도록 잘 눌러주어야 하구요.

또,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호흡기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물을 자주 마시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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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세먼지에 폐암 증가 첫 확인…줄이면 호흡기질환 호전
    • 입력 2018-04-11 21:29:55
    • 수정2018-04-12 09:5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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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세먼지가 호흡기질환을 악화시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데요. 1급 발암물질인 만큼 오래 노출되면, 폐암 발생 위험까지 높아진다는 사실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미세먼지를 줄이면 호흡기증상이 호전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이충헌 의학전문기자 나와 있습니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엔 기침도 나오고, 가래도 끓는데, 폐암 발생 위험까지 높아지는군요? [연관기사] [뉴스9] 황사·미세먼지 뒤덮인 출근길…남은 봄도 안심 못해 [기자] 폐암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은 흡연입니다. 전체 폐암 발생 원인의 80%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나머지 20%는 담배와 연관이 없습니다. 폐암 중 '선암'인데요, 여성들에게 많고, 담배와 전혀 연관이 없어 원인에 대해 지금까지 갖가지 추측이 있었습니다. 먼지나 대기오염물질, 식품 조리할 때 나오는 연기 등이 원인이라고 봤죠. 그런데, 최근 미세먼지가 그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폐암으로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60대 여성을 취재했는데요, 선암으로 판정을 받았고, 술담배와 전혀 연관이 없었습니다. 잠시 이야기 들어보시죠 . [폐암 환자 : "담배를 안피우니까 술, 담배를 안하고 이런 일이 생겼으니까 그래서 나도 너무 놀라서 치료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앵커]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되면 폐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게 실제 조사결과로도 입증됐다면서요? [기자] 한국인 1800명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농도와 폐암 발생을 조사한 결과, 미세먼지가 10 ㎍ 증가할 때마다 폐암 발생 위험이 9%씩 높아졌습니다. 머리카락 굵기의 1/5 크기에 불과한 미세먼지는 기도나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아 폐속 깊숙이 침투합니다. 폐에 쌓여 폐포를 꾸준히 자극하면 암세포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정상세포에 돌연변이를 일으켜 폐암을 유발하는 겁니다. [앵커] 그러면, 미세먼지가 줄어들면 건강이 회복된다는 것도 의학적으로 입증이 됐나요? [기자] 네, 지난해 6월 30년 이상된 전국의 석탄화력발전소를 한 달간 가동 중단했는데요, 충청남도에서 보령화력 1, 2호기 서천화력 1, 2호기 인근 주민 7백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봤더니, 갖가지 질환의 호전을 경험한 비율이 50%가량 됐습니다. 기관지염 환자는 53%가 발전소 가동 중단 뒤 병세가 호전되는 것을 경험했다고 답했고, 결막염 50%, 천식 44%,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51% 였습니다. 미세먼지를 줄이면 호흡기 증상 등이 대폭 줄어들 수 있음을 보여준 거죠. [앵커] 미세먼지에 대한 면밀한 조사와 대책이 필요할텐데요, 개인들도 미세먼지가 심할 날엔 대처가 필요하겠죠? [기자]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엔 노약자들은 외출을 삼가고 밖에 나갈 때는 보건용마스크를 착용해야 합니다. 일반 마스크는 답답할 뿐 전혀 효과가 없습니다. 코와 맞닿는 부위가 들뜨지 않도록 잘 눌러주어야 하구요. 또,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호흡기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물을 자주 마시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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