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781-1234; 접객업소의 물수건 세탁업자들, 독극물로 표백

입력 1997.09.2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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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찬 앵커 :

식당같은 접객업소에서 흔히 사용되는 물수건은 좀 희게 보여야 깨끗하다고 하는 그런 믿음을 주게 됩니다. 그런데 이 수건을 열심히 빨아서 깨끗하게 할 생각은 하지않고 인체에 해로운 독극물을 표백제로 사용하는 양심불량 세탁업자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현진 기자가 그 현장을 추적했습니다.


⊙이현진 기자 :

경기도의 한 물수건 세탁공장입니다. 수북히 쌓인 물수건들을 포장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대형 세탁기계 한쪽에는 독성이 강한 염화칼륨이 표백제로 쓰이고 있습니다. 당연히 독성을 중화시키기 위한 처리시설이 가동되어야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스위치는 꺼져 있습니다. 제대로 정화되지 않은 폐수가 배수로를 따라 그대로 방류되고 있습니다. PH페이퍼로 수소이온농도를 재봤습니다. 정상대로라면 초록색이어야 하지만 독성이 강함을 나타내는 짙은 남색으로 순식간에 변해버립니다.


⊙세탁공장 직원 :

가운데에서 저쪽 바깥으로 나가는 거죠.

"저 하천으로 올라가는군요?"

네.


⊙이현진 기자 :

복도를 따라 창고로 들어가 봤습니다. 세탁용으로는 절대 사용할 수 없는 수산 등 유독물질도 창고 한켠에 수북히 쌓여있습니다. 독성때문에 반드시 중화처리를 거쳐야 하는 염화칼륨보다 열배 이상 독성이 강해 양잿물로 불리는 가성소다까지 포대째 쌓여있습니다. 포장지에는 유독물질임을 나타내는 이른바 해골마크가 선명합니다. 피부염은 물론 입속으로 들어갈 경우 적은 양이라고 하더라도 고혈압이나 위암까지 유발할 위험이 크지만 표백효과가 탁월하다는 이유로 아무 꺼리낌없이 남용되고 있습니다.


"어떨때 쓰세요?"


⊙세탁공장 직원 :

삶는거요.

"한번 쓰실때 얼마나 쓰세요?"

이리로 잇빠이지요.


⊙이현진 기자 :

이렇게 표백처리된 물수건 10만여장이 매일 이 공장을 통해 서울시내 식당가로 공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더큰 문제는 표백제에 대한 처리기준이 모호해 유독물질을 쓰다 적발되도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파주시 보건위생과 계장 :

공중위생법에는 규정이 돼있는게 아니거든요, 그런 규정은 없습니다.


⊙이현진 기자 :

유독물질로 범벅이 된 하얀 물수건들은 오늘도 허술한 법망을 빠져나가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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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1997-09-22 21:00:00
    뉴스 9

⊙류근찬 앵커 :

식당같은 접객업소에서 흔히 사용되는 물수건은 좀 희게 보여야 깨끗하다고 하는 그런 믿음을 주게 됩니다. 그런데 이 수건을 열심히 빨아서 깨끗하게 할 생각은 하지않고 인체에 해로운 독극물을 표백제로 사용하는 양심불량 세탁업자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현진 기자가 그 현장을 추적했습니다.


⊙이현진 기자 :

경기도의 한 물수건 세탁공장입니다. 수북히 쌓인 물수건들을 포장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대형 세탁기계 한쪽에는 독성이 강한 염화칼륨이 표백제로 쓰이고 있습니다. 당연히 독성을 중화시키기 위한 처리시설이 가동되어야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스위치는 꺼져 있습니다. 제대로 정화되지 않은 폐수가 배수로를 따라 그대로 방류되고 있습니다. PH페이퍼로 수소이온농도를 재봤습니다. 정상대로라면 초록색이어야 하지만 독성이 강함을 나타내는 짙은 남색으로 순식간에 변해버립니다.


⊙세탁공장 직원 :

가운데에서 저쪽 바깥으로 나가는 거죠.

"저 하천으로 올라가는군요?"

네.


⊙이현진 기자 :

복도를 따라 창고로 들어가 봤습니다. 세탁용으로는 절대 사용할 수 없는 수산 등 유독물질도 창고 한켠에 수북히 쌓여있습니다. 독성때문에 반드시 중화처리를 거쳐야 하는 염화칼륨보다 열배 이상 독성이 강해 양잿물로 불리는 가성소다까지 포대째 쌓여있습니다. 포장지에는 유독물질임을 나타내는 이른바 해골마크가 선명합니다. 피부염은 물론 입속으로 들어갈 경우 적은 양이라고 하더라도 고혈압이나 위암까지 유발할 위험이 크지만 표백효과가 탁월하다는 이유로 아무 꺼리낌없이 남용되고 있습니다.


"어떨때 쓰세요?"


⊙세탁공장 직원 :

삶는거요.

"한번 쓰실때 얼마나 쓰세요?"

이리로 잇빠이지요.


⊙이현진 기자 :

이렇게 표백처리된 물수건 10만여장이 매일 이 공장을 통해 서울시내 식당가로 공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더큰 문제는 표백제에 대한 처리기준이 모호해 유독물질을 쓰다 적발되도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파주시 보건위생과 계장 :

공중위생법에는 규정이 돼있는게 아니거든요, 그런 규정은 없습니다.


⊙이현진 기자 :

유독물질로 범벅이 된 하얀 물수건들은 오늘도 허술한 법망을 빠져나가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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