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단독 입수] “소방지휘부 책임 없나요?”…녹음 속 안타까운 40분

입력 2019.01.26 (21:10) 수정 2019.01.27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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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17년 12월 21일, 충북 제천의 스포츠센터에서 대형 화재 참사가 일어나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습니다.

당시 구조 실패 논란에도 소방 지휘부는 불기소 처분을 받았는데요.

유가족들은 면죄부를 줬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법원에 재정신청을 한 상태입니다.

여러분은 당시 소방 대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당시 화재 신고 음성 파일을 KBS가 단독으로 입수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고 판단해보시죠.

김선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12월 21일 화재 현장 CCTV.

스포츠센터에 불이 난 시각은 오후 3시 53분.

충북소방본부 상황실엔 다급한 신고 전화들이 잇따릅니다.

그리고 화재 발생 6분이 지난 시각에 걸려온 또 다른 신고 전화의 음성입니다.

[119근무자 : "예, 119입니다."]

[신고자: "불났어. 불. 불."]

[119근무자 : "어디예요?"]

[신고자 : "하소동. 하소동. 하소동. 찜질방. 얼른 와요."]

[서울종합방재센터 상황실 : "출동지령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순간에 빨리 출동 지령을 내린 다음에 응급처치나 인명대피를 추가로 안내하게 돼 있습니다."]

[119근무자 : "대피하세요. 빨리."]

[신고자 : "대피할 데가 없어요. 대피할 데가 없어. 빨리 와요."]

[119근무자 : "지금 나가고 있다니까요. 사우나 안이에요?"]

[신고자 : "빨리빨리."]

[119근무자 : "예. 출동하고 있어요."]

[신고자 : "지금 다 왔어요? 빨리요. 빨리. 죽어요. 죽어.지금 빨리."]

[119근무자 : "예. 알겠습니다..."]

[서울종합방재센터 상황실 : "대피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정확하게 위치를 몇 층 목욕탕 창가 쪽 위치를 파악해서 무전으로 구조대를 속히 그쪽으로 출동시켜서 (구조해야 합니다)."]

[119근무자 : "제천 구조대, 제천 구조대, 여기 국사. 구조대 빨리 2층으로. 여자. 여자 2층."]

[신고자 : "우리 어떡해 지금."]

[119근무자 : "2층? 여탕 2층?"]

[신고자 : "빨리."]

[119근무자 : "예, 예, 알겠습니다."]

1초도 허비할 수 없는 골든 타임인 이때까지도 현장의 구조대원들은 2층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전달받지 못했습니다.

[119근무자 : "예. 도착 다 했고요. 구조대 올라갈 거예요."]

[신고자 : "빨리."]

[119근무자 : "몇 명 있어요? 몇 명?"]

[신고자 : "몰라. 빨리빨리. 10명. 10명. 빨리."]

[119근무자 : "4명이요? 4명?"]

[신고자 : "빨리 아저씨."]

[119근무자 : "예. 알겠습니다."]

소방 지휘부가 2층 여탕에 구조대상이 있다는 사실을 대원들에게 알리고 건물 안으로 진입을 시도한 시각은 오후 4시 33분.

첫 화재 신고가 접수된 뒤 무려 40분이 지난 뒤였습니다.

소방지휘부의 해명처럼 1층 차량과 LP 가스통 폭발 우려 때문에 구조대가 건물 밖에서 머뭇거리는 사이, 2층 여탕에서는 20명이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KBS 뉴스 김선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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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의 눈/단독 입수] “소방지휘부 책임 없나요?”…녹음 속 안타까운 40분
    • 입력 2019-01-26 21:17:06
    • 수정2019-01-27 00:52:35
    뉴스 9
[앵커]

2017년 12월 21일, 충북 제천의 스포츠센터에서 대형 화재 참사가 일어나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습니다.

당시 구조 실패 논란에도 소방 지휘부는 불기소 처분을 받았는데요.

유가족들은 면죄부를 줬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법원에 재정신청을 한 상태입니다.

여러분은 당시 소방 대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당시 화재 신고 음성 파일을 KBS가 단독으로 입수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고 판단해보시죠.

김선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12월 21일 화재 현장 CCTV.

스포츠센터에 불이 난 시각은 오후 3시 53분.

충북소방본부 상황실엔 다급한 신고 전화들이 잇따릅니다.

그리고 화재 발생 6분이 지난 시각에 걸려온 또 다른 신고 전화의 음성입니다.

[119근무자 : "예, 119입니다."]

[신고자: "불났어. 불. 불."]

[119근무자 : "어디예요?"]

[신고자 : "하소동. 하소동. 하소동. 찜질방. 얼른 와요."]

[서울종합방재센터 상황실 : "출동지령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순간에 빨리 출동 지령을 내린 다음에 응급처치나 인명대피를 추가로 안내하게 돼 있습니다."]

[119근무자 : "대피하세요. 빨리."]

[신고자 : "대피할 데가 없어요. 대피할 데가 없어. 빨리 와요."]

[119근무자 : "지금 나가고 있다니까요. 사우나 안이에요?"]

[신고자 : "빨리빨리."]

[119근무자 : "예. 출동하고 있어요."]

[신고자 : "지금 다 왔어요? 빨리요. 빨리. 죽어요. 죽어.지금 빨리."]

[119근무자 : "예. 알겠습니다..."]

[서울종합방재센터 상황실 : "대피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정확하게 위치를 몇 층 목욕탕 창가 쪽 위치를 파악해서 무전으로 구조대를 속히 그쪽으로 출동시켜서 (구조해야 합니다)."]

[119근무자 : "제천 구조대, 제천 구조대, 여기 국사. 구조대 빨리 2층으로. 여자. 여자 2층."]

[신고자 : "우리 어떡해 지금."]

[119근무자 : "2층? 여탕 2층?"]

[신고자 : "빨리."]

[119근무자 : "예, 예, 알겠습니다."]

1초도 허비할 수 없는 골든 타임인 이때까지도 현장의 구조대원들은 2층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전달받지 못했습니다.

[119근무자 : "예. 도착 다 했고요. 구조대 올라갈 거예요."]

[신고자 : "빨리."]

[119근무자 : "몇 명 있어요? 몇 명?"]

[신고자 : "몰라. 빨리빨리. 10명. 10명. 빨리."]

[119근무자 : "4명이요? 4명?"]

[신고자 : "빨리 아저씨."]

[119근무자 : "예. 알겠습니다."]

소방 지휘부가 2층 여탕에 구조대상이 있다는 사실을 대원들에게 알리고 건물 안으로 진입을 시도한 시각은 오후 4시 33분.

첫 화재 신고가 접수된 뒤 무려 40분이 지난 뒤였습니다.

소방지휘부의 해명처럼 1층 차량과 LP 가스통 폭발 우려 때문에 구조대가 건물 밖에서 머뭇거리는 사이, 2층 여탕에서는 20명이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KBS 뉴스 김선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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