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비정규직 집배원 과로사…“장시간 노동 탓”

입력 2019.05.15 (06:22) 수정 2019.05.15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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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루 10시간 넘게 우편물 배달을 하던 30대 집배원이 숨졌습니다.

집배원들 돌연사가 올해만 벌써 5 번째인데 대부분 과로사로 추정됩니다.

다음 달 정규직 전환을 앞둔터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최선중 기자입니다.

[리포트] 충남 공주의 한 우체국

이 곳에서 3년째 비정규직 집배원으로 일하던 34 살 이은장 씨가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1차 사인은 심장마비입니다.

우편물을 집에 가져와 분류 작업을 할 정도로 수개월 째 격무에 시달렸다는 게 가족의 말입니다.

[구향모/故 이은장 씨 어머니 : "집에 와서도 (우편물을) 챙기는 거 봤죠. 이게 뭐냐 했더니 거기서 시간이 없어서 못해서 집에 와서 정리해가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매일 힘들다고 그랬죠. 이건 아니다."]

숨진 이씨의 근무 기록표입니다.

오전 8시쯤 출근해 오후 6시에 퇴근한 걸로 돼 있지만 실제 업무시간은 매일 2~3시간씩 더 많았다는 게 동료들 증언입니다.

퇴근 기록과 실제 업무 시간이 달랐다는 겁니다.

[동료 집배원/음성변조 : "퇴근한 걸로 하고 일을 해라. 주 52시간제때문에 넘어가면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계속 대다수가 그렇게 일했거든요. 거의 7시나 7시 반까지..."]

이 씨가 하루에 배달한 우편물은 천2백여 건으로 전국 집배원 평균보다 2백 건 이상 많았습니다.

농촌의 특성상 하루 이동거리도 전국 평균보다 2배 이상 길었습니다.

[동료 집배원/음성변조 : "하루 이동거리는 90km 나오고요. 오토바이를 많이 타가지고 요즘 허리가 많이 안 좋아요. 직원들이 다..."]

다음 달 정규직 전환 기회를 앞두고 있던 이 씨는 응시 원서를 쓰던 날 숨졌습니다.

[이재홍/故 이은장 씨 형 : "가서 보니까 몸이 굳어 있을 때 옆에 이게 있더라고요 마음이 너무 아프더라고요..(응시원서를) 써놓고 죽었다는게..."]

올 들어 과로가 원인으로 추정돼 사망한 집배원은 모두 5명.

집배원들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실태 조사가 시급합니다.

KBS 뉴스 최선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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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대 비정규직 집배원 과로사…“장시간 노동 탓”
    • 입력 2019-05-15 06:26:05
    • 수정2019-05-15 08:07:39
    뉴스광장 1부
[앵커]

하루 10시간 넘게 우편물 배달을 하던 30대 집배원이 숨졌습니다.

집배원들 돌연사가 올해만 벌써 5 번째인데 대부분 과로사로 추정됩니다.

다음 달 정규직 전환을 앞둔터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최선중 기자입니다.

[리포트] 충남 공주의 한 우체국

이 곳에서 3년째 비정규직 집배원으로 일하던 34 살 이은장 씨가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1차 사인은 심장마비입니다.

우편물을 집에 가져와 분류 작업을 할 정도로 수개월 째 격무에 시달렸다는 게 가족의 말입니다.

[구향모/故 이은장 씨 어머니 : "집에 와서도 (우편물을) 챙기는 거 봤죠. 이게 뭐냐 했더니 거기서 시간이 없어서 못해서 집에 와서 정리해가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매일 힘들다고 그랬죠. 이건 아니다."]

숨진 이씨의 근무 기록표입니다.

오전 8시쯤 출근해 오후 6시에 퇴근한 걸로 돼 있지만 실제 업무시간은 매일 2~3시간씩 더 많았다는 게 동료들 증언입니다.

퇴근 기록과 실제 업무 시간이 달랐다는 겁니다.

[동료 집배원/음성변조 : "퇴근한 걸로 하고 일을 해라. 주 52시간제때문에 넘어가면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계속 대다수가 그렇게 일했거든요. 거의 7시나 7시 반까지..."]

이 씨가 하루에 배달한 우편물은 천2백여 건으로 전국 집배원 평균보다 2백 건 이상 많았습니다.

농촌의 특성상 하루 이동거리도 전국 평균보다 2배 이상 길었습니다.

[동료 집배원/음성변조 : "하루 이동거리는 90km 나오고요. 오토바이를 많이 타가지고 요즘 허리가 많이 안 좋아요. 직원들이 다..."]

다음 달 정규직 전환 기회를 앞두고 있던 이 씨는 응시 원서를 쓰던 날 숨졌습니다.

[이재홍/故 이은장 씨 형 : "가서 보니까 몸이 굳어 있을 때 옆에 이게 있더라고요 마음이 너무 아프더라고요..(응시원서를) 써놓고 죽었다는게..."]

올 들어 과로가 원인으로 추정돼 사망한 집배원은 모두 5명.

집배원들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실태 조사가 시급합니다.

KBS 뉴스 최선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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