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①두루미와 공존하는 마을

입력 2010.02.15 (22:09) 수정 2010.02.15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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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세계적으로 보기 힘든 두루미가 만 마리씩 떼지어 찾아오는 마을이 이웃 일본에 있습니다.

매년 4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데, 그 비밀이 뭔지, 용태영 기자가 가봤습니다.

<리포트>

새벽녘, 동쪽 하늘이 밝아오자 두루미들이 날아오기 시작합니다.

논에서 잠을 잔 두루미들도 일제히 한쪽 방향으로 걷기 시작합니다.

아침식사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매일 같은 시각에, 여기서만 천 킬로그램의 곡식을 뿌려줍니다.

<인터뷰>도끼요시(두루미보호감시원) : "두루미를 위해서라고 생각해 정성껏 하기 때문에 그리 힘들진 않습니다."

이렇게 많은 두루미 떼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건 여기가 세계에서 유일합니다.

재두루미는 눈 주위가 빨갛고 몸이 잿빛입니다.

여기에만 2천 마리가 있습니다.

목을 제외하고 온몸이 검은색인 흑두루미는 9천 마리를 넘습니다.

각각 전체 개체수가 만 마리를 넘지 않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입니다.

저와 두루미 사이 거리는 10미터 정도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달아나질 않습니다. 여기서는 해치지 않는다는 걸 두루미들이 잘 알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두루미가 사람들과 친했던 건 아닙니다.

지난 60년 동안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보호했기 때문입니다.

장거리 이동 시기를 앞둔 요즘은 두루미의 체력 보강을 배려해서 매일 500킬로그램의 정어리도 뿌려 줍니다.

두루미가 있는 곳에 가림 막을 설치하고 사람의 통행을 아예 금지하는 건 기본입니다.

혹시 다친 두루미는 없는지, 아침부터 저녁까지 마을주민이 자원봉사로 살펴봅니다.

<인터뷰> 오류우(두루미보호감시원) : "올해도 벌써 상처입은 두루미 십여 마리를 발견해서 저 건너 보호소에서 치료해주고 있습니다."

논에는 물을 채워서 두루미 전용 잠자리를 만들어줬습니다.

이런 보호활동 덕분에 60년 전 270마리에서 지금은 만 2천 마리로 늘었습니다.

워낙 많다 보니 주변의 농작물을 먹기도 하고 논두렁도 무너뜨리지만 주민들은 불평하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시다(두루미 민간 연구가) : "피해를 넘어서서 이즈미의 자랑이기 때문에 저희가 지켜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마음들을 갖고 있습니다."

두루미와 사람이 함께 사는 곳, 이런 마을을 보기 위해 겨울 한철이면 4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옵니다.

KBS 뉴스 용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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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 ①두루미와 공존하는 마을
    • 입력 2010-02-15 22:09:31
    • 수정2010-02-15 23:3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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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세계적으로 보기 힘든 두루미가 만 마리씩 떼지어 찾아오는 마을이 이웃 일본에 있습니다. 매년 4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데, 그 비밀이 뭔지, 용태영 기자가 가봤습니다. <리포트> 새벽녘, 동쪽 하늘이 밝아오자 두루미들이 날아오기 시작합니다. 논에서 잠을 잔 두루미들도 일제히 한쪽 방향으로 걷기 시작합니다. 아침식사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매일 같은 시각에, 여기서만 천 킬로그램의 곡식을 뿌려줍니다. <인터뷰>도끼요시(두루미보호감시원) : "두루미를 위해서라고 생각해 정성껏 하기 때문에 그리 힘들진 않습니다." 이렇게 많은 두루미 떼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건 여기가 세계에서 유일합니다. 재두루미는 눈 주위가 빨갛고 몸이 잿빛입니다. 여기에만 2천 마리가 있습니다. 목을 제외하고 온몸이 검은색인 흑두루미는 9천 마리를 넘습니다. 각각 전체 개체수가 만 마리를 넘지 않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입니다. 저와 두루미 사이 거리는 10미터 정도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달아나질 않습니다. 여기서는 해치지 않는다는 걸 두루미들이 잘 알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두루미가 사람들과 친했던 건 아닙니다. 지난 60년 동안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보호했기 때문입니다. 장거리 이동 시기를 앞둔 요즘은 두루미의 체력 보강을 배려해서 매일 500킬로그램의 정어리도 뿌려 줍니다. 두루미가 있는 곳에 가림 막을 설치하고 사람의 통행을 아예 금지하는 건 기본입니다. 혹시 다친 두루미는 없는지, 아침부터 저녁까지 마을주민이 자원봉사로 살펴봅니다. <인터뷰> 오류우(두루미보호감시원) : "올해도 벌써 상처입은 두루미 십여 마리를 발견해서 저 건너 보호소에서 치료해주고 있습니다." 논에는 물을 채워서 두루미 전용 잠자리를 만들어줬습니다. 이런 보호활동 덕분에 60년 전 270마리에서 지금은 만 2천 마리로 늘었습니다. 워낙 많다 보니 주변의 농작물을 먹기도 하고 논두렁도 무너뜨리지만 주민들은 불평하지 않습니다. <인터뷰> 이시다(두루미 민간 연구가) : "피해를 넘어서서 이즈미의 자랑이기 때문에 저희가 지켜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마음들을 갖고 있습니다." 두루미와 사람이 함께 사는 곳, 이런 마을을 보기 위해 겨울 한철이면 4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옵니다. KBS 뉴스 용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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