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인간] 잠자리 조성…흑두루미 모여든다

입력 2012.01.22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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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흑두루미가 월동을 할 수 있게 사람들이 힘을 합쳐서 잠자리를 만들었는데 이게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하죠.

지금 순천만에 가시면 수백마리 흑두루미떼가 사람들과 어우러져 겨울 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자연과 인간>에서 용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겨울 순천만에는 온갖 철새들이 모여듭니다.

그 중 가장 귀한 손님은 흑두루미, 전에는 갯벌에서 잠을 자고 아침이면 근처 논으로 날아와 먹이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다릅니다.

농경지 한가운데 흑두루미 수백 마리가 함께 모여 잠을 자고 있습니다.

해가 뜨면 잠을 깨고 먹이 터로 이동할 준비를 합니다.

천적을 피하기 위해서 물속에서 자는 걸 좋아하는 흑두루미, 이 때문에 순천시가 일부러 물을 채운 논입니다.

이런 무논을 만든 지 3년 만에 두루미가 처음으로 잠자리로 이용한 겁니다.

<인터뷰>김인철(순천시 철새담당):"무논 지역 두 배 정도 늘렸는데요, 그리고 주변지역을 철저히 보호해서 방해요인이 없어지면서 무논을 이용하는 그런 비율이 늘어나게 됐습니다."

낮이면 무논 바로 옆 농경지에서 떼로 모여 먹이를 먹습니다.

올 겨울에 날아온 흑두루미는 630여 마리, 6년 전 70여 마리에서 열 배가량 늘었습니다.

재두루미도 올해 20여 마리가 찾아와 관측 사상 가장 많습니다.

마도요가 논두렁을 찔러가며 지렁이를 찾아내는 진귀한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경관을 볼 수 있는 건 그동안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논에는 볏짚을 그대로 깔아 먹이를 남겨뒀고 도로 주변에는 가림막을 설치해 차량 불빛도 차단했습니다.

무엇보다 주민들로 구성된 철새 지킴이들이 차량뿐만 아니라 농민들의 출입까지도 24시간 통제한 것이 효과를 보았습니다.

<인터뷰> 김인철(순천시 철새담당):"가장 중요한 게 이런 철새 보호지역을, 철새들이 오는 동안 철저하게 사람들의 방해요인을 제거한다는 게 제일 중요할 거 같습니다."

철새가 늘자 탐방객도 늘어서 지난 한 해 2백만 명이 찾아와 30억 원의 수익을 냈습니다.

사람들이 철새를 보호하고 있는 걸 알고 있는 것인지, 이제는 가까이 다가가도 그다지 경계하질 않습니다.

철새와 사람들이 어떻게 공존하는 것인지 순천만이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용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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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과 인간] 잠자리 조성…흑두루미 모여든다
    • 입력 2012-01-22 21: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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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흑두루미가 월동을 할 수 있게 사람들이 힘을 합쳐서 잠자리를 만들었는데 이게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하죠. 지금 순천만에 가시면 수백마리 흑두루미떼가 사람들과 어우러져 겨울 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자연과 인간>에서 용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겨울 순천만에는 온갖 철새들이 모여듭니다. 그 중 가장 귀한 손님은 흑두루미, 전에는 갯벌에서 잠을 자고 아침이면 근처 논으로 날아와 먹이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다릅니다. 농경지 한가운데 흑두루미 수백 마리가 함께 모여 잠을 자고 있습니다. 해가 뜨면 잠을 깨고 먹이 터로 이동할 준비를 합니다. 천적을 피하기 위해서 물속에서 자는 걸 좋아하는 흑두루미, 이 때문에 순천시가 일부러 물을 채운 논입니다. 이런 무논을 만든 지 3년 만에 두루미가 처음으로 잠자리로 이용한 겁니다. <인터뷰>김인철(순천시 철새담당):"무논 지역 두 배 정도 늘렸는데요, 그리고 주변지역을 철저히 보호해서 방해요인이 없어지면서 무논을 이용하는 그런 비율이 늘어나게 됐습니다." 낮이면 무논 바로 옆 농경지에서 떼로 모여 먹이를 먹습니다. 올 겨울에 날아온 흑두루미는 630여 마리, 6년 전 70여 마리에서 열 배가량 늘었습니다. 재두루미도 올해 20여 마리가 찾아와 관측 사상 가장 많습니다. 마도요가 논두렁을 찔러가며 지렁이를 찾아내는 진귀한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경관을 볼 수 있는 건 그동안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논에는 볏짚을 그대로 깔아 먹이를 남겨뒀고 도로 주변에는 가림막을 설치해 차량 불빛도 차단했습니다. 무엇보다 주민들로 구성된 철새 지킴이들이 차량뿐만 아니라 농민들의 출입까지도 24시간 통제한 것이 효과를 보았습니다. <인터뷰> 김인철(순천시 철새담당):"가장 중요한 게 이런 철새 보호지역을, 철새들이 오는 동안 철저하게 사람들의 방해요인을 제거한다는 게 제일 중요할 거 같습니다." 철새가 늘자 탐방객도 늘어서 지난 한 해 2백만 명이 찾아와 30억 원의 수익을 냈습니다. 사람들이 철새를 보호하고 있는 걸 알고 있는 것인지, 이제는 가까이 다가가도 그다지 경계하질 않습니다. 철새와 사람들이 어떻게 공존하는 것인지 순천만이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용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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