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話] 사람 무는 ‘괴어’ 이 곳에도…물고기 씨 말랐다

입력 2015.07.09 (09:29) 수정 2015.07.0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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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안후이(安徽)성의 성도 허페이(合肥)시 부근에 ‘챠오후(巢湖)’라는 큰 호수가 있다. 호수가 어찌나 큰지 동서간 길이가 54.5km나 되고 남북간 길이도 평균 15km나 된다. 호수 크기가 825㎢로 서울시 면적의 1.3배쯤 되는 중국의 5대 담수호 중 하나다. 특히 이 호수에서는 ‘은어’와 ‘흰 새우’, ‘민물 게’가 많이 잡히면서 챠오후(巢湖)를 대표하는 ‘3대 산해진미’로 통한다.

그런데 최근 이 담수호 수중 생태계에 변화가 생겼다. 이 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어민들이 호수에 나가 그물을 던지면 ‘이상한 물고기’가 잡혀 올라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두 곳도 아니고 그물을 던지는 곳마다 ‘괴어’가 잡힌다. 이곳의 명물인 흰 새우가 잡혀야 하는데 허탕을 치기 일쑤다. 어민들이 이 물고기를 괴어라고 부르는 이유는 전에 본 적이 없는데다 생김새가 징그럽게 생겼기 때문이다. 장어나 미꾸라지처럼 몸이 길고 매끈매끈한데 앞으로 돌출된 날카로운 이빨을 가졌다. 게다가 이 물고기는 눈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어민들은 이 괴어의 출현으로 은어와 흰 새우 어획량이 줄어든 것 아닌가 하고 의심하고 있다. 또한 호수 전체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새로운 어종의 출현이 아닌가 하고 걱정하고 있다.

▲ 흰 새우·은어 씨가 말라…‘괴어’만 잡혀

괴어괴어


어민 쑨 모씨는 최근 호수에서 새우 구경하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대신 그물에 잡히는 것은 대부분 ‘괴어’다. 특히 요즘은 한창 새우잡이 철인데도, 예년과 달리 올해는 조업 과정에서 대량의 ‘괴어’를 자주 잡는다고 말한다. 쑨 씨는 이 어종을 생전 처음 봤다며 얼핏 보면 미꾸라지를 닮았는데 머리 부분이 괴상하다고 설명한다. 머리는 타원형으로 생겼고 눈은 굉장히 작은데 반해 입이 크다. 특히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고 있어서 사람까지 문다고 말한다. 어민들은 1~2년 전에도 챠오후에서 이런 괴어를 보긴 봤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에는 굉장히 양이 적어서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다. 지금처럼 이렇게 많아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또 다른 어민은 올 들어 은어와 흰 새우는 씨가 말랐다며 배에 넣는 기름 값도 나오지 않는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 2009년 호수에 첫 출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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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괴어’의 정체에 대해 챠오후 관리국 농림 수산처는 망둑어과 ‘개소겡’(학명 Odontamblyopus rubicundus) 이라고 밝혔다. 개소겡은 몸통이 길고 가늘며 원통 모양이다. 눈은 작고 피하에 숨겨져 있으며, 두 눈 사이가 좁다. 주로 인도나 인도차이나, 필리핀 등의 아열대 지방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개소겡이 챠오후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때는 지난 2009년이었다. 당시 챠오후 어민은 이 어종을 발견하고 당국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지만 되돌아 온 건 '치어'라는 소견이었다. 이듬해인 2010년 6월 또다시 새우잡이 도구에서 극히 적은 괴어가 발견됐지만 당시 어업 행정 요원이나 어민들 모두 무슨 물고기인지조차 몰랐다. 나중에 어류 분류학 관련 자료를 일일이 대조해 확인한 결과 이 괴어가 농어목 망둑어과 ‘개소겡’으로 판명됐다. 개소겡은 호수 밑바닥에서 사는 작은 어류로 크기가 10~20cm 가량 된다. 몸통은 검붉은 색이고 약간 투명하다. 치아가 밖으로 튀어나와 험상궂게 생겼다. 예전에는 매우 극소수가 발견됐는데 올해는 1개 새우잡이 도구에서 500g 1근씩 걸려 올라온다. 올해 한꺼번에 폭발적으로 이 괴어가 나타나고 있다. 이 어종이 호수에 많아지면서 새우 어획량이 격감하고 있다. 당장 어민들이 생계를 걱정하고 있다.

▲ 어민 조차 식용으로 외면…사료로 활용

괴어괴어


'음식의 천국'인 중국에선 중국인들의 가리지 않는 ‘먹성’ 또한 유명하다. 광둥지역에서는 우스갯소리로 “하늘에 나는 것 중에서는 비행기를 빼고, 땅에 뛰는 것 중에서는 자동차를, 물에서 헤엄치는 것 중에서는 잠수함을, 네 발 달린 것 중에서는 걸상을 제외하고 모두 먹을 수 있다”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 괴어에 대해서는 어민들조차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생김새가 사납게 생겨서 감히 먹을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특히 독소가 있는 유해한 물고기인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이런 생각은 챠오후에 삶의 터전을 두고 있는 어민들 모두가 가지는 비슷한 생각이다. 현재는 어민들이 괴어를 잡아 호숫가 어망 틀 위에 놓고 말리고 있다. 말려서 게 사료용으로 팔기 위해서다. 하지만 일부 어민들은 땅에 파묻고 있다. 식용으로 사가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궈장(祖國掌) 동물 과학연구소 교수는 개소겡 몸에 독소가 없고 육식성이어서 보통의 경우 식용으로 먹더라도 위해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호수 생태계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

괴어괴어


챠오후 수산처는 이제껏 해당 지역에서 이런 물고기 종류가 발견됐다는 기록이 없다고 밝혔다. 붉은 개소겡은 주로 양쯔강 중·하류, 특히 근해 쪽에서 많이 잡힌다. 그런데 조류 발생을 막고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챠오후에 양쯔강 물을 끌어오면서 개소겡이 함께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어종이 은어 잡이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두 어종이 사는 수층이 다르기 때문이다. 붉은 개소겡은 물 밑바닥에 사는 소형 어류고 은어는 물 표층부에 사는 어류다. 그래서 두 어종이 한 수층에서 살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근본적으로 먹고 먹히는 포식관계가 형성될 수 없다는 얘기다. 다만 작은 새우는 어느 정도 영향이 예상된다면서도 호수 전체 생태계에는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개소겡이 설령 매우 사나울지라도 체형이 큰 어류 천적이 많아서 전체 챠오후 생태계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시간이 더 흐르면 호수가 또 어떻게 달라질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최근 강원도 횡성에서 발견된 피라니아가 중국의 괴어처럼 우리의 호수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으로 떠오르지 않을까 걱정스런 맘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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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7-09 09:29:56
    • 수정2015-07-09 16:00:11
    중국話
중국 안후이(安徽)성의 성도 허페이(合肥)시 부근에 ‘챠오후(巢湖)’라는 큰 호수가 있다. 호수가 어찌나 큰지 동서간 길이가 54.5km나 되고 남북간 길이도 평균 15km나 된다. 호수 크기가 825㎢로 서울시 면적의 1.3배쯤 되는 중국의 5대 담수호 중 하나다. 특히 이 호수에서는 ‘은어’와 ‘흰 새우’, ‘민물 게’가 많이 잡히면서 챠오후(巢湖)를 대표하는 ‘3대 산해진미’로 통한다.

그런데 최근 이 담수호 수중 생태계에 변화가 생겼다. 이 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어민들이 호수에 나가 그물을 던지면 ‘이상한 물고기’가 잡혀 올라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두 곳도 아니고 그물을 던지는 곳마다 ‘괴어’가 잡힌다. 이곳의 명물인 흰 새우가 잡혀야 하는데 허탕을 치기 일쑤다. 어민들이 이 물고기를 괴어라고 부르는 이유는 전에 본 적이 없는데다 생김새가 징그럽게 생겼기 때문이다. 장어나 미꾸라지처럼 몸이 길고 매끈매끈한데 앞으로 돌출된 날카로운 이빨을 가졌다. 게다가 이 물고기는 눈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어민들은 이 괴어의 출현으로 은어와 흰 새우 어획량이 줄어든 것 아닌가 하고 의심하고 있다. 또한 호수 전체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새로운 어종의 출현이 아닌가 하고 걱정하고 있다.

▲ 흰 새우·은어 씨가 말라…‘괴어’만 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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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민 쑨 모씨는 최근 호수에서 새우 구경하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대신 그물에 잡히는 것은 대부분 ‘괴어’다. 특히 요즘은 한창 새우잡이 철인데도, 예년과 달리 올해는 조업 과정에서 대량의 ‘괴어’를 자주 잡는다고 말한다. 쑨 씨는 이 어종을 생전 처음 봤다며 얼핏 보면 미꾸라지를 닮았는데 머리 부분이 괴상하다고 설명한다. 머리는 타원형으로 생겼고 눈은 굉장히 작은데 반해 입이 크다. 특히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고 있어서 사람까지 문다고 말한다. 어민들은 1~2년 전에도 챠오후에서 이런 괴어를 보긴 봤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에는 굉장히 양이 적어서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다. 지금처럼 이렇게 많아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또 다른 어민은 올 들어 은어와 흰 새우는 씨가 말랐다며 배에 넣는 기름 값도 나오지 않는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 2009년 호수에 첫 출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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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괴어’의 정체에 대해 챠오후 관리국 농림 수산처는 망둑어과 ‘개소겡’(학명 Odontamblyopus rubicundus) 이라고 밝혔다. 개소겡은 몸통이 길고 가늘며 원통 모양이다. 눈은 작고 피하에 숨겨져 있으며, 두 눈 사이가 좁다. 주로 인도나 인도차이나, 필리핀 등의 아열대 지방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개소겡이 챠오후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때는 지난 2009년이었다. 당시 챠오후 어민은 이 어종을 발견하고 당국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지만 되돌아 온 건 '치어'라는 소견이었다. 이듬해인 2010년 6월 또다시 새우잡이 도구에서 극히 적은 괴어가 발견됐지만 당시 어업 행정 요원이나 어민들 모두 무슨 물고기인지조차 몰랐다. 나중에 어류 분류학 관련 자료를 일일이 대조해 확인한 결과 이 괴어가 농어목 망둑어과 ‘개소겡’으로 판명됐다. 개소겡은 호수 밑바닥에서 사는 작은 어류로 크기가 10~20cm 가량 된다. 몸통은 검붉은 색이고 약간 투명하다. 치아가 밖으로 튀어나와 험상궂게 생겼다. 예전에는 매우 극소수가 발견됐는데 올해는 1개 새우잡이 도구에서 500g 1근씩 걸려 올라온다. 올해 한꺼번에 폭발적으로 이 괴어가 나타나고 있다. 이 어종이 호수에 많아지면서 새우 어획량이 격감하고 있다. 당장 어민들이 생계를 걱정하고 있다.

▲ 어민 조차 식용으로 외면…사료로 활용

괴어


'음식의 천국'인 중국에선 중국인들의 가리지 않는 ‘먹성’ 또한 유명하다. 광둥지역에서는 우스갯소리로 “하늘에 나는 것 중에서는 비행기를 빼고, 땅에 뛰는 것 중에서는 자동차를, 물에서 헤엄치는 것 중에서는 잠수함을, 네 발 달린 것 중에서는 걸상을 제외하고 모두 먹을 수 있다”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 괴어에 대해서는 어민들조차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생김새가 사납게 생겨서 감히 먹을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특히 독소가 있는 유해한 물고기인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이런 생각은 챠오후에 삶의 터전을 두고 있는 어민들 모두가 가지는 비슷한 생각이다. 현재는 어민들이 괴어를 잡아 호숫가 어망 틀 위에 놓고 말리고 있다. 말려서 게 사료용으로 팔기 위해서다. 하지만 일부 어민들은 땅에 파묻고 있다. 식용으로 사가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궈장(祖國掌) 동물 과학연구소 교수는 개소겡 몸에 독소가 없고 육식성이어서 보통의 경우 식용으로 먹더라도 위해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호수 생태계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

괴어


챠오후 수산처는 이제껏 해당 지역에서 이런 물고기 종류가 발견됐다는 기록이 없다고 밝혔다. 붉은 개소겡은 주로 양쯔강 중·하류, 특히 근해 쪽에서 많이 잡힌다. 그런데 조류 발생을 막고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챠오후에 양쯔강 물을 끌어오면서 개소겡이 함께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어종이 은어 잡이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두 어종이 사는 수층이 다르기 때문이다. 붉은 개소겡은 물 밑바닥에 사는 소형 어류고 은어는 물 표층부에 사는 어류다. 그래서 두 어종이 한 수층에서 살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근본적으로 먹고 먹히는 포식관계가 형성될 수 없다는 얘기다. 다만 작은 새우는 어느 정도 영향이 예상된다면서도 호수 전체 생태계에는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개소겡이 설령 매우 사나울지라도 체형이 큰 어류 천적이 많아서 전체 챠오후 생태계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시간이 더 흐르면 호수가 또 어떻게 달라질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최근 강원도 횡성에서 발견된 피라니아가 중국의 괴어처럼 우리의 호수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으로 떠오르지 않을까 걱정스런 맘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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