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특집] 이별하라…이 영화처럼

입력 2015.12.01 (20:16) 수정 2015.12.01 (20:4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박은영 아나운서의 고별 방송 ㅠㅠ

틈만나면 결혼설을 '셀프'로 퍼뜨리며 외로움에 몸부림치던 박은영 아나운서가

진짜 시집이라도 가려는지 '무비부비2'를 떠납니다.

제작진은 박은영 아나운서를 '곱게' 보내드리고,

아울러 박 아나와 같이 시린 옆구리를 부여잡고 있는

수많은 이땅의 '솔로' 들을 위해 겨울 특집을 준비했습니다.

도대체 왜! 겨울만 되면 이 땅은 커플들의 천국이 되는 것인가!

모든 방송과 길거리 음악들은 커플 찬가를 틀어대는 것인가!

솔로들은 방구석에서 인터넷으로 '무비부비2'나 봐야 하는가!

네... 맞습니다! 다같이 봅시다!

솔로들의 절규가 음성지원 되는 듯한 이 주제!

(커플들이여) "이별하라...이 영화 처럼"

강유정, 최광희 두 평론가가 뽑은 '가장 아름다운 이별 장면' 대결!

야심차게 준비한 겨울 특집이 한 점 위로가 되기를...이만 총총~


무비부비2무비부비2
이별하라! 이 영화처럼
다시보기다시보기



박은영 아나운서: 이별의 아픔 속에서만 사랑의 깊이를 알 수 있다. 조지 엘리엇이 이런 명언을 남겼더라고요. 그만큼 사랑보다 더 아름다운 건 이별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 오늘은 영화 속 이별장면 배틀을 붙어볼까 합니다. 두 분께서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이별 장면을 한 편씩 뽑아오셨는데 고르기가 만만치 않았을 거 같아요.

최광희 평론가: 사실은 이별 영화 베스트를 하려고 했던 이유를 먼저 말씀드리자면 오늘 박은영 아나운서가 마지막 작별을 하는

박: 제가 마지막에 딱 얘기하려고 했는데

최: 무비부비를 끝으로 이번 회를 끝으로 무비부비를 떠나기 때문에 우리가 준비를 했죠 특별히. 박은영 아나운서를 멋지게 보내드리자.

박: 그래서 정말 두 분이 어떤 영화들을 꼽아 오셨을지 굉장히 기대가 됩니다

[최고의 이별 장면 : 카사블랑카 VS 연인]

최: 이게 지금 배틀이잖아요 그래서 박은영 아나운서가 나중에 심사위원이 되어가지고 제가 추천한 영화 저는 카사블랑카라는 영화를 골라왔고 강유정 교수의 여인이라는 영화 가운데 한 편을 가려줘야 되는데 우승 트로피 같은 거 없나 있어야 되는데 이거 내기 같은 거 하면 재밌는데

박: 평론가님 제가 뭐라고요

강유정 평론가: 저는 사실은 개인적인 여러 가지 경험이 많이 농축된 작품이예요. 제가 이걸 열여덟살 때 고등학교 때 몰래 들어가서 봤던 영화예요

박: 이거 미성년자 관람 불가 아니예요

강: 미성년자 관람 불가인데 게다가 제가 고등학교 때도 혼자 보러다니는 걸 좋아해가지고 혼자 야자를 땡땡이 치고 들어가서 봤던 영화인데 굉장히 그때 뭔가 마음이 울컥해가지고 오래 남았던 영화이기도 했고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소녀가요 프랑스 여자앤데 인도차이도 반도 이를테면 베트남에 와있습니다. 사실은 식민지에서 온 식민지에 온 이를테면 제국주의의 여자니까 부유하고 사람들을 깔봐야 마땅한데 이 여자의 집안이 너무 가난하고 아버지 일찍 돌아가시고 큰 오빠는 일종의 조금 정신 분열 비슷하게 어머니가 너무 귀하게 키우다보니까 집에 있는 모든 돈을 다 탕진해 버리는 거예요. 근데 이 엄마는 큰 아들한테 벌벌 떠는 거죠. 그러다보니 둘째 오빠와 얘는 집에서 있으나마나한 존재가 되어버리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저 곳에 와있는 프랑스에 유학도 가 본적 있는 중국의 대 부호 중국인 남자를 만나서 이를테면 거래를 하게 되는 겁니다. 처음에는. 사랑이 아니라 거래로 생각했는데 마지막쯤 가면 이게 사랑이었구나 거래가 아니었구나를 좀 깨닫게 되는데요. 가장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점은 여기서 조금 어려운 얘기가 될 수 있겠지만 관계가 뒤집힌 거예요. 식민지와 피식민지가 뒤집힌 겁니다. 여자는 원래 식민하는 여자고 프랑스 여자고 남자는 이를테면 동양인이기 때문에 피식민지여야 마땅한데 바뀌어서 남자가 이 여자의 몸을 지배하게 되고 여자는 피식민지 여자처럼 몸을 어떻게 보자면 조금 어린 나이에 남자한테 자기가 다 뭔가를 뺏겼다고 생각하는 여자인데 마지막에 알고보니 사랑의 관계라는 게

박: 모두가 손을 흔들고 있어요.

[연인 : 여자를 완성하는 것은 ‘이별’ ]


강: 제가 굉장히 눈길을 끌었던 장면이 바로 이 장면인거죠. 차가 카메라가 응시를 하고 있는데 차를 응시하고 있지만 저 안에 양가위의 눈빛이 느껴진다는 거죠. 그녀를 이미 발견했고 하지만 그녀는 손을 흔들거나 그리고 이별을 고하지 않고 좀 냉정한 자세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소녀도 약간 짐작을 해요. 그는 울고 있을 것이다 라는 짐작을 하긴 합니다. 이 여자애는 약간 후련하게 가는 거예요. 이를테면 아 저사람과 나 사이의 관계는 창피했던 돈에서 말하기 어려웠던 관계였는데 이제는 난 이제 여기 지긋지긋한 베트남을 떠나서 프랑스로 돌아가니까 굿바이라는 마음으로 굉장히 후련하게 가고 있지만 슬슬 마음이 좀 움직이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도 하는데 이 장면이 만약 없었다면 밤에 쇼팽의 음악에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굉장히 어색해질 뻔 한거죠. 근데 여자는 역시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진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러 번 저런 깊이있는 이별을 해보고 나서 여자가 완성되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박: 멋진 말이네요

최: 이별을 통해 여자가 완성된다. 이야. 저 때는 사실 저런 낭만적인 이별이 가능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요즘 시대에는 아마도 불가능할거예요

박: SNS로 딱

최: 이게 있기 때문에 그래요. 이게 있기 때문에 그래서 결국은 이별하게 되면 일단 휴대폰 번호부터 지우잖아. 빨리 지워야지 나중에 술취해서 못난 놈들이 꼭 옛날 헤어진 여자한테 전화해가지고 보고싶어 그런 추잡들을 떨게 만드는 매체가 이거예요

박: 보는 이로 하여금 더 아름답게 그리고 더 슬프게 느껴지는 이별 장면인 거 같아요. 우리 최평론가님께서 준비하신

최: 제가 골라온 카사블랑카는 영화 사에 빛나는 걸작이고

박: 이게 1942년작이예요

최: 1942년에 한참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었을 때 북아프리카의 모로코에 카사블랑카라고 하는 공간 거기가 이제 세계 대전을 피해서 피난온 사람들이 미국으로 가기 위한 중간 기착지같은 공간인데 거기서 어떤 사연을 가진 남자가 바로 험프리 보가트

강: 이름도 멋있어요

박: 정말 멋있어요

최: 전란을 피해서 미국으로 도망치려고 하는 사람들이 잠깐 머물면서 그 안에서 이제 비자를 구하는 방법 어떻게 하면 돈을 구할 수 있을까 등등 여러 가지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그 집합적인 공간이 카페 아메리칸입니다. 카페 아메리칸의 주인이 바로 우리의 주인공 릭. 험프리 보가트인거죠. 그런데 어느날 그녀가 나타난 거예요. 누구냐. 파리에서 그토록 사랑햇던 여인. 그러나 파리에 독일군이 점령하러 들어온 날 같이 떠나기로 해놓고 닉을 외면해버렸던 그 여인. 잉그리트 버그만 캬 이름도 일사. 이름도 이쁘잖아요. 일사가 찾아옵니다. 근데 이게 왠 운명의 장난이란 말입니까. 일사가 그냥 찾아온 것도 아니고 빅터 라즐로라고 하는 반 나치 반체제 운동가하고 찾아오는 거예요. 생긴것도 정말 멋있고 게다가 생각도 바르고 많은 사람들의 추앙을 받고 있는 혁명가입니다. 그 사람이 남편으로 같이 온 거예요. 아니 이게 무슨 일입니까. 파리에서 만났을 때는 분명히 일사는 솔로였거든요. 남편하고 같이 온 거야. 그러니까 험프리 보가트가 멘탈 붕괴에 빠져버리는 거죠. 이러고 있는데 저 사람들이 미국으로 도망갈 수 있는 유일한 그 열쇠가 바로 통행증인데 통행증을 바로 누가 가지고 있느냐. 닉이 가지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나중에 잉그리트 버그만이 찾아와서 제발 좀 달라. 우리한텐 그게 필요하다. 죽였어요.

강: 너무 찌질한 거 아니예요 한편으로는

[ ‘상남자’의 이별 법 : 카사블랑카 ]

최: 그렇죠. 거기까지는 카사블랑카의 닉은 거기까진 찌질해. 그런데 이제 이별 장면에서 닉의 진가가 나타나는 거죠. 닉이 모종의 음모를 꾸밉니다. 통행증을 가지고 공항까지 가는데 거기서 이제 원래 사실 닉과 일사가 함께 떠나기로 돼있었어요. 그렇게 돼있는데 갑자기 통행증을 거기에다가 빅터 라즐로 이름까지 써라. 내 이름은 빼라 이렇게 얘기하니까 어떻게 된 거냐 잉그리트 버그만이 그때 따지는 거죠. 험프리 보가트 입장에서는 잉그리트 보그만은 이미 빅터 라즐로라고 하는 남자에게 속해있는 거예요. 아무리 자신이 예전에 사랑했던 연인이긴 하지만 그리고 잉그리트 버그만이 자신의 운명을 닉에게 맡기긴 했습니다만 그러나 여기서 잉그리트 버그만은 소유하는 것이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죠.

강: 오히려 세상이 더 흉흉한 이때 좀 로맨스가 더 절절해지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최: 저 두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닉의 심경은 어떨까요. 그리고 릭을 뒤로 남겨놓고 떠나가고 있는 잉그리트 버그만 일사의 심경은 어떨까요. 결국은 이런 말이 있는 거예요. 사랑의 완성은 이별이다. 사실 저기서 보면 험프리 보가트가 결국 잉그리트 버그만을 보냄으로서 자신의 사랑을 완성하는 거거든요.

강: 다시 보니까 결국은 굉장히 남성 똥폼 영화네요.

최: 만약에 지금 시대라면 저런 영화가 만들어질 리가 없겠죠. 왜냐면 저렇게 보내더라도 나중에 핸드폰으로 또 할 수 있으니까

강: 그리고 지금 만들어지면 저 여자는 일단 어장관리녀로 욕을 먹을 수밖에 없어요

최: 일사 떠나 나중에 페이스북으로 연락할게 이렇게 되겠죠

박: 영상통화 하자고 이러면서

최: 이게 오늘 우리가 가지고 온 영화가 좀 되게 얄궂게도 강유정 교수께서 가지고 오신 영화는 이별 장면에서의 주체가 여자잖아요. 제가 가져온 카사블랑카는 이별 장면의 주체가 험프리 보가트 남자예요. 보내는 남자 입장이고 떠나는 여자의 입장인거죠. 그런 부분이 흥미롭네요.

박: 강유정 교수님이 보시기에 카사블랑카의 이별 장면 어떠셨어요

강: 일단은 이 영화는 1940년대 흑백 잉그리트 버그만 이 모든 게 하나의 딱 만들어진 저기서 하나만이라도 어긋나면 안 될 영화라 생각이 들고요. 사실 많은 전쟁 영화에서 저런 경우에 여자를 되게 괴롭히는 경우 남자가 많거든요. 악역이 많이 연출이 됐었는데 그런 의미에서 아주 낭만적인 작품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최: 어쨌든 두 편을 우리 둘이 소개를 해드렸으니까

박: 저는 그냥 제가 이 둘 중에 개인의 취향을 고르라고 하면

최: 취향 하지 마시고 평가의 시간을

박: 제가 어떻게 평가 하겠어요

최: 오늘 딱 봤을 때

박: 이별 장면 보면서 이런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 둘 중에서 한 편을 고른다는 건 사실 말이 안 되고

강: 떠나는 입장이니까

[박은영 아나운서의 선택은?]

박: 제가 떠나는 입장이니까 두 분이 저에게 주시는 선물처럼 이 이별 장면을 제가 평생 죽을 때까지 기억하면서

최: 아니 그러면 재미 없어요. 내려줘. 승부를 판가름을 내려 달라니까

박: 승부를 내려야 한다면 저는 당연히 연인을 선택하겠죠. 왜냐면 잉그리트 버그만 너무 아름답고 험프리 보가트도 너무 멋있고 카사블랑카 영화도 참 멋진 영화지만 1940년대 흑백은 저에게 너무 멀고요. 사실은 아직은 소녀 감성이 남아있는 저로서는 장자크 아노 감독의 연인

강: 끝까지 말을 해달라 누구냐 선택해달라 오늘은 험프리 보가트로 결국은 채이고 보네요

박: 아무튼 이렇게 마지막 편까지 아름답게 끝낼 수 있어서 저는 정말 감사하고 두 분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거 같아요. 자 오늘은 이렇게 아름다운 이별 장면으로 모두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강유정의 클릭!다시보기강유정의 클릭!다시보기
허구인데 현실적이야…‘앤트맨’
다시보기다시보기



강유정 평론가: 부모는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태어나는 것일까요. 우리는 어느새 시간에 떠밀려 쉽게 어른이 되지만 부모 되기는 시간의 흐름만으로 되지는 않는 듯 합니다. 아빠 되기 어려움을 독특한 상상력으로 보여준 영화 앤트맨입니다.

이 소박하고 현실적인 전개는 대게 만화영화 이를테면 마블 영화가 가지고 있는 거짓말 같은 허구성에 나름의 독특한 현실성 그리고 개연성을 마련해주고 있는데요. 또 이런 의미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남자에게는 각각 나이대에 따라서 다른 영혼의 이미지가 있다 라고 말입니다.

초절정 소형 영웅 앤트맨의 특별함은 바로 여기서 출발합니다. 앤트맨은 마블의 영웅 중에서도 무척이나 독특한데요. 대게 슈퍼 히어로는 뭔가 더 크고 더 빠른 것 그러니까 뭔가 더 뛰어난 능력으로 호소하는데 이 남자 앤트맨은 거꾸로 작아집니다. 그래서 영화 속 앤트맨은 평범한 사람들의 구둣발을 피해 도망다니기 일쑤고 쥐나 나방에게도 놀라기도 합니다.

되돌아보면 이런 메시지 아닐까요? 좋은 아빠 되기란, 영웅 되기만큼 어렵다. 그런 메시지 말입니다.


까칠한 시선까칠한 시선
 ‘박보영’ 같은 기자, 진짜 있을까?
다시보기다시보기



최강희 평론가: 영화 속에는 다양한 직업이 나오죠. 검사도 나오고 형사도 나오고 의사도 나오는데 요즘 한국 영화 보니까 유난히 기자들이 많이 등장하는 거 같지 않아요

박은영 아나운서: 맞아요. 예전에도 종종 등장하곤 했었는데 요즘 들어서 기자가 주인공인 영화들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어요.

최: 그렇습니다. 기자들의 세계 우리가 미처 몰랐던 이면의 모습이 있긴 하겠습니다만 어쨌든 그런 한국영화들 보면 실제 기자들의 세계와 얼마나 닮아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박: 그러고 보니까 최평론가님도 기자 출신이잖아요

최: 그래서 저도 방송국에서 5년 전문지에서 7년 해가지고 12년 정도 기자 생활 했는데 아무래도 그래서 그런지 기자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들 좀 관심있게 보는 거 같습니다.

박: 기자 평론가가 바라본 영화 속 기자들의 세계 이거 재밌겠는데요

최: 한국 영화속의 기자들의 모습 실제 기자들과 얼마나 닮았고 얼마나 다른지 까칠한 시선에서 짚어봅니다.

[‘소품’에 불과했던 기자들...주인공으로 나서다]

그 동안에 한국 영화에 등장하는 기자들은 사실상 소품에 가까웠죠. 우르르르 몰려들었다가 우르르 몰려가는 모습 아주 전형적입니다.

박: 맞아요. 이런 비유가 적절할진 모르겠지만 약간은 비열한 캐릭터인 경우도 적지 않았죠.

최: 그 비열한 캐릭터 기자의 정점을 찍은 영화가 바로 이 작품이죠. 최근 개봉한 내부자들입니다.

박: 이 영화속에서 기자라면 백윤식씨가 맡은 논설 주간. 사실 논설 주간도 기자긴 하죠

최: 기사를 쓰면 다 기자죠. 우수 신문인 조국일보의 논설주간 이강희. 정치권과 재벌을 연결시켜주고 자신의 사리사욕을 지키면서 정치 깡패까지 악용하는 비열함의 극단을 보여주죠.

박: 최평론가님이 보시기에 저런 기자들이 실제로 있나요

[ 내부자들 ‘이강희’...개연성 있는 캐릭터 ]

최: 영화는 영화니까 물론 이강희 같은 인물은 상당히 극단화된 캐릭터긴 하죠. 하지만 언론인으로 일하다가 정치권으로 넘어가는 분들 실제로 적지 않잖아요. 나름 개연성있는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볼 수가 있겠죠.

박: 그러고 보니까 최근에 기자가 주인공인 영화 한 편이 떠오르네요. 조정석씨가 주연을 맡았던 특종 량첸살인기라는 영화죠

[특종:량첸 살인기...지나치게 ‘희화화’ ]

최: 네 그렇습니다 이 영화에서 조정석이 맡은 허무혁이라는 인물이 방송국 기자로 나오는데요. 허무혁 기자가 광고주의 심기를 건드린 기사를 쓰는 바람에 정직 처분을 받고요. 그걸 만회하기 위해서 특종을 노린다 이런 설정이었죠. 제가 기자생활 할 때 그런 경우는 없었습니다만 이 영화는 기자들의 세계를 지나치게 희화화하고 있는데요. 그러다보니까 현실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적지 않았습니다

박: 어떤 부분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보시나요

최: 영화 속의 허무혁 기자가 제보 전화 한 통을 받고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추정되는 집에 몰래 들어가게 됩니다. 근데 거기서 노트 하나를 발견하게 되죠. 근데 이거를 그냥 보도해버리는 겁니다

박: 그걸 보도하려면 제 상식에도 확인이 필요할 거 같은데요

최: 당연하죠. 노트의 주인이 실제로 살인 용의자라는 것을 일단 확인해야 하고요. 확인이 안 된다고 할지라도 살인 용의자임을 입증할 수 있는 유력한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 저렇게 노트 쪼가리 하나만 가지고 특종입네 보도하는 거 이거 사실상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겠죠.

박: 절대 안되죠. 그러다가 생사람 잡을 수도 있는 거니까요. 그러고 보니까 지난 주에 개봉한 열정같은 소리 하고 있네에서도 박보영씨가 언론사 수습 기자로 나오죠.

[‘박보영’ 같은 수습기자? 글쎄...]

최: 네 맞습니다 연예부의 수습기자죠. 그야말로 아무것도 모르는 사회 초년병으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젊은 여성인데요. 호랑이 같은 부장을 만나게 됩니다. 그게 바로 정재영씨가 연기한 하재관 부장입니다

박: 그러면 이 영화는 기자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잘 그렸나요

최; 전혀 그렇지가 않습니다. 일단 수습기자한테 부장이 직접 취재 지시를 내리는 설정부터가 비현실적이죠. 실제로는 수습기자한테는 선임 기자가 따로 있어서 선임의 지시를 받게 되어있습니다.

박: 그런데 박보영씨와 정재영씨의 대립 구도를 중심에 놓으려다 보니까 약간은 억지스러운 설정이 됐군요.

최: 네 게다가 경쟁사의 선배가 박보영이 연기한 도라희 기자가 특종을 하도록 아주 살신성인으로 도와주는 설정이 나오는데요. 이거 실제 취재 현장에서는 있을 수가 없는 일이죠

박: 말도 안되죠 근데 영화적인 재미를 위한 과장이다 이렇게 봐줄 수도 있지 않겠어요

최: 저도 그렇게 봤습니다만 한 직업 세계에 대한 최소한의 디테일은 그래도 조금 알고 시나리오를 쓰는게 좋지 않겠나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박: 영화속 기자들의 모습을 살펴봤는데 영화는 그냥 영화다 라는 결론인 거 같고 그렇다면 최평론가님께서 보시기에 영화 속에서 가장 실제 기자와 가깝게 연출 된 영화가 있다면 어떤 걸까요

[ ‘소수의견’ 속 김옥빈...실제 기자와 흡사 ]

최: 최근에 본 영화 가운데서는요 소수의견이라는 영화가 있었죠. 거기에서 김옥빈씨가 연기한 수경이라는 인물이 실제 기자하고 많이 닮아있습니다. 나름대로 정의감을 가지고 취재원하고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갖다가 그 취재원으로부터 특종을 잡게 되죠. 근데 취재원이 그걸 쓰면 안 된다 라고 얘기 했는데도 씁니다. 아마도 실제 기자들도 그 상황에서는 썼을 겁니다

박: 최평론가님도 그 상황이었으면

최: 쓰죠. 그게 기자의 본능이거든요

박: 기자의 모습이 악어새 같은 모습 박쥐 같은 모습 그리고 월급쟁이를 받는 모습 다양한 기자의 모습들이 나오고 있는데 문득 궁금해지네요. 우리 최평론가님께서는 기자 시절에는 어떤 기자였을지요.

최: 당연히 상상이 안되세요? 시대를 고민하면서 크 정의감에 불타는 기사형 기자입니다

박: 아 정말요

최: 믿거나 말거나

박: 그때 당시에도 굉장히 까칠했을거 같긴 해요

최: 그때도 친구가 없었고 지금도 없습니다

박: 제가 친구 해드릴게요. 지금까지 까칠한 평론가 최광희의 까칠한 시선이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겨울특집] 이별하라…이 영화처럼
    • 입력 2015-12-01 20:16:08
    • 수정2015-12-01 20:40:37
    무비부비2
박은영 아나운서의 고별 방송 ㅠㅠ

틈만나면 결혼설을 '셀프'로 퍼뜨리며 외로움에 몸부림치던 박은영 아나운서가

진짜 시집이라도 가려는지 '무비부비2'를 떠납니다.

제작진은 박은영 아나운서를 '곱게' 보내드리고,

아울러 박 아나와 같이 시린 옆구리를 부여잡고 있는

수많은 이땅의 '솔로' 들을 위해 겨울 특집을 준비했습니다.

도대체 왜! 겨울만 되면 이 땅은 커플들의 천국이 되는 것인가!

모든 방송과 길거리 음악들은 커플 찬가를 틀어대는 것인가!

솔로들은 방구석에서 인터넷으로 '무비부비2'나 봐야 하는가!

네... 맞습니다! 다같이 봅시다!

솔로들의 절규가 음성지원 되는 듯한 이 주제!

(커플들이여) "이별하라...이 영화 처럼"

강유정, 최광희 두 평론가가 뽑은 '가장 아름다운 이별 장면' 대결!

야심차게 준비한 겨울 특집이 한 점 위로가 되기를...이만 총총~


무비부비2이별하라! 이 영화처럼 다시보기



박은영 아나운서: 이별의 아픔 속에서만 사랑의 깊이를 알 수 있다. 조지 엘리엇이 이런 명언을 남겼더라고요. 그만큼 사랑보다 더 아름다운 건 이별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 오늘은 영화 속 이별장면 배틀을 붙어볼까 합니다. 두 분께서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이별 장면을 한 편씩 뽑아오셨는데 고르기가 만만치 않았을 거 같아요.

최광희 평론가: 사실은 이별 영화 베스트를 하려고 했던 이유를 먼저 말씀드리자면 오늘 박은영 아나운서가 마지막 작별을 하는

박: 제가 마지막에 딱 얘기하려고 했는데

최: 무비부비를 끝으로 이번 회를 끝으로 무비부비를 떠나기 때문에 우리가 준비를 했죠 특별히. 박은영 아나운서를 멋지게 보내드리자.

박: 그래서 정말 두 분이 어떤 영화들을 꼽아 오셨을지 굉장히 기대가 됩니다

[최고의 이별 장면 : 카사블랑카 VS 연인]

최: 이게 지금 배틀이잖아요 그래서 박은영 아나운서가 나중에 심사위원이 되어가지고 제가 추천한 영화 저는 카사블랑카라는 영화를 골라왔고 강유정 교수의 여인이라는 영화 가운데 한 편을 가려줘야 되는데 우승 트로피 같은 거 없나 있어야 되는데 이거 내기 같은 거 하면 재밌는데

박: 평론가님 제가 뭐라고요

강유정 평론가: 저는 사실은 개인적인 여러 가지 경험이 많이 농축된 작품이예요. 제가 이걸 열여덟살 때 고등학교 때 몰래 들어가서 봤던 영화예요

박: 이거 미성년자 관람 불가 아니예요

강: 미성년자 관람 불가인데 게다가 제가 고등학교 때도 혼자 보러다니는 걸 좋아해가지고 혼자 야자를 땡땡이 치고 들어가서 봤던 영화인데 굉장히 그때 뭔가 마음이 울컥해가지고 오래 남았던 영화이기도 했고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소녀가요 프랑스 여자앤데 인도차이도 반도 이를테면 베트남에 와있습니다. 사실은 식민지에서 온 식민지에 온 이를테면 제국주의의 여자니까 부유하고 사람들을 깔봐야 마땅한데 이 여자의 집안이 너무 가난하고 아버지 일찍 돌아가시고 큰 오빠는 일종의 조금 정신 분열 비슷하게 어머니가 너무 귀하게 키우다보니까 집에 있는 모든 돈을 다 탕진해 버리는 거예요. 근데 이 엄마는 큰 아들한테 벌벌 떠는 거죠. 그러다보니 둘째 오빠와 얘는 집에서 있으나마나한 존재가 되어버리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저 곳에 와있는 프랑스에 유학도 가 본적 있는 중국의 대 부호 중국인 남자를 만나서 이를테면 거래를 하게 되는 겁니다. 처음에는. 사랑이 아니라 거래로 생각했는데 마지막쯤 가면 이게 사랑이었구나 거래가 아니었구나를 좀 깨닫게 되는데요. 가장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점은 여기서 조금 어려운 얘기가 될 수 있겠지만 관계가 뒤집힌 거예요. 식민지와 피식민지가 뒤집힌 겁니다. 여자는 원래 식민하는 여자고 프랑스 여자고 남자는 이를테면 동양인이기 때문에 피식민지여야 마땅한데 바뀌어서 남자가 이 여자의 몸을 지배하게 되고 여자는 피식민지 여자처럼 몸을 어떻게 보자면 조금 어린 나이에 남자한테 자기가 다 뭔가를 뺏겼다고 생각하는 여자인데 마지막에 알고보니 사랑의 관계라는 게

박: 모두가 손을 흔들고 있어요.

[연인 : 여자를 완성하는 것은 ‘이별’ ]


강: 제가 굉장히 눈길을 끌었던 장면이 바로 이 장면인거죠. 차가 카메라가 응시를 하고 있는데 차를 응시하고 있지만 저 안에 양가위의 눈빛이 느껴진다는 거죠. 그녀를 이미 발견했고 하지만 그녀는 손을 흔들거나 그리고 이별을 고하지 않고 좀 냉정한 자세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소녀도 약간 짐작을 해요. 그는 울고 있을 것이다 라는 짐작을 하긴 합니다. 이 여자애는 약간 후련하게 가는 거예요. 이를테면 아 저사람과 나 사이의 관계는 창피했던 돈에서 말하기 어려웠던 관계였는데 이제는 난 이제 여기 지긋지긋한 베트남을 떠나서 프랑스로 돌아가니까 굿바이라는 마음으로 굉장히 후련하게 가고 있지만 슬슬 마음이 좀 움직이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도 하는데 이 장면이 만약 없었다면 밤에 쇼팽의 음악에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굉장히 어색해질 뻔 한거죠. 근데 여자는 역시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진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러 번 저런 깊이있는 이별을 해보고 나서 여자가 완성되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박: 멋진 말이네요

최: 이별을 통해 여자가 완성된다. 이야. 저 때는 사실 저런 낭만적인 이별이 가능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요즘 시대에는 아마도 불가능할거예요

박: SNS로 딱

최: 이게 있기 때문에 그래요. 이게 있기 때문에 그래서 결국은 이별하게 되면 일단 휴대폰 번호부터 지우잖아. 빨리 지워야지 나중에 술취해서 못난 놈들이 꼭 옛날 헤어진 여자한테 전화해가지고 보고싶어 그런 추잡들을 떨게 만드는 매체가 이거예요

박: 보는 이로 하여금 더 아름답게 그리고 더 슬프게 느껴지는 이별 장면인 거 같아요. 우리 최평론가님께서 준비하신

최: 제가 골라온 카사블랑카는 영화 사에 빛나는 걸작이고

박: 이게 1942년작이예요

최: 1942년에 한참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었을 때 북아프리카의 모로코에 카사블랑카라고 하는 공간 거기가 이제 세계 대전을 피해서 피난온 사람들이 미국으로 가기 위한 중간 기착지같은 공간인데 거기서 어떤 사연을 가진 남자가 바로 험프리 보가트

강: 이름도 멋있어요

박: 정말 멋있어요

최: 전란을 피해서 미국으로 도망치려고 하는 사람들이 잠깐 머물면서 그 안에서 이제 비자를 구하는 방법 어떻게 하면 돈을 구할 수 있을까 등등 여러 가지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그 집합적인 공간이 카페 아메리칸입니다. 카페 아메리칸의 주인이 바로 우리의 주인공 릭. 험프리 보가트인거죠. 그런데 어느날 그녀가 나타난 거예요. 누구냐. 파리에서 그토록 사랑햇던 여인. 그러나 파리에 독일군이 점령하러 들어온 날 같이 떠나기로 해놓고 닉을 외면해버렸던 그 여인. 잉그리트 버그만 캬 이름도 일사. 이름도 이쁘잖아요. 일사가 찾아옵니다. 근데 이게 왠 운명의 장난이란 말입니까. 일사가 그냥 찾아온 것도 아니고 빅터 라즐로라고 하는 반 나치 반체제 운동가하고 찾아오는 거예요. 생긴것도 정말 멋있고 게다가 생각도 바르고 많은 사람들의 추앙을 받고 있는 혁명가입니다. 그 사람이 남편으로 같이 온 거예요. 아니 이게 무슨 일입니까. 파리에서 만났을 때는 분명히 일사는 솔로였거든요. 남편하고 같이 온 거야. 그러니까 험프리 보가트가 멘탈 붕괴에 빠져버리는 거죠. 이러고 있는데 저 사람들이 미국으로 도망갈 수 있는 유일한 그 열쇠가 바로 통행증인데 통행증을 바로 누가 가지고 있느냐. 닉이 가지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나중에 잉그리트 버그만이 찾아와서 제발 좀 달라. 우리한텐 그게 필요하다. 죽였어요.

강: 너무 찌질한 거 아니예요 한편으로는

[ ‘상남자’의 이별 법 : 카사블랑카 ]

최: 그렇죠. 거기까지는 카사블랑카의 닉은 거기까진 찌질해. 그런데 이제 이별 장면에서 닉의 진가가 나타나는 거죠. 닉이 모종의 음모를 꾸밉니다. 통행증을 가지고 공항까지 가는데 거기서 이제 원래 사실 닉과 일사가 함께 떠나기로 돼있었어요. 그렇게 돼있는데 갑자기 통행증을 거기에다가 빅터 라즐로 이름까지 써라. 내 이름은 빼라 이렇게 얘기하니까 어떻게 된 거냐 잉그리트 버그만이 그때 따지는 거죠. 험프리 보가트 입장에서는 잉그리트 보그만은 이미 빅터 라즐로라고 하는 남자에게 속해있는 거예요. 아무리 자신이 예전에 사랑했던 연인이긴 하지만 그리고 잉그리트 버그만이 자신의 운명을 닉에게 맡기긴 했습니다만 그러나 여기서 잉그리트 버그만은 소유하는 것이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죠.

강: 오히려 세상이 더 흉흉한 이때 좀 로맨스가 더 절절해지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최: 저 두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닉의 심경은 어떨까요. 그리고 릭을 뒤로 남겨놓고 떠나가고 있는 잉그리트 버그만 일사의 심경은 어떨까요. 결국은 이런 말이 있는 거예요. 사랑의 완성은 이별이다. 사실 저기서 보면 험프리 보가트가 결국 잉그리트 버그만을 보냄으로서 자신의 사랑을 완성하는 거거든요.

강: 다시 보니까 결국은 굉장히 남성 똥폼 영화네요.

최: 만약에 지금 시대라면 저런 영화가 만들어질 리가 없겠죠. 왜냐면 저렇게 보내더라도 나중에 핸드폰으로 또 할 수 있으니까

강: 그리고 지금 만들어지면 저 여자는 일단 어장관리녀로 욕을 먹을 수밖에 없어요

최: 일사 떠나 나중에 페이스북으로 연락할게 이렇게 되겠죠

박: 영상통화 하자고 이러면서

최: 이게 오늘 우리가 가지고 온 영화가 좀 되게 얄궂게도 강유정 교수께서 가지고 오신 영화는 이별 장면에서의 주체가 여자잖아요. 제가 가져온 카사블랑카는 이별 장면의 주체가 험프리 보가트 남자예요. 보내는 남자 입장이고 떠나는 여자의 입장인거죠. 그런 부분이 흥미롭네요.

박: 강유정 교수님이 보시기에 카사블랑카의 이별 장면 어떠셨어요

강: 일단은 이 영화는 1940년대 흑백 잉그리트 버그만 이 모든 게 하나의 딱 만들어진 저기서 하나만이라도 어긋나면 안 될 영화라 생각이 들고요. 사실 많은 전쟁 영화에서 저런 경우에 여자를 되게 괴롭히는 경우 남자가 많거든요. 악역이 많이 연출이 됐었는데 그런 의미에서 아주 낭만적인 작품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최: 어쨌든 두 편을 우리 둘이 소개를 해드렸으니까

박: 저는 그냥 제가 이 둘 중에 개인의 취향을 고르라고 하면

최: 취향 하지 마시고 평가의 시간을

박: 제가 어떻게 평가 하겠어요

최: 오늘 딱 봤을 때

박: 이별 장면 보면서 이런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 둘 중에서 한 편을 고른다는 건 사실 말이 안 되고

강: 떠나는 입장이니까

[박은영 아나운서의 선택은?]

박: 제가 떠나는 입장이니까 두 분이 저에게 주시는 선물처럼 이 이별 장면을 제가 평생 죽을 때까지 기억하면서

최: 아니 그러면 재미 없어요. 내려줘. 승부를 판가름을 내려 달라니까

박: 승부를 내려야 한다면 저는 당연히 연인을 선택하겠죠. 왜냐면 잉그리트 버그만 너무 아름답고 험프리 보가트도 너무 멋있고 카사블랑카 영화도 참 멋진 영화지만 1940년대 흑백은 저에게 너무 멀고요. 사실은 아직은 소녀 감성이 남아있는 저로서는 장자크 아노 감독의 연인

강: 끝까지 말을 해달라 누구냐 선택해달라 오늘은 험프리 보가트로 결국은 채이고 보네요

박: 아무튼 이렇게 마지막 편까지 아름답게 끝낼 수 있어서 저는 정말 감사하고 두 분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거 같아요. 자 오늘은 이렇게 아름다운 이별 장면으로 모두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강유정의 클릭!다시보기허구인데 현실적이야…‘앤트맨’ 다시보기



강유정 평론가: 부모는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태어나는 것일까요. 우리는 어느새 시간에 떠밀려 쉽게 어른이 되지만 부모 되기는 시간의 흐름만으로 되지는 않는 듯 합니다. 아빠 되기 어려움을 독특한 상상력으로 보여준 영화 앤트맨입니다.

이 소박하고 현실적인 전개는 대게 만화영화 이를테면 마블 영화가 가지고 있는 거짓말 같은 허구성에 나름의 독특한 현실성 그리고 개연성을 마련해주고 있는데요. 또 이런 의미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남자에게는 각각 나이대에 따라서 다른 영혼의 이미지가 있다 라고 말입니다.

초절정 소형 영웅 앤트맨의 특별함은 바로 여기서 출발합니다. 앤트맨은 마블의 영웅 중에서도 무척이나 독특한데요. 대게 슈퍼 히어로는 뭔가 더 크고 더 빠른 것 그러니까 뭔가 더 뛰어난 능력으로 호소하는데 이 남자 앤트맨은 거꾸로 작아집니다. 그래서 영화 속 앤트맨은 평범한 사람들의 구둣발을 피해 도망다니기 일쑤고 쥐나 나방에게도 놀라기도 합니다.

되돌아보면 이런 메시지 아닐까요? 좋은 아빠 되기란, 영웅 되기만큼 어렵다. 그런 메시지 말입니다.


까칠한 시선 ‘박보영’ 같은 기자, 진짜 있을까? 다시보기



최강희 평론가: 영화 속에는 다양한 직업이 나오죠. 검사도 나오고 형사도 나오고 의사도 나오는데 요즘 한국 영화 보니까 유난히 기자들이 많이 등장하는 거 같지 않아요

박은영 아나운서: 맞아요. 예전에도 종종 등장하곤 했었는데 요즘 들어서 기자가 주인공인 영화들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어요.

최: 그렇습니다. 기자들의 세계 우리가 미처 몰랐던 이면의 모습이 있긴 하겠습니다만 어쨌든 그런 한국영화들 보면 실제 기자들의 세계와 얼마나 닮아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박: 그러고 보니까 최평론가님도 기자 출신이잖아요

최: 그래서 저도 방송국에서 5년 전문지에서 7년 해가지고 12년 정도 기자 생활 했는데 아무래도 그래서 그런지 기자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들 좀 관심있게 보는 거 같습니다.

박: 기자 평론가가 바라본 영화 속 기자들의 세계 이거 재밌겠는데요

최: 한국 영화속의 기자들의 모습 실제 기자들과 얼마나 닮았고 얼마나 다른지 까칠한 시선에서 짚어봅니다.

[‘소품’에 불과했던 기자들...주인공으로 나서다]

그 동안에 한국 영화에 등장하는 기자들은 사실상 소품에 가까웠죠. 우르르르 몰려들었다가 우르르 몰려가는 모습 아주 전형적입니다.

박: 맞아요. 이런 비유가 적절할진 모르겠지만 약간은 비열한 캐릭터인 경우도 적지 않았죠.

최: 그 비열한 캐릭터 기자의 정점을 찍은 영화가 바로 이 작품이죠. 최근 개봉한 내부자들입니다.

박: 이 영화속에서 기자라면 백윤식씨가 맡은 논설 주간. 사실 논설 주간도 기자긴 하죠

최: 기사를 쓰면 다 기자죠. 우수 신문인 조국일보의 논설주간 이강희. 정치권과 재벌을 연결시켜주고 자신의 사리사욕을 지키면서 정치 깡패까지 악용하는 비열함의 극단을 보여주죠.

박: 최평론가님이 보시기에 저런 기자들이 실제로 있나요

[ 내부자들 ‘이강희’...개연성 있는 캐릭터 ]

최: 영화는 영화니까 물론 이강희 같은 인물은 상당히 극단화된 캐릭터긴 하죠. 하지만 언론인으로 일하다가 정치권으로 넘어가는 분들 실제로 적지 않잖아요. 나름 개연성있는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볼 수가 있겠죠.

박: 그러고 보니까 최근에 기자가 주인공인 영화 한 편이 떠오르네요. 조정석씨가 주연을 맡았던 특종 량첸살인기라는 영화죠

[특종:량첸 살인기...지나치게 ‘희화화’ ]

최: 네 그렇습니다 이 영화에서 조정석이 맡은 허무혁이라는 인물이 방송국 기자로 나오는데요. 허무혁 기자가 광고주의 심기를 건드린 기사를 쓰는 바람에 정직 처분을 받고요. 그걸 만회하기 위해서 특종을 노린다 이런 설정이었죠. 제가 기자생활 할 때 그런 경우는 없었습니다만 이 영화는 기자들의 세계를 지나치게 희화화하고 있는데요. 그러다보니까 현실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적지 않았습니다

박: 어떤 부분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보시나요

최: 영화 속의 허무혁 기자가 제보 전화 한 통을 받고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추정되는 집에 몰래 들어가게 됩니다. 근데 거기서 노트 하나를 발견하게 되죠. 근데 이거를 그냥 보도해버리는 겁니다

박: 그걸 보도하려면 제 상식에도 확인이 필요할 거 같은데요

최: 당연하죠. 노트의 주인이 실제로 살인 용의자라는 것을 일단 확인해야 하고요. 확인이 안 된다고 할지라도 살인 용의자임을 입증할 수 있는 유력한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 저렇게 노트 쪼가리 하나만 가지고 특종입네 보도하는 거 이거 사실상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겠죠.

박: 절대 안되죠. 그러다가 생사람 잡을 수도 있는 거니까요. 그러고 보니까 지난 주에 개봉한 열정같은 소리 하고 있네에서도 박보영씨가 언론사 수습 기자로 나오죠.

[‘박보영’ 같은 수습기자? 글쎄...]

최: 네 맞습니다 연예부의 수습기자죠. 그야말로 아무것도 모르는 사회 초년병으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젊은 여성인데요. 호랑이 같은 부장을 만나게 됩니다. 그게 바로 정재영씨가 연기한 하재관 부장입니다

박: 그러면 이 영화는 기자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잘 그렸나요

최; 전혀 그렇지가 않습니다. 일단 수습기자한테 부장이 직접 취재 지시를 내리는 설정부터가 비현실적이죠. 실제로는 수습기자한테는 선임 기자가 따로 있어서 선임의 지시를 받게 되어있습니다.

박: 그런데 박보영씨와 정재영씨의 대립 구도를 중심에 놓으려다 보니까 약간은 억지스러운 설정이 됐군요.

최: 네 게다가 경쟁사의 선배가 박보영이 연기한 도라희 기자가 특종을 하도록 아주 살신성인으로 도와주는 설정이 나오는데요. 이거 실제 취재 현장에서는 있을 수가 없는 일이죠

박: 말도 안되죠 근데 영화적인 재미를 위한 과장이다 이렇게 봐줄 수도 있지 않겠어요

최: 저도 그렇게 봤습니다만 한 직업 세계에 대한 최소한의 디테일은 그래도 조금 알고 시나리오를 쓰는게 좋지 않겠나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박: 영화속 기자들의 모습을 살펴봤는데 영화는 그냥 영화다 라는 결론인 거 같고 그렇다면 최평론가님께서 보시기에 영화 속에서 가장 실제 기자와 가깝게 연출 된 영화가 있다면 어떤 걸까요

[ ‘소수의견’ 속 김옥빈...실제 기자와 흡사 ]

최: 최근에 본 영화 가운데서는요 소수의견이라는 영화가 있었죠. 거기에서 김옥빈씨가 연기한 수경이라는 인물이 실제 기자하고 많이 닮아있습니다. 나름대로 정의감을 가지고 취재원하고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갖다가 그 취재원으로부터 특종을 잡게 되죠. 근데 취재원이 그걸 쓰면 안 된다 라고 얘기 했는데도 씁니다. 아마도 실제 기자들도 그 상황에서는 썼을 겁니다

박: 최평론가님도 그 상황이었으면

최: 쓰죠. 그게 기자의 본능이거든요

박: 기자의 모습이 악어새 같은 모습 박쥐 같은 모습 그리고 월급쟁이를 받는 모습 다양한 기자의 모습들이 나오고 있는데 문득 궁금해지네요. 우리 최평론가님께서는 기자 시절에는 어떤 기자였을지요.

최: 당연히 상상이 안되세요? 시대를 고민하면서 크 정의감에 불타는 기사형 기자입니다

박: 아 정말요

최: 믿거나 말거나

박: 그때 당시에도 굉장히 까칠했을거 같긴 해요

최: 그때도 친구가 없었고 지금도 없습니다

박: 제가 친구 해드릴게요. 지금까지 까칠한 평론가 최광희의 까칠한 시선이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