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뢰 있었다? 없었다?’…서해대교 화재 미스터리

입력 2015.12.05 (14:03) 수정 2015.12.05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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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발생한 서해대교 케이블 화재 사고 원인에 대해 국토교통부·도로공사와 기상청 사이의 분석이 엇갈리면서 정확한 화인(火因)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4일 오전 서해대교에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도로공사, 소방본부, 한국전기안전공사, 민간 전문가 등 30여 명이 참여,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한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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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감식팀은 먼저 화재로 끊어진 지름 280mm의 케이블 곳곳을 스캔했다. 이어 케이블이 끊어진 절단면과 불에 탄 모습 등을 살펴보며 화재 원인을 분석하는 데 주력했다.

합동감식팀은 4일 오후 조사를 마친 뒤 “낙뢰 외에 다른 가능성은 찾기 어렵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즉 낙뢰가 아니라면 지상 80m 높이 지점의 케이블에서 불이 난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신재상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본부장은 “낙뢰로 인한 발화로 열에 의해서 케이블이 열 손상을 받으면서 잘린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도로공사 직원들도 "천둥 치는 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하지만 기상청은 사고 시간대에 서해대교 인근에 낙뢰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3일 오후 4시 30분~ 6시 30분 서해대교 근처에 낙뢰는 없었다"며 "서해대교 남단쪽 신평이라는 곳의 관측에 따르면, 6시 12분 기준으로 바람이 서북서풍으로 6.2미터(약간 강한 정도) 정도로 불었다. 눈과 비도 없었다. 다만, 신평은 내륙이고 서해대교는 바다쪽이어서 서해대교에서의 바람의 세기가 조금 더 강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또 불이 난 때와 가장 가까운 시각과 위치에서 발생한 낙뢰는 3일 오후 5시 50분쯤 경기 화성시 서신면 백미리 도리도 인근 해상, 평택 북부와 화성 부근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케이블 부실 관리에 따른 화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고 발생 당시 강풍이 불었기 때문에 케이블의 텐션(긴장)상태가 심했던 상황으로, 케이블 안에 있는 강선 사이에서 마찰열이 커져 오래된 윤활유가 탔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서해대교서해대교


만약 화재 원인이 낙뢰라면 서해대교 2개 주탑에 설치된 피뢰침이 기준보다 적게 설치됐거나 제 역할을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주탑에는 4개의 피뢰침이 설치돼 있었고, 성능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도로공사 측은 밝혔다.

신 본부장은 "피뢰침이 있으면 번개가 피뢰침 쪽으로 유도되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 사고는 극히 드문 사례"라며 "2005년에도 그리스에서도 교량 케이블이 낙뢰로 끊어지는 사고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한편 도로공사는 서해대교 양방향 통행을 지난 3일 밤부터 차단한 가운데 오늘(5일) 오전부터 케이블 복구작업을 시작했다.

도로공사는 복구작업을 20일 이내에 마무리하고 오는 25일 성탄절에는 통행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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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2-05 14:03:21
    • 수정2015-12-05 15:08:17
    사회
3일 발생한 서해대교 케이블 화재 사고 원인에 대해 국토교통부·도로공사와 기상청 사이의 분석이 엇갈리면서 정확한 화인(火因)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4일 오전 서해대교에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도로공사, 소방본부, 한국전기안전공사, 민간 전문가 등 30여 명이 참여,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한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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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감식팀은 4일 오후 조사를 마친 뒤 “낙뢰 외에 다른 가능성은 찾기 어렵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즉 낙뢰가 아니라면 지상 80m 높이 지점의 케이블에서 불이 난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신재상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본부장은 “낙뢰로 인한 발화로 열에 의해서 케이블이 열 손상을 받으면서 잘린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도로공사 직원들도 "천둥 치는 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하지만 기상청은 사고 시간대에 서해대교 인근에 낙뢰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3일 오후 4시 30분~ 6시 30분 서해대교 근처에 낙뢰는 없었다"며 "서해대교 남단쪽 신평이라는 곳의 관측에 따르면, 6시 12분 기준으로 바람이 서북서풍으로 6.2미터(약간 강한 정도) 정도로 불었다. 눈과 비도 없었다. 다만, 신평은 내륙이고 서해대교는 바다쪽이어서 서해대교에서의 바람의 세기가 조금 더 강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또 불이 난 때와 가장 가까운 시각과 위치에서 발생한 낙뢰는 3일 오후 5시 50분쯤 경기 화성시 서신면 백미리 도리도 인근 해상, 평택 북부와 화성 부근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케이블 부실 관리에 따른 화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고 발생 당시 강풍이 불었기 때문에 케이블의 텐션(긴장)상태가 심했던 상황으로, 케이블 안에 있는 강선 사이에서 마찰열이 커져 오래된 윤활유가 탔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서해대교


만약 화재 원인이 낙뢰라면 서해대교 2개 주탑에 설치된 피뢰침이 기준보다 적게 설치됐거나 제 역할을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주탑에는 4개의 피뢰침이 설치돼 있었고, 성능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도로공사 측은 밝혔다.

신 본부장은 "피뢰침이 있으면 번개가 피뢰침 쪽으로 유도되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 사고는 극히 드문 사례"라며 "2005년에도 그리스에서도 교량 케이블이 낙뢰로 끊어지는 사고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한편 도로공사는 서해대교 양방향 통행을 지난 3일 밤부터 차단한 가운데 오늘(5일) 오전부터 케이블 복구작업을 시작했다.

도로공사는 복구작업을 20일 이내에 마무리하고 오는 25일 성탄절에는 통행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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