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 안 된 약한 낙뢰 쳤다?…해외도 논란

<앵커 멘트>

혹시 기상 장비가 감지하지 못한 약한 벼락에 맞아 케이블에 불이 났다고 가정해도 여전히 의문점은 남습니다.

낙뢰가 주탑 위에 있는 피뢰침을 피해서 바로 아래 케이블에 칠 수 있느냐는 건데요.

10년 전, 비슷한 해외 사례가 있지만 지금도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습니다.

이어서 이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녹취> "피뢰침에 벼락이 쳤다면 불이 나지 않을 것이다."

<녹취> "혹시, 불이 났다면 벼락이 케이블을 바로 때렸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렇게 분석합니다.

확률이 아주 낮지만 전류가 약한 벼락이 피뢰침을 피해 직접 케이블에 떨어졌다면 벼락이 불을 낼 수 있다는 겁니다.

<녹취> 남동훈(한국도로공사 전기팀장) : "번개의 끝은 공 모양으로 나타나는데 작은 낙뢰인 경우에는 사장교 케이블 면에 맞을 수 있는 개연성이 있습니다."

전류가 센 강한 번개는 공 형태인 끝 부분의 크기가 커, 항상 피뢰침에 먼저 닿습니다.

반면 전류가 약한 번개는 끝의 크기가 작아 떨어지는 위치에 따라 케이블에 먼저 닿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지난 2005년 그리스에 있는 리온-안티리온 교량 화재가 벼락에 맞아 불이 난 사례로 꼽힙니다.

낙뢰로 다리 케이블이 불탄 사례는 전세계에서 이 다리가 유일합니다.

다만, 서해대교 주탑은 180m 높이로 피뢰침이 받아낼 수 있는 낙뢰의 반경이 좁은 점은 눈에 띄는 대목입니다.

<인터뷰> 안희석(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안전공학과 겸임교수) : "건축물이 높아질수록 낙뢰를 머금은 구름이 접근할 때 꼭대기보다 그 밑에 돌출물에 더 가깝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기상청 낙뢰 장비는 전류가 4kA가 넘는 낙뢰는 95%의 탐지율을 나타냅니다.

그러나 전류가 기준 보다 약할 경우 낙뢰가 관측되지 않을 수 있다고 기상청은 전했습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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