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건 ‘교통사고 사망’ 믿을 수 있을까?

입력 2015.12.30 (10:44) 수정 2015.12.30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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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김양건 노동당 대남 비서의 사망원인을 교통사고로 발표하면서 일각에서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평양에서도 우리나라처럼 출퇴근 시 교통 체증이 생길 정도라고는 하지만, 자동차의 숫자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상황에서 김양건 같은 고위 인사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점 등이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김양건이 교통사고가 아닌 정치적 갈등에 의한 사망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즉, 김정은의 최측근 실세인 김양건이 실수 등으로 김정은의 눈 밖에 나면서 김정은 혹은 정적들이 그를 제거하고 교통사고로 위장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북한 당국이 김 비서의 사망에 국가 차원의 애도를 표하고 있고 북한의 도로 사정이 나빠 자주 교통사고가 난다는 점 등에서 단순 사고사일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연관 기사] ☞ [뉴스광장] 북한 김용순 노동당 비서 숨져(2003.10.27)

이번 김 비서 교통사고에 앞서 고위인사가 석연치 않은 교통사고로 숨지는 일은 종종 있었다.

공교롭게도 김 비서의 전임으로 오랫동안 대남 담당 비서를 맡았던 김용순 비서도 지난 2003년 6월 의문의 교통사고 이후 병원 신세를 지다 그해 10월 세상을 떠났다.
공식발표는 교통사고지만 당시 김용순이 장성택과 당 조직지도부와의 갈등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어 그의 죽음은 교통사고를 가장한 정치적 타살이라는 게 지배적이다.




▲이제강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왼쪽)·연형묵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오른쪽)



또 이제강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도 지난 2010년 8월 심야에 의문의 교통사고로 숨졌지만, 당시 장성택과 갈등으로 인한 교통사고로 위장돼 사망했다는 주장이 많았다.
실제 이제강이 숨진 뒤 장성택은 명실상부한 2인자에 올라 그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연형묵 국방위원회 부위원장도 지난 2005년 10월10일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한 후 같은 달 22일 병원에서 사망했는데 북한 당국은 연형묵의 죽음을 오랜 병환으로 인한 사망으로 발표해 의구심을 불러일으켰었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겸 강원도당 책임비서였던 리철봉도 2009년 12월 25일 교통사고로 숨졌다.
그는 정무원 사회안전부 부장에 이어 도시경영부 부장, 내각 철도성 정치국장을 거친 후 2006년 10월 강원도 당위원회 책임비서에 올랐던 사람이다.

2013년 처형된 장성택도 2006년 9월 교통사고를 당했던 적이 있다.
대표적인 `장성택 사람'으로 꼽혔던 박명철 전 내각 체육상 역시 2003년 말 교통사고를 당했으나 아직 건재하다.

이밖에 북한 탁구의 영웅으로 23년 전 남북 탁구 단일팀 주역인 이분희 조선장애인체육협회 서기장도 지난해 10월 인천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에서 현정화 감독과 감동의 재회가 예정돼 있었지만, 교통사고로 참석하지 못했다.

이를 두고도 이 서기장의 남한 방문에 부담을 느낀 북한 정권이 계획된 교통사고를 유발, 이 서기장의 남한 방문을 막았다는 설(說)도 제기됐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양건의 교통사고 사망에 대해 아직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김 비서의 경우에는 김정은의 측근 중의 측근이고, 특히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 대다수 사람들이 상당 부분 강등이 있었지만 김양건은 상당 부분 실세로서 활동해 왔다”며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아마 다른 부서에서의 갈등, 그런 차원에서 사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한편 김양건의 사망에 대해 우리 정보 당국은 현재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철우 국회 정보위원회 새누리당 간사는 오늘(30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양건이 숙청 당했다고 할 만한 특별한 징후는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면서 “일단은 북한에서 발표한 것을 믿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연관 기사]
☞ 北 김양건 당 비서 교통사고 사망…조의 표명
☞ ‘온건파’ 김양건 교통사고 사망…북한 반응은?
☞ 軍 “김양건 사망 관련 북한군 특이동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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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양건 ‘교통사고 사망’ 믿을 수 있을까?
    • 입력 2015-12-30 10:44:49
    • 수정2015-12-30 19:39:05
    정치
북한 당국이 김양건 노동당 대남 비서의 사망원인을 교통사고로 발표하면서 일각에서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평양에서도 우리나라처럼 출퇴근 시 교통 체증이 생길 정도라고는 하지만, 자동차의 숫자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상황에서 김양건 같은 고위 인사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점 등이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김양건이 교통사고가 아닌 정치적 갈등에 의한 사망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즉, 김정은의 최측근 실세인 김양건이 실수 등으로 김정은의 눈 밖에 나면서 김정은 혹은 정적들이 그를 제거하고 교통사고로 위장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북한 당국이 김 비서의 사망에 국가 차원의 애도를 표하고 있고 북한의 도로 사정이 나빠 자주 교통사고가 난다는 점 등에서 단순 사고사일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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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김 비서 교통사고에 앞서 고위인사가 석연치 않은 교통사고로 숨지는 일은 종종 있었다.

공교롭게도 김 비서의 전임으로 오랫동안 대남 담당 비서를 맡았던 김용순 비서도 지난 2003년 6월 의문의 교통사고 이후 병원 신세를 지다 그해 10월 세상을 떠났다.
공식발표는 교통사고지만 당시 김용순이 장성택과 당 조직지도부와의 갈등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어 그의 죽음은 교통사고를 가장한 정치적 타살이라는 게 지배적이다.




▲이제강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왼쪽)·연형묵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오른쪽)



또 이제강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도 지난 2010년 8월 심야에 의문의 교통사고로 숨졌지만, 당시 장성택과 갈등으로 인한 교통사고로 위장돼 사망했다는 주장이 많았다.
실제 이제강이 숨진 뒤 장성택은 명실상부한 2인자에 올라 그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연형묵 국방위원회 부위원장도 지난 2005년 10월10일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한 후 같은 달 22일 병원에서 사망했는데 북한 당국은 연형묵의 죽음을 오랜 병환으로 인한 사망으로 발표해 의구심을 불러일으켰었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겸 강원도당 책임비서였던 리철봉도 2009년 12월 25일 교통사고로 숨졌다.
그는 정무원 사회안전부 부장에 이어 도시경영부 부장, 내각 철도성 정치국장을 거친 후 2006년 10월 강원도 당위원회 책임비서에 올랐던 사람이다.

2013년 처형된 장성택도 2006년 9월 교통사고를 당했던 적이 있다.
대표적인 `장성택 사람'으로 꼽혔던 박명철 전 내각 체육상 역시 2003년 말 교통사고를 당했으나 아직 건재하다.

이밖에 북한 탁구의 영웅으로 23년 전 남북 탁구 단일팀 주역인 이분희 조선장애인체육협회 서기장도 지난해 10월 인천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에서 현정화 감독과 감동의 재회가 예정돼 있었지만, 교통사고로 참석하지 못했다.

이를 두고도 이 서기장의 남한 방문에 부담을 느낀 북한 정권이 계획된 교통사고를 유발, 이 서기장의 남한 방문을 막았다는 설(說)도 제기됐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양건의 교통사고 사망에 대해 아직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김 비서의 경우에는 김정은의 측근 중의 측근이고, 특히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 대다수 사람들이 상당 부분 강등이 있었지만 김양건은 상당 부분 실세로서 활동해 왔다”며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아마 다른 부서에서의 갈등, 그런 차원에서 사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한편 김양건의 사망에 대해 우리 정보 당국은 현재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철우 국회 정보위원회 새누리당 간사는 오늘(30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양건이 숙청 당했다고 할 만한 특별한 징후는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면서 “일단은 북한에서 발표한 것을 믿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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