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 바이러스’ 공포 확산…비상사태 선포하나?

입력 2016.01.29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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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두증 공포가 커지고 있다. 병을 유발하는 지카(Zika)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염자가 계속 늘어 세계로 번지고 있지만, 그 원인과 치료법을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두려움은 더 클 수 밖에 없다.

브라질을 중심으로한 중남미와 아열대지방에서 주로 발생한 감염 사례는 북미와 유럽으로까지 번졌다. 남미 국가 등에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스위스와 포르투갈에 이어 프랑스와 캐나다에서 감염자들로 확인됐다. 이젠 전 세계로 퍼졌다고 볼 수 있다.

당초 1947년 우간다에서 발견돼, 아프리카에서부터 남태평양을 거쳐 2015년 브라질로 번졌던 지카 바이러스의 확산 경로는 이제 과거의 지도가 될 지경이다. 지금부터는 동남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으로 퍼졌기 때문이다.



국제적 비상사태 선포되나

마침내 세계보건기구(WHO)가 다음달 1일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이 회의에서 역대 4번째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할지 주목된다.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29일 기자회견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큰 위험이 아니었지만 위협적으로 돌변했다"고 밝혔다.



[연관 기사]☞ 지카 바이러스 급속확산…WHO, 긴급위 소집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는 '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의 약자인 'PHEIC'로 표기하며, 국제보건규정(IHR)에 따라 질병이 세계적으로 퍼져서 공중 보건에 위험이 된다고 판단될 때 선포한다. 또 상황이 심각하고 특이하며 감염 국가 이외의 공중 보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즉각적이고 국제적인 조치가 필요할 때도 선포된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해당 지역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함께 여행과 교역, 국경 간 이동이 금지된다.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는 2009년 신종플루(H1N1) 대유행, 2014년 소아마비,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등 지금까지 모두 3차례 선포됐다.

2009년 4월 멕시코와 미국에서 시작된 신종플루(H1N1)는 유럽과 아시아 등 전 세계로 확산했다. 그해 6월 WHO는 가장 높은 경보 단계인 '대유행'(pandemic)을 선포했으며 이듬해 8월에야 '대유행' 종료를 공식 선언했다. 당시 1년 동안 전 세계에서 숨진 신종플루 사망자는 1만 8천여 명에 이른다.

또 2014년 5월 파키스탄, 카메룬, 시리아 등을 중심으로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확산했을 때, 그해 8월 서아프리카에서 시작된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했을 때도 국제적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감염경로는 아직도 오리무중

소두증을 일으키는 지카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는 아직도 명확하지 않다. 주요 매개체는 '이집트 숲 모기'(Aedes aegypti)로 알려져 있지만 브라질 보건당국은 예상 외의 빠른 확산 때문에 다른 모기의 전염 가능성도 의심하고 있다. 한국 질병관리본부는 국내에 사는 흰줄숲모기도 지카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카(Zika) 바이러스에 의한 신생아의 소두증(小頭症) 유발 가능성은 산모의 임신 시작부터 3개월까지인 임신 제 1삼분기(first trimester)에 가장 높다고 한다. 배아가 생명체(태아)가 되는 과정에서 뇌 등 주요 장기가 형성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카 바이러스에 걸린 상태에서 임신이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지카 바이러스에 걸린 상태에서 임신할 경우, 바이러스가 배아에 침투해 갓 생성되기 시작한 뇌세포를 사멸시킨다고 세계보건기구(WHO)는 밝히고 있다.

임신 제 2삼분기(임신 4~6개월)에 감염되는 것도 위험하다. 제 1삼분기에 비해 태아의 성장 비율은 둔화되지만 주요 장기가 분화하는 시기이다. 때문에 산부인과에서도 방사능 검사를 여러번 하는 것을 꺼린다. 선천성 기형이나 지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카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태아의 뇌 기능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여전히 위험하다.

브라질과 파나마 등 바이러스 피해국가가 ‘임신 금지령’을 대책으로 내놓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반인의 경우 자신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 확인이 어렵다. 일반인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경미한 발열과 발진이 2~7일 지속되는 증상만 나타나기 때문이다.

임신부만 걸리나?

임신부와 태아를 제외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전염 경로로는 감염자의 피를 받는 수혈과 감염자와의 성관계가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도 지카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를 설명할 때 숲모기, 수혈, 성관계를 적시하고 있다.

현재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는 남미와 아프리카, 동남아 등 원래 감염자를 배출하던 지역을 떠나 북미와 유럽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아직은 북미와 유럽에서 자생적으로 감염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그러나 각국 보건당국은 감염자의 피를 빨아먹은 모기에게 물린 이들이 감염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보건 당국은 지카 바이러스 위험지역에 대한 여행 자제를 권고하고 있고 이들 지역을 다녀온 이들의 헌혈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질병관리본부는 브라질, 볼리비아,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멕시코, 파나마 등 중남미 14개국, 카리브해 지역의 바베이도스, 아이티, 아프리카의 카보베르데, 오세아니아의 사모아 등지를 지카 바이러스 여행 경고국으로 지정해두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 예방 백신은 없다.

아직까지 예방 백신이 없다는 게 더 문제다. 미국과 브라질의 연구진이 지난해 5월부터 개발에 착수했지만 실제 대중 접종은 10∼12년 뒤에나 이뤄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따라서 모기에 물릴 환경을 피하거나 모기의 번식지인 고인 물을 없애는 등 위생수준을 끌어올리는 게 지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을 최선책으로 알져져 있다.



지카 바이러스는 지난해 5월 브라질에서 발병한 이후 현재까지 23개 국가에서 발병 사례가 보고되는 등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주대륙에서만 400만명의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을 경고했다. 특히 올해 브라질 리우올림픽을 기점으로 크게 확산될 것이라는 불길한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미지의 질병 앞에 세계가 떨고 있다.

[연관 기사] ☞ 소두증, 대재앙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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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카 바이러스’ 공포 확산…비상사태 선포하나?
    • 입력 2016-01-29 18:58:41
    취재K
소두증 공포가 커지고 있다. 병을 유발하는 지카(Zika)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염자가 계속 늘어 세계로 번지고 있지만, 그 원인과 치료법을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두려움은 더 클 수 밖에 없다.

브라질을 중심으로한 중남미와 아열대지방에서 주로 발생한 감염 사례는 북미와 유럽으로까지 번졌다. 남미 국가 등에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스위스와 포르투갈에 이어 프랑스와 캐나다에서 감염자들로 확인됐다. 이젠 전 세계로 퍼졌다고 볼 수 있다.

당초 1947년 우간다에서 발견돼, 아프리카에서부터 남태평양을 거쳐 2015년 브라질로 번졌던 지카 바이러스의 확산 경로는 이제 과거의 지도가 될 지경이다. 지금부터는 동남아시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으로 퍼졌기 때문이다.



국제적 비상사태 선포되나

마침내 세계보건기구(WHO)가 다음달 1일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이 회의에서 역대 4번째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할지 주목된다.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29일 기자회견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큰 위험이 아니었지만 위협적으로 돌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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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는 '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의 약자인 'PHEIC'로 표기하며, 국제보건규정(IHR)에 따라 질병이 세계적으로 퍼져서 공중 보건에 위험이 된다고 판단될 때 선포한다. 또 상황이 심각하고 특이하며 감염 국가 이외의 공중 보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즉각적이고 국제적인 조치가 필요할 때도 선포된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해당 지역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함께 여행과 교역, 국경 간 이동이 금지된다.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는 2009년 신종플루(H1N1) 대유행, 2014년 소아마비,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등 지금까지 모두 3차례 선포됐다.

2009년 4월 멕시코와 미국에서 시작된 신종플루(H1N1)는 유럽과 아시아 등 전 세계로 확산했다. 그해 6월 WHO는 가장 높은 경보 단계인 '대유행'(pandemic)을 선포했으며 이듬해 8월에야 '대유행' 종료를 공식 선언했다. 당시 1년 동안 전 세계에서 숨진 신종플루 사망자는 1만 8천여 명에 이른다.

또 2014년 5월 파키스탄, 카메룬, 시리아 등을 중심으로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확산했을 때, 그해 8월 서아프리카에서 시작된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했을 때도 국제적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감염경로는 아직도 오리무중

소두증을 일으키는 지카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는 아직도 명확하지 않다. 주요 매개체는 '이집트 숲 모기'(Aedes aegypti)로 알려져 있지만 브라질 보건당국은 예상 외의 빠른 확산 때문에 다른 모기의 전염 가능성도 의심하고 있다. 한국 질병관리본부는 국내에 사는 흰줄숲모기도 지카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카(Zika) 바이러스에 의한 신생아의 소두증(小頭症) 유발 가능성은 산모의 임신 시작부터 3개월까지인 임신 제 1삼분기(first trimester)에 가장 높다고 한다. 배아가 생명체(태아)가 되는 과정에서 뇌 등 주요 장기가 형성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카 바이러스에 걸린 상태에서 임신이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지카 바이러스에 걸린 상태에서 임신할 경우, 바이러스가 배아에 침투해 갓 생성되기 시작한 뇌세포를 사멸시킨다고 세계보건기구(WHO)는 밝히고 있다.

임신 제 2삼분기(임신 4~6개월)에 감염되는 것도 위험하다. 제 1삼분기에 비해 태아의 성장 비율은 둔화되지만 주요 장기가 분화하는 시기이다. 때문에 산부인과에서도 방사능 검사를 여러번 하는 것을 꺼린다. 선천성 기형이나 지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카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태아의 뇌 기능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여전히 위험하다.

브라질과 파나마 등 바이러스 피해국가가 ‘임신 금지령’을 대책으로 내놓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반인의 경우 자신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 확인이 어렵다. 일반인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경미한 발열과 발진이 2~7일 지속되는 증상만 나타나기 때문이다.

임신부만 걸리나?

임신부와 태아를 제외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전염 경로로는 감염자의 피를 받는 수혈과 감염자와의 성관계가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도 지카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를 설명할 때 숲모기, 수혈, 성관계를 적시하고 있다.

현재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는 남미와 아프리카, 동남아 등 원래 감염자를 배출하던 지역을 떠나 북미와 유럽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아직은 북미와 유럽에서 자생적으로 감염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그러나 각국 보건당국은 감염자의 피를 빨아먹은 모기에게 물린 이들이 감염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보건 당국은 지카 바이러스 위험지역에 대한 여행 자제를 권고하고 있고 이들 지역을 다녀온 이들의 헌혈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질병관리본부는 브라질, 볼리비아,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멕시코, 파나마 등 중남미 14개국, 카리브해 지역의 바베이도스, 아이티, 아프리카의 카보베르데, 오세아니아의 사모아 등지를 지카 바이러스 여행 경고국으로 지정해두고 있다.

지카 바이러스 예방 백신은 없다.

아직까지 예방 백신이 없다는 게 더 문제다. 미국과 브라질의 연구진이 지난해 5월부터 개발에 착수했지만 실제 대중 접종은 10∼12년 뒤에나 이뤄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따라서 모기에 물릴 환경을 피하거나 모기의 번식지인 고인 물을 없애는 등 위생수준을 끌어올리는 게 지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을 최선책으로 알져져 있다.



지카 바이러스는 지난해 5월 브라질에서 발병한 이후 현재까지 23개 국가에서 발병 사례가 보고되는 등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주대륙에서만 400만명의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을 경고했다. 특히 올해 브라질 리우올림픽을 기점으로 크게 확산될 것이라는 불길한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 미지의 질병 앞에 세계가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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