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이번엔 셀프 주유소…“‘갑질’ 손님 힘들어요”

입력 2016.02.01 (08:33) 수정 2016.02.0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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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손님이 직접 계산하고 주유하는 셀프주유소, 한 번쯤 이용해 보셨을텐데요.

일반 주유소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운전자들에게 인기입니다.

그런데 손님을 돕던 셀프주유소 직원이 그 손님에게 막말을 듣고 심지어 폭행까지 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관련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이른바 갑질 손님이라는 비난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일부 손님들의 도를 넘은 ‘갑질’로 고통받고 있다는데, 뉴스 따라잡기에서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셀프주유소에 고급 차량 한 대가 들어옵니다.

직원 한 명이 차로 다가갑니다.

<인터뷰> 피해 직원 : "(셀프 주유에 익숙지 않은) 여자 손님이나 그런 손님들은 대부분 도와드리거든요. (운전자가) "5만 원"이라고 해서 제가 "여기는 셀프 주유소라서 카드 먼저 주셔야 합니다."라고 했어요."

혹시나 셀프 주유소를 잘 모르는 손님인가 싶어 직원은 다시 한 번 설명을 시도합니다.

그런데 화장실에 갔던 옆 좌석 여성이 차로 돌아오며 문제가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피해 직원 : "화장실에 갔던 여자 분이 와서 저를 좀 치면서 "왜 이렇게 말귀를 못 알아 X먹어." 이러면서 차 안에 들어가서 카드를 저한테 던지더라고요."

직원은 묵묵히 땅에 떨어진 신용카드를 주워 결제한 뒤, 카드를 돌려줬습니다.

그러자 여성은 또 직원에게 막말을 퍼붓기 시작했다는데요.

땅바닥에 떨어지면서 물이 묻은 신용카드를 닦아주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인터뷰> 피해 직원 : "장갑에 기름이 많이 묻어 있어서 제가 닦아줄 수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주유소에서 주유하는 주제에 이거 닦아주지도 않는다."면서 "이 XXXXX." 그런 식으로 욕설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손님은 직원을 향해 차안에 있던 쓰레기를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직원도 화가 나 쓰레기를 다시 차 안으로 넣었고 여성 손님과 직원 사이에 수차례 쓰레기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급기야 손님은 차에서 내려 주먹을 휘두르기까지 했습니다.

<인터뷰> 피해 직원 : "주먹으로 제 오른쪽 얼굴을 때리고 왼쪽 뺨을 때린 거죠. 그때 저는 여기 CCTV 다 있다고 이러시면 안 된다고 했더니 여기서 주유하는 주제에 너 한번 신고할 수 있으면 해보라고 그런 식으로 얘기해서 제가 신고를 했어요."

경찰이 출동해 CCTV를 확인하려 하자 이를 막으며 소란을 피우기까지 한 여성.

결국 폭행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인터뷰> 박원식(형사과장/의정부경찰서) : "얼굴을 향해서 주먹을 휘두른 적은 있지만 주먹이 닿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고요. 전부 다 폭행혐의에 포괄적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직원은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며 여성에게 사과를 요구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더 황당했다는데요,

<인터뷰> 피해 직원 : "경찰이 하는 말이 "나는 자존심이 너무 세서 먼저 전화해 사과할 수 없으니 이쪽에서 우리 쪽에서 먼저 전화를 해줬으면 좋겠다."그렇게 얘기를 했대요. 너무 어이가 없죠."

가격이 저렴한 반면 직접 계산하고 주유하는 셀프 주유소,

그런데 왜 주유를 하지 않냐며 직원에게 항의하는 손님이 많다고 합니다.

일부 손님은 주유 정도가 아니라 무리한 요구를 하기도 한다는데,

<녹취> 셀프 주유소 직원(음성변조) : "당연하다는 식으로 이야기하죠. 말투 자체에 이건 천한 직업이라는 인식이 (있어요.) 대부분은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우리가 잘못한 게 없더라도 미안하다……."

지금 보시는 화면은 편의점 CCTV 영상입니다.

점원에게 돈을 던지는 건 기본,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막무가내로 막말과 욕설을 퍼붓는 손님도 있습니다.

<녹취> "너 같은 놈한테 막말하지 누구한테 하겠느냐. (너 같은 놈이라고 하시면…….) XXXXX 자존심도 프라이버시도 없는 놈들이 무슨……. XXXXX. 네 수준이 그것밖에 안 된다. 내가 통화하다 보니까 기분이 나빠져서 그런 거야."

음식점에선 손님이 고기가 탔으니 무료 서비스를 달라면서 서슴지 않고 폭언을 내뱉습니다.

<녹취> "서비스라도 달라고. 이렇게 탔는데 이걸 먹으라고? 이거 먹고 나 암 걸려 죽으면 네가 보상해줄 거야? 야, 나 이거 못 먹어. 고기 빨리 갖다 줘. 아르바이트가 무슨 벼슬이야? 불판 무거워서 못 들면 탬버린 들고 도우미 하던가."

지난해엔 한 음식점에서 손님이 음식을 뒤엎고 땅에 떨어진 음식을 종업원에게 강제로 먹이려고 한 일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일부 손님들의 이런 갑질 행동으로 힘들 때가 많다고 하소연합니다.

<녹취> 편의점 직원(음성변조) : "으레 손님들이 그러세요. '손님은 왕'이라는 말이 옛말이긴 하지만 아직까지도 그런 게 있고요."

<녹취> 카페 운영자(음성변조) : "뭐랄까 상식 밖의 상황을 많이 겪게 돼요. 무리한 요구를 하신다거나…….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습니다."

좁은 공간에서 1대 1로 손님을 대해야 하는 택시기사들도 고충을 겪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녹취> "내비게이션 치고 X가면 되는 거 아니야. 길 아느냐고요, 아저씨. 저기요? 대답해야지. 안 그래? XX이야? 운전 왜 해. 아무나 할 거 없으면 택시기사나 하지."

<녹취> 택시기사(음성변조) : "스트레스 많이 받아요, 솔직히 말하면."

<녹취> 택시기사(음성변조) : "어디 가서 풀지도 못하고 개인적으로 앓고 있는 거죠. 죽을 지경이죠."

손님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행해지는 횡포들!

이에 대해 얼마 전 한 음식점은 무례한 ‘갑질 고객’은 매장에서 내보내겠다는 안내문을 내걸었습니다.

이른바 공정서비스 권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공정한 대우를 받겠다는 겁니다.

<인터뷰> 백현주(대표/'공정서비스 권리' 게시 업체) : "동등한 관계거든요.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공받는 사람들에게 위아래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상을 원하는 분에게는 우리가 줄 수 있는 것까지만 해 주겠다는 얘기죠."

끊이지 않는 ‘갑질’ 논란을 막으려면 이렇게라도 해야 한다는 호응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인터뷰> 백유진(손님) : "(안내문 보고) 좀 통쾌했어요. 진작 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말이 안 되는 거거든요. 손님도 예의를 갖추는 건 당연한 건데……."

분노와 자성의 목소리에도 잊을만 하면 터지는 일부 손님들의 갑질 횡포.

배려와 존중의 마음이 사라진 우리사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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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이번엔 셀프 주유소…“‘갑질’ 손님 힘들어요”
    • 입력 2016-02-01 08:35:48
    • 수정2016-02-01 16:01:19
    아침뉴스타임
<기자 멘트>

손님이 직접 계산하고 주유하는 셀프주유소, 한 번쯤 이용해 보셨을텐데요.

일반 주유소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운전자들에게 인기입니다.

그런데 손님을 돕던 셀프주유소 직원이 그 손님에게 막말을 듣고 심지어 폭행까지 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관련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이른바 갑질 손님이라는 비난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일부 손님들의 도를 넘은 ‘갑질’로 고통받고 있다는데, 뉴스 따라잡기에서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셀프주유소에 고급 차량 한 대가 들어옵니다.

직원 한 명이 차로 다가갑니다.

<인터뷰> 피해 직원 : "(셀프 주유에 익숙지 않은) 여자 손님이나 그런 손님들은 대부분 도와드리거든요. (운전자가) "5만 원"이라고 해서 제가 "여기는 셀프 주유소라서 카드 먼저 주셔야 합니다."라고 했어요."

혹시나 셀프 주유소를 잘 모르는 손님인가 싶어 직원은 다시 한 번 설명을 시도합니다.

그런데 화장실에 갔던 옆 좌석 여성이 차로 돌아오며 문제가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피해 직원 : "화장실에 갔던 여자 분이 와서 저를 좀 치면서 "왜 이렇게 말귀를 못 알아 X먹어." 이러면서 차 안에 들어가서 카드를 저한테 던지더라고요."

직원은 묵묵히 땅에 떨어진 신용카드를 주워 결제한 뒤, 카드를 돌려줬습니다.

그러자 여성은 또 직원에게 막말을 퍼붓기 시작했다는데요.

땅바닥에 떨어지면서 물이 묻은 신용카드를 닦아주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인터뷰> 피해 직원 : "장갑에 기름이 많이 묻어 있어서 제가 닦아줄 수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주유소에서 주유하는 주제에 이거 닦아주지도 않는다."면서 "이 XXXXX." 그런 식으로 욕설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손님은 직원을 향해 차안에 있던 쓰레기를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직원도 화가 나 쓰레기를 다시 차 안으로 넣었고 여성 손님과 직원 사이에 수차례 쓰레기 실랑이가 벌어졌습니다.

급기야 손님은 차에서 내려 주먹을 휘두르기까지 했습니다.

<인터뷰> 피해 직원 : "주먹으로 제 오른쪽 얼굴을 때리고 왼쪽 뺨을 때린 거죠. 그때 저는 여기 CCTV 다 있다고 이러시면 안 된다고 했더니 여기서 주유하는 주제에 너 한번 신고할 수 있으면 해보라고 그런 식으로 얘기해서 제가 신고를 했어요."

경찰이 출동해 CCTV를 확인하려 하자 이를 막으며 소란을 피우기까지 한 여성.

결국 폭행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인터뷰> 박원식(형사과장/의정부경찰서) : "얼굴을 향해서 주먹을 휘두른 적은 있지만 주먹이 닿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고요. 전부 다 폭행혐의에 포괄적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직원은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며 여성에게 사과를 요구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더 황당했다는데요,

<인터뷰> 피해 직원 : "경찰이 하는 말이 "나는 자존심이 너무 세서 먼저 전화해 사과할 수 없으니 이쪽에서 우리 쪽에서 먼저 전화를 해줬으면 좋겠다."그렇게 얘기를 했대요. 너무 어이가 없죠."

가격이 저렴한 반면 직접 계산하고 주유하는 셀프 주유소,

그런데 왜 주유를 하지 않냐며 직원에게 항의하는 손님이 많다고 합니다.

일부 손님은 주유 정도가 아니라 무리한 요구를 하기도 한다는데,

<녹취> 셀프 주유소 직원(음성변조) : "당연하다는 식으로 이야기하죠. 말투 자체에 이건 천한 직업이라는 인식이 (있어요.) 대부분은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우리가 잘못한 게 없더라도 미안하다……."

지금 보시는 화면은 편의점 CCTV 영상입니다.

점원에게 돈을 던지는 건 기본,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막무가내로 막말과 욕설을 퍼붓는 손님도 있습니다.

<녹취> "너 같은 놈한테 막말하지 누구한테 하겠느냐. (너 같은 놈이라고 하시면…….) XXXXX 자존심도 프라이버시도 없는 놈들이 무슨……. XXXXX. 네 수준이 그것밖에 안 된다. 내가 통화하다 보니까 기분이 나빠져서 그런 거야."

음식점에선 손님이 고기가 탔으니 무료 서비스를 달라면서 서슴지 않고 폭언을 내뱉습니다.

<녹취> "서비스라도 달라고. 이렇게 탔는데 이걸 먹으라고? 이거 먹고 나 암 걸려 죽으면 네가 보상해줄 거야? 야, 나 이거 못 먹어. 고기 빨리 갖다 줘. 아르바이트가 무슨 벼슬이야? 불판 무거워서 못 들면 탬버린 들고 도우미 하던가."

지난해엔 한 음식점에서 손님이 음식을 뒤엎고 땅에 떨어진 음식을 종업원에게 강제로 먹이려고 한 일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일부 손님들의 이런 갑질 행동으로 힘들 때가 많다고 하소연합니다.

<녹취> 편의점 직원(음성변조) : "으레 손님들이 그러세요. '손님은 왕'이라는 말이 옛말이긴 하지만 아직까지도 그런 게 있고요."

<녹취> 카페 운영자(음성변조) : "뭐랄까 상식 밖의 상황을 많이 겪게 돼요. 무리한 요구를 하신다거나…….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습니다."

좁은 공간에서 1대 1로 손님을 대해야 하는 택시기사들도 고충을 겪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녹취> "내비게이션 치고 X가면 되는 거 아니야. 길 아느냐고요, 아저씨. 저기요? 대답해야지. 안 그래? XX이야? 운전 왜 해. 아무나 할 거 없으면 택시기사나 하지."

<녹취> 택시기사(음성변조) : "스트레스 많이 받아요, 솔직히 말하면."

<녹취> 택시기사(음성변조) : "어디 가서 풀지도 못하고 개인적으로 앓고 있는 거죠. 죽을 지경이죠."

손님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행해지는 횡포들!

이에 대해 얼마 전 한 음식점은 무례한 ‘갑질 고객’은 매장에서 내보내겠다는 안내문을 내걸었습니다.

이른바 공정서비스 권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공정한 대우를 받겠다는 겁니다.

<인터뷰> 백현주(대표/'공정서비스 권리' 게시 업체) : "동등한 관계거든요.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공받는 사람들에게 위아래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상을 원하는 분에게는 우리가 줄 수 있는 것까지만 해 주겠다는 얘기죠."

끊이지 않는 ‘갑질’ 논란을 막으려면 이렇게라도 해야 한다는 호응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인터뷰> 백유진(손님) : "(안내문 보고) 좀 통쾌했어요. 진작 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말이 안 되는 거거든요. 손님도 예의를 갖추는 건 당연한 건데……."

분노와 자성의 목소리에도 잊을만 하면 터지는 일부 손님들의 갑질 횡포.

배려와 존중의 마음이 사라진 우리사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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