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돈만 주면 ‘실시간 검색어’ 순위 조작 가능

입력 2016.02.18 (21:18) 수정 2016.02.18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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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 사이트 첫 화면에는 시시각각 변하는 '현재의 여론'을 반영한다는 이런 실시간 검색어가 있습니다.

단순히 많이 검색된 순서는 아닙니다.

일정 시간 안에 검색 횟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단어로 순위를 매깁니다.

예를 들어 '날씨'를 검색한 횟수가 10만 건에서 100건 늘어나 10만 100건이 되더라도 특정 시간대에 '맛집' 이라는 검색이 100건에서 500건으로 급증하면 '맛집'이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라가는 방식입니다.

실시간 검색어 안에 들면 조회 수가 수십만 건에 이를 정도로 파급력이 큽니다.

하지만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는 여론 왜곡을 노리는 집단에 의해 수시로 순위 조작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현준 기자가 실시간 검색어의 비밀을 파헤쳤습니다.

[연관 기사]☞ [단독] 돈만 주면 ‘실시간 검색어’ 조작…포털 순위 믿을 수 있나?

▼ 돈만 주면 ‘실검’도 조작 가능 ▼

<리포트>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조작해온 마케팅업체 관계자를 만났습니다.

네이버는 시간당 800만 원, 다음은 시간당 150만 원의 비용을 요구합니다.

<녹취> 마케팅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조작이 가능한가요?) 네, 가능합니다. 성공 확률은 그때그때 다른데요. 80% 정도."

실시간 검색어 조작을 위해선 최소 12시간 이상 투자하라고 말합니다.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포함되려면 1억 원 가까이 들어가는 셈입니다.

<녹취> 마케팅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준비비용이 워낙 많이 들어가니까 12시간 잡혀있지 않으면, 뭐 한 세 네시간 여섯시간 해봤자 저희는 손해거든요."

많은 돈이 들어가지만 1시간 만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가도 관련 기사들이 늘어난다는 홍보용 제안서까지 내놓습니다.

실시간 검색어 조작은 주로 연예 기획사나 영화 홍보 업체에서 의뢰하고 있습니다.

<녹취> 연예 기획사 관계자(음성변조) : "한참 활동을 안 하거나 뭔가 문제가 있었던 분들이거나 그런 분들도 간혹 쓰시는 분도 있긴 한데 요즈음은 거의 신인들 위주로 많이 쓰죠."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 측도 검색어 조작 시도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조작 기술을 원천 차단하는 것은 어렵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네이버 관계자 : "정상적인 입력으로 보이거든요. 저희가 패턴들을 연구해서 잡아내니까 계속 정교화되고 교묘해져 가는 거예요."

돈만 주면 조작이 가능한 '실시간 검색어'.

네티즌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조작된 정보에 노출돼 있습니다.

▼ 해킹, 좀비 PC까지 활용해 조작 ▼

<기자 멘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 조작은 주로 해킹을 통해 이뤄집니다.

PC방처럼 같은 공간에서 여러 대의 컴퓨터로 동일한 검색어가 올라오면 포털 업체들이 조작으로 의심하고 차단합니다.

때문에 해킹을 통해 악성코드로 전국 각지에 있는 PC를 오염시키고 특정 단어를 검색하도록 조종하는 방식이 흔히 쓰입니다.

악성코드에 감염된 이른바 '좀비 PC'엔 가상 PC 기능을 하는 프로그램이 설치되는데요.

인터넷상에서 한 대의 PC가 여러대의 PC처럼 기능하게 합니다.

그러면 수십 대만 감염시켜도 단시간에 검색 횟수를 올릴 수 있습니다.

조작 의혹을 피하기 위해 시간대를 분산해 검색어를 설정하고 있습니다.

또 추적을 피하기 위해 좀비 PC들을 조정하는 메인 서버는 주로 중국이나 동남아 등 외국에 둡니다.

이런 실시간 검색어 조작에 대해 포털 측이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홍석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글로벌업체는 서비스 없어…늑장대응 ▼

<리포트>

네이버와 다음 등 대형 포털이 '실시간 검색어'를 운영하는 이유는 사람들을 끌어모으는데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지완(서울 강서구) : "모바일에서 딱 들어가면 바로 눈에 보이는 곳에 있어서 지나가는 식으로 자주 보게 되는 거 같아요."

실시간 검색어에 대한 조작 논란에도 불구하고 포털 측의 대응은 소극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녹취> 카카오 관계자(음성변조) : "(실시간 검색어는)수많은 이용자가 공통으로 관심 가지고 있는 통로로써 순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고요."

하지만 문제는 실시간 검색어 정보가 조작인지 아닌지 대중들은 알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포털들은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를 들어 실시간 검색어와 관련된 객관적인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습니다.

구글 등 글로벌 포털 업체는 실시간 인기 검색어를 메인화면에 올리지 않습니다.

여론 조작이나 상업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인터뷰> 박성욱(세종대학교 바이럴마케팅 지도교수) : "트래픽이 어느 정도 발생한다든지 이런 객관적인 데이터를 조금만 더 첨부해주면 네티즌들이 알아서 판단할 수도 있거든요."

실시간 검색어가 대중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정보 조작을 차단하기 위한 포털의 실질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홍석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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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돈만 주면 ‘실시간 검색어’ 순위 조작 가능
    • 입력 2016-02-18 21:19:51
    • 수정2016-02-18 22:2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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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 사이트 첫 화면에는 시시각각 변하는 '현재의 여론'을 반영한다는 이런 실시간 검색어가 있습니다.

단순히 많이 검색된 순서는 아닙니다.

일정 시간 안에 검색 횟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단어로 순위를 매깁니다.

예를 들어 '날씨'를 검색한 횟수가 10만 건에서 100건 늘어나 10만 100건이 되더라도 특정 시간대에 '맛집' 이라는 검색이 100건에서 500건으로 급증하면 '맛집'이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라가는 방식입니다.

실시간 검색어 안에 들면 조회 수가 수십만 건에 이를 정도로 파급력이 큽니다.

하지만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는 여론 왜곡을 노리는 집단에 의해 수시로 순위 조작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현준 기자가 실시간 검색어의 비밀을 파헤쳤습니다.

[연관 기사]☞ [단독] 돈만 주면 ‘실시간 검색어’ 조작…포털 순위 믿을 수 있나?

▼ 돈만 주면 ‘실검’도 조작 가능 ▼

<리포트>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조작해온 마케팅업체 관계자를 만났습니다.

네이버는 시간당 800만 원, 다음은 시간당 150만 원의 비용을 요구합니다.

<녹취> 마케팅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조작이 가능한가요?) 네, 가능합니다. 성공 확률은 그때그때 다른데요. 80% 정도."

실시간 검색어 조작을 위해선 최소 12시간 이상 투자하라고 말합니다.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포함되려면 1억 원 가까이 들어가는 셈입니다.

<녹취> 마케팅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준비비용이 워낙 많이 들어가니까 12시간 잡혀있지 않으면, 뭐 한 세 네시간 여섯시간 해봤자 저희는 손해거든요."

많은 돈이 들어가지만 1시간 만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가도 관련 기사들이 늘어난다는 홍보용 제안서까지 내놓습니다.

실시간 검색어 조작은 주로 연예 기획사나 영화 홍보 업체에서 의뢰하고 있습니다.

<녹취> 연예 기획사 관계자(음성변조) : "한참 활동을 안 하거나 뭔가 문제가 있었던 분들이거나 그런 분들도 간혹 쓰시는 분도 있긴 한데 요즈음은 거의 신인들 위주로 많이 쓰죠."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 측도 검색어 조작 시도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조작 기술을 원천 차단하는 것은 어렵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네이버 관계자 : "정상적인 입력으로 보이거든요. 저희가 패턴들을 연구해서 잡아내니까 계속 정교화되고 교묘해져 가는 거예요."

돈만 주면 조작이 가능한 '실시간 검색어'.

네티즌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조작된 정보에 노출돼 있습니다.

▼ 해킹, 좀비 PC까지 활용해 조작 ▼

<기자 멘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 조작은 주로 해킹을 통해 이뤄집니다.

PC방처럼 같은 공간에서 여러 대의 컴퓨터로 동일한 검색어가 올라오면 포털 업체들이 조작으로 의심하고 차단합니다.

때문에 해킹을 통해 악성코드로 전국 각지에 있는 PC를 오염시키고 특정 단어를 검색하도록 조종하는 방식이 흔히 쓰입니다.

악성코드에 감염된 이른바 '좀비 PC'엔 가상 PC 기능을 하는 프로그램이 설치되는데요.

인터넷상에서 한 대의 PC가 여러대의 PC처럼 기능하게 합니다.

그러면 수십 대만 감염시켜도 단시간에 검색 횟수를 올릴 수 있습니다.

조작 의혹을 피하기 위해 시간대를 분산해 검색어를 설정하고 있습니다.

또 추적을 피하기 위해 좀비 PC들을 조정하는 메인 서버는 주로 중국이나 동남아 등 외국에 둡니다.

이런 실시간 검색어 조작에 대해 포털 측이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홍석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글로벌업체는 서비스 없어…늑장대응 ▼

<리포트>

네이버와 다음 등 대형 포털이 '실시간 검색어'를 운영하는 이유는 사람들을 끌어모으는데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지완(서울 강서구) : "모바일에서 딱 들어가면 바로 눈에 보이는 곳에 있어서 지나가는 식으로 자주 보게 되는 거 같아요."

실시간 검색어에 대한 조작 논란에도 불구하고 포털 측의 대응은 소극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녹취> 카카오 관계자(음성변조) : "(실시간 검색어는)수많은 이용자가 공통으로 관심 가지고 있는 통로로써 순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고요."

하지만 문제는 실시간 검색어 정보가 조작인지 아닌지 대중들은 알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포털들은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를 들어 실시간 검색어와 관련된 객관적인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습니다.

구글 등 글로벌 포털 업체는 실시간 인기 검색어를 메인화면에 올리지 않습니다.

여론 조작이나 상업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인터뷰> 박성욱(세종대학교 바이럴마케팅 지도교수) : "트래픽이 어느 정도 발생한다든지 이런 객관적인 데이터를 조금만 더 첨부해주면 네티즌들이 알아서 판단할 수도 있거든요."

실시간 검색어가 대중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정보 조작을 차단하기 위한 포털의 실질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홍석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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