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오브 이집트] 스펙터클로 되살아난 이집트 신화, ‘갓 오브 이집트’

입력 2016.03.08 (19:12) 수정 2016.03.1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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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터클로 되살아난 이집트 신화 ‘갓 오브 이집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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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화 : 모든 신화의 원조 격인 이집트 신화를 바탕으로 한 2016년 가장 강력한 블록버스터 영화가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 제라드 버틀러 주연의 영화 '갓 오브 이집트(Gods of Egypt)'에 대해서 오늘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최광희 : 네, 안녕하십니까.

강승화 : 무비부비의 갓(God)이잖아요. 독설의 신. 독신.

최광희 : 칭찬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강승화 : 줄거리를 좀 소개해주시죠.

최광희 : 태양신 ‘라’가 세상을 창조하고 두 아들에게 이집트와 인근의 사막지대를 맡깁니다. 이집트 땅을 지배하게 된 신은 ‘오시리스’고요. 동생인 ‘세트’가 척박한 사막 쪽을 지배하게 되는데. '오시리스'의 후계자가 될 아들, ‘호루스’가 왕위 계승을 하고 있는 상황에 ‘세트’가 들어와서 반란을 일으키죠. 그래서 '오시리스'를 죽이고 '호루스'의 눈을 뽑아버립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 '벡'이라고 하는 인간 도둑이 있어요. 인간 도둑이 '호루스'의 한쪽 눈을 찾아다줍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아내가 죽어요. 어찌됐든 사후 세계로 간 자신의 아내를 돌아오게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하게 되고, 한쪽 눈을 되찾은 '호루스'가 ‘내가 왕위를 다시 찬탈하는 과정을 도와주면 너의 소원을 들어주겠다’ 해서 인간 도둑 '벡'과 신 '호루스'가 연합작전을 펼치는 그런 설정입니다.

강승화 : 사실은 이제 이 영화가 할리우드 영화잖아요.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정말 보기 드물게 이집트 신화를 바탕으로.

최광희 : 보통 할리우드에서 주로 다루는 게 그리스 로마 신화, 그 다음에 북유럽 신화라든가 이런 캐릭터들은 많이 할리우드에서 단골 소재로 활용이 되어 왔습니다만. 이 영화처럼 이집트 신화에 본격적으로 접근한 그런 작품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 아닌가. 그런 면에서 상당히 참신함을 안겨주는 그런 작품이에요. 그러나 그 신화의 세계를 상당히 재밌는 오락영화죠, 판타지한 모험극의 형태로 담아냈기 때문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그런 영화로 탄생이 됐습니다.

이 영화는 '오시리스' 신화에서 모티브를 따오기는 했습니다만, '오시리스' 신화의 전반적인 이야기를 그대로 재현하진 않습니다. 거기에 할리우드 영화의 상상력을 얹어서 또 다른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가고 있거든요. 어쨌든 흥미로운 것은 인간과 신이 공존하는 시대라는 거죠. 영화 속에서 시각적으로 신과 인간을 어떻게 나눴냐면, 신은 좀 키가 크고 덩치가 큽니다. 인간보다 1.5배 정도 커요. 인간은 좀 작게 설정이 되어 있는데, 동시에 최첨단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해서 각종 신들이 도구를 쓰는데, 이런 등장이 스펙터클을 안겨주죠.

강승화 : 이건 사전 지식이라든지 이집트 신화에 대한 정보가 없이 그냥 딱 보게 되면, 이게 그리스 신화랑 뭐가 다르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최광희 : 그리스 로마 신화가 사실은 이집트 신화에서 많이 영향을 받았어요. 재미난 것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영향을 준 캐릭터가 누가 있는지 그런 것들을 미리 알고 보시면 훨씬 즐길 수가 있을 거 같아요. 사랑의 신이 있어요. ‘아프로디테’의 원조가 여기 나오죠. 이게 사랑의 신이죠, 여자분이. ‘토트’라고 하는 지혜의 신도 등장합니다. 영화 속에서 흑인으로 설정이 되어있는데 ‘토트’는 그리스 로마 신화로 가면 ‘헤르메스’ 쪽으로 가게 되는, 그래서 이집트 신화가 그리스 로마 신화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리스 신화들도 상당히 인간성이 투영된 신화들이잖아요. 이 영화 속의 이집트 신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정도 인간의 측면을 가지고 있고, 신화라는 것이 사실은 인간이 자기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거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이 영화 속에 나오는 신들도 서로 왕권을 놓고 다투고 겨루고 이런단 말이죠. 질투하고 이런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면모들을 신들이 가지고 있어요.

강승화 : 볼거리 많고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영화는 확실한데, 더 재밌게 보기 위해서 최광희 평론가가 추천하는 키 포인트, '갓 오브 이집트'의 중점적으로 봐야할 점들은 어떤 게 있을까요?

최광희 : 우리가 사실 이집트 문명에 관해서 피라미드라든가 스핑크스라든가 어느 정도 알고 있잖아요. 그렇게 우리가 알고 있는 이집트 문명에 대한 아주 어슴푸레한 상식들이 이 영화 속에서 구체화돼요. 그런 것들을 확인한다고 하는 차원에서 이 영화를 보시면 될 거 같고. 이를테면 사후 세계와 관련된 이집트인들의 세계관, 이런 것들을 영화 속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그런 부분이 아주 흥미로운 지점이니까요. 단순히 스펙터클의 향연을 즐기신다기보다 그 어떤 문명사적인 지적 호기심을 채우는 차원에서도 바라보신다면 좋을 거 같아요.

강승화 : 자, 그러면 엄지 평점과 한 줄 평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엄지 평점부터 들게요. 하나, 둘, 셋, 짜잔~!

최광희 : 짜잔~ 한 줄 평은 그렇습니다. “안 그래도 재밌는 신화를 더 재밌게 만들었다”

강승화 :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갓 오브 이집트'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까칠한 시선까칠한 시선
  영화 흥행, 개봉 시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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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희 영화평론가: 영화 흥행이라는 게 아주 여러 가지 변수에 의해서 만들어지기 마련입니다. 일단 어떤 배우가 나오느냐가 중요할테고요. 또 얼마나 많은 상영관을 확보하느냐도 흥행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 한 가지 변수가 있습니다. 바로 개봉 시점인데요. 언제 개봉했느냐, 이것이 영화 흥행에 아주 큰 역할을 한다는 말씀입니다. 오늘 까칠한 시선에서는 때를 잘못 만났거나 때를 잘 만난 영화들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설 연휴에 맞춰서 개봉했던 영화죠. ‘검사외전’. 이미 900만 명을 넘어서 천만까지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고요. ‘검사외전’을 보신 많은 분들이 그러더군요. ‘아무리 황정민과 강동원이 주인공이 나왔다고 할지라도 이게 과연 이 정도 흥행을 할 정도로 완성도를 갖춘 영화냐?’ 사실 저도 어느 정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그런데 ‘검사외전’이야 말로 정말 때를 잘 만난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예년의 명절 시즌에는 한국 영화들이 한꺼번에 개봉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니까 관객들이 여러 영화로 분산되기 마련이었죠. 그걸 의식해서였는지 올해 설에는 영화들이 오히려 명절을 기피하는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설에 개봉해도 괜찮을 뻔한 ‘오빠 생각’이나 ‘로봇, 소리’같은 휴먼 드라마 영화도 일찌감치 1월에 개봉을 했고요. 설 한 주 전에 개봉한 ‘쿵푸 팬더 3’도 뒷심이 약화될 무렵이었으니까, 설 연휴 기간은 사실 ‘검사외전’의 독무대라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 연출된 것이죠.

이렇게 개봉 시점을 잘 만나서 흥행에 성공한 경우, ‘광해: 왕이 된 남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시는 우리 사회가 정치적으로 대선 정국으로 달아오르던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대선 정국에는 당연히 리더십이 화두가 될 수밖에 없죠. ‘광해: 왕이 된 남자’는 가짜 왕인 ‘하선’이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서민의 아픔을 이해하고 어루만져 줄 수 있는 리더십에 대한 관객들의 열망과 기막힌 접점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한 경우로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비수기의 틈새를 파고들어서 흥행에 성공한 경우도 있습니다. 다큐멘터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라는 작품을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전형적인 비수기 시즌인 11월에 개봉했는데요. 영화가 개봉 초반 입소문을 타면서 흥행 탄력이 붙었고요, 그 탄력이 성수기인 12월 말까지 꾸준한 상승세로 이어져서 폭발력을 만들어 낸 경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만약 이 영화가 11월이 아닌 12월 중순 이후에 개봉했다면 다른 큰 영화들에 치이면서 500만 가까운 흥행을 연출해 낼 수 있었을까요?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아마도 쉽지 않았을 겁니다.

반대로 개봉 시점을 잘못 잡는 바람에 참패한 경우도 있습니다. 나홍진 감독의 영화 ‘황해’가 그런 경우라고 볼 수 있죠. 영화 ‘황해’는 대단히 어두운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근데 영화가 연말 시즌에 개봉을 했죠. 연말에는 대부분의 관객들이 뭔가 가슴 따뜻해지는 그런 이야기를 보고 싶어 합니다. 당연히 ‘황해’는 철저히 외면을 당하고 말았죠. 총 제작비 100억 원을 들인 이 영화는 그래서 손익분기점의 반타작에도 못 미치는 흥행 성적을 내고 말았습니다.

영화인들 입장에선 개봉 시점을 잡는 게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일단 경쟁작들이 언제 개봉하느냐 눈치 작전을 해야 되고요. 그리고 그 당시에 정치 사회적인 이슈, 이것도 민감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영화의 완성도가 정말 뛰어나다면, 누가 봐도 수작이라면 개봉 시점 가지고 그다지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지금까지 까칠한 시선이었습니다.

강승화의 다락 영화방강승화의 다락 영화방
 슬럼가 소년이 발견한 비밀...  '트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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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화 아나운서: 다락 영화방 강승화입니다.  2016년 올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올림픽이 개최되죠. 오늘 다락 영화방에서는 바로 리우데자네이루가 배경인 영화 한 편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연기 경험이 없는 브라질 소년들이 주인공으로 발탁돼서 더 흥미로운 작품인데요. 브라질 권력층의 비리와 빈민의 삶을 다룬 영화, ‘트래쉬’입니다.

한 남자가 경찰에 쫓깁니다. 더는 도망칠 곳이 없다는 곳을 깨닫자, 결심한 듯 쫓기는 이유가 담긴 지갑을 달리는 쓰레기차 위로 던집니다. 도시의 쓰레기가 모두 모이는 집하장. 그 곳은 쓰레기를 뒤지며 살아가는 빈민들의 터전입니다.

남자의 지갑을 발견한 건 열 네 살 소년 라파엘. 지갑에는 큰 돈과 열쇠 하나가 들어있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행운으로 여기며 친구들과 돈을 나눠 갖는 라파엘. 어느 날 쓰레기 집하장에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라파엘은 경찰이 찾는 지갑이 범상치 않은 것임을 직감합니다. 아이들은 지갑 속의 물건으로 경찰이 손에 넣으려는 비밀을 풀어갑니다. 그리고 브라질 권력층의 부조리에 한 발짝씩 다가갑니다.

지갑의 행방을 알고 있는 걸 경찰은 눈치챕니다. 경찰은 목적을 위해 소년에게 폭력을 가하는 비도덕적인 일도 서슴지 않는데요. 하지만 라파엘은 입을 다뭅니다.

가난한 소년이 목숨을 내걸고 지킨 것, 그건 바로 어른들이 포기한 양심과 정의였습니다. 자본주의 사회 가장 밑바닥에서 쓰레기를 뒤지며 사는 영화 속 아이들은 알고 있습니다. 평생 만져보지 못할 큰 돈과도 바꿀 수 없는 어떤 것이 있는 걸 말입니다. 이 ‘트래시’는 아이들의 행동을 빌려 관객들에게 담백한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옳은 일을 하고 있습니까?’라고 말이죠.

지갑에는 브라질의 부패한 권력자들을 심판할 단서가 들어있습니다. 아이들은 경찰을 상대로 그 단서를 지키기 위해 위험을 무릅씁니다. 쫓고 쫓기며 지갑 주인이 남긴 수수께끼를 풀어가는데요. 진실의 문을 완전히 열었을 때 눈 앞에 드러난 건 브라질 정재계 인물들이 온갖 비리로 축적한 돈, 그리고 그들의 이름이 적힌 장부였습니다. 아이들은 그 어마어마한 돈을 쓰레기장에 뿌립니다. 쓰레기에서 나온 돈을 쓰레기장으로 돌려보내는 아이들. 이 불편하고 황홀한 장면은 정재계의 부정부패가 쓰레기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을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네, ‘트래쉬’는 아이들을 통해 희망을 말하고, 희망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라는 걸 보여줍니다. 정의를 실현한 이 영화의 결말은, 사실 판타지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판타지를 판타지로만 남길 수 없겠죠. 판타지를 현실로 만드는 첫 걸음, 그건 바로 옳은 일을 외면하지 않는 당신이라는 희망의 불씨라고 생각합니다. 다락 영화방 강승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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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갓 오브 이집트] 스펙터클로 되살아난 이집트 신화, ‘갓 오브 이집트’
    • 입력 2016-03-08 19:12:44
    • 수정2016-03-10 11: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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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부비2 스펙터클로 되살아난 이집트 신화 ‘갓 오브 이집트’ 다시보기


강승화 : 모든 신화의 원조 격인 이집트 신화를 바탕으로 한 2016년 가장 강력한 블록버스터 영화가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 제라드 버틀러 주연의 영화 '갓 오브 이집트(Gods of Egypt)'에 대해서 오늘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최광희 : 네, 안녕하십니까.

강승화 : 무비부비의 갓(God)이잖아요. 독설의 신. 독신.

최광희 : 칭찬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강승화 : 줄거리를 좀 소개해주시죠.

최광희 : 태양신 ‘라’가 세상을 창조하고 두 아들에게 이집트와 인근의 사막지대를 맡깁니다. 이집트 땅을 지배하게 된 신은 ‘오시리스’고요. 동생인 ‘세트’가 척박한 사막 쪽을 지배하게 되는데. '오시리스'의 후계자가 될 아들, ‘호루스’가 왕위 계승을 하고 있는 상황에 ‘세트’가 들어와서 반란을 일으키죠. 그래서 '오시리스'를 죽이고 '호루스'의 눈을 뽑아버립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 '벡'이라고 하는 인간 도둑이 있어요. 인간 도둑이 '호루스'의 한쪽 눈을 찾아다줍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아내가 죽어요. 어찌됐든 사후 세계로 간 자신의 아내를 돌아오게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하게 되고, 한쪽 눈을 되찾은 '호루스'가 ‘내가 왕위를 다시 찬탈하는 과정을 도와주면 너의 소원을 들어주겠다’ 해서 인간 도둑 '벡'과 신 '호루스'가 연합작전을 펼치는 그런 설정입니다.

강승화 : 사실은 이제 이 영화가 할리우드 영화잖아요.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정말 보기 드물게 이집트 신화를 바탕으로.

최광희 : 보통 할리우드에서 주로 다루는 게 그리스 로마 신화, 그 다음에 북유럽 신화라든가 이런 캐릭터들은 많이 할리우드에서 단골 소재로 활용이 되어 왔습니다만. 이 영화처럼 이집트 신화에 본격적으로 접근한 그런 작품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 아닌가. 그런 면에서 상당히 참신함을 안겨주는 그런 작품이에요. 그러나 그 신화의 세계를 상당히 재밌는 오락영화죠, 판타지한 모험극의 형태로 담아냈기 때문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그런 영화로 탄생이 됐습니다.

이 영화는 '오시리스' 신화에서 모티브를 따오기는 했습니다만, '오시리스' 신화의 전반적인 이야기를 그대로 재현하진 않습니다. 거기에 할리우드 영화의 상상력을 얹어서 또 다른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가고 있거든요. 어쨌든 흥미로운 것은 인간과 신이 공존하는 시대라는 거죠. 영화 속에서 시각적으로 신과 인간을 어떻게 나눴냐면, 신은 좀 키가 크고 덩치가 큽니다. 인간보다 1.5배 정도 커요. 인간은 좀 작게 설정이 되어 있는데, 동시에 최첨단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해서 각종 신들이 도구를 쓰는데, 이런 등장이 스펙터클을 안겨주죠.

강승화 : 이건 사전 지식이라든지 이집트 신화에 대한 정보가 없이 그냥 딱 보게 되면, 이게 그리스 신화랑 뭐가 다르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최광희 : 그리스 로마 신화가 사실은 이집트 신화에서 많이 영향을 받았어요. 재미난 것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영향을 준 캐릭터가 누가 있는지 그런 것들을 미리 알고 보시면 훨씬 즐길 수가 있을 거 같아요. 사랑의 신이 있어요. ‘아프로디테’의 원조가 여기 나오죠. 이게 사랑의 신이죠, 여자분이. ‘토트’라고 하는 지혜의 신도 등장합니다. 영화 속에서 흑인으로 설정이 되어있는데 ‘토트’는 그리스 로마 신화로 가면 ‘헤르메스’ 쪽으로 가게 되는, 그래서 이집트 신화가 그리스 로마 신화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리스 신화들도 상당히 인간성이 투영된 신화들이잖아요. 이 영화 속의 이집트 신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정도 인간의 측면을 가지고 있고, 신화라는 것이 사실은 인간이 자기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거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이 영화 속에 나오는 신들도 서로 왕권을 놓고 다투고 겨루고 이런단 말이죠. 질투하고 이런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면모들을 신들이 가지고 있어요.

강승화 : 볼거리 많고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영화는 확실한데, 더 재밌게 보기 위해서 최광희 평론가가 추천하는 키 포인트, '갓 오브 이집트'의 중점적으로 봐야할 점들은 어떤 게 있을까요?

최광희 : 우리가 사실 이집트 문명에 관해서 피라미드라든가 스핑크스라든가 어느 정도 알고 있잖아요. 그렇게 우리가 알고 있는 이집트 문명에 대한 아주 어슴푸레한 상식들이 이 영화 속에서 구체화돼요. 그런 것들을 확인한다고 하는 차원에서 이 영화를 보시면 될 거 같고. 이를테면 사후 세계와 관련된 이집트인들의 세계관, 이런 것들을 영화 속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그런 부분이 아주 흥미로운 지점이니까요. 단순히 스펙터클의 향연을 즐기신다기보다 그 어떤 문명사적인 지적 호기심을 채우는 차원에서도 바라보신다면 좋을 거 같아요.

강승화 : 자, 그러면 엄지 평점과 한 줄 평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엄지 평점부터 들게요. 하나, 둘, 셋, 짜잔~!

최광희 : 짜잔~ 한 줄 평은 그렇습니다. “안 그래도 재밌는 신화를 더 재밌게 만들었다”

강승화 :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갓 오브 이집트'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까칠한 시선  영화 흥행, 개봉 시점에 달려있다? 다시보기


최광희 영화평론가: 영화 흥행이라는 게 아주 여러 가지 변수에 의해서 만들어지기 마련입니다. 일단 어떤 배우가 나오느냐가 중요할테고요. 또 얼마나 많은 상영관을 확보하느냐도 흥행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 한 가지 변수가 있습니다. 바로 개봉 시점인데요. 언제 개봉했느냐, 이것이 영화 흥행에 아주 큰 역할을 한다는 말씀입니다. 오늘 까칠한 시선에서는 때를 잘못 만났거나 때를 잘 만난 영화들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설 연휴에 맞춰서 개봉했던 영화죠. ‘검사외전’. 이미 900만 명을 넘어서 천만까지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고요. ‘검사외전’을 보신 많은 분들이 그러더군요. ‘아무리 황정민과 강동원이 주인공이 나왔다고 할지라도 이게 과연 이 정도 흥행을 할 정도로 완성도를 갖춘 영화냐?’ 사실 저도 어느 정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그런데 ‘검사외전’이야 말로 정말 때를 잘 만난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예년의 명절 시즌에는 한국 영화들이 한꺼번에 개봉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니까 관객들이 여러 영화로 분산되기 마련이었죠. 그걸 의식해서였는지 올해 설에는 영화들이 오히려 명절을 기피하는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설에 개봉해도 괜찮을 뻔한 ‘오빠 생각’이나 ‘로봇, 소리’같은 휴먼 드라마 영화도 일찌감치 1월에 개봉을 했고요. 설 한 주 전에 개봉한 ‘쿵푸 팬더 3’도 뒷심이 약화될 무렵이었으니까, 설 연휴 기간은 사실 ‘검사외전’의 독무대라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 연출된 것이죠.

이렇게 개봉 시점을 잘 만나서 흥행에 성공한 경우, ‘광해: 왕이 된 남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시는 우리 사회가 정치적으로 대선 정국으로 달아오르던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대선 정국에는 당연히 리더십이 화두가 될 수밖에 없죠. ‘광해: 왕이 된 남자’는 가짜 왕인 ‘하선’이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서민의 아픔을 이해하고 어루만져 줄 수 있는 리더십에 대한 관객들의 열망과 기막힌 접점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한 경우로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비수기의 틈새를 파고들어서 흥행에 성공한 경우도 있습니다. 다큐멘터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라는 작품을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전형적인 비수기 시즌인 11월에 개봉했는데요. 영화가 개봉 초반 입소문을 타면서 흥행 탄력이 붙었고요, 그 탄력이 성수기인 12월 말까지 꾸준한 상승세로 이어져서 폭발력을 만들어 낸 경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만약 이 영화가 11월이 아닌 12월 중순 이후에 개봉했다면 다른 큰 영화들에 치이면서 500만 가까운 흥행을 연출해 낼 수 있었을까요?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아마도 쉽지 않았을 겁니다.

반대로 개봉 시점을 잘못 잡는 바람에 참패한 경우도 있습니다. 나홍진 감독의 영화 ‘황해’가 그런 경우라고 볼 수 있죠. 영화 ‘황해’는 대단히 어두운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근데 영화가 연말 시즌에 개봉을 했죠. 연말에는 대부분의 관객들이 뭔가 가슴 따뜻해지는 그런 이야기를 보고 싶어 합니다. 당연히 ‘황해’는 철저히 외면을 당하고 말았죠. 총 제작비 100억 원을 들인 이 영화는 그래서 손익분기점의 반타작에도 못 미치는 흥행 성적을 내고 말았습니다.

영화인들 입장에선 개봉 시점을 잡는 게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일단 경쟁작들이 언제 개봉하느냐 눈치 작전을 해야 되고요. 그리고 그 당시에 정치 사회적인 이슈, 이것도 민감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영화의 완성도가 정말 뛰어나다면, 누가 봐도 수작이라면 개봉 시점 가지고 그다지 고민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지금까지 까칠한 시선이었습니다.

강승화의 다락 영화방 슬럼가 소년이 발견한 비밀...  '트래쉬'  다시 보기


강승화 아나운서: 다락 영화방 강승화입니다.  2016년 올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올림픽이 개최되죠. 오늘 다락 영화방에서는 바로 리우데자네이루가 배경인 영화 한 편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연기 경험이 없는 브라질 소년들이 주인공으로 발탁돼서 더 흥미로운 작품인데요. 브라질 권력층의 비리와 빈민의 삶을 다룬 영화, ‘트래쉬’입니다.

한 남자가 경찰에 쫓깁니다. 더는 도망칠 곳이 없다는 곳을 깨닫자, 결심한 듯 쫓기는 이유가 담긴 지갑을 달리는 쓰레기차 위로 던집니다. 도시의 쓰레기가 모두 모이는 집하장. 그 곳은 쓰레기를 뒤지며 살아가는 빈민들의 터전입니다.

남자의 지갑을 발견한 건 열 네 살 소년 라파엘. 지갑에는 큰 돈과 열쇠 하나가 들어있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행운으로 여기며 친구들과 돈을 나눠 갖는 라파엘. 어느 날 쓰레기 집하장에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라파엘은 경찰이 찾는 지갑이 범상치 않은 것임을 직감합니다. 아이들은 지갑 속의 물건으로 경찰이 손에 넣으려는 비밀을 풀어갑니다. 그리고 브라질 권력층의 부조리에 한 발짝씩 다가갑니다.

지갑의 행방을 알고 있는 걸 경찰은 눈치챕니다. 경찰은 목적을 위해 소년에게 폭력을 가하는 비도덕적인 일도 서슴지 않는데요. 하지만 라파엘은 입을 다뭅니다.

가난한 소년이 목숨을 내걸고 지킨 것, 그건 바로 어른들이 포기한 양심과 정의였습니다. 자본주의 사회 가장 밑바닥에서 쓰레기를 뒤지며 사는 영화 속 아이들은 알고 있습니다. 평생 만져보지 못할 큰 돈과도 바꿀 수 없는 어떤 것이 있는 걸 말입니다. 이 ‘트래시’는 아이들의 행동을 빌려 관객들에게 담백한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옳은 일을 하고 있습니까?’라고 말이죠.

지갑에는 브라질의 부패한 권력자들을 심판할 단서가 들어있습니다. 아이들은 경찰을 상대로 그 단서를 지키기 위해 위험을 무릅씁니다. 쫓고 쫓기며 지갑 주인이 남긴 수수께끼를 풀어가는데요. 진실의 문을 완전히 열었을 때 눈 앞에 드러난 건 브라질 정재계 인물들이 온갖 비리로 축적한 돈, 그리고 그들의 이름이 적힌 장부였습니다. 아이들은 그 어마어마한 돈을 쓰레기장에 뿌립니다. 쓰레기에서 나온 돈을 쓰레기장으로 돌려보내는 아이들. 이 불편하고 황홀한 장면은 정재계의 부정부패가 쓰레기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을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네, ‘트래쉬’는 아이들을 통해 희망을 말하고, 희망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라는 걸 보여줍니다. 정의를 실현한 이 영화의 결말은, 사실 판타지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판타지를 판타지로만 남길 수 없겠죠. 판타지를 현실로 만드는 첫 걸음, 그건 바로 옳은 일을 외면하지 않는 당신이라는 희망의 불씨라고 생각합니다. 다락 영화방 강승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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