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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뉴스] 고달픈 어린이들…“맘껏 놀고 싶어요”
입력 2016.05.05 (21:09) 수정 2016.05.05 (22:29)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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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뉴스] 고달픈 어린이들…“맘껏 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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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뛰어노는 모습이 참 예쁘죠.

어린이날인 오늘(5일) 만큼은 마음껏 뛰놀았을 텐데요.

어린이날은 단순한 휴일이 아니라 어린이의 행복을 도모하기 위해 만들어진 날입니다.

1923년 소파 방정환 선생에 의해 처음 만들어졌고요, '어린이' 라는 명칭도 이때부터 사용됐습니다.

어린이도 하나의 인격체로 보자는 의미였는데요, 이후 어린이의 권리를 담은 어린이 헌장도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놀이와 오락'을 위한 권리는 점점 보장받기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어린이들의 현실을 김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어린이가 제대로 못 노는 사회 ▼

<리포트>

평일 오후.

수업을 마치고 쏟아져 나오는 아이들, 어디로 가는지 물었습니다.

<녹취> 초등학생(음성 변조) : "오늘은 수학 갔다가 다시 컴퓨터 갔다가 오면 9시 (돼요)."

일부 어린이들은 휴일에도 쉬질 못합니다.

<녹취> 초등학생(음성 변조) : "그럴 바엔 차라리 어른이 빨리 됐으면 좋겠어요. 계속 공부해야 되면."

지금은 아이들 학교 수업이 대부분 끝난 시간인데, 초등학교 인근 놀이터는 텅 비어 있습니다.

그럼 어디들 갔을까요?

인근에 있는 한 학원입니다.

동네 아이들이 이곳에서 축구부터 농구, 줄넘기까지 배우고 있습니다.

학원비를 내면서 다니는 곳이지만 친구를 만나려면 학원을 찾지 않을 수 없습니다.

<녹취> 초등학생(음성 변조) : "반에서 한 두 명 빼고는 다 다녀요. 심심해서 놀려고. 다른 데서 놀 데가 없어요."

체육 성적 관리를 위해 다니는 경우도 많습니다.

<녹취> 학부모(음성 변조) : "그냥 노는 것보다 좀 더 체계적으로 운동하려고. 뭐라도 그냥 노는 것보단 낫지 않을까 해서 축구대회도 나가요."

전문가들은 목적이 있는 놀이는 학습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황옥경(서울신학대학교 보육학과 교수) : "짜인 틀에 따라서 놀이를 따라가는, 추종하게 하는 것은 단지 시간을 보내는 또 다른 형태의 학습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놀 시간과 놀 친구가 제대로 없는, 못 노는 시대가 돼버렸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 어린이의 고달픈 하루 ▼

<기자 멘트>

취재진이 만나본 초등학생들의 어린이날 소원.

"딱 하루만이라도 학원에서 해방됐으면 좋겠다"는 거였습니다.

경기도 일산에 사는 초등학교 5학년 시우 양의 일과표입니다.

오전 7시에 일어나 등교하고 오후 2,3시 정도까지 수업을 듣습니다.

시우 양의 힘든 일상은 이 때 부터입니다.

월요일, 수요일은 영어 학원에서, 화요일, 목요일은 수학 학원에 3시간씩 보냅니다.

잠깐 쉬었다 다음엔 피아노나 과학 학원에 가야 합니다.

저녁 식사를 마치기 무섭게 학교 숙제에 학원 숙제까지 끝내야 하니까 잠드는 시간은 매일 자정을 훌쩍 넘깁니다.

초등학교 5,6학년 학생들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 7시간이 안 돼 권장 수면 시간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이렇게 힘들고 행복하지 않다는 우리 아이들에게 '놀 권리'를, 웃음을 되찾아주려는 학교가 있습니다.

김해정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이렇게 노니까 행복해요 ▼

<리포트>

종이 울리자 기다렸다는 듯, 교실 밖으로 나오는 아이들.

그런데 운동장이 아니라 학교 건물과 건물 사이로 가더니, 바닥에 여러 도형이 그려진 선 안에 몰려듭니다.

알아서 순서를 정하고 본격적으로 돌입한 놀이는 사방 치기.

옆에서는 소라망줍기에 달팽이 놀이까지, 부모세대에서나 알 법한 옛 놀이에 흠뻑 빠졌습니다.

이 학교에 이런 전래 놀이터가 생긴 건 올해 초입니다.

수업 뒤 쉬는 시간을 5분으로 줄이고 대신 중간놀이 시간을 30분으로 늘렸습니다.

<인터뷰> 김영웅(광주 상무초 4학년) : "집에 가면 TV랑 게임만 하니까 머리가 더 나빠지는 것 같은데 밖에서 친구들이랑 놀면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고."

<인터뷰> 박혜영(학부모) : "(이 선을) 그리고 나니까 애들이 "엄마 이 거 뭐예요?" 대화의 문이 열리는 것 같더 라고요."

실제 이 놀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 7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자기 개방은 물론 대인 관계에서 출발하는 의사소통과 친근감, 이해심이 모두 좋아졌습니다.

아이들을 이렇게 깔깔 웃게 만든 건 비싼 장난감도 공부 잘했다고 받은 상장도 아니었습니다.

단지 바닥에 선 만 그렸을 뿐인데, 아이들이 행복하게 변한 겁니다.

KBS 뉴스 김해정입니다.
  • [이슈&뉴스] 고달픈 어린이들…“맘껏 놀고 싶어요”
    • 입력 2016.05.05 (21:09)
    • 수정 2016.05.05 (22:29)
    뉴스 9
[이슈&뉴스] 고달픈 어린이들…“맘껏 놀고 싶어요”
<앵커 멘트>

뛰어노는 모습이 참 예쁘죠.

어린이날인 오늘(5일) 만큼은 마음껏 뛰놀았을 텐데요.

어린이날은 단순한 휴일이 아니라 어린이의 행복을 도모하기 위해 만들어진 날입니다.

1923년 소파 방정환 선생에 의해 처음 만들어졌고요, '어린이' 라는 명칭도 이때부터 사용됐습니다.

어린이도 하나의 인격체로 보자는 의미였는데요, 이후 어린이의 권리를 담은 어린이 헌장도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 '놀이와 오락'을 위한 권리는 점점 보장받기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어린이들의 현실을 김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어린이가 제대로 못 노는 사회 ▼

<리포트>

평일 오후.

수업을 마치고 쏟아져 나오는 아이들, 어디로 가는지 물었습니다.

<녹취> 초등학생(음성 변조) : "오늘은 수학 갔다가 다시 컴퓨터 갔다가 오면 9시 (돼요)."

일부 어린이들은 휴일에도 쉬질 못합니다.

<녹취> 초등학생(음성 변조) : "그럴 바엔 차라리 어른이 빨리 됐으면 좋겠어요. 계속 공부해야 되면."

지금은 아이들 학교 수업이 대부분 끝난 시간인데, 초등학교 인근 놀이터는 텅 비어 있습니다.

그럼 어디들 갔을까요?

인근에 있는 한 학원입니다.

동네 아이들이 이곳에서 축구부터 농구, 줄넘기까지 배우고 있습니다.

학원비를 내면서 다니는 곳이지만 친구를 만나려면 학원을 찾지 않을 수 없습니다.

<녹취> 초등학생(음성 변조) : "반에서 한 두 명 빼고는 다 다녀요. 심심해서 놀려고. 다른 데서 놀 데가 없어요."

체육 성적 관리를 위해 다니는 경우도 많습니다.

<녹취> 학부모(음성 변조) : "그냥 노는 것보다 좀 더 체계적으로 운동하려고. 뭐라도 그냥 노는 것보단 낫지 않을까 해서 축구대회도 나가요."

전문가들은 목적이 있는 놀이는 학습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황옥경(서울신학대학교 보육학과 교수) : "짜인 틀에 따라서 놀이를 따라가는, 추종하게 하는 것은 단지 시간을 보내는 또 다른 형태의 학습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놀 시간과 놀 친구가 제대로 없는, 못 노는 시대가 돼버렸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 어린이의 고달픈 하루 ▼

<기자 멘트>

취재진이 만나본 초등학생들의 어린이날 소원.

"딱 하루만이라도 학원에서 해방됐으면 좋겠다"는 거였습니다.

경기도 일산에 사는 초등학교 5학년 시우 양의 일과표입니다.

오전 7시에 일어나 등교하고 오후 2,3시 정도까지 수업을 듣습니다.

시우 양의 힘든 일상은 이 때 부터입니다.

월요일, 수요일은 영어 학원에서, 화요일, 목요일은 수학 학원에 3시간씩 보냅니다.

잠깐 쉬었다 다음엔 피아노나 과학 학원에 가야 합니다.

저녁 식사를 마치기 무섭게 학교 숙제에 학원 숙제까지 끝내야 하니까 잠드는 시간은 매일 자정을 훌쩍 넘깁니다.

초등학교 5,6학년 학생들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 7시간이 안 돼 권장 수면 시간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이렇게 힘들고 행복하지 않다는 우리 아이들에게 '놀 권리'를, 웃음을 되찾아주려는 학교가 있습니다.

김해정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이렇게 노니까 행복해요 ▼

<리포트>

종이 울리자 기다렸다는 듯, 교실 밖으로 나오는 아이들.

그런데 운동장이 아니라 학교 건물과 건물 사이로 가더니, 바닥에 여러 도형이 그려진 선 안에 몰려듭니다.

알아서 순서를 정하고 본격적으로 돌입한 놀이는 사방 치기.

옆에서는 소라망줍기에 달팽이 놀이까지, 부모세대에서나 알 법한 옛 놀이에 흠뻑 빠졌습니다.

이 학교에 이런 전래 놀이터가 생긴 건 올해 초입니다.

수업 뒤 쉬는 시간을 5분으로 줄이고 대신 중간놀이 시간을 30분으로 늘렸습니다.

<인터뷰> 김영웅(광주 상무초 4학년) : "집에 가면 TV랑 게임만 하니까 머리가 더 나빠지는 것 같은데 밖에서 친구들이랑 놀면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고."

<인터뷰> 박혜영(학부모) : "(이 선을) 그리고 나니까 애들이 "엄마 이 거 뭐예요?" 대화의 문이 열리는 것 같더 라고요."

실제 이 놀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 78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자기 개방은 물론 대인 관계에서 출발하는 의사소통과 친근감, 이해심이 모두 좋아졌습니다.

아이들을 이렇게 깔깔 웃게 만든 건 비싼 장난감도 공부 잘했다고 받은 상장도 아니었습니다.

단지 바닥에 선 만 그렸을 뿐인데, 아이들이 행복하게 변한 겁니다.

KBS 뉴스 김해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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