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PHMG 유해성 인지’, 4년전 공정위 조사서 드러나

입력 2016.05.16 (12:20) 수정 2016.05.16 (13:3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옥시 등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들이 원료의 유독성을 경고하는 자료를 전달받고도 제품을 판매해온 사실이 4년전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때 이미 드러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현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에 쓰인 PHMG가 유해물질이란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해왔습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012년 8월 작성한 옥시의 부당한 표시행위에 대한 의결서를 보면 옥시 등이 이미 관련 자료를 제출받았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공정위 조사에서 옥시는 PHMG를 먹거나 흡입하면 안된다는 내용이 적힌 물질 안전 보건자료 MSDS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MSDS는 화학물질을 거래할 때 첨부하는 자료로 공정위는 PHMG 제조업체인 SK케미칼과 원료 도매상, 가습기 살균제를 위탁 제조한 한빛 화학, 그리고 옥시 순서로 단계마다 MSDS가 전달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MSDS에 마시거나 흡입하지 말라는 기록이 있는데 옥시가 이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고 실제로 옥시가 이 자료를 갖고 있는 것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옥시는 최근 검찰조사과정에서 압수수색에 대비해 2001년부터 2011년까지 11년치의 MSDS를 통째로 폐기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최근 공정위에서 당시 사건 관련 자료를 추가로 받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현경 입니다.

<앵커 멘트>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화학물질이 들어간 제품은 불안하다는 소비자가 늘고 있습니다.

탈취제, 방향제처럼 우리가 곳곳에서 사용하던 화학제품에 '혹시나..?'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 건데요.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몰 매출을 보면 이런 경향이 뚜렷합니다.

표백제 매출은 대형마트 2곳에서 각각 23%, 38%씩 감소했고 탈취제와 방향제, 섬유유연제 역시 두자릿수대로 판매가 급감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탈취제, 청소 세제 등의 타격이 뚜렷하게 보이죠.

여기서 더 나아가 아예 화학제품 사용 자체를 꺼리거나 친환경 제품만 사는 소비자를 가리키는 '노 케미 족' 이란 신조어도 등장했습니다.

샴푸-린스 대신 식초와 천연비누로 머리를 감고, 주방 세제 대신 베이킹소다와 구연산을 활용해 설거지하는 식입니다.

이 같은 소비자 불신의 직접적인 이유는 문제의 제품, 그리고 기업 때문이지만 허술한 제도 역시 불신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소비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소독제와 탈취제 등 15종의 생활 화학제품의 경우 유독물질과 발암물질이 아닌 나머지 화학 성분은 표시할 의무가 없습니다.

탈취제 페브리즈도 유해한 살균제 성분이 들어있다는 주장이 최근 제기됐는데, 성분 표시가 없어 논란이 더 커졌습니다.

환경부는 뒤늦게 판매업체인 한국 P&G에 성분 공개를 요청했고 검증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국내에서 사용하는 3만 7천여 종의 화학 물질 가운데 정부가 유해성 검사를 한 게 600여 건, 그러니까 약 2%에 그친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소비자의 알권리가 제한된 상황에서 정부의 검증 역시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건데요, 이 때문에 또 다른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물론 관련 업계를 위해서라도 화학제품의 허가와 관리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옥시 ‘PHMG 유해성 인지’, 4년전 공정위 조사서 드러나
    • 입력 2016-05-16 12:22:21
    • 수정2016-05-16 13:35:59
    뉴스 12
<앵커 멘트>

옥시 등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들이 원료의 유독성을 경고하는 자료를 전달받고도 제품을 판매해온 사실이 4년전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때 이미 드러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현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에 쓰인 PHMG가 유해물질이란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해왔습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012년 8월 작성한 옥시의 부당한 표시행위에 대한 의결서를 보면 옥시 등이 이미 관련 자료를 제출받았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공정위 조사에서 옥시는 PHMG를 먹거나 흡입하면 안된다는 내용이 적힌 물질 안전 보건자료 MSDS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MSDS는 화학물질을 거래할 때 첨부하는 자료로 공정위는 PHMG 제조업체인 SK케미칼과 원료 도매상, 가습기 살균제를 위탁 제조한 한빛 화학, 그리고 옥시 순서로 단계마다 MSDS가 전달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MSDS에 마시거나 흡입하지 말라는 기록이 있는데 옥시가 이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고 실제로 옥시가 이 자료를 갖고 있는 것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옥시는 최근 검찰조사과정에서 압수수색에 대비해 2001년부터 2011년까지 11년치의 MSDS를 통째로 폐기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최근 공정위에서 당시 사건 관련 자료를 추가로 받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현경 입니다.

<앵커 멘트>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화학물질이 들어간 제품은 불안하다는 소비자가 늘고 있습니다.

탈취제, 방향제처럼 우리가 곳곳에서 사용하던 화학제품에 '혹시나..?'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 건데요.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몰 매출을 보면 이런 경향이 뚜렷합니다.

표백제 매출은 대형마트 2곳에서 각각 23%, 38%씩 감소했고 탈취제와 방향제, 섬유유연제 역시 두자릿수대로 판매가 급감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탈취제, 청소 세제 등의 타격이 뚜렷하게 보이죠.

여기서 더 나아가 아예 화학제품 사용 자체를 꺼리거나 친환경 제품만 사는 소비자를 가리키는 '노 케미 족' 이란 신조어도 등장했습니다.

샴푸-린스 대신 식초와 천연비누로 머리를 감고, 주방 세제 대신 베이킹소다와 구연산을 활용해 설거지하는 식입니다.

이 같은 소비자 불신의 직접적인 이유는 문제의 제품, 그리고 기업 때문이지만 허술한 제도 역시 불신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소비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소독제와 탈취제 등 15종의 생활 화학제품의 경우 유독물질과 발암물질이 아닌 나머지 화학 성분은 표시할 의무가 없습니다.

탈취제 페브리즈도 유해한 살균제 성분이 들어있다는 주장이 최근 제기됐는데, 성분 표시가 없어 논란이 더 커졌습니다.

환경부는 뒤늦게 판매업체인 한국 P&G에 성분 공개를 요청했고 검증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국내에서 사용하는 3만 7천여 종의 화학 물질 가운데 정부가 유해성 검사를 한 게 600여 건, 그러니까 약 2%에 그친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소비자의 알권리가 제한된 상황에서 정부의 검증 역시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건데요, 이 때문에 또 다른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물론 관련 업계를 위해서라도 화학제품의 허가와 관리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