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포털 낚시 기사 악순환

입력 2016.06.06 (21:31) 수정 2016.06.06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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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표적인 포털인 구글과 네이버의 첫 화면입니다.

확연히 다릅니다.

구글은 첫 화면에 검색창만 있는데, 네이버는 뉴스가 채우고 있습니다.

다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국내 포털은 뉴스를 핵심 콘텐츠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조사에서 성인 10명 가운데 7명 정도가 포털을 언론매체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언론 영향력 평가에서도 네이버는 KBS에 이어 3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처럼 막강한 영향력은 행사하는 포털이 사회적 책임은 외면하면서 기형적인 언론구조의 폐해는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먼저 황정호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포털 낚시기사 ‘심각’▼

<리포트>

이 직장인은 하루를 포털 뉴스 검색으로 시작합니다.

직장에 도착해서도 마찬가집니다.

<녹취> 박대원(직장인) : "검색어들이 옆에 이제 뭐 떠 있거나 이러잖아요. 그러면 이제 그걸로 다시 또 이동해서 계속해서 이제 검색이 이어져서…."

하지만 검색 의도와 상관없는 선정적인 기사나 성인광고들이 수시로 튀어나옵니다.

<녹취> 박대원(직장인) : "낯 뜨거운 장면들이 갑자기 이렇게 뜨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럴 땐 굉장히 당황스러웠던 거 같아요."

언론사별 주요 기사를 따로 모아놓은 곳을 살펴보니 성적으로 자극적인 사진과 기사들이 가득합니다.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서입니다.

기사의 유통이 포털에 의해 장악된 이후 황색저널리즘의 폐해가 커지는 겁니다.

또 실시간 검색 순위를 악용한 광고성 기사들이 수시로 노출되기도 합니다.

<녹취> 최진봉(성공회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 "실제는 자기들 이익을 위해서 편집행위를 한다고 봐야 해요. 돈을 벌기 위해서 자극적인 뉴스를 먼저 올리는 경우도 많이 있어요."

또 기사와 관계없는 자극적인 영상을 첨부하는 새로운 수법까지 나오면서 클릭 수 경쟁은 언론환경을 더 황폐화시키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정호입니다.

▼뉴스 앞세워 ‘광고 장사’▼

<기자 멘트>

국내 포털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

네이버는 지난해 3조 원이 넘는 돈을 벌었습니다.

이 가운데 70% 정도가 광고 매출입니다.

다음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매출 9천억 원 가운데 광고의 비중이 64%였습니다.

지난해 온라인 광고시장 규모는 3조 원으로 5년 전에 비해서 2배로 커졌고 해마다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럼 광고비를 매기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뭘까요?

바로 클릭 수와 이용자가 해당 페이지에 머문 시간입니다.

우리나라 포털들이 첫 화면을 뉴스 중심으로 꾸미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인데요.

언론 기사를 통해 이용자를 유인해 오래 머물게 한 뒤 광고를 팔아서 엄청난 돈을 벌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기사를 생산하는 언론사에 주는 돈은 헐값인데요.

이렇다 보니 언론사들은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와 사진 등을 더 많이 올려서 자체 페이지 광고비를 챙기고 있습니다.

뉴스를 이용하는 포털, 포털을 이용하는 언론사, 포털은 인터넷 언론의 부작용을 줄인다면서 뉴스제휴평가위원회를 만들었는데 과연 효과가 있을까요?

▼사이비언론 퇴출 ‘0’▼

<리포트>

이 기업 홍보담당자는 최근 한 인터넷 언론사 기자로부터 황당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다음 달부터 자신들이 쓴 기사가 포털에 올라가니 광고를 달라는 요구였습니다.

<녹취> 기업 홍보 담당자(음성변조) : "뉴스편집위원회에 높은 분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우리 기사가 거기 노출될 거 다 그러니 지금부터 협조를 잘해라."

포털과의 뉴스제휴를 통해서 기사가 널리 퍼지는 점을 광고 영업에 악용하는 겁니다.

<녹취> 곽 혁(한국광고주협회 상무) : "기업들의 전체 광고비 중 약 10%는 이들 유사 언론의 관리비용으로 낭비되고 있습니다."

2015년 12월 기준으로 인터넷 언론을 표방하는 매체는 7천 개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사이비 인터넷언론'을 퇴출시키겠다며 지난 3월 '뉴스제휴평가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평가위원 30명이 천3백여 곳 넘게 심사합니다.

<녹취> 송경재(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교수) : "데이터가 나와야 평가하는데 자료나 근거는 대부분 포털사가 제시할 거란 거죠. 과연 이게 올바른 위원회 모습이 될 수 있을까. 오히려 거수기 역할 하는 게 아니냐..."

하지만 위원회 출범 후 퇴출된 매체는 단 한 곳도 없습니다.

<녹취> 김병희(‘뉴스제휴평가위원회’ 제2소위원장) : "노출 중단이라든가 구체적인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경고라든가 이런 것들 받으면 스스로 자정해서 앞으로 그렇게 하지 마라."

사이비 인터넷언론의 유통망 역할을 하는 포털이 형식적인 조치로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손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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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포털 낚시 기사 악순환
    • 입력 2016-06-06 21:38:53
    • 수정2016-06-06 23:13:02
    뉴스 9
<앵커 멘트>

대표적인 포털인 구글과 네이버의 첫 화면입니다.

확연히 다릅니다.

구글은 첫 화면에 검색창만 있는데, 네이버는 뉴스가 채우고 있습니다.

다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국내 포털은 뉴스를 핵심 콘텐츠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조사에서 성인 10명 가운데 7명 정도가 포털을 언론매체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언론 영향력 평가에서도 네이버는 KBS에 이어 3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처럼 막강한 영향력은 행사하는 포털이 사회적 책임은 외면하면서 기형적인 언론구조의 폐해는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먼저 황정호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포털 낚시기사 ‘심각’▼

<리포트>

이 직장인은 하루를 포털 뉴스 검색으로 시작합니다.

직장에 도착해서도 마찬가집니다.

<녹취> 박대원(직장인) : "검색어들이 옆에 이제 뭐 떠 있거나 이러잖아요. 그러면 이제 그걸로 다시 또 이동해서 계속해서 이제 검색이 이어져서…."

하지만 검색 의도와 상관없는 선정적인 기사나 성인광고들이 수시로 튀어나옵니다.

<녹취> 박대원(직장인) : "낯 뜨거운 장면들이 갑자기 이렇게 뜨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럴 땐 굉장히 당황스러웠던 거 같아요."

언론사별 주요 기사를 따로 모아놓은 곳을 살펴보니 성적으로 자극적인 사진과 기사들이 가득합니다.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서입니다.

기사의 유통이 포털에 의해 장악된 이후 황색저널리즘의 폐해가 커지는 겁니다.

또 실시간 검색 순위를 악용한 광고성 기사들이 수시로 노출되기도 합니다.

<녹취> 최진봉(성공회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 "실제는 자기들 이익을 위해서 편집행위를 한다고 봐야 해요. 돈을 벌기 위해서 자극적인 뉴스를 먼저 올리는 경우도 많이 있어요."

또 기사와 관계없는 자극적인 영상을 첨부하는 새로운 수법까지 나오면서 클릭 수 경쟁은 언론환경을 더 황폐화시키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정호입니다.

▼뉴스 앞세워 ‘광고 장사’▼

<기자 멘트>

국내 포털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

네이버는 지난해 3조 원이 넘는 돈을 벌었습니다.

이 가운데 70% 정도가 광고 매출입니다.

다음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매출 9천억 원 가운데 광고의 비중이 64%였습니다.

지난해 온라인 광고시장 규모는 3조 원으로 5년 전에 비해서 2배로 커졌고 해마다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럼 광고비를 매기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뭘까요?

바로 클릭 수와 이용자가 해당 페이지에 머문 시간입니다.

우리나라 포털들이 첫 화면을 뉴스 중심으로 꾸미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인데요.

언론 기사를 통해 이용자를 유인해 오래 머물게 한 뒤 광고를 팔아서 엄청난 돈을 벌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기사를 생산하는 언론사에 주는 돈은 헐값인데요.

이렇다 보니 언론사들은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와 사진 등을 더 많이 올려서 자체 페이지 광고비를 챙기고 있습니다.

뉴스를 이용하는 포털, 포털을 이용하는 언론사, 포털은 인터넷 언론의 부작용을 줄인다면서 뉴스제휴평가위원회를 만들었는데 과연 효과가 있을까요?

▼사이비언론 퇴출 ‘0’▼

<리포트>

이 기업 홍보담당자는 최근 한 인터넷 언론사 기자로부터 황당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다음 달부터 자신들이 쓴 기사가 포털에 올라가니 광고를 달라는 요구였습니다.

<녹취> 기업 홍보 담당자(음성변조) : "뉴스편집위원회에 높은 분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우리 기사가 거기 노출될 거 다 그러니 지금부터 협조를 잘해라."

포털과의 뉴스제휴를 통해서 기사가 널리 퍼지는 점을 광고 영업에 악용하는 겁니다.

<녹취> 곽 혁(한국광고주협회 상무) : "기업들의 전체 광고비 중 약 10%는 이들 유사 언론의 관리비용으로 낭비되고 있습니다."

2015년 12월 기준으로 인터넷 언론을 표방하는 매체는 7천 개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사이비 인터넷언론'을 퇴출시키겠다며 지난 3월 '뉴스제휴평가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평가위원 30명이 천3백여 곳 넘게 심사합니다.

<녹취> 송경재(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교수) : "데이터가 나와야 평가하는데 자료나 근거는 대부분 포털사가 제시할 거란 거죠. 과연 이게 올바른 위원회 모습이 될 수 있을까. 오히려 거수기 역할 하는 게 아니냐..."

하지만 위원회 출범 후 퇴출된 매체는 단 한 곳도 없습니다.

<녹취> 김병희(‘뉴스제휴평가위원회’ 제2소위원장) : "노출 중단이라든가 구체적인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경고라든가 이런 것들 받으면 스스로 자정해서 앞으로 그렇게 하지 마라."

사이비 인터넷언론의 유통망 역할을 하는 포털이 형식적인 조치로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손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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