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고도 경찰?…상담 하랬더니 여학생과 성관계

입력 2016.06.26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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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부산에서 전해진 또 하나의 경찰관 비리 소식이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학교전담 경찰관 2명이 자신들이 관리하던 여고생과 성관계를 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해당 경찰서에서는 이를 쉬쉬하며 징계 없이 사표를 받았다는 것이다.

[연관 기사]☞ 빗나간 ‘투캅스’…“학생 돌보랬더니 성관계”

현직 경찰이 근무 시간에 유부녀와 모텔에 갔다가 징계위에 회부되는가 하면,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유출한 경찰관이 긴급체포되는 등 부산 경찰의 기강해이가 도를 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 지 꼭 석 달 만에 다시 들려온 부산 경찰의 비리 소식이다.

[연관 기사]☞ 나사 풀린 경찰…근무중 모텔 출입·정보 유출

부산경찰청 소속 학교전담 경찰관 2명이 자신이 담당하던 여고생들과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자체 조사와 함께 감찰을 벌이고 있다.부산경찰청 소속 학교전담 경찰관 2명이 자신이 담당하던 여고생들과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자체 조사와 함께 감찰을 벌이고 있다.


학교전담 경찰관이 여고생과 성관계…징계 없이 사표 수리

학교전담 경찰관이 자신이 상담을 맡았던 여학생과 성관계를 맺었다는 소식은 가히 충격적이다.

부산 모 경찰서 소속 학교전담 경찰관인 김모(33) 경장은 자신이 관리하던 모 고등학교 1학년 A(17)양과 방과 후 차 안에서 성관계를 맺었다.

22개월째 해당 업무를 맡아온 김 경장은 올해 3월 고등학교에 진학한 A양을 알게 됐는데 A 양이 학교를 자주 빠지는 등 문제를 일으키자 여경 1명과 함께 여러 차례 상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이 친구들에게 둘 사이의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다는 소문을 내자 김 경장은 지난 15일 "자영업을 하는 부모의 사업을 돕겠다"며 사표를 제출했다.

해당 경찰서는 김 경장의 부적절한 처신을 파악하고도 문제 삼지 않고 징계절차도 없이 사표를 받았다.

지난달 부산의 또 다른 경찰서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이 경찰서 소속 학교전담 경찰관인 정모(31) 경장이 "경찰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며 사표를 제출해 지난달 17일 수리됐다.

경찰은 개인사정이라는 당사자의 말만 믿고 사표를 수리했으나 지난달 말 청소년 상담 관련 기관에서 여고생 B양과 정 경장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내용을 통보받았다.

13개월간 학교전담 경찰관으로 활동한 정 경장은 담당 B양과 성관계를 했다가 문제가 불거지자 사표를 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전직 경찰서장이 SNS에 폭로…은폐 위해 면직 처리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부산의 두 경찰서가 이들 경찰관들로부터 사표를 받고도 이 같은 비위 사실을 부산경찰청에는 정식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직 경찰서장의 SNS 캡쳐 화면. 부산의 학교전담 경찰관들이 자신이 담당하던 여학생들과 성관계를 맺고 사표를 냈으나 해당 경찰서에서 이를 은폐하기 위해 의원면직 처리했다고 폭로했다.전직 경찰서장의 SNS 캡쳐 화면. 부산의 학교전담 경찰관들이 자신이 담당하던 여학생들과 성관계를 맺고 사표를 냈으나 해당 경찰서에서 이를 은폐하기 위해 의원면직 처리했다고 폭로했다.


전직 경찰서장이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부산경찰청 학교전담경찰관 2명이 각자 담당했던 학교 여고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다가 사표를 제출했다"고 폭로하면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졌고 그제야 부산경찰청에 정식으로 보고했다.

이 같은 비리가 알려지면서 '학교전담경찰관제'가 무엇인지에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제도는 학교폭력을 예방하자는 취지로 2012년 6월부터 전국 16개 지방경찰청에서 일제히 시행됐다.

[연관 기사]☞ 경찰, 학교 전담 경찰관 5백여 명 배치

도입 당시 경찰청은 경찰관 1명이 10개 학교를 담당하도록 하는 운영지침을 내려보냈지만 인력 부족으로 대부분의 지방경찰청에서는 1명의 경찰관이 12∼16개 학교를 담당한다.

학교전담 경찰관이 등교 시간에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모습. 학교전담 경찰관제는 지난 2012년 학교폭력을 예방하자는 취지로 전국 16개 지방청에서 일제히 시행 중이다.(본 사진은 해당 사건과 관련 없음)학교전담 경찰관이 등교 시간에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모습. 학교전담 경찰관제는 지난 2012년 학교폭력을 예방하자는 취지로 전국 16개 지방청에서 일제히 시행 중이다.(본 사진은 해당 사건과 관련 없음)


이번에 사건이 난 부산지방경찰청의 경우 학교전담 경찰관 50명(남자 36명, 여자 14명)이 초·중·고 638개 학교를 담당한다. 경찰관 1명이 대략 12개 학교를 담당하는 셈이다.

학교전담 경찰관은 일선 경찰서 여성청소년계와 여성청소년수사계에 소속해 있다. 이들은 주로 외근하면서 담당 지역 학교 주변을 순찰하거나 비행 청소년과 상담하며 선도하는 역할을 한다.

전담경찰관 전문성 부족하고 차 안에서 학생 상담도

문제는 담당 경찰관의 학교 배정이 대부분 지역별로 배치되다 보니 상담의 전문성을 기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1명의 경찰관이 지역 내 초등생, 중학생, 고교생 등 학력별 단계 없이 모든 학생을 상대해야 하는데 단순히 지역별로 배치되다 보니 남녀 구분 없이 상담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경우도 허다하게 생긴다.

학교 주변 순찰과 비행청소년 상담을 하는 학교전담 경찰은 남녀 구분 없이 배치되고 인력 부족으로 한 사람이 여러 학교를 전담하고 있다.(본 사진은 해당 사건과 관련 없음)학교 주변 순찰과 비행청소년 상담을 하는 학교전담 경찰은 남녀 구분 없이 배치되고 인력 부족으로 한 사람이 여러 학교를 전담하고 있다.(본 사진은 해당 사건과 관련 없음)


이번 부산 사건도 이제 갓 서른을 넘긴 젊은 남자 경찰관이 여고생을 상담·관리하면서 일어났다.

상담 장소가 지정된 곳이 딱히 없는 것도 문제다. 학교 안에 상담소가 있는 곳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해 학교 주변 문구점 등에 마련된 배움터지킴이에서 상담이 이뤄지는 경우도 많다.

어떤 경우는 경찰관의 차량 안에서 상담이 이뤄진다고 한다.

부산지방경찰청이 뒤늦게 김 전 경장과 정 전 경장을 상대로 조사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사표가 수리돼 경찰 차원에서 이들을 징계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남자 학교는 남자 경찰이, 여학교는 여자 경찰이 전담하는 방안 등 '학교전담 경찰관 제도'의 근본적인 보완이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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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러고도 경찰?…상담 하랬더니 여학생과 성관계
    • 입력 2016-06-26 14:18:02
    취재K
휴일 부산에서 전해진 또 하나의 경찰관 비리 소식이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학교전담 경찰관 2명이 자신들이 관리하던 여고생과 성관계를 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해당 경찰서에서는 이를 쉬쉬하며 징계 없이 사표를 받았다는 것이다.

[연관 기사]☞ 빗나간 ‘투캅스’…“학생 돌보랬더니 성관계”

현직 경찰이 근무 시간에 유부녀와 모텔에 갔다가 징계위에 회부되는가 하면,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유출한 경찰관이 긴급체포되는 등 부산 경찰의 기강해이가 도를 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 지 꼭 석 달 만에 다시 들려온 부산 경찰의 비리 소식이다.

[연관 기사]☞ 나사 풀린 경찰…근무중 모텔 출입·정보 유출

부산경찰청 소속 학교전담 경찰관 2명이 자신이 담당하던 여고생들과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자체 조사와 함께 감찰을 벌이고 있다.

학교전담 경찰관이 여고생과 성관계…징계 없이 사표 수리

학교전담 경찰관이 자신이 상담을 맡았던 여학생과 성관계를 맺었다는 소식은 가히 충격적이다.

부산 모 경찰서 소속 학교전담 경찰관인 김모(33) 경장은 자신이 관리하던 모 고등학교 1학년 A(17)양과 방과 후 차 안에서 성관계를 맺었다.

22개월째 해당 업무를 맡아온 김 경장은 올해 3월 고등학교에 진학한 A양을 알게 됐는데 A 양이 학교를 자주 빠지는 등 문제를 일으키자 여경 1명과 함께 여러 차례 상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이 친구들에게 둘 사이의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다는 소문을 내자 김 경장은 지난 15일 "자영업을 하는 부모의 사업을 돕겠다"며 사표를 제출했다.

해당 경찰서는 김 경장의 부적절한 처신을 파악하고도 문제 삼지 않고 징계절차도 없이 사표를 받았다.

지난달 부산의 또 다른 경찰서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이 경찰서 소속 학교전담 경찰관인 정모(31) 경장이 "경찰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며 사표를 제출해 지난달 17일 수리됐다.

경찰은 개인사정이라는 당사자의 말만 믿고 사표를 수리했으나 지난달 말 청소년 상담 관련 기관에서 여고생 B양과 정 경장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내용을 통보받았다.

13개월간 학교전담 경찰관으로 활동한 정 경장은 담당 B양과 성관계를 했다가 문제가 불거지자 사표를 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전직 경찰서장이 SNS에 폭로…은폐 위해 면직 처리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부산의 두 경찰서가 이들 경찰관들로부터 사표를 받고도 이 같은 비위 사실을 부산경찰청에는 정식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직 경찰서장의 SNS 캡쳐 화면. 부산의 학교전담 경찰관들이 자신이 담당하던 여학생들과 성관계를 맺고 사표를 냈으나 해당 경찰서에서 이를 은폐하기 위해 의원면직 처리했다고 폭로했다.

전직 경찰서장이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부산경찰청 학교전담경찰관 2명이 각자 담당했던 학교 여고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다가 사표를 제출했다"고 폭로하면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졌고 그제야 부산경찰청에 정식으로 보고했다.

이 같은 비리가 알려지면서 '학교전담경찰관제'가 무엇인지에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제도는 학교폭력을 예방하자는 취지로 2012년 6월부터 전국 16개 지방경찰청에서 일제히 시행됐다.

[연관 기사]☞ 경찰, 학교 전담 경찰관 5백여 명 배치

도입 당시 경찰청은 경찰관 1명이 10개 학교를 담당하도록 하는 운영지침을 내려보냈지만 인력 부족으로 대부분의 지방경찰청에서는 1명의 경찰관이 12∼16개 학교를 담당한다.

학교전담 경찰관이 등교 시간에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모습. 학교전담 경찰관제는 지난 2012년 학교폭력을 예방하자는 취지로 전국 16개 지방청에서 일제히 시행 중이다.(본 사진은 해당 사건과 관련 없음)

이번에 사건이 난 부산지방경찰청의 경우 학교전담 경찰관 50명(남자 36명, 여자 14명)이 초·중·고 638개 학교를 담당한다. 경찰관 1명이 대략 12개 학교를 담당하는 셈이다.

학교전담 경찰관은 일선 경찰서 여성청소년계와 여성청소년수사계에 소속해 있다. 이들은 주로 외근하면서 담당 지역 학교 주변을 순찰하거나 비행 청소년과 상담하며 선도하는 역할을 한다.

전담경찰관 전문성 부족하고 차 안에서 학생 상담도

문제는 담당 경찰관의 학교 배정이 대부분 지역별로 배치되다 보니 상담의 전문성을 기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1명의 경찰관이 지역 내 초등생, 중학생, 고교생 등 학력별 단계 없이 모든 학생을 상대해야 하는데 단순히 지역별로 배치되다 보니 남녀 구분 없이 상담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경우도 허다하게 생긴다.

학교 주변 순찰과 비행청소년 상담을 하는 학교전담 경찰은 남녀 구분 없이 배치되고 인력 부족으로 한 사람이 여러 학교를 전담하고 있다.(본 사진은 해당 사건과 관련 없음)

이번 부산 사건도 이제 갓 서른을 넘긴 젊은 남자 경찰관이 여고생을 상담·관리하면서 일어났다.

상담 장소가 지정된 곳이 딱히 없는 것도 문제다. 학교 안에 상담소가 있는 곳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해 학교 주변 문구점 등에 마련된 배움터지킴이에서 상담이 이뤄지는 경우도 많다.

어떤 경우는 경찰관의 차량 안에서 상담이 이뤄진다고 한다.

부산지방경찰청이 뒤늦게 김 전 경장과 정 전 경장을 상대로 조사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사표가 수리돼 경찰 차원에서 이들을 징계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남자 학교는 남자 경찰이, 여학교는 여자 경찰이 전담하는 방안 등 '학교전담 경찰관 제도'의 근본적인 보완이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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