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와 이라노?”…차량 결함? 운전 미숙?

입력 2016.08.03 (15:42) 수정 2016.08.03 (16:2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부산 해운대 교통사고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부산 감만동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교통사고 소식이 전해졌다.

[연관기사]
☞ 피서가던 일가족 참변…차량 결함 추정
☞ 부산 일가족 참변…SUV 차량 ‘정비 불량’ 무게


이틀만에 부산에서 발생한 2건의 교통사고로 7명이 숨지는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해수욕장 가던 일가족 4명 숨져… 이번에도 부산

이번에도 해수욕장으로 피서가던 일가족이 참변을 당한데다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교통사고라는 점에서 주위를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더우기 사고 차량인 싼타페가 교차로에 진입하기 300m전부터 다급한 운전자의 목소리가 담긴 17초 분량의 블랙박스 영상이 방송과 인터넷 등을 통해 공개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동영상을 본 시청자들과 누리꾼들은 사고 원인을 놓고 정비 불량에 의한 '차량 결함'이 원인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2일 오후 부산 남구 한 주유소 앞 도로에 불법 주차해 있던 트레일러와 그 왼쪽에 부서진 싼타페 승용차가 서 있다. 한모(64)씨가 운전하던 이 산타페SUV는 이날 낮 12시 25분쯤 사거리에서 좌회전한 뒤 길가에 주차돼 있던 트레일러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한씨의 아내 박모(60)씨와 딸(33) 등 일가족 4명이 숨지고 한씨가 크게 다쳤다.2일 오후 부산 남구 한 주유소 앞 도로에 불법 주차해 있던 트레일러와 그 왼쪽에 부서진 싼타페 승용차가 서 있다. 한모(64)씨가 운전하던 이 산타페SUV는 이날 낮 12시 25분쯤 사거리에서 좌회전한 뒤 길가에 주차돼 있던 트레일러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한씨의 아내 박모(60)씨와 딸(33) 등 일가족 4명이 숨지고 한씨가 크게 다쳤다.

2일 오후 12시 25분쯤 부산 남구의 한 주유소 앞 도로에서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인 싼타페가 주차돼 있던 트레일러를 들이받았다.

운전자가 점심을 먹으러 간다며 3차로에 불법 주차한 트레일러였다.

불법주차로 좁아진 차로… 카시트 없어 피해 커

이 사고로 해수욕장으로 피서를 가던 일가족 5명 가운데 싼타페 차량 뒷좌석에 타고 있던 세 살 남자 아이 1명, 생후 3개월 된 남자아이 1명, 두 아이의 엄마 한모(33)씨, 아이들의 외할머니 박모(60)씨 등 4명이 숨졌다.

한씨와 박씨는 유아용 카시트 없이 두 아이를 각각 안고 있었고 큰아이는 사고 충격으로 차량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운전을 한 두 아이의 외할아버지 한모(64)씨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후 경찰과 소방 구급대원들이 길가에 쓰러져 있는 피해자를 이송하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사고 후 경찰과 소방 구급대원들이 길가에 쓰러져 있는 피해자를 이송하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경남 진해에 살고 있는 한씨의 딸은 두 아이를 데리고 최근 부산 남구의 친정에 놀러왔다 이날 다대포 해수욕장으로 피서를 가던 중이었다.

블랙박스 동영상엔 "어, 차가 와 이라노?"

경찰이 공개한 사고 차량의 17초짜리 블랙박스 영상에는 사고 당시의 긴박한 상황이 그대로 담겨있다.

운전자 한씨가 앞 교차로를 향해 달리던 중 갑자기 "어, 차가 와 이라노? 차가 와 이렇노?"라고 다급하게 소리를 질렀다.

차는 그대로 교차로를 향해 내려갔고, 편도 3차선 중 차들이 서 있지 않는 3차로 쪽으로 핸들을 틀면서 교차로에 진입해 왼쪽으로 핸들을 틀었다.


그 순간에도 한씨는 "애기, 애기, 애기… 아이고 우짜꼬?"를 외쳤고, 뒷좌석에 있던 여성들의 다급한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하지만 이 차량은 좌회전한 뒤 3차로에 주차돼 있던 트레일러 뒷부분과 충돌했다. 사고 차량의 조수석 부분과 트레일러 차량의 왼쪽 뒷부분이 부딪쳐 싼타페 차체가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찌그러졌다.


경찰은 한씨가 "브레이크가 말을 안 들어서 신호를 위반해 교차로에 들어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한 씨는 전직 택시 운전기사로 알려졌다.

실제로 언론에 공개된 블랙박스 영상에서 한 씨는 차에 이상이 있음을 호소하며 추돌 직전까지 빨라지는 속도를 줄이지 못했다.

경찰 "차체 결함 가능성에 무게", "운전자 과실도 수사"

경찰은 운전자 과실도 확인하고 있다. 블랙박스 영상 속에서 차량이 갑자기 급가속하는 부분은 브레이크가 고장 났다는 운전자의 진술과 달리 액셀러레이터를 밟은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있기 때문이다.

인근 주유소 CCTV 에 찍힌 사고직전 영상. 경찰은 주변 CCTV와 목격자 진술 등을 바탕으로 ‘차량 결함’과 ‘운전 미숙’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인근 주유소 CCTV 에 찍힌 사고직전 영상. 경찰은 주변 CCTV와 목격자 진술 등을 바탕으로 ‘차량 결함’과 ‘운전 미숙’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주변 CCTV와 운전자, 목격자 진술 등을 근거로 사고 당시의 정황을 파악하는 한편 국과수에 SUV 차량의 정밀조사를 의뢰한 상태다.

한편,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숨진 외할머니는 마지막까지 구급대원에게 손자들의 안위를 물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사고를 당한 가족의 한 지인은 "오랫동안 택시 운전을 했던 한씨가 이토록 황당한 교통사고를 냈을 리 없다"며 "화목했던 가정을 송두리째 뽑아놓은 사건인만큼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차가 와 이라노?”…차량 결함? 운전 미숙?
    • 입력 2016-08-03 15:42:33
    • 수정2016-08-03 16:20:58
    취재K
부산 해운대 교통사고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부산 감만동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교통사고 소식이 전해졌다.

[연관기사]
☞ 피서가던 일가족 참변…차량 결함 추정
☞ 부산 일가족 참변…SUV 차량 ‘정비 불량’ 무게


이틀만에 부산에서 발생한 2건의 교통사고로 7명이 숨지는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해수욕장 가던 일가족 4명 숨져… 이번에도 부산

이번에도 해수욕장으로 피서가던 일가족이 참변을 당한데다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교통사고라는 점에서 주위를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더우기 사고 차량인 싼타페가 교차로에 진입하기 300m전부터 다급한 운전자의 목소리가 담긴 17초 분량의 블랙박스 영상이 방송과 인터넷 등을 통해 공개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동영상을 본 시청자들과 누리꾼들은 사고 원인을 놓고 정비 불량에 의한 '차량 결함'이 원인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2일 오후 부산 남구 한 주유소 앞 도로에 불법 주차해 있던 트레일러와 그 왼쪽에 부서진 싼타페 승용차가 서 있다. 한모(64)씨가 운전하던 이 산타페SUV는 이날 낮 12시 25분쯤 사거리에서 좌회전한 뒤 길가에 주차돼 있던 트레일러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한씨의 아내 박모(60)씨와 딸(33) 등 일가족 4명이 숨지고 한씨가 크게 다쳤다.
2일 오후 12시 25분쯤 부산 남구의 한 주유소 앞 도로에서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인 싼타페가 주차돼 있던 트레일러를 들이받았다.

운전자가 점심을 먹으러 간다며 3차로에 불법 주차한 트레일러였다.

불법주차로 좁아진 차로… 카시트 없어 피해 커

이 사고로 해수욕장으로 피서를 가던 일가족 5명 가운데 싼타페 차량 뒷좌석에 타고 있던 세 살 남자 아이 1명, 생후 3개월 된 남자아이 1명, 두 아이의 엄마 한모(33)씨, 아이들의 외할머니 박모(60)씨 등 4명이 숨졌다.

한씨와 박씨는 유아용 카시트 없이 두 아이를 각각 안고 있었고 큰아이는 사고 충격으로 차량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운전을 한 두 아이의 외할아버지 한모(64)씨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후 경찰과 소방 구급대원들이 길가에 쓰러져 있는 피해자를 이송하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경남 진해에 살고 있는 한씨의 딸은 두 아이를 데리고 최근 부산 남구의 친정에 놀러왔다 이날 다대포 해수욕장으로 피서를 가던 중이었다.

블랙박스 동영상엔 "어, 차가 와 이라노?"

경찰이 공개한 사고 차량의 17초짜리 블랙박스 영상에는 사고 당시의 긴박한 상황이 그대로 담겨있다.

운전자 한씨가 앞 교차로를 향해 달리던 중 갑자기 "어, 차가 와 이라노? 차가 와 이렇노?"라고 다급하게 소리를 질렀다.

차는 그대로 교차로를 향해 내려갔고, 편도 3차선 중 차들이 서 있지 않는 3차로 쪽으로 핸들을 틀면서 교차로에 진입해 왼쪽으로 핸들을 틀었다.


그 순간에도 한씨는 "애기, 애기, 애기… 아이고 우짜꼬?"를 외쳤고, 뒷좌석에 있던 여성들의 다급한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하지만 이 차량은 좌회전한 뒤 3차로에 주차돼 있던 트레일러 뒷부분과 충돌했다. 사고 차량의 조수석 부분과 트레일러 차량의 왼쪽 뒷부분이 부딪쳐 싼타페 차체가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찌그러졌다.


경찰은 한씨가 "브레이크가 말을 안 들어서 신호를 위반해 교차로에 들어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한 씨는 전직 택시 운전기사로 알려졌다.

실제로 언론에 공개된 블랙박스 영상에서 한 씨는 차에 이상이 있음을 호소하며 추돌 직전까지 빨라지는 속도를 줄이지 못했다.

경찰 "차체 결함 가능성에 무게", "운전자 과실도 수사"

경찰은 운전자 과실도 확인하고 있다. 블랙박스 영상 속에서 차량이 갑자기 급가속하는 부분은 브레이크가 고장 났다는 운전자의 진술과 달리 액셀러레이터를 밟은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있기 때문이다.

인근 주유소 CCTV 에 찍힌 사고직전 영상. 경찰은 주변 CCTV와 목격자 진술 등을 바탕으로 ‘차량 결함’과 ‘운전 미숙’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주변 CCTV와 운전자, 목격자 진술 등을 근거로 사고 당시의 정황을 파악하는 한편 국과수에 SUV 차량의 정밀조사를 의뢰한 상태다.

한편,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숨진 외할머니는 마지막까지 구급대원에게 손자들의 안위를 물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사고를 당한 가족의 한 지인은 "오랫동안 택시 운전을 했던 한씨가 이토록 황당한 교통사고를 냈을 리 없다"며 "화목했던 가정을 송두리째 뽑아놓은 사건인만큼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