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식당② 경쟁하기 힘들어요…‘한식 뷔페 반경 5백m에 음식점 평균 325개’

입력 2016.08.26 (10:53) 수정 2016.09.0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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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릭! 대기업 한식 뷔페 주변 음식점 지도



재벌 계열 한식 뷔페 음식점들이 있습니다. 대기업인 CJ푸드빌의 계절밥상, 신세계푸드의 올반, 이랜드파크의 자연별곡 같은 음식점들인데요. 이들 재벌 계열 음식점이 하나 새로 생길 때마다 얼마나 많은 주변 자영업 음식점들이 영향을 받게 될까요?

데이터저널리즘팀 분석 결과, 대기업 계열 한식 뷔페 음식점이 들어선 곳에는 주변 상권에 평균 3백 개가 넘는 음식점들이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한식 뷔페가 한 곳 들어선 곳마다 일반 음식점 수백 곳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 재벌 한식 뷔페 반경 5백 미터에 평균 325개 음식점

데이터저널리즘팀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자료(2016년 5월)를 바탕으로 조사, 분석한 결과, 대기업의 한식 뷔페 한 곳당 평균적으로 반경 5백 미터 안에 325개의 음식점이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약 200개는 한식당으로 조사됐습니다. 대기업의 한식 뷔페 음식점마다 걸어서도 바로 갈 수 있는 인접한 곳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자영업 음식점들이 3백 개가 넘고, 이 가운데 60%는 음식 종류까지도 같은 셈입니다.


일반 음식점들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곳에 들어선 한식 뷔페는 CJ푸드빌의 계절밥상 부산 서면 롯데점이었습니다. 부산의 핵심 상권 가운데 한 곳으로 꼽히는 이곳의 경우 반경 5백 미터 안에 일반 음식점 1,302곳이 있었습니다.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일반적인 음식점 1천3백여 곳이 대기업 계열의 한식 뷔페 음식점과 경쟁을 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직장인들은 물론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서울 인사동의 경우도 대기업 계열 음식점이 핵심 상권에 진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계절밥상 인사동점의 경우 반경 5백미터 안에 음식점 1,078곳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자연별곡 강남역점 반경 5백미터 안에는 951곳의 음식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전국 핵심 상권에 한식 뷔페가 들어서면서 이들 재벌 계열 한식 뷔페와 경쟁을 해야 하는 자영업 음식점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재벌 한식 뷔페 반경 천 미터에는 평균 823개 음식점

반경 1킬로미터로 분석을 해보면, 재벌 계열 식당과 경쟁할 수밖에 없는 일반 음식점 수는 배 이상 급증합니다. 대기업 계열 한식 뷔페를 중심으로 반경 천 미터로 따져보면, 영향권 내 음식점 수는 평균 823개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자연별곡 광화문점의 경우 반경 천 미터 안에 음식점이 3,054개, 자연별곡 명동점은 2,746개, 계절밥상 인사동점도 2,746개가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천 미터는 성인의 걸음걸이 속도와 비슷한 시속 5킬로미터로 걸을 경우 12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입니다.


■ 반경 2km로 잡으면 사실상 서울 전역 영향권

택시 기본요금인 2킬로미터로 분석을 해보면, 재벌 계열 한식 뷔페의 영향권은 사실상 서울 전역에 미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재벌 음식점의 영향을 받지 않는 자영업 음식점들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는 재벌 계열 한식 뷔페 음식점들이 시내 곳곳의 핵심 상권마다 진출해 있다는 사실을 뜻합니다.

■ '재벌 한식 뷔페 인근 음식점 10곳 중 4.5곳 매출 감소'

재벌이 한식 뷔페에 진출하면서 일반 자영업 음식점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는 연구 조사 결과도 나와 있습니다.

한국외식업 중앙회의 "대기업형 한식뷔페 개점에 따른 외식업 영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서울·경기 지역의 음식점 천칠백 여 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식 뷔페 주변 5 킬로미터 이내 음식점 가운데 45.2%의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매출이 줄었다고 답한 업소의 감소율은 16.2%였습니다.

분야 별로 보면, 재벌 계열 한식 뷔페와 업종이 직접적으로 겹치는 한식 업소 51.4%가 매출이 줄었다고 답해 피해가 가장 심했고, 이어 일식 38.1%, 서양식 39.4%, 중식 33.3% 순이었습니다.

특히 외식업중앙회 조사에서 대부분의 음식점 경영자들이 재벌의 한식 뷔페 진출에 대해 뾰족한 대응 방법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외식업중앙회는 대응책과 관련해 음식점의 78.6%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고, 메뉴에 변화를 꾀하겠다고 답한 음식점은 9.4%였으며, 가격 인하를 생각해 보겠다고 설명한 음식점은 5.2%였다고 밝혔습니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홍보활동 등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음식점은 4.3%였습니다. 1.1%의 음식점은 영업시간을 늘려보는 방안을 생각해보겠다고 답했습니다. 외식업중앙회는 이와 함께 대기업 한식 뷔페 개점 이후 폐업이나 업종 변경을 고려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음식점이 약 25%로 나타났다면서, 한식 뷔페로 인해 인근 음식점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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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 식당② 경쟁하기 힘들어요…‘한식 뷔페 반경 5백m에 음식점 평균 32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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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6-09-01 17:4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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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계열 한식 뷔페 음식점들이 있습니다. 대기업인 CJ푸드빌의 계절밥상, 신세계푸드의 올반, 이랜드파크의 자연별곡 같은 음식점들인데요. 이들 재벌 계열 음식점이 하나 새로 생길 때마다 얼마나 많은 주변 자영업 음식점들이 영향을 받게 될까요?

데이터저널리즘팀 분석 결과, 대기업 계열 한식 뷔페 음식점이 들어선 곳에는 주변 상권에 평균 3백 개가 넘는 음식점들이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한식 뷔페가 한 곳 들어선 곳마다 일반 음식점 수백 곳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 재벌 한식 뷔페 반경 5백 미터에 평균 325개 음식점

데이터저널리즘팀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자료(2016년 5월)를 바탕으로 조사, 분석한 결과, 대기업의 한식 뷔페 한 곳당 평균적으로 반경 5백 미터 안에 325개의 음식점이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약 200개는 한식당으로 조사됐습니다. 대기업의 한식 뷔페 음식점마다 걸어서도 바로 갈 수 있는 인접한 곳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자영업 음식점들이 3백 개가 넘고, 이 가운데 60%는 음식 종류까지도 같은 셈입니다.


일반 음식점들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곳에 들어선 한식 뷔페는 CJ푸드빌의 계절밥상 부산 서면 롯데점이었습니다. 부산의 핵심 상권 가운데 한 곳으로 꼽히는 이곳의 경우 반경 5백 미터 안에 일반 음식점 1,302곳이 있었습니다.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일반적인 음식점 1천3백여 곳이 대기업 계열의 한식 뷔페 음식점과 경쟁을 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직장인들은 물론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서울 인사동의 경우도 대기업 계열 음식점이 핵심 상권에 진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계절밥상 인사동점의 경우 반경 5백미터 안에 음식점 1,078곳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자연별곡 강남역점 반경 5백미터 안에는 951곳의 음식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전국 핵심 상권에 한식 뷔페가 들어서면서 이들 재벌 계열 한식 뷔페와 경쟁을 해야 하는 자영업 음식점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재벌 한식 뷔페 반경 천 미터에는 평균 823개 음식점

반경 1킬로미터로 분석을 해보면, 재벌 계열 식당과 경쟁할 수밖에 없는 일반 음식점 수는 배 이상 급증합니다. 대기업 계열 한식 뷔페를 중심으로 반경 천 미터로 따져보면, 영향권 내 음식점 수는 평균 823개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자연별곡 광화문점의 경우 반경 천 미터 안에 음식점이 3,054개, 자연별곡 명동점은 2,746개, 계절밥상 인사동점도 2,746개가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천 미터는 성인의 걸음걸이 속도와 비슷한 시속 5킬로미터로 걸을 경우 12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입니다.


■ 반경 2km로 잡으면 사실상 서울 전역 영향권

택시 기본요금인 2킬로미터로 분석을 해보면, 재벌 계열 한식 뷔페의 영향권은 사실상 서울 전역에 미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재벌 음식점의 영향을 받지 않는 자영업 음식점들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는 재벌 계열 한식 뷔페 음식점들이 시내 곳곳의 핵심 상권마다 진출해 있다는 사실을 뜻합니다.

■ '재벌 한식 뷔페 인근 음식점 10곳 중 4.5곳 매출 감소'

재벌이 한식 뷔페에 진출하면서 일반 자영업 음식점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는 연구 조사 결과도 나와 있습니다.

한국외식업 중앙회의 "대기업형 한식뷔페 개점에 따른 외식업 영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서울·경기 지역의 음식점 천칠백 여 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식 뷔페 주변 5 킬로미터 이내 음식점 가운데 45.2%의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매출이 줄었다고 답한 업소의 감소율은 16.2%였습니다.

분야 별로 보면, 재벌 계열 한식 뷔페와 업종이 직접적으로 겹치는 한식 업소 51.4%가 매출이 줄었다고 답해 피해가 가장 심했고, 이어 일식 38.1%, 서양식 39.4%, 중식 33.3% 순이었습니다.

특히 외식업중앙회 조사에서 대부분의 음식점 경영자들이 재벌의 한식 뷔페 진출에 대해 뾰족한 대응 방법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외식업중앙회는 대응책과 관련해 음식점의 78.6%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고 말했고, 메뉴에 변화를 꾀하겠다고 답한 음식점은 9.4%였으며, 가격 인하를 생각해 보겠다고 설명한 음식점은 5.2%였다고 밝혔습니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홍보활동 등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음식점은 4.3%였습니다. 1.1%의 음식점은 영업시간을 늘려보는 방안을 생각해보겠다고 답했습니다. 외식업중앙회는 이와 함께 대기업 한식 뷔페 개점 이후 폐업이나 업종 변경을 고려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음식점이 약 25%로 나타났다면서, 한식 뷔페로 인해 인근 음식점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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