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거식증’ 술로 다이어트 하려다…

입력 2016.08.31 (20:34) 수정 2016.08.31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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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국의 대학에는 대학입학 첫 해에만 15파운드, 약 6.8킬로그램이 찐다는 속설이 있는데요.

이렇게 살이 찌는 것을 피하기 위해 밥은 먹지 않고 술만 먹는 학생들이 많다고 합니다.

박찬형 기자입니다.

<리포트>

술집에 앉아 안주 없이 술만 따르는 이 여성은 음주 거식증을 겪었던 적이 있습니다.

<녹취> "빈속에 술을 마시니 정말 몸이 안좋더라고요. 자주 토하고 술마신 다음날 굉장히 힘들었어요.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음주 거식증을 뜻하는 드렁코렉시아는 술고래와 거식증이라는 두 단어를 합한 말로 다른 음식은 피하고 술로 배를 채우는 식이 장애의 일종입니다.

대체 왜 음식을 거부한 채 술만 마시는 걸까?

<녹취> "늘 몸무게가 걱정됐지만 사람들과 만나서 즐겁게 놀고싶기 때문이에요."

살은 빼고 싶지만, 친구들과 만나는 것은 포기할 수 없으니 음식 대신 술만 마시는 겁니다.

또 음주 후 일부러 구토를 해 음식물을 게워내고, 설사제, 이뇨제를 먹기도 하는데 이를 술 다이어트라고도 부릅니다.

최근 미국 휴스턴 대학에서 조사한 결과 3개월간 음주 거식증과 연관된 행동을 했다고 대답한 학생들이 무려 80%로 조사됐는데 특히 여대생들 사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녹취> 클레어(식이장애 협회) : "이상적인 몸매와 다이어트, 살이 찌는 것에 대한 두려움 등이 사회에 만연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그런 압박을 느끼는 거죠."

전문가들은 '음주 거식증'이 알코올의 부작용을 극대화하는 행위라며 경고하고 있습니다.

<녹취> 페트로(의사) : "술에 빨리 취하게 되고, 알코올 중독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죽을 수도 있어요."

미국 뿐만이 아닙니다.

호주에서도 여대생의 절반 이상이 음주 거식증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살이 찌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이 많은 사회에 퍼져 있는 겁니다.

그러다보니 극단적으로 모든 음식을 거부하는 경우도 생겨납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거식증이 어린 아이들에게서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 눈에 봐도 마른 게 느껴지는 이 소녀의 나이는 고작 8살,

<녹취> 다나(거식증 환자) : "살을 빼고 싶어서 먹는 것을 멈췄어요."

2주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은 적도 있어 몸무게가 원래의 4분의 1로 줄어들었습니다.

다행히 이 아이는 치료를 통해 거식증을 극복하고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거식증은 자칫하면 죽음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합니다.

지난 2010년에 사망한 프랑스의 유명 모델 이자벨 카로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후 프랑스에선 깡마른 몸매를 부추기면 징역 1년형에 처하고 우리돈 천만 원이 넘는 벌금을 부과하는 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살이 찌지 않으려고 술만 마시거나 살을 빼려다 거식증에 걸려 음식을 거부하게 되는 사람들, 혹시 우리 주위에 있는 건 아닌지 가족과 동료들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글로벌 24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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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주 거식증’ 술로 다이어트 하려다…
    • 입력 2016-08-31 20:36:03
    • 수정2016-08-31 20:57:00
    글로벌24
<앵커 멘트>

미국의 대학에는 대학입학 첫 해에만 15파운드, 약 6.8킬로그램이 찐다는 속설이 있는데요.

이렇게 살이 찌는 것을 피하기 위해 밥은 먹지 않고 술만 먹는 학생들이 많다고 합니다.

박찬형 기자입니다.

<리포트>

술집에 앉아 안주 없이 술만 따르는 이 여성은 음주 거식증을 겪었던 적이 있습니다.

<녹취> "빈속에 술을 마시니 정말 몸이 안좋더라고요. 자주 토하고 술마신 다음날 굉장히 힘들었어요.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음주 거식증을 뜻하는 드렁코렉시아는 술고래와 거식증이라는 두 단어를 합한 말로 다른 음식은 피하고 술로 배를 채우는 식이 장애의 일종입니다.

대체 왜 음식을 거부한 채 술만 마시는 걸까?

<녹취> "늘 몸무게가 걱정됐지만 사람들과 만나서 즐겁게 놀고싶기 때문이에요."

살은 빼고 싶지만, 친구들과 만나는 것은 포기할 수 없으니 음식 대신 술만 마시는 겁니다.

또 음주 후 일부러 구토를 해 음식물을 게워내고, 설사제, 이뇨제를 먹기도 하는데 이를 술 다이어트라고도 부릅니다.

최근 미국 휴스턴 대학에서 조사한 결과 3개월간 음주 거식증과 연관된 행동을 했다고 대답한 학생들이 무려 80%로 조사됐는데 특히 여대생들 사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녹취> 클레어(식이장애 협회) : "이상적인 몸매와 다이어트, 살이 찌는 것에 대한 두려움 등이 사회에 만연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그런 압박을 느끼는 거죠."

전문가들은 '음주 거식증'이 알코올의 부작용을 극대화하는 행위라며 경고하고 있습니다.

<녹취> 페트로(의사) : "술에 빨리 취하게 되고, 알코올 중독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죽을 수도 있어요."

미국 뿐만이 아닙니다.

호주에서도 여대생의 절반 이상이 음주 거식증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살이 찌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이 많은 사회에 퍼져 있는 겁니다.

그러다보니 극단적으로 모든 음식을 거부하는 경우도 생겨납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거식증이 어린 아이들에게서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 눈에 봐도 마른 게 느껴지는 이 소녀의 나이는 고작 8살,

<녹취> 다나(거식증 환자) : "살을 빼고 싶어서 먹는 것을 멈췄어요."

2주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은 적도 있어 몸무게가 원래의 4분의 1로 줄어들었습니다.

다행히 이 아이는 치료를 통해 거식증을 극복하고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거식증은 자칫하면 죽음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합니다.

지난 2010년에 사망한 프랑스의 유명 모델 이자벨 카로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후 프랑스에선 깡마른 몸매를 부추기면 징역 1년형에 처하고 우리돈 천만 원이 넘는 벌금을 부과하는 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살이 찌지 않으려고 술만 마시거나 살을 빼려다 거식증에 걸려 음식을 거부하게 되는 사람들, 혹시 우리 주위에 있는 건 아닌지 가족과 동료들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글로벌 24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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