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미, 北정보 장벽 허문다

입력 2016.09.08 (21:05) 수정 2016.09.08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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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노트텔'이라 불리는 DVD 플레이어입니다.

이 장치를 통해 한국 드라마가 북한 내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고 하는 데요.

미 국무부가 폐쇄된 북한의 정보 장벽을 허물기 위해 북한에 정보유입을 확대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습니다.

기밀로 분류돼 있지만 대량의 전자통신수단을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과거 냉전 시대 외부 정보의 유입이 동구권 붕괴를 촉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요.

런던에서 김덕원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냉전 동구권 붕괴, BBC. VOA역할 입증 ▼

<리포트>

1989년 독일 베를린 장벽의 붕괴.

이후 체코와 루마니아 등 동유럽 국가의 민주화는 당시 세계를 양분했던 한 축인 공산주의의 몰락을 가져왔습니다.

냉전 시대가 막을 내린 배경에는 BBC 등 서방의 라디오 방송이 중대한 역할을 했습니다.

전파방해의 틈을 헤치고 동구권 국민들에게 서방의 정보와 문화를 전달했고 민주화의 열망에 불을 부쳤습니다.

<녹취> 바웬사(전 폴란드 대통령/2001년) : "서방의 방송이 없었더라면 전체주의 정권은 훨씬 더 오래 지속되었을 것입니다. 자유를 위한 투쟁 역시 훨씬 더 고통스러웠을 것이며..."

실제 1980년대 후반 폴란드 성인의 30%가 영국의 BBC 라디오를 들었고 40% 이상이 미국의 소리 방송 VOA를 청취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녹취> 존 튜사(BBC 경영국장/1990년) : "BBC는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에게 희망과 다른 세상이 있음을 알려 주었습니다."

특히 BBC는 해당 국가 언어로 직접 방송해 누구든지 쉽게 접할 수 있었고 공산정권 몰락 이후에는 자체 민주언론이 설립될 수 있도록 기술 지원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현재에도 32개 언어로 전세계에 방송을 하고 있는 BBC는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라디오 방송을 조만간 시작할 예정입니다.

런던에서 KBS 뉴스 김덕원입니다.

▼북한, 외부 문물 차단 혈안▼

<기자 멘트>

북한이 체제에 가장 위협으로 여기는 것이 대북 전단과 확성기입니다.

대북 전단은 이렇게 기다란 풍선에 매달려 북으로 날아가는데요.

기상 조건만 맞으면 평양을 넘어 300킬로미터까지 날아갑니다.

대북 확성기는 출력을 높이면 30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소리가 도달하는데 개성 주민들까지 들을 수 있습니다.

북한은 여기에 아주 민감하죠 조준타격하겠다고 위협하고 전단에 고사총을 쏜 일도 있습니다.

왜 이렇게 예민할까요?

전단 내용에는 북한에서는 절대 금기인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일가의 조작된 우상화와 범죄, 비리 등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 주민들에게 신적 존재인 수령의 진짜 모습이 드러나면 더 이상 세습독재는 어렵겠죠.

이 때문에 김정은은 중국에서 USB나 CD로 들어오는 남한 드라마 등을 본 주민들을 공개총살하며 외부 문물 유입 차단에 혈안이 돼 있습니다.

북한은 이렇게 70년 가까이 주민들의 눈과 귀를 가린 채 주체사상, 선군사상으로 세뇌시켜 3대 세습독재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이는 거꾸로 말하면 북한이 진정으로 변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에게 바깥 세상과 북한의 실상을 알려야 한다는 걸 의미합니다.

이런 공감대 속에 영국과 미국 등 국제사회가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남승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국제사회,“북 내부 변화 통한 북핵 해결”▼

<리포트>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대북 한국어 라디오 방송을 이르면 올 가을 중 시작할 예정입니다.

북한과 한국, 중국, 일본 등의 소식을 런던 본사에서 제작한 뒤 싱가포르에서 단파 라디오로 송출하는 방식입니다.

'미국의 소리'와 '자유아시아방송'으로 매일 12시간씩 북한에 방송을 내보내고 있는 미국도 북한에 대한 정보 유입을 강화합니다.

기존의 라디오는 물론, 휴대전화와 태블릿PC, DVD 플레이어까지, 북한 사회에 퍼뜨릴 장비를 대폭 다변화 하기로 한 겁니다.

<녹취> 조준혁(외교부 대변인) : "외부 정보 유입이 북한 주민들의 대남인식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한국과 미국은 긴밀히 협의·협력해 나갈 방침입니다."

우리 군도 휴전선 일대에서 운용 중인 10여 개의 대북 확성기를 연말까지 2배 더 늘리기로 하는 등 대북 심리전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녹취> 이광백(국민통일방송 대표) : "북한 내부의 변화를 끌어내는 것, 그것을 통해서 북한의 인권 문제와 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전략인 것 같습니다."

국제질서를 무시하고, 도발을 일삼는 북한 정권의 내부 붕괴를 유도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남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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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미, 北정보 장벽 허문다
    • 입력 2016-09-08 21:10:37
    • 수정2016-09-08 21:3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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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노트텔'이라 불리는 DVD 플레이어입니다.

이 장치를 통해 한국 드라마가 북한 내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고 하는 데요.

미 국무부가 폐쇄된 북한의 정보 장벽을 허물기 위해 북한에 정보유입을 확대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습니다.

기밀로 분류돼 있지만 대량의 전자통신수단을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과거 냉전 시대 외부 정보의 유입이 동구권 붕괴를 촉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요.

런던에서 김덕원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냉전 동구권 붕괴, BBC. VOA역할 입증 ▼

<리포트>

1989년 독일 베를린 장벽의 붕괴.

이후 체코와 루마니아 등 동유럽 국가의 민주화는 당시 세계를 양분했던 한 축인 공산주의의 몰락을 가져왔습니다.

냉전 시대가 막을 내린 배경에는 BBC 등 서방의 라디오 방송이 중대한 역할을 했습니다.

전파방해의 틈을 헤치고 동구권 국민들에게 서방의 정보와 문화를 전달했고 민주화의 열망에 불을 부쳤습니다.

<녹취> 바웬사(전 폴란드 대통령/2001년) : "서방의 방송이 없었더라면 전체주의 정권은 훨씬 더 오래 지속되었을 것입니다. 자유를 위한 투쟁 역시 훨씬 더 고통스러웠을 것이며..."

실제 1980년대 후반 폴란드 성인의 30%가 영국의 BBC 라디오를 들었고 40% 이상이 미국의 소리 방송 VOA를 청취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녹취> 존 튜사(BBC 경영국장/1990년) : "BBC는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에게 희망과 다른 세상이 있음을 알려 주었습니다."

특히 BBC는 해당 국가 언어로 직접 방송해 누구든지 쉽게 접할 수 있었고 공산정권 몰락 이후에는 자체 민주언론이 설립될 수 있도록 기술 지원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현재에도 32개 언어로 전세계에 방송을 하고 있는 BBC는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라디오 방송을 조만간 시작할 예정입니다.

런던에서 KBS 뉴스 김덕원입니다.

▼북한, 외부 문물 차단 혈안▼

<기자 멘트>

북한이 체제에 가장 위협으로 여기는 것이 대북 전단과 확성기입니다.

대북 전단은 이렇게 기다란 풍선에 매달려 북으로 날아가는데요.

기상 조건만 맞으면 평양을 넘어 300킬로미터까지 날아갑니다.

대북 확성기는 출력을 높이면 30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소리가 도달하는데 개성 주민들까지 들을 수 있습니다.

북한은 여기에 아주 민감하죠 조준타격하겠다고 위협하고 전단에 고사총을 쏜 일도 있습니다.

왜 이렇게 예민할까요?

전단 내용에는 북한에서는 절대 금기인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일가의 조작된 우상화와 범죄, 비리 등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 주민들에게 신적 존재인 수령의 진짜 모습이 드러나면 더 이상 세습독재는 어렵겠죠.

이 때문에 김정은은 중국에서 USB나 CD로 들어오는 남한 드라마 등을 본 주민들을 공개총살하며 외부 문물 유입 차단에 혈안이 돼 있습니다.

북한은 이렇게 70년 가까이 주민들의 눈과 귀를 가린 채 주체사상, 선군사상으로 세뇌시켜 3대 세습독재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이는 거꾸로 말하면 북한이 진정으로 변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에게 바깥 세상과 북한의 실상을 알려야 한다는 걸 의미합니다.

이런 공감대 속에 영국과 미국 등 국제사회가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남승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국제사회,“북 내부 변화 통한 북핵 해결”▼

<리포트>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대북 한국어 라디오 방송을 이르면 올 가을 중 시작할 예정입니다.

북한과 한국, 중국, 일본 등의 소식을 런던 본사에서 제작한 뒤 싱가포르에서 단파 라디오로 송출하는 방식입니다.

'미국의 소리'와 '자유아시아방송'으로 매일 12시간씩 북한에 방송을 내보내고 있는 미국도 북한에 대한 정보 유입을 강화합니다.

기존의 라디오는 물론, 휴대전화와 태블릿PC, DVD 플레이어까지, 북한 사회에 퍼뜨릴 장비를 대폭 다변화 하기로 한 겁니다.

<녹취> 조준혁(외교부 대변인) : "외부 정보 유입이 북한 주민들의 대남인식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한국과 미국은 긴밀히 협의·협력해 나갈 방침입니다."

우리 군도 휴전선 일대에서 운용 중인 10여 개의 대북 확성기를 연말까지 2배 더 늘리기로 하는 등 대북 심리전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녹취> 이광백(국민통일방송 대표) : "북한 내부의 변화를 끌어내는 것, 그것을 통해서 북한의 인권 문제와 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전략인 것 같습니다."

국제질서를 무시하고, 도발을 일삼는 북한 정권의 내부 붕괴를 유도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남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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