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 휩쓴 서문시장 스프링클러 작동했나?

입력 2016.12.01 (14:09) 수정 2016.12.01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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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기사] ☞ [뉴스9] 스프링클러 ‘한계’…방재 기준 강화해야

영남권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인 대구 서문시장에서 30일 대형화재가 발생해 상가 건물이 무너지고 7백 개에 가까운 점포가 불에 타면서 집계조차 힘든 막대한 재산 피해를 냈다.

[연관기사] ☞ 대구 서문시장 큰불…점포 670여 곳 전소

이런 가운데 화재가 발생한 서문시장 4지구 건물 내부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를 두고 소방당국과 상인 간 논란이 일고 있다.

4지구 건물 내부 스프링클러 작동 했나?

소방당국은 스프링클러 압력계 수치 등을 근거로 정상 작동했다고 밝혔지만 일부 상인은 여전히 스프링클러 오작동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재 당시 과연 4지구 건물 내부에 설치돼 있던 천300개의 스프링클러가 정상적으로 작동했을까?

[연관기사]
☞ 스프링클러 무용지물…방재 대책 ‘제자리’
☞ 대구 서문시장 화재 오늘 현장 감식



소방당국 "게이지 압력 '0'… 살수 됐다"

이번에 큰 불이 난 대구 서문시장 4지구 건물 내부에 설치된 스프링클러는 모두 1천300여 개다.

2005년 대화재 이후 스프링클러 시설이 시급하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2012년 12월 1층, 2014년 1월 2, 3층에 각각 설치된 것이다.

이 스프링클러는 화재가 발생해 일정 이상의 열이 감지되면 퓨즈가 녹으며 자동으로 살수되는 방식이다.

소방당국은 스프링클러는 정상 작동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30일 언론브리핑을 통해 "소방대원 2명을 기계실로 투입해 스프링쿨러 작동 여부를 확인한 결과 5~6㎏/㎠에 걸려 있던 압력이 '0'인 것으로 미뤄 보아 스프링쿨러 물이 다 살수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방 관계자는 "48t 규모의 물탱크가 있는데 이는 30여 개의 스프링클러가 20분 동안 물을 뿌릴 수 있는 양"이라며 "물탱크의 물이 거의 소진돼 있는 것으로 봐서 정상적으로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1천300여 개의 스프링클러 모두가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적으로 30여 개의 스프링클러가 20분 동안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돼 물탱크에는 항상 48톤의 물이 저장돼 있는데 물이 거의 남아 있지 않고 압력계가 '0'인 점으로 미뤄 이 같은 판단을 내린 것이다.

즉, 화재 순간 스프링클러는 정상 작동했지만 상가 내부에 이불과 포목 등 인화성이 강한 섬유제품이 천장 가까이까지 쌓여 있어 번지는 불길을 잡는데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하고 있는 것이다.

30일 대구시 중구 서문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건물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일부 상인들은 화재 초기진압에 실패한 원인이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30일 대구시 중구 서문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건물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일부 상인들은 화재 초기진압에 실패한 원인이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상인 "오작동 가능성 커 …초기진화 못한 이유 뭐?"

반면에 일부 상인은 스프링클러가 아예 작동하지 않았거나 지하탱크에 물이 없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더욱이 소방당국이 4지구 스프링클러를 6개월 전에 점검한 이후 현재까지 단 한 번도 점검하지 않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 같은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상인들은 스프링클러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면 왜 초기진화를 하지 못하고 상가 전체가 전소됐냐며 원망섞인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이 같은 논란과 관현해 1일 현장 감식에 들어간 경찰은 화재 원인과 발화 지점을 밝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또, 상가연합회가 관리하는 CCTV 영상저장장치를 정밀 분석해 화재 초기 스프링클러가 작동했는지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상가가 모두 불에 탔고 건물 일부는 붕괴돼 이를 밝혀내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대구시 중구 서문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건물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현재 서문시장에는 점포 4천여 개가 있고 상인 수는 2만여 명에 이른다.30일 대구시 중구 서문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건물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현재 서문시장에는 점포 4천여 개가 있고 상인 수는 2만여 명에 이른다.

화재로 '불운' 겹쳐 지역경제 타결 클 듯

대구 서문시장은 조선 중기부터 형성됐으며 평양장, 강경장 등과 함께 조선 시대 전국 3대 시장의 하나로 꼽혔다.

지난 1992년 시장이 근대적인 면모를 갖추고 공설시장으로 개설 허가를 받았는데, 현재는 건물 총면적 6만4천902㎡로, 1·2·4·5지구와 동산상가, 건어물상가 등 6개 지구로 구성돼 있다.

총 점포 수는 4천여 개, 상인 수는 2만여 명에 이르며 불이 난 4지구는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839개 점포가 있다.

그런데 이번 불로 4지구에 입점한 점포 677개가 모두 잿더미가 됐다.


서문시장에선 그동안 크고 작은 화재가 끊이지 않았다. 11년 전인 지난 2005년에도 큰 불이나 6개 지구 가운데 가장 큰 2지구 건물이 전소하고 1천여명의 상인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

한국전쟁때인 1950년 이후 10년에서 15년 간격으로 대형 화재가 발생하는 등 화재로 인한 '불운'이 이어졌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 개통과 전국 최대 규모 야시장 개장으로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던 서문시장은 이번 큰불로 또 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집계가 끝나봐야 알 수 있지만 피해 규모가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데다, 건물을 복구해서 입주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 있어서 이 기간 매출액 손해로 인한 지역경제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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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2-01 14:09:03
    • 수정2016-12-01 22: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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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기사] ☞ [뉴스9] 스프링클러 ‘한계’…방재 기준 강화해야 영남권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인 대구 서문시장에서 30일 대형화재가 발생해 상가 건물이 무너지고 7백 개에 가까운 점포가 불에 타면서 집계조차 힘든 막대한 재산 피해를 냈다. [연관기사] ☞ 대구 서문시장 큰불…점포 670여 곳 전소 이런 가운데 화재가 발생한 서문시장 4지구 건물 내부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를 두고 소방당국과 상인 간 논란이 일고 있다. 4지구 건물 내부 스프링클러 작동 했나? 소방당국은 스프링클러 압력계 수치 등을 근거로 정상 작동했다고 밝혔지만 일부 상인은 여전히 스프링클러 오작동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재 당시 과연 4지구 건물 내부에 설치돼 있던 천300개의 스프링클러가 정상적으로 작동했을까? [연관기사] ☞ 스프링클러 무용지물…방재 대책 ‘제자리’ ☞ 대구 서문시장 화재 오늘 현장 감식 소방당국 "게이지 압력 '0'… 살수 됐다" 이번에 큰 불이 난 대구 서문시장 4지구 건물 내부에 설치된 스프링클러는 모두 1천300여 개다. 2005년 대화재 이후 스프링클러 시설이 시급하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2012년 12월 1층, 2014년 1월 2, 3층에 각각 설치된 것이다. 이 스프링클러는 화재가 발생해 일정 이상의 열이 감지되면 퓨즈가 녹으며 자동으로 살수되는 방식이다. 소방당국은 스프링클러는 정상 작동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30일 언론브리핑을 통해 "소방대원 2명을 기계실로 투입해 스프링쿨러 작동 여부를 확인한 결과 5~6㎏/㎠에 걸려 있던 압력이 '0'인 것으로 미뤄 보아 스프링쿨러 물이 다 살수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방 관계자는 "48t 규모의 물탱크가 있는데 이는 30여 개의 스프링클러가 20분 동안 물을 뿌릴 수 있는 양"이라며 "물탱크의 물이 거의 소진돼 있는 것으로 봐서 정상적으로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1천300여 개의 스프링클러 모두가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적으로 30여 개의 스프링클러가 20분 동안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돼 물탱크에는 항상 48톤의 물이 저장돼 있는데 물이 거의 남아 있지 않고 압력계가 '0'인 점으로 미뤄 이 같은 판단을 내린 것이다. 즉, 화재 순간 스프링클러는 정상 작동했지만 상가 내부에 이불과 포목 등 인화성이 강한 섬유제품이 천장 가까이까지 쌓여 있어 번지는 불길을 잡는데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하고 있는 것이다. 30일 대구시 중구 서문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건물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일부 상인들은 화재 초기진압에 실패한 원인이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상인 "오작동 가능성 커 …초기진화 못한 이유 뭐?" 반면에 일부 상인은 스프링클러가 아예 작동하지 않았거나 지하탱크에 물이 없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더욱이 소방당국이 4지구 스프링클러를 6개월 전에 점검한 이후 현재까지 단 한 번도 점검하지 않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 같은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상인들은 스프링클러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면 왜 초기진화를 하지 못하고 상가 전체가 전소됐냐며 원망섞인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이 같은 논란과 관현해 1일 현장 감식에 들어간 경찰은 화재 원인과 발화 지점을 밝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또, 상가연합회가 관리하는 CCTV 영상저장장치를 정밀 분석해 화재 초기 스프링클러가 작동했는지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상가가 모두 불에 탔고 건물 일부는 붕괴돼 이를 밝혀내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대구시 중구 서문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건물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현재 서문시장에는 점포 4천여 개가 있고 상인 수는 2만여 명에 이른다. 화재로 '불운' 겹쳐 지역경제 타결 클 듯 대구 서문시장은 조선 중기부터 형성됐으며 평양장, 강경장 등과 함께 조선 시대 전국 3대 시장의 하나로 꼽혔다. 지난 1992년 시장이 근대적인 면모를 갖추고 공설시장으로 개설 허가를 받았는데, 현재는 건물 총면적 6만4천902㎡로, 1·2·4·5지구와 동산상가, 건어물상가 등 6개 지구로 구성돼 있다. 총 점포 수는 4천여 개, 상인 수는 2만여 명에 이르며 불이 난 4지구는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839개 점포가 있다. 그런데 이번 불로 4지구에 입점한 점포 677개가 모두 잿더미가 됐다. 서문시장에선 그동안 크고 작은 화재가 끊이지 않았다. 11년 전인 지난 2005년에도 큰 불이나 6개 지구 가운데 가장 큰 2지구 건물이 전소하고 1천여명의 상인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 한국전쟁때인 1950년 이후 10년에서 15년 간격으로 대형 화재가 발생하는 등 화재로 인한 '불운'이 이어졌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 개통과 전국 최대 규모 야시장 개장으로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던 서문시장은 이번 큰불로 또 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집계가 끝나봐야 알 수 있지만 피해 규모가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데다, 건물을 복구해서 입주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 있어서 이 기간 매출액 손해로 인한 지역경제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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