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수련원 화재 위험 여전

입력 2002.07.20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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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도 화성 씨랜드 화재참사가 일어난 지 3년이 지났습니다.
사고 직후 당국은 전국의 청소년 수련원들 시설 안전 점검을 강화한다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별로 나아진 게 없습니다.
실태를 기동취재부 이승기 기자가 고발합니다.
⊙기자: 700명을 수용할 있는 인천시 강화군의 한 청소년 수련 시설입니다.
화재에 대비해 설치된 자동 방화문을 점검해 봤습니다.
연기감지기에 전류를 통해 봤지만 방화문은 끄덕도 하지 않습니다.
⊙박정규(행자부 소방국): 감지기하고 연동이 안 되고 있어요.
⊙기자: 감지기와 방화문을 연결하는 연동 제어기는 전원이 모두 꺼져 있습니다.
바로 위층도 전원이 꺼져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번에는 전원을 넣고 작동 여부를 시험해 봤습니다.
문틀이 맞지 않아 방화문이 아예 내려오질 않습니다.
고장입니다.
⊙정정기(행자부 소방국): 한 번 설치하고 한 번도 관리를 안한 거죠.
⊙기자: 비상 경보설비도 엉망입니다.
발신기의 전선은 아예 잘려 있고 누름스위치는 청테이프로 막아 버렸습니다.
옥외 피난계단 한 쪽에는 임시 창고를 만들어 여유 공간인 계단창을 없앴습니다.
건축법 위반입니다.
⊙숙박시설 여주인: 없애라고 말한 사람 없어요. 있으면 나와보라고 그래요.
⊙기자: 이 수련원에 설치된 자동화재탐지 설비는 무용지물입니다.
사무실을 방으로 개조하면서 전원을 연결하지 않은 것입니다.
⊙수련원 주인: 그냥 달면 되는지 알았지, 전원이 안 들어왔다는 것을 꿈에도 생각 안 했어요.
⊙기자: 3년 전 씨랜드 화재에서 희생자가 많았던 것은 안전설비 외에도 열에 약한 샌드위치 판넬을 건축재료로 사용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경기도 이천의 수련원도 일부 건물은 스티로폼이 들어 있는 샌드위치판넬이 건축 재료입니다.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철거하지 않고 있습니다.
샌드위치 판넬은 실험에서 볼 수 있듯이 순식간에 불길이 번져 손을 쓸 겨를이 없습니다.
⊙수련원 관리과장: 영세한데 건물은 지어졌고 준공검사는 받았고, 씨랜드 때문에 논란된 거 아니에요.
⊙기자: 설마 하는 안전 불감증에 청소년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승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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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년 수련원 화재 위험 여전
    • 입력 2002-07-20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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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도 화성 씨랜드 화재참사가 일어난 지 3년이 지났습니다. 사고 직후 당국은 전국의 청소년 수련원들 시설 안전 점검을 강화한다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별로 나아진 게 없습니다. 실태를 기동취재부 이승기 기자가 고발합니다. ⊙기자: 700명을 수용할 있는 인천시 강화군의 한 청소년 수련 시설입니다. 화재에 대비해 설치된 자동 방화문을 점검해 봤습니다. 연기감지기에 전류를 통해 봤지만 방화문은 끄덕도 하지 않습니다. ⊙박정규(행자부 소방국): 감지기하고 연동이 안 되고 있어요. ⊙기자: 감지기와 방화문을 연결하는 연동 제어기는 전원이 모두 꺼져 있습니다. 바로 위층도 전원이 꺼져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번에는 전원을 넣고 작동 여부를 시험해 봤습니다. 문틀이 맞지 않아 방화문이 아예 내려오질 않습니다. 고장입니다. ⊙정정기(행자부 소방국): 한 번 설치하고 한 번도 관리를 안한 거죠. ⊙기자: 비상 경보설비도 엉망입니다. 발신기의 전선은 아예 잘려 있고 누름스위치는 청테이프로 막아 버렸습니다. 옥외 피난계단 한 쪽에는 임시 창고를 만들어 여유 공간인 계단창을 없앴습니다. 건축법 위반입니다. ⊙숙박시설 여주인: 없애라고 말한 사람 없어요. 있으면 나와보라고 그래요. ⊙기자: 이 수련원에 설치된 자동화재탐지 설비는 무용지물입니다. 사무실을 방으로 개조하면서 전원을 연결하지 않은 것입니다. ⊙수련원 주인: 그냥 달면 되는지 알았지, 전원이 안 들어왔다는 것을 꿈에도 생각 안 했어요. ⊙기자: 3년 전 씨랜드 화재에서 희생자가 많았던 것은 안전설비 외에도 열에 약한 샌드위치 판넬을 건축재료로 사용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경기도 이천의 수련원도 일부 건물은 스티로폼이 들어 있는 샌드위치판넬이 건축 재료입니다.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철거하지 않고 있습니다. 샌드위치 판넬은 실험에서 볼 수 있듯이 순식간에 불길이 번져 손을 쓸 겨를이 없습니다. ⊙수련원 관리과장: 영세한데 건물은 지어졌고 준공검사는 받았고, 씨랜드 때문에 논란된 거 아니에요. ⊙기자: 설마 하는 안전 불감증에 청소년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승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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