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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옥살이’ 영사, 한국 온다
입력 2017.01.13 (20:28) 취재K
'멕시코 옥살이'의 책임자, 이임걸 영사가 곧 들어온다. 현지 언어와 현지법에 무지한 탓에, 억울한 처지에 놓인 재외국민을 보호하기는커녕 오히려 범죄인으로 만드는 문서에 서명한 장본인이다. 외교부는 국정감사와 자체 조사를 통해 이 영사의 책임이 드러났고 더이상 경찰 영사로서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임기 도중 조기 귀국 조치했다고 밝혔다.

여전히 갇혀 있다

하지만 억울함을 호소하며 도와달랬던 우리 국민은 1년째 멕시코 감옥에 갇혀 있다. KBS 보도를 통해 사건이 알려지자 정부는 뒤늦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해가 바뀌도록 석방을 위한 재판 일정조차 잡히지 않고 있다.

외교부는 지난해 11월, 장관의 친서를 들고 멕시코를 방문했다. 한동만 영사대사는 당시 멕시코 현지 법원장 등을 만났는데 얘기가 잘 된 것 같다며, "양 씨가 크리스마스를 한국 집에서 보낼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하지만 별 소용 없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영사는 멀쩡히 경찰 복귀?

이임걸 영사는 결국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 하고 귀국 조치됐다. 그런데 합당한 책임을 지게 될 지는 미지수다.

우선 외교부는 완전히 손을 놓았다. 감사원에서 정식으로 감사에 들어갔으니 외교부 차원의 조사나 징계는 의미가 없게 됐고, 이 영사는 귀국하는 즉시 경찰청으로 복귀하게 되니 더이상 외교부 소관이 아니라는 것이다.
감사원법 32조 2 징계ㆍ문책 사유의 시효 정지 등>은 감사원이 조사 개시를 통보한 이후에는 별도의 징계나 문책 절차를 진행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 감사원은 10월 말까지 조사를 진행한 뒤, 11월 16일 외교부에 조사 개시를 통보했다.

그런데 KBS가, 이임걸 영사가 멕시코 연방검찰청에 보낸 대사관 공문을 입수해 영사 조력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 지난해 8월이다. 10월엔 멕시코 법원이 양 씨의 억울함을 인정한 판결문을 입수해 보도했고, 이 영사가 '잘못된 절차'에 따라 작성된 양 씨의 진술서가 '합법적 절차'에 따른 진술서임을 인정하는 문서에 서명을 한 사실까지 밝혀냈다.

☞ '속았다’는 멕시코 영사…시간 달라는 외교부(8/31)
☞ ‘멕시코 옥살이 판결문’ 입수…“증거 없음”(10/7)
☞ [녹취 입수] 멕시코 영사 실토 “현지 법 몰라서…사과"(10/7)
☞ [멕시코 옥살이] 결정적 실수 “누락한 것 맞다”…외교부 시인(11/11)

이 과정에서 외교부는 이 영사가 자신의 잘못이 드러난 문서는 누락시킨 채 보고해 온 사실까지 시인했다. 외교부가 의지만 있었다면 얼마든지 조사하고 책임을 물을 수도 있었다.
게다가 지난 11월 11일 한동만 영사대사는 징계 여부과 시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먼저 양 씨부터 석방시키고, 처벌은 그 다음 문제"라고 했다. 외교부가 뻔한 문제를 차일피일 미루며 경찰에 책임을 미룬 것이 아닌가 의심하게 된다.

경찰청장, 문책 의지 있나

감사원은 모든 조사를 끝내고 현재 결과 보고서를 작성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보고서가 언제쯤 완성돼 경찰에 전달될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그 기간엔 한정이 없기 때문에, 한없이 늘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감사원이 설령 이임걸 영사에게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결론을 내리더라도, 직접 징계나 처벌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기관장에게 문제에 대한 '개선을 권고 또는 통보'하는 것에 그친다(감사원법 제34조2). 즉, 이임걸 영사가 공무원에 대한 징계 '파면ㆍ해임ㆍ강등ㆍ정직ㆍ감봉ㆍ견책' 가운데 어떤 수준의 처벌을 받을지는, 오롯이 경찰청(청장 이철성)의 의지와 판단에 달려 있는 것이다.

양 씨 측, "이임걸 영사 사과도 없었다"


지난 9월 국정감사장에서 이임걸 영사는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피해를 입은 양 씨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했다. 그러나 사과는 없었다고 양 씨 자매는 전했다. 그리고 한국으로 조금 일찍 돌아가는 것이, 과연 이임걸 영사가 저지른 잘못에 대한 합당한 처벌이냐고 물었다.

얼떨결에 붙잡혀 간 뒤 벌써 1년 넘게 열악한 멕시코 교도소에 갇혀 있는 양 씨. 나날이 약해지고 불안해 하는 언니의 모습을 지켜보는 동생은 더이상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힘들어 했다.


정작 일을 그르친 장본인도 해결하지 못 하고 그냥 떠나오는 마당에, 사건을 잘 알지도 못 하고 현지에 적응도 안 된 신입 영사가 뭘 얼마나 할 수 있을지를 걱정하는 것이다.

최근 경찰청과 감사원에 이임걸 영상에 대한 탄원서들이 접수됐다고 한다. 이임걸 영사는 보기 드물게 성실한 사람이니 처벌하지 말아달라며 몇몇 교민과 이 영사가 다니는 교회의 목사 등이 썼다고 한다. 탄원서에는 양 씨가 잡혀간 것은 충분히 그럴만 한 이유가 있을 것이며, 한국 언론들이 별일 아닌 사건을 크게 부풀렸다는 식의 내용도 들어있다. 이임걸 영사가 그간 주장해왔던 내용과 같다.


이제 곧 파견 나간 나라의 언어를 구사할 줄 모르고, 경찰 영사이지만 현지법을 잘 몰랐으며, 현지 검찰의 말만 믿고 덜컥 우리 국민에게 불리한 법률 문서에 직접 사인까지 한 멕시코 영사가 한국에 온다. 그리고 본업인 경찰직으로 복귀할 것이다.

현지 법을 어기고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칠레 외교관은 즉각 파면과 동시에 형사고발됐다. 나라망신을 톡톡히 시킨 질 나쁜 범죄이니 마땅한 조치다.

우리 국민의 억울한 옥살이...책임은 누가?

이철성 경찰청장(좌) 윤병세 외교부장관(우)이철성 경찰청장(좌) 윤병세 외교부장관(우)

그런데 도움이 필요한 재외국민을 외교관이 잘못 처신해 돕기는커녕 옥살이를 하게 만들었다면, 끝까지 발뺌하며 오히려 피해자들을 비난하다가 국정 감사를 받게 되고서야 잘못을 시인했다면, 그후 사태를 바로잡지도 못 했다면... 그 죄는 과연 칠레 사건에 비해 가벼울까?

외교부(장관 윤병세)는 감사원과 경찰로 책임을 떠넘겼다. 해외 주재 대사관의 외교관들이 앞으로도 현지에 있는 우리 국민들을 계속 이렇게 대해도 되는지, 맡은 일을 그런 식으로 처리해도 아무 책임이 없는 것인지, 감사원과 경찰이 답할 차례다.
  • ‘멕시코 옥살이’ 영사, 한국 온다
    • 입력 2017-01-13 20:28:49
    취재K
'멕시코 옥살이'의 책임자, 이임걸 영사가 곧 들어온다. 현지 언어와 현지법에 무지한 탓에, 억울한 처지에 놓인 재외국민을 보호하기는커녕 오히려 범죄인으로 만드는 문서에 서명한 장본인이다. 외교부는 국정감사와 자체 조사를 통해 이 영사의 책임이 드러났고 더이상 경찰 영사로서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임기 도중 조기 귀국 조치했다고 밝혔다.

여전히 갇혀 있다

하지만 억울함을 호소하며 도와달랬던 우리 국민은 1년째 멕시코 감옥에 갇혀 있다. KBS 보도를 통해 사건이 알려지자 정부는 뒤늦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해가 바뀌도록 석방을 위한 재판 일정조차 잡히지 않고 있다.

외교부는 지난해 11월, 장관의 친서를 들고 멕시코를 방문했다. 한동만 영사대사는 당시 멕시코 현지 법원장 등을 만났는데 얘기가 잘 된 것 같다며, "양 씨가 크리스마스를 한국 집에서 보낼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하지만 별 소용 없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영사는 멀쩡히 경찰 복귀?

이임걸 영사는 결국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 하고 귀국 조치됐다. 그런데 합당한 책임을 지게 될 지는 미지수다.

우선 외교부는 완전히 손을 놓았다. 감사원에서 정식으로 감사에 들어갔으니 외교부 차원의 조사나 징계는 의미가 없게 됐고, 이 영사는 귀국하는 즉시 경찰청으로 복귀하게 되니 더이상 외교부 소관이 아니라는 것이다.
감사원법 32조 2 징계ㆍ문책 사유의 시효 정지 등>은 감사원이 조사 개시를 통보한 이후에는 별도의 징계나 문책 절차를 진행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 감사원은 10월 말까지 조사를 진행한 뒤, 11월 16일 외교부에 조사 개시를 통보했다.

그런데 KBS가, 이임걸 영사가 멕시코 연방검찰청에 보낸 대사관 공문을 입수해 영사 조력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 지난해 8월이다. 10월엔 멕시코 법원이 양 씨의 억울함을 인정한 판결문을 입수해 보도했고, 이 영사가 '잘못된 절차'에 따라 작성된 양 씨의 진술서가 '합법적 절차'에 따른 진술서임을 인정하는 문서에 서명을 한 사실까지 밝혀냈다.

☞ '속았다’는 멕시코 영사…시간 달라는 외교부(8/31)
☞ ‘멕시코 옥살이 판결문’ 입수…“증거 없음”(10/7)
☞ [녹취 입수] 멕시코 영사 실토 “현지 법 몰라서…사과"(10/7)
☞ [멕시코 옥살이] 결정적 실수 “누락한 것 맞다”…외교부 시인(11/11)

이 과정에서 외교부는 이 영사가 자신의 잘못이 드러난 문서는 누락시킨 채 보고해 온 사실까지 시인했다. 외교부가 의지만 있었다면 얼마든지 조사하고 책임을 물을 수도 있었다.
게다가 지난 11월 11일 한동만 영사대사는 징계 여부과 시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먼저 양 씨부터 석방시키고, 처벌은 그 다음 문제"라고 했다. 외교부가 뻔한 문제를 차일피일 미루며 경찰에 책임을 미룬 것이 아닌가 의심하게 된다.

경찰청장, 문책 의지 있나

감사원은 모든 조사를 끝내고 현재 결과 보고서를 작성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보고서가 언제쯤 완성돼 경찰에 전달될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그 기간엔 한정이 없기 때문에, 한없이 늘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감사원이 설령 이임걸 영사에게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결론을 내리더라도, 직접 징계나 처벌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기관장에게 문제에 대한 '개선을 권고 또는 통보'하는 것에 그친다(감사원법 제34조2). 즉, 이임걸 영사가 공무원에 대한 징계 '파면ㆍ해임ㆍ강등ㆍ정직ㆍ감봉ㆍ견책' 가운데 어떤 수준의 처벌을 받을지는, 오롯이 경찰청(청장 이철성)의 의지와 판단에 달려 있는 것이다.

양 씨 측, "이임걸 영사 사과도 없었다"


지난 9월 국정감사장에서 이임걸 영사는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피해를 입은 양 씨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했다. 그러나 사과는 없었다고 양 씨 자매는 전했다. 그리고 한국으로 조금 일찍 돌아가는 것이, 과연 이임걸 영사가 저지른 잘못에 대한 합당한 처벌이냐고 물었다.

얼떨결에 붙잡혀 간 뒤 벌써 1년 넘게 열악한 멕시코 교도소에 갇혀 있는 양 씨. 나날이 약해지고 불안해 하는 언니의 모습을 지켜보는 동생은 더이상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힘들어 했다.


정작 일을 그르친 장본인도 해결하지 못 하고 그냥 떠나오는 마당에, 사건을 잘 알지도 못 하고 현지에 적응도 안 된 신입 영사가 뭘 얼마나 할 수 있을지를 걱정하는 것이다.

최근 경찰청과 감사원에 이임걸 영상에 대한 탄원서들이 접수됐다고 한다. 이임걸 영사는 보기 드물게 성실한 사람이니 처벌하지 말아달라며 몇몇 교민과 이 영사가 다니는 교회의 목사 등이 썼다고 한다. 탄원서에는 양 씨가 잡혀간 것은 충분히 그럴만 한 이유가 있을 것이며, 한국 언론들이 별일 아닌 사건을 크게 부풀렸다는 식의 내용도 들어있다. 이임걸 영사가 그간 주장해왔던 내용과 같다.


이제 곧 파견 나간 나라의 언어를 구사할 줄 모르고, 경찰 영사이지만 현지법을 잘 몰랐으며, 현지 검찰의 말만 믿고 덜컥 우리 국민에게 불리한 법률 문서에 직접 사인까지 한 멕시코 영사가 한국에 온다. 그리고 본업인 경찰직으로 복귀할 것이다.

현지 법을 어기고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칠레 외교관은 즉각 파면과 동시에 형사고발됐다. 나라망신을 톡톡히 시킨 질 나쁜 범죄이니 마땅한 조치다.

우리 국민의 억울한 옥살이...책임은 누가?

이철성 경찰청장(좌) 윤병세 외교부장관(우)이철성 경찰청장(좌) 윤병세 외교부장관(우)

그런데 도움이 필요한 재외국민을 외교관이 잘못 처신해 돕기는커녕 옥살이를 하게 만들었다면, 끝까지 발뺌하며 오히려 피해자들을 비난하다가 국정 감사를 받게 되고서야 잘못을 시인했다면, 그후 사태를 바로잡지도 못 했다면... 그 죄는 과연 칠레 사건에 비해 가벼울까?

외교부(장관 윤병세)는 감사원과 경찰로 책임을 떠넘겼다. 해외 주재 대사관의 외교관들이 앞으로도 현지에 있는 우리 국민들을 계속 이렇게 대해도 되는지, 맡은 일을 그런 식으로 처리해도 아무 책임이 없는 것인지, 감사원과 경찰이 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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