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고소득 단기 알바”…여대생 노린 사기극
입력 2017.02.13 (08:33)
수정 2017.02.1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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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방학을 맞아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학생들이 많죠.
이런 학생들의 눈에 가장 매력적으로 들어오는 문구는 바로 고소득 단기 알바일겁니다.
방학 기간을 이용해 짧게 할 수 있고 더구나 돈도 많이 벌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겠죠.
최근 SNS에 주로 여대생을 대상으로 고소득 단기 알바를 모집한다는 이런 글이 빠르게 퍼졌습니다.
2~3일만 일하면 목돈을 벌 수 있다.
자신들이 일당을 가장 많이 준다. 이렇게 여대생들을 끌어모았는데요.
하지만 이 알바에 참여한 학생들에겐 남은 건, 목돈이 아니라 무려 수천만 원에 달하는 빚뿐이라고 합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사건을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청주에 사는 예비 대학생 22살 이 모 씨.
지난해 11월 밀린 휴대전화 요금을 갚기 위해 급하게 일자리를 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SNS에서 구인광고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녹취> 이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페이스북을 막 보다가 “단기 알바라 해놓고서 하루 일당이 30만 원 정도 된다."
조건도 간단했습니다.
21살 이상의 여성이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했습니다.
<녹취> 이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전화받는 일이고, 서류 정리하는 일이라 크게 어려운 것은 없을 것이다. 처음에는 경리인 줄 알았어요."
물론 생각보다 일당이 너무 많아 의심도 들었다는 이 씨.
하지만 직접 만나 일에 관해 설명해준다기에 별 부담 없이 만나보기로 합니다. 그런데.
<녹취> 이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두 명이 왔어요. 여자애들 두 명. 부산에서 왔대요. 인사하고서 (상대방이) “그냥 몇 살이세요?” “스물두 살이요.” “어, 나돈데 우리 말 놓을까요? 말 놓을까 친군데?”
구인 광고를 올린 건 이 씨와 동갑인 20대 초반의 여성들이었던 겁니다.
그런데 막상 설명하는 업무는 서류 정리나 전화받는 것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녹취> 이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신용불량자들 대신 대출을 해주는 그런 곳이라고. 공증을 써주고 하는 거니까 크게 막 문제 될 것은 없을 것이다."
신용불량자를 대신해 대출을 받아주는 일이라는 겁니다.
<녹취> 이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걔네들이 알려준 (대출 중개인) 번호로 (전화해서) “ 천만 원을 대출받고 싶다. 어떻게 해야 되냐” 물어보면 다 알아서 해 줄 거래요. 그럼 내가 대출하는 것 아니냐 물어봤더니 아니라고. 넌 그냥 대출하는 척만 하는 것이지 대출하는 것이 아니다."
이 씨의 명의로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그 돈을 업체가 다시 6개월간 신용불량자에게 빌려 준다는 겁니다.
그 대신 이 씨에게 40만 원이 넘는 수고비를 준다고 말했다는데요.
<녹취> 이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불안했죠. 안 한다고 진짜 수십 번은 말했고. 자기들도 처음 했을 때는 불안하고,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막상 하고 나니까 나한테 피해오는 것은 하나도 없고. 이자 같은 경우는 다 자기들이 입금을 해 주겠고, 원금상환 같은 경우는 5, 6개월 안에 모든 것을 해결해 주겠다고. 그 말만 철석같이 믿고 있었죠."
여성들은 이 씨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6개월 안에 대출금과 이자 모두 자신들이 갚을 거라고 안심시켰다는데요.
결국, 이 씨는 자신의 명의로 저축은행에서 1,700만 원을 대출 받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이 씨가 받은 수고비는 모두 44만 원.
<녹취> 이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이자가) 27.9%였나. (*질문-지금 총 대출받은 금액이 얼마죠?) 1700만 원이요."
알바 모집 광고에는 사람을 소개만 해줘도 수고비를 준다는 내용도 있었는데요.
이 때문에 지인들을 끌어들이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녹취> 김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단기 알바 구한다는 친구한테 전화 해가지고 (일 할 사람) 소개해주면 50만 원을 줘요."
<녹취> "(소개해주면요?) 네. 소개비 50만 원."
막상 만나서 해야 하는 업무를 들어보면 결국 대출이었습니다.
불안하기도 했지만 또래 여성들이 권유하는 일이라 조금은 안심이 됐다고 합니다.
<녹취> 김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자기들도 이 일을 해서 지금 채무관계 다 갚았다. 일단 걔네 쪽에서 갚아준다 이야기도 하고, 막 꺼려지게 이야기는 안 했어요. 그쪽에서. 다 저희 또래고 이러니까."
손쉽게 목돈을 벌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 수상한 아르바이트에 가담하는 사람들은 빠르게 늘어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불거지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강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이자) 한번 안 냈더니 3일 내내 내라고 계속 전화오고. 아니면 원금을 다 갚아야 된다, 다음 주에 달라 그러니까 유체 이탈한 느낌, 영혼이 쓱 빠져나가는 느낌이었어요. 새벽에 그냥 벌떡벌떡 일어나요.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일당이 약속과 달리 이자를 주지 않은 겁니다.
피해자들이 어떻게 된 영문인지 물어보자 황당한 얘기가 돌아왔습니다.
<녹취> 강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친구를 더 데리고 오라는 거예요. 자꾸. 내가 한 명만 더 데리고 오면 (내 대출금을) 해결해 줄게 그렇게 이야기했어요. 그리고 한참 뒤에 “돌림 막기”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결국 피해자들의 신고로 대출 사기를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21살 곽 모 씨 등 20대 초반의 남녀 7명으로, 고소득 단기알바를 내세워 대출사기를 벌였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43명. 피해금액은 6억 원이 넘습니다.
<인터뷰> 김백수(경위/부산 연제경찰서 강력3팀) : "아무래도 이 친구들이 사회 초년생이고 도 금융 관계에 대해 잘 모르지 않습니까. 이것이 나중에 자기한테 채무가 돌아온다는 그 사실을 모르고, 돈이 좀 궁한 나머지 목돈까지 주니까 순간 그런 것 같습니다."
일당은 처음 몇 달 이자를 내주다 연락을 끊어버리는 수법을 썼습니다.
결국 피해자들은 자신은 만져보지도 못한 대출금과 이자까지 떠안게 되고 말았습니다.
<녹취> 이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진짜 인생 망했구나 싶었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될까. 1,700만 원이 누구 집 개 이름도 아니고 어떻게 갚아요. 무슨 수로. 이자만 한 달에 36만 원에서 40만 원 정도 나와요. 두 개 합쳐서."
경찰은 방학을 맞아 고수익 단기 아르바이트를 내세워 대출 사기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방학을 맞아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학생들이 많죠.
이런 학생들의 눈에 가장 매력적으로 들어오는 문구는 바로 고소득 단기 알바일겁니다.
방학 기간을 이용해 짧게 할 수 있고 더구나 돈도 많이 벌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겠죠.
최근 SNS에 주로 여대생을 대상으로 고소득 단기 알바를 모집한다는 이런 글이 빠르게 퍼졌습니다.
2~3일만 일하면 목돈을 벌 수 있다.
자신들이 일당을 가장 많이 준다. 이렇게 여대생들을 끌어모았는데요.
하지만 이 알바에 참여한 학생들에겐 남은 건, 목돈이 아니라 무려 수천만 원에 달하는 빚뿐이라고 합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사건을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청주에 사는 예비 대학생 22살 이 모 씨.
지난해 11월 밀린 휴대전화 요금을 갚기 위해 급하게 일자리를 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SNS에서 구인광고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녹취> 이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페이스북을 막 보다가 “단기 알바라 해놓고서 하루 일당이 30만 원 정도 된다."
조건도 간단했습니다.
21살 이상의 여성이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했습니다.
<녹취> 이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전화받는 일이고, 서류 정리하는 일이라 크게 어려운 것은 없을 것이다. 처음에는 경리인 줄 알았어요."
물론 생각보다 일당이 너무 많아 의심도 들었다는 이 씨.
하지만 직접 만나 일에 관해 설명해준다기에 별 부담 없이 만나보기로 합니다. 그런데.
<녹취> 이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두 명이 왔어요. 여자애들 두 명. 부산에서 왔대요. 인사하고서 (상대방이) “그냥 몇 살이세요?” “스물두 살이요.” “어, 나돈데 우리 말 놓을까요? 말 놓을까 친군데?”
구인 광고를 올린 건 이 씨와 동갑인 20대 초반의 여성들이었던 겁니다.
그런데 막상 설명하는 업무는 서류 정리나 전화받는 것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녹취> 이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신용불량자들 대신 대출을 해주는 그런 곳이라고. 공증을 써주고 하는 거니까 크게 막 문제 될 것은 없을 것이다."
신용불량자를 대신해 대출을 받아주는 일이라는 겁니다.
<녹취> 이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걔네들이 알려준 (대출 중개인) 번호로 (전화해서) “ 천만 원을 대출받고 싶다. 어떻게 해야 되냐” 물어보면 다 알아서 해 줄 거래요. 그럼 내가 대출하는 것 아니냐 물어봤더니 아니라고. 넌 그냥 대출하는 척만 하는 것이지 대출하는 것이 아니다."
이 씨의 명의로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그 돈을 업체가 다시 6개월간 신용불량자에게 빌려 준다는 겁니다.
그 대신 이 씨에게 40만 원이 넘는 수고비를 준다고 말했다는데요.
<녹취> 이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불안했죠. 안 한다고 진짜 수십 번은 말했고. 자기들도 처음 했을 때는 불안하고,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막상 하고 나니까 나한테 피해오는 것은 하나도 없고. 이자 같은 경우는 다 자기들이 입금을 해 주겠고, 원금상환 같은 경우는 5, 6개월 안에 모든 것을 해결해 주겠다고. 그 말만 철석같이 믿고 있었죠."
여성들은 이 씨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6개월 안에 대출금과 이자 모두 자신들이 갚을 거라고 안심시켰다는데요.
결국, 이 씨는 자신의 명의로 저축은행에서 1,700만 원을 대출 받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이 씨가 받은 수고비는 모두 44만 원.
<녹취> 이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이자가) 27.9%였나. (*질문-지금 총 대출받은 금액이 얼마죠?) 1700만 원이요."
알바 모집 광고에는 사람을 소개만 해줘도 수고비를 준다는 내용도 있었는데요.
이 때문에 지인들을 끌어들이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녹취> 김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단기 알바 구한다는 친구한테 전화 해가지고 (일 할 사람) 소개해주면 50만 원을 줘요."
<녹취> "(소개해주면요?) 네. 소개비 50만 원."
막상 만나서 해야 하는 업무를 들어보면 결국 대출이었습니다.
불안하기도 했지만 또래 여성들이 권유하는 일이라 조금은 안심이 됐다고 합니다.
<녹취> 김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자기들도 이 일을 해서 지금 채무관계 다 갚았다. 일단 걔네 쪽에서 갚아준다 이야기도 하고, 막 꺼려지게 이야기는 안 했어요. 그쪽에서. 다 저희 또래고 이러니까."
손쉽게 목돈을 벌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 수상한 아르바이트에 가담하는 사람들은 빠르게 늘어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불거지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강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이자) 한번 안 냈더니 3일 내내 내라고 계속 전화오고. 아니면 원금을 다 갚아야 된다, 다음 주에 달라 그러니까 유체 이탈한 느낌, 영혼이 쓱 빠져나가는 느낌이었어요. 새벽에 그냥 벌떡벌떡 일어나요.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일당이 약속과 달리 이자를 주지 않은 겁니다.
피해자들이 어떻게 된 영문인지 물어보자 황당한 얘기가 돌아왔습니다.
<녹취> 강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친구를 더 데리고 오라는 거예요. 자꾸. 내가 한 명만 더 데리고 오면 (내 대출금을) 해결해 줄게 그렇게 이야기했어요. 그리고 한참 뒤에 “돌림 막기”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결국 피해자들의 신고로 대출 사기를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21살 곽 모 씨 등 20대 초반의 남녀 7명으로, 고소득 단기알바를 내세워 대출사기를 벌였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43명. 피해금액은 6억 원이 넘습니다.
<인터뷰> 김백수(경위/부산 연제경찰서 강력3팀) : "아무래도 이 친구들이 사회 초년생이고 도 금융 관계에 대해 잘 모르지 않습니까. 이것이 나중에 자기한테 채무가 돌아온다는 그 사실을 모르고, 돈이 좀 궁한 나머지 목돈까지 주니까 순간 그런 것 같습니다."
일당은 처음 몇 달 이자를 내주다 연락을 끊어버리는 수법을 썼습니다.
결국 피해자들은 자신은 만져보지도 못한 대출금과 이자까지 떠안게 되고 말았습니다.
<녹취> 이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진짜 인생 망했구나 싶었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될까. 1,700만 원이 누구 집 개 이름도 아니고 어떻게 갚아요. 무슨 수로. 이자만 한 달에 36만 원에서 40만 원 정도 나와요. 두 개 합쳐서."
경찰은 방학을 맞아 고수익 단기 아르바이트를 내세워 대출 사기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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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7-02-13 08:35:27
- 수정2017-02-13 09:24:33
<기자 멘트>
방학을 맞아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학생들이 많죠.
이런 학생들의 눈에 가장 매력적으로 들어오는 문구는 바로 고소득 단기 알바일겁니다.
방학 기간을 이용해 짧게 할 수 있고 더구나 돈도 많이 벌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겠죠.
최근 SNS에 주로 여대생을 대상으로 고소득 단기 알바를 모집한다는 이런 글이 빠르게 퍼졌습니다.
2~3일만 일하면 목돈을 벌 수 있다.
자신들이 일당을 가장 많이 준다. 이렇게 여대생들을 끌어모았는데요.
하지만 이 알바에 참여한 학생들에겐 남은 건, 목돈이 아니라 무려 수천만 원에 달하는 빚뿐이라고 합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사건을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청주에 사는 예비 대학생 22살 이 모 씨.
지난해 11월 밀린 휴대전화 요금을 갚기 위해 급하게 일자리를 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SNS에서 구인광고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녹취> 이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페이스북을 막 보다가 “단기 알바라 해놓고서 하루 일당이 30만 원 정도 된다."
조건도 간단했습니다.
21살 이상의 여성이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했습니다.
<녹취> 이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전화받는 일이고, 서류 정리하는 일이라 크게 어려운 것은 없을 것이다. 처음에는 경리인 줄 알았어요."
물론 생각보다 일당이 너무 많아 의심도 들었다는 이 씨.
하지만 직접 만나 일에 관해 설명해준다기에 별 부담 없이 만나보기로 합니다. 그런데.
<녹취> 이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두 명이 왔어요. 여자애들 두 명. 부산에서 왔대요. 인사하고서 (상대방이) “그냥 몇 살이세요?” “스물두 살이요.” “어, 나돈데 우리 말 놓을까요? 말 놓을까 친군데?”
구인 광고를 올린 건 이 씨와 동갑인 20대 초반의 여성들이었던 겁니다.
그런데 막상 설명하는 업무는 서류 정리나 전화받는 것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녹취> 이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신용불량자들 대신 대출을 해주는 그런 곳이라고. 공증을 써주고 하는 거니까 크게 막 문제 될 것은 없을 것이다."
신용불량자를 대신해 대출을 받아주는 일이라는 겁니다.
<녹취> 이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걔네들이 알려준 (대출 중개인) 번호로 (전화해서) “ 천만 원을 대출받고 싶다. 어떻게 해야 되냐” 물어보면 다 알아서 해 줄 거래요. 그럼 내가 대출하는 것 아니냐 물어봤더니 아니라고. 넌 그냥 대출하는 척만 하는 것이지 대출하는 것이 아니다."
이 씨의 명의로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그 돈을 업체가 다시 6개월간 신용불량자에게 빌려 준다는 겁니다.
그 대신 이 씨에게 40만 원이 넘는 수고비를 준다고 말했다는데요.
<녹취> 이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불안했죠. 안 한다고 진짜 수십 번은 말했고. 자기들도 처음 했을 때는 불안하고,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막상 하고 나니까 나한테 피해오는 것은 하나도 없고. 이자 같은 경우는 다 자기들이 입금을 해 주겠고, 원금상환 같은 경우는 5, 6개월 안에 모든 것을 해결해 주겠다고. 그 말만 철석같이 믿고 있었죠."
여성들은 이 씨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6개월 안에 대출금과 이자 모두 자신들이 갚을 거라고 안심시켰다는데요.
결국, 이 씨는 자신의 명의로 저축은행에서 1,700만 원을 대출 받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이 씨가 받은 수고비는 모두 44만 원.
<녹취> 이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이자가) 27.9%였나. (*질문-지금 총 대출받은 금액이 얼마죠?) 1700만 원이요."
알바 모집 광고에는 사람을 소개만 해줘도 수고비를 준다는 내용도 있었는데요.
이 때문에 지인들을 끌어들이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녹취> 김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단기 알바 구한다는 친구한테 전화 해가지고 (일 할 사람) 소개해주면 50만 원을 줘요."
<녹취> "(소개해주면요?) 네. 소개비 50만 원."
막상 만나서 해야 하는 업무를 들어보면 결국 대출이었습니다.
불안하기도 했지만 또래 여성들이 권유하는 일이라 조금은 안심이 됐다고 합니다.
<녹취> 김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자기들도 이 일을 해서 지금 채무관계 다 갚았다. 일단 걔네 쪽에서 갚아준다 이야기도 하고, 막 꺼려지게 이야기는 안 했어요. 그쪽에서. 다 저희 또래고 이러니까."
손쉽게 목돈을 벌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 수상한 아르바이트에 가담하는 사람들은 빠르게 늘어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불거지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강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이자) 한번 안 냈더니 3일 내내 내라고 계속 전화오고. 아니면 원금을 다 갚아야 된다, 다음 주에 달라 그러니까 유체 이탈한 느낌, 영혼이 쓱 빠져나가는 느낌이었어요. 새벽에 그냥 벌떡벌떡 일어나요.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일당이 약속과 달리 이자를 주지 않은 겁니다.
피해자들이 어떻게 된 영문인지 물어보자 황당한 얘기가 돌아왔습니다.
<녹취> 강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친구를 더 데리고 오라는 거예요. 자꾸. 내가 한 명만 더 데리고 오면 (내 대출금을) 해결해 줄게 그렇게 이야기했어요. 그리고 한참 뒤에 “돌림 막기”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결국 피해자들의 신고로 대출 사기를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21살 곽 모 씨 등 20대 초반의 남녀 7명으로, 고소득 단기알바를 내세워 대출사기를 벌였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43명. 피해금액은 6억 원이 넘습니다.
<인터뷰> 김백수(경위/부산 연제경찰서 강력3팀) : "아무래도 이 친구들이 사회 초년생이고 도 금융 관계에 대해 잘 모르지 않습니까. 이것이 나중에 자기한테 채무가 돌아온다는 그 사실을 모르고, 돈이 좀 궁한 나머지 목돈까지 주니까 순간 그런 것 같습니다."
일당은 처음 몇 달 이자를 내주다 연락을 끊어버리는 수법을 썼습니다.
결국 피해자들은 자신은 만져보지도 못한 대출금과 이자까지 떠안게 되고 말았습니다.
<녹취> 이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진짜 인생 망했구나 싶었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될까. 1,700만 원이 누구 집 개 이름도 아니고 어떻게 갚아요. 무슨 수로. 이자만 한 달에 36만 원에서 40만 원 정도 나와요. 두 개 합쳐서."
경찰은 방학을 맞아 고수익 단기 아르바이트를 내세워 대출 사기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방학을 맞아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학생들이 많죠.
이런 학생들의 눈에 가장 매력적으로 들어오는 문구는 바로 고소득 단기 알바일겁니다.
방학 기간을 이용해 짧게 할 수 있고 더구나 돈도 많이 벌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겠죠.
최근 SNS에 주로 여대생을 대상으로 고소득 단기 알바를 모집한다는 이런 글이 빠르게 퍼졌습니다.
2~3일만 일하면 목돈을 벌 수 있다.
자신들이 일당을 가장 많이 준다. 이렇게 여대생들을 끌어모았는데요.
하지만 이 알바에 참여한 학생들에겐 남은 건, 목돈이 아니라 무려 수천만 원에 달하는 빚뿐이라고 합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사건을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청주에 사는 예비 대학생 22살 이 모 씨.
지난해 11월 밀린 휴대전화 요금을 갚기 위해 급하게 일자리를 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SNS에서 구인광고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녹취> 이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페이스북을 막 보다가 “단기 알바라 해놓고서 하루 일당이 30만 원 정도 된다."
조건도 간단했습니다.
21살 이상의 여성이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했습니다.
<녹취> 이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전화받는 일이고, 서류 정리하는 일이라 크게 어려운 것은 없을 것이다. 처음에는 경리인 줄 알았어요."
물론 생각보다 일당이 너무 많아 의심도 들었다는 이 씨.
하지만 직접 만나 일에 관해 설명해준다기에 별 부담 없이 만나보기로 합니다. 그런데.
<녹취> 이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두 명이 왔어요. 여자애들 두 명. 부산에서 왔대요. 인사하고서 (상대방이) “그냥 몇 살이세요?” “스물두 살이요.” “어, 나돈데 우리 말 놓을까요? 말 놓을까 친군데?”
구인 광고를 올린 건 이 씨와 동갑인 20대 초반의 여성들이었던 겁니다.
그런데 막상 설명하는 업무는 서류 정리나 전화받는 것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녹취> 이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신용불량자들 대신 대출을 해주는 그런 곳이라고. 공증을 써주고 하는 거니까 크게 막 문제 될 것은 없을 것이다."
신용불량자를 대신해 대출을 받아주는 일이라는 겁니다.
<녹취> 이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걔네들이 알려준 (대출 중개인) 번호로 (전화해서) “ 천만 원을 대출받고 싶다. 어떻게 해야 되냐” 물어보면 다 알아서 해 줄 거래요. 그럼 내가 대출하는 것 아니냐 물어봤더니 아니라고. 넌 그냥 대출하는 척만 하는 것이지 대출하는 것이 아니다."
이 씨의 명의로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그 돈을 업체가 다시 6개월간 신용불량자에게 빌려 준다는 겁니다.
그 대신 이 씨에게 40만 원이 넘는 수고비를 준다고 말했다는데요.
<녹취> 이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불안했죠. 안 한다고 진짜 수십 번은 말했고. 자기들도 처음 했을 때는 불안하고,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막상 하고 나니까 나한테 피해오는 것은 하나도 없고. 이자 같은 경우는 다 자기들이 입금을 해 주겠고, 원금상환 같은 경우는 5, 6개월 안에 모든 것을 해결해 주겠다고. 그 말만 철석같이 믿고 있었죠."
여성들은 이 씨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6개월 안에 대출금과 이자 모두 자신들이 갚을 거라고 안심시켰다는데요.
결국, 이 씨는 자신의 명의로 저축은행에서 1,700만 원을 대출 받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이 씨가 받은 수고비는 모두 44만 원.
<녹취> 이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이자가) 27.9%였나. (*질문-지금 총 대출받은 금액이 얼마죠?) 1700만 원이요."
알바 모집 광고에는 사람을 소개만 해줘도 수고비를 준다는 내용도 있었는데요.
이 때문에 지인들을 끌어들이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녹취> 김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단기 알바 구한다는 친구한테 전화 해가지고 (일 할 사람) 소개해주면 50만 원을 줘요."
<녹취> "(소개해주면요?) 네. 소개비 50만 원."
막상 만나서 해야 하는 업무를 들어보면 결국 대출이었습니다.
불안하기도 했지만 또래 여성들이 권유하는 일이라 조금은 안심이 됐다고 합니다.
<녹취> 김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자기들도 이 일을 해서 지금 채무관계 다 갚았다. 일단 걔네 쪽에서 갚아준다 이야기도 하고, 막 꺼려지게 이야기는 안 했어요. 그쪽에서. 다 저희 또래고 이러니까."
손쉽게 목돈을 벌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 수상한 아르바이트에 가담하는 사람들은 빠르게 늘어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불거지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강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이자) 한번 안 냈더니 3일 내내 내라고 계속 전화오고. 아니면 원금을 다 갚아야 된다, 다음 주에 달라 그러니까 유체 이탈한 느낌, 영혼이 쓱 빠져나가는 느낌이었어요. 새벽에 그냥 벌떡벌떡 일어나요.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일당이 약속과 달리 이자를 주지 않은 겁니다.
피해자들이 어떻게 된 영문인지 물어보자 황당한 얘기가 돌아왔습니다.
<녹취> 강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친구를 더 데리고 오라는 거예요. 자꾸. 내가 한 명만 더 데리고 오면 (내 대출금을) 해결해 줄게 그렇게 이야기했어요. 그리고 한참 뒤에 “돌림 막기”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결국 피해자들의 신고로 대출 사기를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21살 곽 모 씨 등 20대 초반의 남녀 7명으로, 고소득 단기알바를 내세워 대출사기를 벌였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43명. 피해금액은 6억 원이 넘습니다.
<인터뷰> 김백수(경위/부산 연제경찰서 강력3팀) : "아무래도 이 친구들이 사회 초년생이고 도 금융 관계에 대해 잘 모르지 않습니까. 이것이 나중에 자기한테 채무가 돌아온다는 그 사실을 모르고, 돈이 좀 궁한 나머지 목돈까지 주니까 순간 그런 것 같습니다."
일당은 처음 몇 달 이자를 내주다 연락을 끊어버리는 수법을 썼습니다.
결국 피해자들은 자신은 만져보지도 못한 대출금과 이자까지 떠안게 되고 말았습니다.
<녹취> 이00(대출사기 피해자/음성변조) : "진짜 인생 망했구나 싶었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될까. 1,700만 원이 누구 집 개 이름도 아니고 어떻게 갚아요. 무슨 수로. 이자만 한 달에 36만 원에서 40만 원 정도 나와요. 두 개 합쳐서."
경찰은 방학을 맞아 고수익 단기 아르바이트를 내세워 대출 사기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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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윤 기자 liv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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