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 기자 꿀! 정보] ‘낡은 책’ 향기 가득…보수동 책방 골목

입력 2017.03.22 (08:41) 수정 2017.03.22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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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똑 기자 꿀 정보, 걷기 좋은 봄입니다.

걷기 좋은 골목을 소개해드리고 있는데, 오늘은 부산입니다.

의외로 재미난 길이 많던데, 오늘은 헌책방이 많은 보수동 골목으로 가봅니다.

전 부산이 고향인데, 이런 곳들 있다는 거 이번에 새로 알게 됐습니다.

헌책만 있는 게 아니라 옛것의 향수가 그대로 느껴지는 곳인데요,

정지주 기자가 꼼꼼히 소개해 주실 거죠?

전 부산이 고향인데, 어릴 때 부모님 따라 가봤습니다.

골목 가득 옛날 책 냄새가 아직도 생생한데요.

만화책 가게 앞에서 한참 서 있었던 기억도 납니다.

오늘 보면 더 새로울 듯한데, 정지주 기자?

<기자 멘트>

없는 책 빼고 다 있는 그런 책 골목입니다.

부산 지하철, 자갈치역에서 내려 깡통시장, 국제시장을 지나면 볼 수 있는 곳인데요.

6.25 전쟁으로 부산이 임시수도가 되었을 때 피난민들이 자신들의 책을 팔기도 했고,

미군 부대에서 나온 책을 노점에서 팔며 자연스럽게 생겨난 책방 골목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찾기 어려운 책이라도 보수동 책방 골목만 가면 발견할 수 있고 또 저렴하게 살 수 있고, 흥정도 가능합니다.

요즘은 새 책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일부러 귀한 책 보러 오는 손님도 많은 책방 골목, 바로 떠나보시죠.

<리포트>

바다 향 느껴지시나요? 부산입니다.

국제시장 인근 보수동으로 가볼까요?

골목 따라 들어가면 새로운 세상이 열립니다.

좁은 골목 사이로 40여 개의 작은 책방들이 마주 보고 있는 보수동 책방 골목입니다.

<인터뷰> 곽애순(문화해설사) : “1950년 우리나라에 큰 전쟁이 있었고, 전쟁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부산으로 피난을 오게 됩니다. 미군 부대에서 나왔던 여러 가지 책들과 피난 올 때 소중히 들고 왔던 책들을 모아 파는 점포가 여기에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200m에 이르는 이 골목에선 다양한 책들을 만날 수 있는데요.

없는 책 빼고는 다 있습니다.

김유정의 동백꽃, 딱 봐도 오래됐죠.

추억의 사전과 옛 교과서 정말 정겹죠.

각종 잡지에 노래책, 만화책도 정말 풍성합니다.

인터넷 서점의 발달로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찾는 부산의 명솝니다.

<인터뷰> 신상균(부산시 중구) : “때가 묻은 책이지만 귀한 책들이 있어요. 그래서 한 번씩 나옵니다.”

<인터뷰> 고은선(경남 양산시) : “제가 중고등학교 때 많이 다니던 곳이거든요. 그래서 애들도 같이 와보면 좋을 것 같아서 주말에 한 번 들렀어요.”

책 구경 중 마음에 드는 책을 찾았나 봅니다.

가격부터 물어보는데요.

<녹취> “이 책은 얼만데요? (그건 표지가 없으니깐 15,000원)”

<녹취> “한 권에? 싸다~”

중고서적은 원래 가격보다 40% 이상 저렴하게 구매 가능합니다.

최근 나온 책이어도 중고라 반값입니다.

운 좋으면 아주 저렴한 중고서적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책방 골목 탐험 한번 해볼까요?

먼저 문제집 주로 파는 곳입니다.

보수동에서 가장 오래된 책방입니다.

62년간 책방 골목을 지키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여만(서점 운영) : “책을 사 가는 사람보다 보고 가는 사람이 많지만 그래도 그게 싫지 않아요. 고귀한 손님들이라 생각하고 오늘까지 장사하고 있어요.”

골목을 따라 걷다 책을 열심히 닦는 책방 주인을 만났는데요.

이 분 책방 골목의 유명인삽니다.

‘헌책 의사’로도 불린다는데요.

사장님 책방에 들어온 책들은 모두 치료받습니다.

<인터뷰> 남명섭(서점 운영) : “헌책을 보면 상처 난 게 많이 있어요. 찢어진 것도 있고 터진 것도 있죠. 책이 낡고 헌책인데 상처가 있으면 손님이 잘 안 사가잖아요. 치료를 해줘야지 책이 살아나서 손님이 사가죠.”

이렇게 낱장으로 뜯어진 책도 사장님의 능숙한 손길 몇 번이면 새 책처럼 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까와는 다른 모습이죠.

정말 새 책이라고 해도 믿겠습니다.

여기선 좁은 골목길 바닥에도 책 향이 납니다.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이 보도블록 하나하나에 고이 새겨져 있습니다.

책방 골목에서 이 집 모르면 간첩이라는데요.

<녹취> “크로켓 6개요.”

<녹취> “크로켓 2개 주세요.”

이 골목 오면 이 집에 들러 크로켓을 먹어줘야 합니다.

금방 동이나 계속해서 튀겨내는데요.

보기만 해도 군침 넘어갑니다.

속도 정말 실한데, 케첩 뿌려야 제맛 납니다.

갓 튀겨낸 것일수록 더욱 맛나죠.

고소하고 바삭한 그 맛이 사람들의 입을 즐겁게 해줍니다.

<인터뷰> 정경만(부산시 연제구) : “책도 보고 먹을 것도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녹취> “장난 아니에요.”

책방 골목에서는 책 말고 다른 것도 볼 수 있습니다.

멈춰버린 괘종시계와 옛 텔레비전, 요즘 CD와는 완전 다른 느낌, 레코드판도 있습니다.

이곳에 있는 레코드판이 약 4천 장.

귀한 건 부르는 게 값입니다.

<녹취> “옛날 사람들이 이런 걸 들었구나, 이런 느낌?”

<인터뷰> 임만선(경기도 의왕시) : “쉽게 접하지 못할 것들인데 이런 데서 접할 수 있다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잠시나마 추억 속으로 빠져듭니다.

책 향기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커피 향기에 이끌립니다.

커피 한 잔의 여유 즐기러 골목 안 카페에 가 봅니다.

방금 내린 향 좋은 커피가 있어 책방 골목이 더 좋습니다.

낡은 책방이 주는 정겨움이 한층 더 느껴집니다.

책방 골목 카페답죠.

책장 가득한 다양한 책 발견할 수 있는데요.

모두 주변 책방에서 들여온 책들입니다.

마음껏 보다가 맘에 들면 구매도 가능합니다.

낡은 책과 커피, 정말 잘 어울리는 조합이죠?

<인터뷰> 안종현(부산시 금정구) : “차 마시고 책도 보고 담소도 나누니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인터뷰> 박소연(충남 보령시) : “여기에 하루 종일 있고 싶을 정도로 진짜 괜찮은 것 같아요. 되게 편안해요.”

보수동 책방 골목을 구경하다 보면 특별한 책방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입구부터 심상치 않은데요.

책표지에서부터 세월의 흔적이 느껴집니다.

오래된 책들이 호기심 많은 손님들의 발걸음을 잡습니다.

<녹취> “진짜 오래됐다. 서당에서 학동들이 공부하던 교과서!”

바깥에 있던 고서는 빙산의 일각입니다.

책방 내부에 고서들이 더 많이 쌓여있습니다.

여긴 고서를 주로 다루는 고서 전문 책방입니다.

<인터뷰> 양수성(책방 운영) : “책방 골목에서 현재 고서를 취급하는 사람이 저밖에 없거든요. 저희 아버님께 지식과 혜안을 물려받아서 이렇게 일을 하고 있죠.”

고서를 총 20만 권 보유하고 있다는데요.

정말 귀한 고서가 있다고 합니다.

<녹취> “이 책이 다 동의보감이에요.”

조선 시대 허준이 쓴 의섭니다.

이 서점에 있는 이건, 1800년대에 찍힌 목판본으로 상태도 양호합니다.

총 25권 중 23권이 이곳에 있습니다.

<인터뷰> 전병국(부산시 남구) : “신기하고요. 이런 책을 접하기 힘든데 이곳에서 볼 수 있다는 게 새롭네요.”

헌책 냄새가 향기로 여겨지는 곳, 과거가 과거에 머물지 않고 현대와 이어지는 보수동 책방 골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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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똑! 기자 꿀! 정보] ‘낡은 책’ 향기 가득…보수동 책방 골목
    • 입력 2017-03-22 08:43:51
    • 수정2017-03-22 09: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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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똑 기자 꿀 정보, 걷기 좋은 봄입니다.

걷기 좋은 골목을 소개해드리고 있는데, 오늘은 부산입니다.

의외로 재미난 길이 많던데, 오늘은 헌책방이 많은 보수동 골목으로 가봅니다.

전 부산이 고향인데, 이런 곳들 있다는 거 이번에 새로 알게 됐습니다.

헌책만 있는 게 아니라 옛것의 향수가 그대로 느껴지는 곳인데요,

정지주 기자가 꼼꼼히 소개해 주실 거죠?

전 부산이 고향인데, 어릴 때 부모님 따라 가봤습니다.

골목 가득 옛날 책 냄새가 아직도 생생한데요.

만화책 가게 앞에서 한참 서 있었던 기억도 납니다.

오늘 보면 더 새로울 듯한데, 정지주 기자?

<기자 멘트>

없는 책 빼고 다 있는 그런 책 골목입니다.

부산 지하철, 자갈치역에서 내려 깡통시장, 국제시장을 지나면 볼 수 있는 곳인데요.

6.25 전쟁으로 부산이 임시수도가 되었을 때 피난민들이 자신들의 책을 팔기도 했고,

미군 부대에서 나온 책을 노점에서 팔며 자연스럽게 생겨난 책방 골목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찾기 어려운 책이라도 보수동 책방 골목만 가면 발견할 수 있고 또 저렴하게 살 수 있고, 흥정도 가능합니다.

요즘은 새 책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일부러 귀한 책 보러 오는 손님도 많은 책방 골목, 바로 떠나보시죠.

<리포트>

바다 향 느껴지시나요? 부산입니다.

국제시장 인근 보수동으로 가볼까요?

골목 따라 들어가면 새로운 세상이 열립니다.

좁은 골목 사이로 40여 개의 작은 책방들이 마주 보고 있는 보수동 책방 골목입니다.

<인터뷰> 곽애순(문화해설사) : “1950년 우리나라에 큰 전쟁이 있었고, 전쟁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부산으로 피난을 오게 됩니다. 미군 부대에서 나왔던 여러 가지 책들과 피난 올 때 소중히 들고 왔던 책들을 모아 파는 점포가 여기에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200m에 이르는 이 골목에선 다양한 책들을 만날 수 있는데요.

없는 책 빼고는 다 있습니다.

김유정의 동백꽃, 딱 봐도 오래됐죠.

추억의 사전과 옛 교과서 정말 정겹죠.

각종 잡지에 노래책, 만화책도 정말 풍성합니다.

인터넷 서점의 발달로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찾는 부산의 명솝니다.

<인터뷰> 신상균(부산시 중구) : “때가 묻은 책이지만 귀한 책들이 있어요. 그래서 한 번씩 나옵니다.”

<인터뷰> 고은선(경남 양산시) : “제가 중고등학교 때 많이 다니던 곳이거든요. 그래서 애들도 같이 와보면 좋을 것 같아서 주말에 한 번 들렀어요.”

책 구경 중 마음에 드는 책을 찾았나 봅니다.

가격부터 물어보는데요.

<녹취> “이 책은 얼만데요? (그건 표지가 없으니깐 15,000원)”

<녹취> “한 권에? 싸다~”

중고서적은 원래 가격보다 40% 이상 저렴하게 구매 가능합니다.

최근 나온 책이어도 중고라 반값입니다.

운 좋으면 아주 저렴한 중고서적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책방 골목 탐험 한번 해볼까요?

먼저 문제집 주로 파는 곳입니다.

보수동에서 가장 오래된 책방입니다.

62년간 책방 골목을 지키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여만(서점 운영) : “책을 사 가는 사람보다 보고 가는 사람이 많지만 그래도 그게 싫지 않아요. 고귀한 손님들이라 생각하고 오늘까지 장사하고 있어요.”

골목을 따라 걷다 책을 열심히 닦는 책방 주인을 만났는데요.

이 분 책방 골목의 유명인삽니다.

‘헌책 의사’로도 불린다는데요.

사장님 책방에 들어온 책들은 모두 치료받습니다.

<인터뷰> 남명섭(서점 운영) : “헌책을 보면 상처 난 게 많이 있어요. 찢어진 것도 있고 터진 것도 있죠. 책이 낡고 헌책인데 상처가 있으면 손님이 잘 안 사가잖아요. 치료를 해줘야지 책이 살아나서 손님이 사가죠.”

이렇게 낱장으로 뜯어진 책도 사장님의 능숙한 손길 몇 번이면 새 책처럼 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까와는 다른 모습이죠.

정말 새 책이라고 해도 믿겠습니다.

여기선 좁은 골목길 바닥에도 책 향이 납니다.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이 보도블록 하나하나에 고이 새겨져 있습니다.

책방 골목에서 이 집 모르면 간첩이라는데요.

<녹취> “크로켓 6개요.”

<녹취> “크로켓 2개 주세요.”

이 골목 오면 이 집에 들러 크로켓을 먹어줘야 합니다.

금방 동이나 계속해서 튀겨내는데요.

보기만 해도 군침 넘어갑니다.

속도 정말 실한데, 케첩 뿌려야 제맛 납니다.

갓 튀겨낸 것일수록 더욱 맛나죠.

고소하고 바삭한 그 맛이 사람들의 입을 즐겁게 해줍니다.

<인터뷰> 정경만(부산시 연제구) : “책도 보고 먹을 것도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녹취> “장난 아니에요.”

책방 골목에서는 책 말고 다른 것도 볼 수 있습니다.

멈춰버린 괘종시계와 옛 텔레비전, 요즘 CD와는 완전 다른 느낌, 레코드판도 있습니다.

이곳에 있는 레코드판이 약 4천 장.

귀한 건 부르는 게 값입니다.

<녹취> “옛날 사람들이 이런 걸 들었구나, 이런 느낌?”

<인터뷰> 임만선(경기도 의왕시) : “쉽게 접하지 못할 것들인데 이런 데서 접할 수 있다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잠시나마 추억 속으로 빠져듭니다.

책 향기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커피 향기에 이끌립니다.

커피 한 잔의 여유 즐기러 골목 안 카페에 가 봅니다.

방금 내린 향 좋은 커피가 있어 책방 골목이 더 좋습니다.

낡은 책방이 주는 정겨움이 한층 더 느껴집니다.

책방 골목 카페답죠.

책장 가득한 다양한 책 발견할 수 있는데요.

모두 주변 책방에서 들여온 책들입니다.

마음껏 보다가 맘에 들면 구매도 가능합니다.

낡은 책과 커피, 정말 잘 어울리는 조합이죠?

<인터뷰> 안종현(부산시 금정구) : “차 마시고 책도 보고 담소도 나누니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인터뷰> 박소연(충남 보령시) : “여기에 하루 종일 있고 싶을 정도로 진짜 괜찮은 것 같아요. 되게 편안해요.”

보수동 책방 골목을 구경하다 보면 특별한 책방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입구부터 심상치 않은데요.

책표지에서부터 세월의 흔적이 느껴집니다.

오래된 책들이 호기심 많은 손님들의 발걸음을 잡습니다.

<녹취> “진짜 오래됐다. 서당에서 학동들이 공부하던 교과서!”

바깥에 있던 고서는 빙산의 일각입니다.

책방 내부에 고서들이 더 많이 쌓여있습니다.

여긴 고서를 주로 다루는 고서 전문 책방입니다.

<인터뷰> 양수성(책방 운영) : “책방 골목에서 현재 고서를 취급하는 사람이 저밖에 없거든요. 저희 아버님께 지식과 혜안을 물려받아서 이렇게 일을 하고 있죠.”

고서를 총 20만 권 보유하고 있다는데요.

정말 귀한 고서가 있다고 합니다.

<녹취> “이 책이 다 동의보감이에요.”

조선 시대 허준이 쓴 의섭니다.

이 서점에 있는 이건, 1800년대에 찍힌 목판본으로 상태도 양호합니다.

총 25권 중 23권이 이곳에 있습니다.

<인터뷰> 전병국(부산시 남구) : “신기하고요. 이런 책을 접하기 힘든데 이곳에서 볼 수 있다는 게 새롭네요.”

헌책 냄새가 향기로 여겨지는 곳, 과거가 과거에 머물지 않고 현대와 이어지는 보수동 책방 골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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