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양심 구급함’…벌써 싹쓸이 조짐

입력 2017.05.31 (23:28) 수정 2017.06.01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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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엔 지하철역에서도 우산이나 책을 쉽게 빌릴 수 있고, 다급할 땐 구급약까지도 무료로 쓸 수 있는데요.

하나같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있어야만 가능한 '양심서비스'들입니다.

현실은 어떨까요?

오승목 기자가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이 지하철역에서는 한동안 비가 오면 승객들에게 우산을 빌려줬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우산이 점차 줄어들더니, 최근엔 300개였던 '양심우산'이 1개만 남으면서 서비스가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녹취> 유영(서울시 서대문역장) : "빌려 갈 때는 당연히 다 돌려준다고 하는데 막상 가져간 다음에 회수할 때는 좀 덜 가져오죠."

지하철을 기다리면서 무료로 책을 볼 수 있는 독서 공간입니다.

분실 도서가 늘면서 이젠 빈자리가 더 많습니다.

지난해 가을까지만 해도 책 300여 권이 꽂혀있던 책장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50권도 채 남아있지 않습니다.

지난해 말 설치해놓은 스마트폰 무인 충전기도 반년이 안돼 고장 나 있습니다.

<인터뷰> 박민주(경기도 부천시) : "제 물건이었다면 기분이 굉장히 안 좋을 것 같거든요. 근데 제가 아까 여기에 꽂아봤는데 안 되더라고요."

최근 서울 35개 역사에 설치된 양심 구급함입니다.

반창고와 생리대 등을 1주일에 한 번씩 채워놓고 있지만 벌써 싹쓸이 조짐이 일고 있습니다.

연고는 못 가져가도록 아예 고리로 묶어놨습니다.

<인터뷰> 김용훈 ('양심 구급함' 관리업체 관계자) : "다 가져가시거나 그런 게 살짝 우려스럽기는 합니다. 슬슬 많이 채워놓고 있기는 합니다."

꼭 필요한 사람들이 요긴하게 쓸 수 있도록 '양심서비스' 이름에 걸맞은 시민의식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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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엔 ‘양심 구급함’…벌써 싹쓸이 조짐
    • 입력 2017-05-31 23:59:11
    • 수정2017-06-01 00:3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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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지하철역에서도 우산이나 책을 쉽게 빌릴 수 있고, 다급할 땐 구급약까지도 무료로 쓸 수 있는데요.

하나같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있어야만 가능한 '양심서비스'들입니다.

현실은 어떨까요?

오승목 기자가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이 지하철역에서는 한동안 비가 오면 승객들에게 우산을 빌려줬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우산이 점차 줄어들더니, 최근엔 300개였던 '양심우산'이 1개만 남으면서 서비스가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녹취> 유영(서울시 서대문역장) : "빌려 갈 때는 당연히 다 돌려준다고 하는데 막상 가져간 다음에 회수할 때는 좀 덜 가져오죠."

지하철을 기다리면서 무료로 책을 볼 수 있는 독서 공간입니다.

분실 도서가 늘면서 이젠 빈자리가 더 많습니다.

지난해 가을까지만 해도 책 300여 권이 꽂혀있던 책장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50권도 채 남아있지 않습니다.

지난해 말 설치해놓은 스마트폰 무인 충전기도 반년이 안돼 고장 나 있습니다.

<인터뷰> 박민주(경기도 부천시) : "제 물건이었다면 기분이 굉장히 안 좋을 것 같거든요. 근데 제가 아까 여기에 꽂아봤는데 안 되더라고요."

최근 서울 35개 역사에 설치된 양심 구급함입니다.

반창고와 생리대 등을 1주일에 한 번씩 채워놓고 있지만 벌써 싹쓸이 조짐이 일고 있습니다.

연고는 못 가져가도록 아예 고리로 묶어놨습니다.

<인터뷰> 김용훈 ('양심 구급함' 관리업체 관계자) : "다 가져가시거나 그런 게 살짝 우려스럽기는 합니다. 슬슬 많이 채워놓고 있기는 합니다."

꼭 필요한 사람들이 요긴하게 쓸 수 있도록 '양심서비스' 이름에 걸맞은 시민의식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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