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에 고2 미적분…사교육 부추기는 공교육

입력 2017.07.13 (06:50) 수정 2017.07.13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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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사교육이 과열되다보니 요즘은 '선행 학습'도 기본처럼 돼있는데요.

그런데 학교에서 마저도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학교 2학년 수학 시험지를 분석해봤더니, 고교 2학년때나 배우는 미적분 개념 문제가 출제되는 등 정상적인 교과 과정을 벗어나는 경우가 허다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진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대치동과 목동 부산 해운대 등 이른바 '사교육 과열지구'.

이 지역 중학교들에서 최근 치른 중간고사 수학 시험지입니다

중학교 2학년 과정에서는 지수법칙만 배우는데, 고등학교 2학년 미적분 교과서에 실리는 지수방정식이 나왔습니다.

수업만 충실해서는 풀 수 없는 문제입니다.

<인터뷰> 김민서(중학교 2학년) : "엄청 열심히 풀었는데, 고2 과정에 나오는 거라고 하니까 허무해요."

6개 수학 시험지를 분석해봤더니 모든 시험지에서 교육과정 범위를 벗어난 문제가 출제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138문제 중 3분의 1 가량이 선행학습을 사실상 유도하는 문제들.

'선행교육규제법' 위반입니다.

<녹취> 학교 교감 : "상급기관에서 선행학습이라고 통보가 내려와요. 내려온 결과로 이야기하신다면 이해할 수 있는데... 답변을 드릴 수가 없어요."

학생들로서는 선행 교육이 이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돼가고 있습니다.

<녹취> 해당학교 학생 : "학교에서 기본 개념을 알려주고 이제 그걸 응용해서 푸는 건 저희가 하는 거죠."

실제로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는 중학교 2학년생을 위해 별도의 고교 미적분 수학 과정이 개설됐습니다.

<인터뷰> 김민하(대치동 수학전문학원 강사) : "열심히 가르치지만, 이런 게 사실 의미 없다는 걸 알거든요. 사교육 하는 사람으로서는 계속 끌고 갈 수밖에 없는 거죠."

전체 중·고교 중 수학 선행교육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교육당국에 적발된 곳은 지난해 5곳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최수일(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사교육포럼 대표) : "시도교육청은 자기 소속 학교를 고발할 수는 없는 거죠. 법을 위반하면 예산이 10%나깎이기 때문에...적당히 넘어가는 이런 것이 2014년 이후 지금까지 (지속됐습니다.)"

중고생 교과 사교육비 8조 9천억 원 가운데 절반 가량은 수학 과목에 쏠려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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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2에 고2 미적분…사교육 부추기는 공교육
    • 입력 2017-07-13 07:07:15
    • 수정2017-07-13 07:28:21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사교육이 과열되다보니 요즘은 '선행 학습'도 기본처럼 돼있는데요.

그런데 학교에서 마저도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학교 2학년 수학 시험지를 분석해봤더니, 고교 2학년때나 배우는 미적분 개념 문제가 출제되는 등 정상적인 교과 과정을 벗어나는 경우가 허다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진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대치동과 목동 부산 해운대 등 이른바 '사교육 과열지구'.

이 지역 중학교들에서 최근 치른 중간고사 수학 시험지입니다

중학교 2학년 과정에서는 지수법칙만 배우는데, 고등학교 2학년 미적분 교과서에 실리는 지수방정식이 나왔습니다.

수업만 충실해서는 풀 수 없는 문제입니다.

<인터뷰> 김민서(중학교 2학년) : "엄청 열심히 풀었는데, 고2 과정에 나오는 거라고 하니까 허무해요."

6개 수학 시험지를 분석해봤더니 모든 시험지에서 교육과정 범위를 벗어난 문제가 출제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138문제 중 3분의 1 가량이 선행학습을 사실상 유도하는 문제들.

'선행교육규제법' 위반입니다.

<녹취> 학교 교감 : "상급기관에서 선행학습이라고 통보가 내려와요. 내려온 결과로 이야기하신다면 이해할 수 있는데... 답변을 드릴 수가 없어요."

학생들로서는 선행 교육이 이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돼가고 있습니다.

<녹취> 해당학교 학생 : "학교에서 기본 개념을 알려주고 이제 그걸 응용해서 푸는 건 저희가 하는 거죠."

실제로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는 중학교 2학년생을 위해 별도의 고교 미적분 수학 과정이 개설됐습니다.

<인터뷰> 김민하(대치동 수학전문학원 강사) : "열심히 가르치지만, 이런 게 사실 의미 없다는 걸 알거든요. 사교육 하는 사람으로서는 계속 끌고 갈 수밖에 없는 거죠."

전체 중·고교 중 수학 선행교육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교육당국에 적발된 곳은 지난해 5곳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최수일(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사교육포럼 대표) : "시도교육청은 자기 소속 학교를 고발할 수는 없는 거죠. 법을 위반하면 예산이 10%나깎이기 때문에...적당히 넘어가는 이런 것이 2014년 이후 지금까지 (지속됐습니다.)"

중고생 교과 사교육비 8조 9천억 원 가운데 절반 가량은 수학 과목에 쏠려 있습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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