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석면 제거하다 또 학교 오염…학부모들만 아우성?

입력 2017.08.23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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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석면 제거하다 또 학교 오염…학부모들만 아우성?

[취재후] 석면 제거하다 또 학교 오염…학부모들만 아우성?

학부모가 찾은 석면 오염…"경고까지 했는데"

학부모들이 학교에서 채취한 석면 의심 시료이다.학부모들이 학교에서 채취한 석면 의심 시료이다.


석면 분석 결과서석면 분석 결과서

경기도 00 초등학교가 석면 철거 공사를 진행한 것은 7월 31일부터 8월 5일까지.

학부모들은 공사 종료 이틀 뒤 학교에서 시료를 채취했다.

결과는 참담한 수준. 심지어 석면 철거 공사가 진행되지 않은 곳까지 백석면이 발견됐다.

담당 교육지원청은 학부모들의 요청에 따라 9일 학교에 대한 출입통제 조처를 내렸고, 11일 담당 고용노동청은 학교에 대한 정밀조사를 벌였다.

고용노동청이 채취한 시료 38개 가운데 31개에서 역시 석면이 검출됐다.


석면 발견 과정에서 학교 측이 한 일은 없다.

학부모들은 학교와 철거업체에 미리 경고도 했다.

한정희 00 초등학교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해 상부 냉난방기 교체 공사를 했다. 그때 시료 채취를 해봤는데 석면이 발견됐다. 또 학교 바로 옆 재개발 공사로 석면이 학교에 날아들기도 했다. 때문에 학부모들이 민감했다. 이번 공사 전에 교육청과 철거업체, 감리 담당자에게 석면 검사를 하겠다는 경고까지 했다. 그래서 잘될 줄 알았는데 공사 뒤 현장을 찾아갔을 때 너무 실망스럽고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다."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이 검사 결과를 들고 교육청 등 책임자를 찾아갔을 때 그들의 답변은 '나는 이 상황이 이해가 안 간다'였다고 한다.

"깨끗하게 치울 테니 언론에는 알리지 말아달라"




경기도 △△초등학교의 석면 오염을 발견한 것도 역시 학부모였다.

건설 계통에서 일하는 이 학부모는 공사 현장을 봤을 때 어처구니없었다고 말한다.

"석면 철거 공사를 하기 전 전기공사를 하면서 석면 자재를 그대로 부순 거에요. 교실 바닥 등에는 비닐조차 깔리지 않았어요. 원래 석면 자재를 철거할 때는 나사를 풀어서 최대한 부서지지 않게 옮겨야 합니다. 그 전에 현장을 모두 비닐 등으로 감싸는 작업이 이뤄져야 하고요. 정밀검사도 필요없이 교실 곳곳에는 석면 자재 텍스들이 그대로 방치돼 있더군요."

그러나 이 학부모는 방송 인터뷰에 직접 응하기는 어려웠다.

학교 측의 간곡한 부탁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신 이 사실을 모 국회의원실에 제보하겠다고 밝혔다.

"학교가 언론에 얘기하지 말아달라기도 했고, 언론에 기사가 자꾸 나가지만 실상 바뀌는 건 별로 없잖아요. 국회 등을 통해서라도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여름방학 석면 철거 공사 학교 1,279곳…학부모는 찾고 학교는 '나 몰라'

[연관 기사] 환경보건시민센터 보고서

이번 여름방학 기간 석면 철거 공사가 진행된 학교는 1,279곳.

이 가운데 5곳의 학교를 조사한 결과 공사 뒤처리가 엉망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학교들은 안전할까?

장동빈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학교 측이 석면 철거 공사를 했을 때 어디를 살펴봐야 할지 잘 모른다. 현장을 잘 안 가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철거하는 업체 따로 있고 청소하는 업체 따로 있다. 학교 교직원이나 비정규직에게 아무런 안전 장구 없이 청소를 시켰다는 제보도 있다. 업체에서는 공사 뒤 공기질 조사만 하고 끝내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학교 석면 데자뷔…2017년의 기록들

[연관기사] 학교서 또 석면…학부모들이 찾고 당국 ‘쉬쉬’

[연관기사] 학교 냉·난방기 교체공사 `석면 사각지대`

[연관기사] 개학했는데 ‘학교는 공사 중’…석면 위험 여전

[연관기사] 석면 철거 끝난 교실서 석면 검출…왜?

[연관기사] 공사중 석면 ‘풀풀’…학생 수업 그대로

[연관기사] ‘발암물질’ 석면 공사 지연…학사 일정 차질

이번 취재에 앞서 학교 석면 오염 관련 내용을 취재해 보도한 KBS의 기사들이다.

다른 매체의 기사까지 찾아본다면 정말 질릴 정도로 많다.

하지만 아직 크게 변한 것은 없어 보인다. 이 때문에 앞서 인터뷰에 응하지 않겠다는 학부모의 이야기에 반박하기 어려웠다.

정말 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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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석면 제거하다 또 학교 오염…학부모들만 아우성?
    • 입력 2017-08-23 06:09:12
    취재후·사건후
학부모가 찾은 석면 오염…"경고까지 했는데"

학부모들이 학교에서 채취한 석면 의심 시료이다.

석면 분석 결과서
경기도 00 초등학교가 석면 철거 공사를 진행한 것은 7월 31일부터 8월 5일까지.

학부모들은 공사 종료 이틀 뒤 학교에서 시료를 채취했다.

결과는 참담한 수준. 심지어 석면 철거 공사가 진행되지 않은 곳까지 백석면이 발견됐다.

담당 교육지원청은 학부모들의 요청에 따라 9일 학교에 대한 출입통제 조처를 내렸고, 11일 담당 고용노동청은 학교에 대한 정밀조사를 벌였다.

고용노동청이 채취한 시료 38개 가운데 31개에서 역시 석면이 검출됐다.


석면 발견 과정에서 학교 측이 한 일은 없다.

학부모들은 학교와 철거업체에 미리 경고도 했다.

한정희 00 초등학교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해 상부 냉난방기 교체 공사를 했다. 그때 시료 채취를 해봤는데 석면이 발견됐다. 또 학교 바로 옆 재개발 공사로 석면이 학교에 날아들기도 했다. 때문에 학부모들이 민감했다. 이번 공사 전에 교육청과 철거업체, 감리 담당자에게 석면 검사를 하겠다는 경고까지 했다. 그래서 잘될 줄 알았는데 공사 뒤 현장을 찾아갔을 때 너무 실망스럽고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다."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이 검사 결과를 들고 교육청 등 책임자를 찾아갔을 때 그들의 답변은 '나는 이 상황이 이해가 안 간다'였다고 한다.

"깨끗하게 치울 테니 언론에는 알리지 말아달라"




경기도 △△초등학교의 석면 오염을 발견한 것도 역시 학부모였다.

건설 계통에서 일하는 이 학부모는 공사 현장을 봤을 때 어처구니없었다고 말한다.

"석면 철거 공사를 하기 전 전기공사를 하면서 석면 자재를 그대로 부순 거에요. 교실 바닥 등에는 비닐조차 깔리지 않았어요. 원래 석면 자재를 철거할 때는 나사를 풀어서 최대한 부서지지 않게 옮겨야 합니다. 그 전에 현장을 모두 비닐 등으로 감싸는 작업이 이뤄져야 하고요. 정밀검사도 필요없이 교실 곳곳에는 석면 자재 텍스들이 그대로 방치돼 있더군요."

그러나 이 학부모는 방송 인터뷰에 직접 응하기는 어려웠다.

학교 측의 간곡한 부탁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신 이 사실을 모 국회의원실에 제보하겠다고 밝혔다.

"학교가 언론에 얘기하지 말아달라기도 했고, 언론에 기사가 자꾸 나가지만 실상 바뀌는 건 별로 없잖아요. 국회 등을 통해서라도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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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방학 기간 석면 철거 공사가 진행된 학교는 1,279곳.

이 가운데 5곳의 학교를 조사한 결과 공사 뒤처리가 엉망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학교들은 안전할까?

장동빈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학교 측이 석면 철거 공사를 했을 때 어디를 살펴봐야 할지 잘 모른다. 현장을 잘 안 가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철거하는 업체 따로 있고 청소하는 업체 따로 있다. 학교 교직원이나 비정규직에게 아무런 안전 장구 없이 청소를 시켰다는 제보도 있다. 업체에서는 공사 뒤 공기질 조사만 하고 끝내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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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취재에 앞서 학교 석면 오염 관련 내용을 취재해 보도한 KBS의 기사들이다.

다른 매체의 기사까지 찾아본다면 정말 질릴 정도로 많다.

하지만 아직 크게 변한 것은 없어 보인다. 이 때문에 앞서 인터뷰에 응하지 않겠다는 학부모의 이야기에 반박하기 어려웠다.

정말 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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