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조현병’ 불안·공포 확산…치료·관리 대책은?

입력 2018.07.11 (08:34) 수정 2018.07.11 (09:1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기자]

최근 조현병이란 단어가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얼마전에도 지나가던 행인을 무차별 폭행한 조현병 관련 범죄를 전해드린 적이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조현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경찰이 숨지는 사건에, 치료 감호를 받던 조현병 환자가 병원을 탈출하기도 했습니다.

곧바로 검거는 됐지만, 살인 전과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끊이지 않는 조현병 공포, 두 사건을 따라가보고 무엇이 문제인지 짚어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8일 난동을 부리던 주민을 말리다 흉기에 찔려 숨진 경찰관의 영결식이 어제 있었습니다.

51살의 고 김선현 경감.

눈물과 탄식 속에 유가족과 동료 경찰들은 그의 마지막을 기렸습니다.

26년간 경찰 생활을 안타깝게 마감한 김 경감을 지역 주민들은 이렇게 기억합니다.

[신옥휘/경상북도 영양군 영양읍 : "오토바이 타고 가면서 헬멧을 안 썼었는데 다음부터 꼭 쓰라고 당부 말씀하고, 주민들에게 정말 잘해줬어요."]

[박선희/경상북도 영양군 영양읍 :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 이런 면은 이렇고 저런 면은 저렇고 말씀을 친절하게 잘해주시고 그랬어요. 마음이 아파요.”]

김 경감의 마지막 출동은 아들이 난동을 부린다는 한 통의 신고 전화를 받은 직후였습니다.

난동을 부린 건 42살 백 모 씨.

동네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피의자 본인이 누가 따라온다. 이런 망상적인 상황에서 전화 신고가 들어온 것도 있었고, 상황이 전부 다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어요.”]

조현병을 앓고 있었던 백 씨와 관련된 신고는 자주 있었던 일이라는 겁니다.

당시 출동한 경찰은 근무수칙대로 권총과 테이저건 등 보호 장구를 갖추고 있었지만, 백 씨를 설득하는 과정에 백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리고 말았습니다.

백 씨는 곧바로 다른 경찰에 의해 검거 됐지만, 처음 출동했던 김 경감은 목숨을 잃었고, 동료 경찰 역시 부상을 당했습니다.

그런데 백 씨가 상해 사건을 일으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합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환경미화원 관련 상해 사건이 있기는 있었어요. 그때 처벌받은 전력은 있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2011년에는 환경미화원과 말다툼을 하다 상해를 입혀 징역형을 살기도 했습니다.

이후 백 씨가 출소한 뒤 이웃 주민들은 공포에 떨었다는데요.

[이웃 주민/음성변조 : “우리 주민이 몇 안 되는데 몇 년간 우린 지옥 같은 삶을 살았어요.”]

[이웃 주민/음성변조 : “내가 보이면 아주머니하고 멀리서 인사하고 다니다 마음이 돌아서면 욕설을 하고 소리를 자꾸 질러.”]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에 난폭한 행동도 보였다고 합니다.

[이웃 주민/음성변조 : “집안이 엉망이에요. 다 두들겨 부숴서. 밤에도 쿵쿵거리고, 우리 집 담도 발로 차서 다 무너트려 놨다고.”]

무엇보다 피의자의 노모가 폭력에 노출되는 일도 잦았다는데요.

[이웃 주민/음성변조 : “엄마를 못살게 해. 이번에도 두드려 팼던지 멍이 들어 있고….”]

[이웃 주민/음성변조 : “사건이 나기 전에 밤에 문을 두드려서 내가 나가 보니깐. 무서워서 못 살겠다고 아들이 또 때리려고 한다고. 그래서 지구대로 가시오. 가서 신고해라 했죠.”]

이번 사건도 다음날까지 이어진 아들의 난동을 노모가 참다못해 경찰에 신고했던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백 씨는 그동안 치료는 어떻게 받아왔을까요?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지만 지속되지는 않았고,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고 합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일단 가족들은 최근 10일 동안은 약을 잘 먹지도 않고 식사도 잘 안 했다고….”]

조현병은 처방된 약을 꾸준히 복용하고 치료만 제대로 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데요.

하지만, 병원 치료를 타인이 강제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이번 사건처럼 조현병 병력을 가진 전과자에 대한 관리는 더욱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사람을 상해를 입혀 본 적이 있는 그런 환자는 그 망상이 완치가 안 돼요. 약 끊으면 도로 액팅 아웃(급성 증상 발현)이 돼서 아마 말로 설득하는 건 불가능했을 거예요.”]

이번에는 다른 사건으로 가보겠습니다.

지난 9일 광주광역시의 한 병원입니다.

직원용 엘리베이터를 한 남자가 타고 내려가 병원 밖으로 유유히 빠져나가는데요.

이 남성은 40대 김 모 씨.

김 씨는 2011년 병원 치료 도중 환자를 때려 숨지게 해 치료 감호를 받던 조현병 환자였습니다.

[광주보호관찰소 관계자/음성변조 : “폐쇄 병동은 아예 병원 직원들이 24시간 전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굳이 병원 안에서까지 (전자발찌) 착용을 할 필요는 없고 해서….”]

전자발찌를 하지 않고 있던 김 씨가 병동 문이 열려있는 틈을 타 도주를 한 겁니다.

병원 측은 4시간 뒤에야 상황을 파악했고, 전자발찌를 차지 않았던 김 씨 추적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주민의 신고로 18시간 만에 검거됐습니다.

[광주보호관찰소 관계자/음성변조 : “본인은 병원에서 답답해서 하도 병원 생활을 오래 해서 무조건 나가고 싶었다.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도주하고 난 후에 검거될 때까지 특별히 범죄 행각은 없었고요.”]

하지만 살인 전과가 있는 조현병 환자의 병원 탈출이란 언론 보도가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공포는 어느 때보다 커졌습니다.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공공의 안전에 위협을 주는 이런 폭력 전과가 있는 조현병 환자들에 대해서는 외국처럼 자신의 의사에 반해서도 증상이 완치될 때까지 수용을 할 수 있는 그런 제도를 도입하지 않으면 지금 일반 시민들의 두려움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다고 보여요.”]

잇따른 조현병 관련 사건에 잠재적 범죄자로 내모는 선입관이나 불안과 공포는 모두 경계해야 하지만, 철저한 관리, 대책을 촉구하는 여론은 인터넷, 모바일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 따라잡기] ‘조현병’ 불안·공포 확산…치료·관리 대책은?
    • 입력 2018-07-11 08:37:58
    • 수정2018-07-11 09:12:05
    아침뉴스타임
[기자]

최근 조현병이란 단어가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얼마전에도 지나가던 행인을 무차별 폭행한 조현병 관련 범죄를 전해드린 적이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조현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경찰이 숨지는 사건에, 치료 감호를 받던 조현병 환자가 병원을 탈출하기도 했습니다.

곧바로 검거는 됐지만, 살인 전과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끊이지 않는 조현병 공포, 두 사건을 따라가보고 무엇이 문제인지 짚어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8일 난동을 부리던 주민을 말리다 흉기에 찔려 숨진 경찰관의 영결식이 어제 있었습니다.

51살의 고 김선현 경감.

눈물과 탄식 속에 유가족과 동료 경찰들은 그의 마지막을 기렸습니다.

26년간 경찰 생활을 안타깝게 마감한 김 경감을 지역 주민들은 이렇게 기억합니다.

[신옥휘/경상북도 영양군 영양읍 : "오토바이 타고 가면서 헬멧을 안 썼었는데 다음부터 꼭 쓰라고 당부 말씀하고, 주민들에게 정말 잘해줬어요."]

[박선희/경상북도 영양군 영양읍 :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 이런 면은 이렇고 저런 면은 저렇고 말씀을 친절하게 잘해주시고 그랬어요. 마음이 아파요.”]

김 경감의 마지막 출동은 아들이 난동을 부린다는 한 통의 신고 전화를 받은 직후였습니다.

난동을 부린 건 42살 백 모 씨.

동네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피의자 본인이 누가 따라온다. 이런 망상적인 상황에서 전화 신고가 들어온 것도 있었고, 상황이 전부 다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어요.”]

조현병을 앓고 있었던 백 씨와 관련된 신고는 자주 있었던 일이라는 겁니다.

당시 출동한 경찰은 근무수칙대로 권총과 테이저건 등 보호 장구를 갖추고 있었지만, 백 씨를 설득하는 과정에 백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리고 말았습니다.

백 씨는 곧바로 다른 경찰에 의해 검거 됐지만, 처음 출동했던 김 경감은 목숨을 잃었고, 동료 경찰 역시 부상을 당했습니다.

그런데 백 씨가 상해 사건을 일으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합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환경미화원 관련 상해 사건이 있기는 있었어요. 그때 처벌받은 전력은 있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2011년에는 환경미화원과 말다툼을 하다 상해를 입혀 징역형을 살기도 했습니다.

이후 백 씨가 출소한 뒤 이웃 주민들은 공포에 떨었다는데요.

[이웃 주민/음성변조 : “우리 주민이 몇 안 되는데 몇 년간 우린 지옥 같은 삶을 살았어요.”]

[이웃 주민/음성변조 : “내가 보이면 아주머니하고 멀리서 인사하고 다니다 마음이 돌아서면 욕설을 하고 소리를 자꾸 질러.”]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에 난폭한 행동도 보였다고 합니다.

[이웃 주민/음성변조 : “집안이 엉망이에요. 다 두들겨 부숴서. 밤에도 쿵쿵거리고, 우리 집 담도 발로 차서 다 무너트려 놨다고.”]

무엇보다 피의자의 노모가 폭력에 노출되는 일도 잦았다는데요.

[이웃 주민/음성변조 : “엄마를 못살게 해. 이번에도 두드려 팼던지 멍이 들어 있고….”]

[이웃 주민/음성변조 : “사건이 나기 전에 밤에 문을 두드려서 내가 나가 보니깐. 무서워서 못 살겠다고 아들이 또 때리려고 한다고. 그래서 지구대로 가시오. 가서 신고해라 했죠.”]

이번 사건도 다음날까지 이어진 아들의 난동을 노모가 참다못해 경찰에 신고했던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백 씨는 그동안 치료는 어떻게 받아왔을까요?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지만 지속되지는 않았고,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고 합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일단 가족들은 최근 10일 동안은 약을 잘 먹지도 않고 식사도 잘 안 했다고….”]

조현병은 처방된 약을 꾸준히 복용하고 치료만 제대로 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데요.

하지만, 병원 치료를 타인이 강제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이번 사건처럼 조현병 병력을 가진 전과자에 대한 관리는 더욱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사람을 상해를 입혀 본 적이 있는 그런 환자는 그 망상이 완치가 안 돼요. 약 끊으면 도로 액팅 아웃(급성 증상 발현)이 돼서 아마 말로 설득하는 건 불가능했을 거예요.”]

이번에는 다른 사건으로 가보겠습니다.

지난 9일 광주광역시의 한 병원입니다.

직원용 엘리베이터를 한 남자가 타고 내려가 병원 밖으로 유유히 빠져나가는데요.

이 남성은 40대 김 모 씨.

김 씨는 2011년 병원 치료 도중 환자를 때려 숨지게 해 치료 감호를 받던 조현병 환자였습니다.

[광주보호관찰소 관계자/음성변조 : “폐쇄 병동은 아예 병원 직원들이 24시간 전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굳이 병원 안에서까지 (전자발찌) 착용을 할 필요는 없고 해서….”]

전자발찌를 하지 않고 있던 김 씨가 병동 문이 열려있는 틈을 타 도주를 한 겁니다.

병원 측은 4시간 뒤에야 상황을 파악했고, 전자발찌를 차지 않았던 김 씨 추적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주민의 신고로 18시간 만에 검거됐습니다.

[광주보호관찰소 관계자/음성변조 : “본인은 병원에서 답답해서 하도 병원 생활을 오래 해서 무조건 나가고 싶었다.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도주하고 난 후에 검거될 때까지 특별히 범죄 행각은 없었고요.”]

하지만 살인 전과가 있는 조현병 환자의 병원 탈출이란 언론 보도가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공포는 어느 때보다 커졌습니다.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공공의 안전에 위협을 주는 이런 폭력 전과가 있는 조현병 환자들에 대해서는 외국처럼 자신의 의사에 반해서도 증상이 완치될 때까지 수용을 할 수 있는 그런 제도를 도입하지 않으면 지금 일반 시민들의 두려움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다고 보여요.”]

잇따른 조현병 관련 사건에 잠재적 범죄자로 내모는 선입관이나 불안과 공포는 모두 경계해야 하지만, 철저한 관리, 대책을 촉구하는 여론은 인터넷, 모바일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