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北 IT논문 南 학술지 게재에 학계 ‘발칵’…“공동 연구도 해보고 싶다”

입력 2018.09.04 (23:12) 수정 2018.09.04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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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학자들이 최근 한국 학회 논문지에 컴퓨터 시스템과 관련한 논문을 처음으로 게재한 사실이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저술 논문을 북한이나 국제학회지가 아닌 우리 학회지를 통해 발표하겠다고 알려와, 학계를 깜짝 놀라게 했는데, 기회가 된다면 향후 IT 분야에서 남북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먼저 김경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최근 한 IT 학회 저널에 실린 논문입니다.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에 파일을 저장하는 이른바 '클라우딩'의 처리 속도를 높이는 방안을 연구했습니다.

생명공학에 기초한 최신 인공지능 기법이 사용됐습니다.

그런데 이 논문의 저자들, 리일남 김일성대 교수 등 모두 북한 학자들입니다.

[한국인터넷정보학회 관계자 : "김일성 대학이라는 그 대학 자체부터 제가 일단 너무 놀라서. 논문을 저희 저널에 투고했다는 것 자체가 좀 흥분됐던 건 사실이에요."]

북한이 최근 5년 동안 국제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은 76편에 불과합니다.

국제사회에 논문을 발표하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인데, 남측 학회에 투고한 건 더 이례적입니다.

논문을 싣고 싶다는 의사도 먼저 밝혀왔습니다.

북한 학자들은 학회 측과 주고받은 이메일에서 향후 남북 간 공동 연구도 진행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민호/고려대학교 컴퓨터융합소프트웨어학과 교수 : "우리와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는 정도는 되지 않느냐, 상당한 수준에 있지 않느냐 그런 생각이 듭니다. 북한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상당한 수준에 있는 걸로 IT 분야 학자들 사이에선 인정을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현행법상 인터넷으로 북한 주민을 접촉한 경우에도 당국에 신고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학회는 논문 심사 전 과정을 통일부에 보고해야 했습니다.

북한 학자들도 논문 투고를 당국에 승인을 받고 투고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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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8-09-04 23:5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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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학자들이 최근 한국 학회 논문지에 컴퓨터 시스템과 관련한 논문을 처음으로 게재한 사실이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저술 논문을 북한이나 국제학회지가 아닌 우리 학회지를 통해 발표하겠다고 알려와, 학계를 깜짝 놀라게 했는데, 기회가 된다면 향후 IT 분야에서 남북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먼저 김경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최근 한 IT 학회 저널에 실린 논문입니다.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에 파일을 저장하는 이른바 '클라우딩'의 처리 속도를 높이는 방안을 연구했습니다.

생명공학에 기초한 최신 인공지능 기법이 사용됐습니다.

그런데 이 논문의 저자들, 리일남 김일성대 교수 등 모두 북한 학자들입니다.

[한국인터넷정보학회 관계자 : "김일성 대학이라는 그 대학 자체부터 제가 일단 너무 놀라서. 논문을 저희 저널에 투고했다는 것 자체가 좀 흥분됐던 건 사실이에요."]

북한이 최근 5년 동안 국제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은 76편에 불과합니다.

국제사회에 논문을 발표하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인데, 남측 학회에 투고한 건 더 이례적입니다.

논문을 싣고 싶다는 의사도 먼저 밝혀왔습니다.

북한 학자들은 학회 측과 주고받은 이메일에서 향후 남북 간 공동 연구도 진행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민호/고려대학교 컴퓨터융합소프트웨어학과 교수 : "우리와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는 정도는 되지 않느냐, 상당한 수준에 있지 않느냐 그런 생각이 듭니다. 북한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상당한 수준에 있는 걸로 IT 분야 학자들 사이에선 인정을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현행법상 인터넷으로 북한 주민을 접촉한 경우에도 당국에 신고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학회는 논문 심사 전 과정을 통일부에 보고해야 했습니다.

북한 학자들도 논문 투고를 당국에 승인을 받고 투고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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