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다시 메르스…3년 전과는 다른 방역?

입력 2018.09.12 (08:29) 수정 2018.09.12 (08:5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기자]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지 닷새째 접어들었습니다.

다행히 아직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고 의심 증세를 보인 사람들도 현재까지 역학검사에선 모두 음성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긴장의 끈을 놓을 순 없습니다.

3년 전, 메르스 첫 발병 당시 만 6천여 명이 격리된 가운데 180여 명이 감염돼 38명이 숨졌기 때문입니다.

3년 만에 발생한 메르스 사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메르스 확진 환자가 격리 치료를 받고 있는 서울대학교 병원.

건물 곳곳에는 메르스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습니다.

병원 내원객 중에는 마스크를 한 사람들도 쉽게 눈에 띄었습니다.

[이창근/대구광역시 중구 : "제가 면역이 조금 약하기 때문에 걱정은 하는데 그래도 마스크 하고 와서 안전하겠지…."]

인근 약국에서는 주말 이후 마스크와 손세정제를 찾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습니다.

[약국 관계자/음성변조 : "평소보다는 조금 더 나가는 편이에요. (뉴스가) 나가자마자 사러 오시더라고요."]

메르스 확진 환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알려진 건 닷새 전, 지난 8일 오후였습니다.

하루 전인 7일 쿠웨이트 출장을 마치고 입국한 60대 A 씨가 몸에 이상 징후를 느껴 공항에서 삼성서울병원으로 향했고 발열과 가래, 폐렴 증상이 확인됐습니다.

병원 측이 보건 당국에 A 씨를 메르스 의심환자로 신고하고 국가지정격리병상인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한 다음날 메르스가 확진됐습니다.

[정은경/질병관리본부장/지난 9일 : "추가적인 접촉자 조사는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 접촉자 숫자는 좀 더 증가 변동할 수가 있습니다."]

A 씨는 왜 공항 검역에서 걸러지지 않았을까요.

메르스 주요 증상은 발열, 기침 등 호흡기 증상으로 대부분 알고 있지만, 초기엔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이 두드러진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송준영/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인터뷰 : "메르스 환자의 40%정도는 초기의 기침 가래 등의 호흡기 증상이 없고 20%정도에서는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이 두드러진 경우가 있습니다. 초기에는 설사증상이 두드러지다가 결국은 호흡기 증상이 생겨요."]

여기에다 A 씨가 다녀온 쿠웨이트는 2016년 8월 이후 지금까지 2년간 메르스 환자 발생이 전혀 없어 오염지역에서 제외됐던 곳이었습니다.

그동안 현지인들도 걸리지 않았던 메르스에 A 씨는 어떻게 감염됐을까요.

[송준영/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 "8월19일부터 24일 사이에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 성지순례가 참가자들 중에서 일부 감염된 환자가 유입돼서 쿠웨이트에서 소규모로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성지순례 기간에는 아라비아 반도 전체가 안전지대가 아닌 상황인데 성지순례기간과 겹친 A 씨의 출장 시기가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분석입니다.

감염병 위기 경보가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된 가운데, A 씨와 접촉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 특히, 밀접 접촉자 차단이 급선무인데요.

3년 전, 메르스 첫 확진 환자의 경우 귀국 후 확진까지 무려 9일이 걸렸습니다.

그동안 어느 병원을 거쳤는지 발표가 되지 않으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번졌고 무려 62명의 밀접 접촉자를 낳는 등 초기대응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3년 전 메르스 폐쇄병원 직원/음성변조 : "환자가 이리저리 접촉을 안했어도 그렇게 퍼졌는데 불안하죠. 조금 넓게 보면 그 공항 안에서도 노선이 많이 겹칠 텐데 그런 사람들을 다 어디 (격리) 수용하지는 않을 거거든요."]

자, 현재까지 파악된 밀접접촉자는 비행기 승무원, 공항 검역, 입국 관련 직원, 병원 의료진, 택시 기사 등 21명. 일상접촉자는 4백여 명입니다.

[메르스 일상접촉자 지인/음성변조 : "동료의 부인인데 그 분도 (메르스 확진자가 탔던) 두바이 비행기 같이 탔다고 들었거든요. 의심환자 있으니까 부인이랑 같이 자가 격리해라 이렇게 들은 걸로...."]

정부는 특히 단순 접촉자들에 대해서도 전담 공무원을 배치하고 모니터링을 하며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메르스 비상방역대책반 관계자/음성변조 : "24시간 비상방역을 운영하고요. 매일 1회 의심증상이라든지 이런 거에 대해서 모니터링 하고 있어요."]

아직 변수가 없는건 아닙니다.

A 씨를 삼성서울병원까지 태웠던 택시의 카드결제내역은 총 24건. 이 가운데 확인되지 않은 2건의 승객들을 찾고 있습니다.

접촉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가운데,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대학병원 내원객/음성변조 : "모임 같은 것도 다 취소되고 아이들 어디 가는 것도 취소 되고. 칠순모임 이런 것도 웬만하면 소규모로 모여서 식사하는 걸로 끝내는 분위기였어요."]

[3년 전 메르스 폐쇄 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입원환자 다 빼고 거의 한 달 가까이 폐쇄됐었거든요. 완전 방호복 하고 소독하고. 벽이랑 천장 이런데까지 다 닦은 걸로 알고 있어요."]

여기에다 같은 비행기를 타고 입국한 외국인 가운데 현재까지 소재 파악이 안 된 경우도 30명에 이르는데 방역망이 뚫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오인석/인천시 남동구 : "(외국인은) 어디에 거주하시는 지도 모르니까. 그 지역을 피해갔으면 하는데 아무래도 정확히 밝혀진 게 없어서 불안 요소를 갖고 있는 건 있어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단 3년 전과 같은 사태는 되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송준영/구로고대병원 감염내과 : "3년 전에 메르스 유행을 겪었을 당시에는 병원환경도 오염됐기 때문에 많은 환자가 발생했지만 이번 경우에는 환자가 초기에 비교적 잘 격리 조치가 취해졌기 때문에 큰 염려는 안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특히, 메르스 감염 전파의 중요 고비가 2주 남은 추석 연휴 전에 무사히 지나갈 수 있도록 촘촘한 방역망이 가동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 따라잡기] 다시 메르스…3년 전과는 다른 방역?
    • 입력 2018-09-12 08:31:09
    • 수정2018-09-12 08:58:30
    아침뉴스타임
[기자]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지 닷새째 접어들었습니다.

다행히 아직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고 의심 증세를 보인 사람들도 현재까지 역학검사에선 모두 음성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긴장의 끈을 놓을 순 없습니다.

3년 전, 메르스 첫 발병 당시 만 6천여 명이 격리된 가운데 180여 명이 감염돼 38명이 숨졌기 때문입니다.

3년 만에 발생한 메르스 사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메르스 확진 환자가 격리 치료를 받고 있는 서울대학교 병원.

건물 곳곳에는 메르스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습니다.

병원 내원객 중에는 마스크를 한 사람들도 쉽게 눈에 띄었습니다.

[이창근/대구광역시 중구 : "제가 면역이 조금 약하기 때문에 걱정은 하는데 그래도 마스크 하고 와서 안전하겠지…."]

인근 약국에서는 주말 이후 마스크와 손세정제를 찾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습니다.

[약국 관계자/음성변조 : "평소보다는 조금 더 나가는 편이에요. (뉴스가) 나가자마자 사러 오시더라고요."]

메르스 확진 환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알려진 건 닷새 전, 지난 8일 오후였습니다.

하루 전인 7일 쿠웨이트 출장을 마치고 입국한 60대 A 씨가 몸에 이상 징후를 느껴 공항에서 삼성서울병원으로 향했고 발열과 가래, 폐렴 증상이 확인됐습니다.

병원 측이 보건 당국에 A 씨를 메르스 의심환자로 신고하고 국가지정격리병상인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한 다음날 메르스가 확진됐습니다.

[정은경/질병관리본부장/지난 9일 : "추가적인 접촉자 조사는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 접촉자 숫자는 좀 더 증가 변동할 수가 있습니다."]

A 씨는 왜 공항 검역에서 걸러지지 않았을까요.

메르스 주요 증상은 발열, 기침 등 호흡기 증상으로 대부분 알고 있지만, 초기엔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이 두드러진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송준영/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인터뷰 : "메르스 환자의 40%정도는 초기의 기침 가래 등의 호흡기 증상이 없고 20%정도에서는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이 두드러진 경우가 있습니다. 초기에는 설사증상이 두드러지다가 결국은 호흡기 증상이 생겨요."]

여기에다 A 씨가 다녀온 쿠웨이트는 2016년 8월 이후 지금까지 2년간 메르스 환자 발생이 전혀 없어 오염지역에서 제외됐던 곳이었습니다.

그동안 현지인들도 걸리지 않았던 메르스에 A 씨는 어떻게 감염됐을까요.

[송준영/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 "8월19일부터 24일 사이에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 성지순례가 참가자들 중에서 일부 감염된 환자가 유입돼서 쿠웨이트에서 소규모로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성지순례 기간에는 아라비아 반도 전체가 안전지대가 아닌 상황인데 성지순례기간과 겹친 A 씨의 출장 시기가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분석입니다.

감염병 위기 경보가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된 가운데, A 씨와 접촉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 특히, 밀접 접촉자 차단이 급선무인데요.

3년 전, 메르스 첫 확진 환자의 경우 귀국 후 확진까지 무려 9일이 걸렸습니다.

그동안 어느 병원을 거쳤는지 발표가 되지 않으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번졌고 무려 62명의 밀접 접촉자를 낳는 등 초기대응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3년 전 메르스 폐쇄병원 직원/음성변조 : "환자가 이리저리 접촉을 안했어도 그렇게 퍼졌는데 불안하죠. 조금 넓게 보면 그 공항 안에서도 노선이 많이 겹칠 텐데 그런 사람들을 다 어디 (격리) 수용하지는 않을 거거든요."]

자, 현재까지 파악된 밀접접촉자는 비행기 승무원, 공항 검역, 입국 관련 직원, 병원 의료진, 택시 기사 등 21명. 일상접촉자는 4백여 명입니다.

[메르스 일상접촉자 지인/음성변조 : "동료의 부인인데 그 분도 (메르스 확진자가 탔던) 두바이 비행기 같이 탔다고 들었거든요. 의심환자 있으니까 부인이랑 같이 자가 격리해라 이렇게 들은 걸로...."]

정부는 특히 단순 접촉자들에 대해서도 전담 공무원을 배치하고 모니터링을 하며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메르스 비상방역대책반 관계자/음성변조 : "24시간 비상방역을 운영하고요. 매일 1회 의심증상이라든지 이런 거에 대해서 모니터링 하고 있어요."]

아직 변수가 없는건 아닙니다.

A 씨를 삼성서울병원까지 태웠던 택시의 카드결제내역은 총 24건. 이 가운데 확인되지 않은 2건의 승객들을 찾고 있습니다.

접촉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가운데,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대학병원 내원객/음성변조 : "모임 같은 것도 다 취소되고 아이들 어디 가는 것도 취소 되고. 칠순모임 이런 것도 웬만하면 소규모로 모여서 식사하는 걸로 끝내는 분위기였어요."]

[3년 전 메르스 폐쇄 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입원환자 다 빼고 거의 한 달 가까이 폐쇄됐었거든요. 완전 방호복 하고 소독하고. 벽이랑 천장 이런데까지 다 닦은 걸로 알고 있어요."]

여기에다 같은 비행기를 타고 입국한 외국인 가운데 현재까지 소재 파악이 안 된 경우도 30명에 이르는데 방역망이 뚫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오인석/인천시 남동구 : "(외국인은) 어디에 거주하시는 지도 모르니까. 그 지역을 피해갔으면 하는데 아무래도 정확히 밝혀진 게 없어서 불안 요소를 갖고 있는 건 있어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단 3년 전과 같은 사태는 되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송준영/구로고대병원 감염내과 : "3년 전에 메르스 유행을 겪었을 당시에는 병원환경도 오염됐기 때문에 많은 환자가 발생했지만 이번 경우에는 환자가 초기에 비교적 잘 격리 조치가 취해졌기 때문에 큰 염려는 안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특히, 메르스 감염 전파의 중요 고비가 2주 남은 추석 연휴 전에 무사히 지나갈 수 있도록 촘촘한 방역망이 가동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