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삼다수’ 사망 사고…오작동? 안전관리 소홀?

입력 2018.10.25 (08:34) 수정 2018.10.25 (09:1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기자]

국내 생수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다수 생수입니다.

이 생수를 만드는 과정에 한 가장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페트병을 만드는 도중에 기계에 몸이 끼이는 사고가 발생한 건데요.

사고가 난지 6일째.

하지만, 정확한 사고 경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하루 3천 4백 톤의 생수를 생산하는 삼다수 공장.

공장 문은 단단히 닫혔고 주변엔 인적이 사라졌습니다.

고용노동부가 생산 중지 명령을 내린 건데요.

[고용노동부 관계자/음성변조 : "기한을 두고 작업 중지를 한 건 아니고요. 일단 회사 측에서 안전 개선계획을 수립하면 해제 요청을 의결을 거쳐서 작업 중지 해제하는 이런 절차로 되어있습니다."]

생산 중단이 장기화 될 전망이 보이면서 생수 공급도 조금씩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편의점 관계자/음성변조 : "원래 신상품 나오기로 한 게 있는데 삼다수 1ℓ짜리 작은 게. 그게 중단이 된 것으로 알고 있어요."]

[마트 관계자/음성변조 : "지장이 있죠. 지금. 물이 잘 안 나오는 것 같은데. 싹싹 긁어서 갖고 오는 것 같은데…."]

제주 삼다수 공장에서 사고가 발생한 건 지난 20일, 토요일 오후 6시 반쯤이었습니다.

페트병 제작 과정에서 기계가 멈추자 조장인 35살 김 모씨가 이를 확인하러 나섰다가 사고를 당한 겁니다.

[제주도개발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설비 가동이 중단됐습니다. 이상 발생 신호가 울렸고 사고 직원이 해당 설비의 센서 이상 유무를 점검하던 중에 사고가 발생하게 됐습니다."]

김 씨는 출동한 119 대원들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사인은 목 부위 압박으로 인한 질식사.

갓 100일된 딸을 둔 성실한 가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가족들은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유가족/음성변조 : "매사 자기 맡은 일에 충실히 임하고 최근에는 애까지 낳으면서 가정에도 충실해서 열심히 살려고 했던…."]

사고가 발생한 기계는 15년째 사용중으로 올해 12월 교체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두달 전 안전점검에서는 합격 판정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기계를 제작한 일본 업체 관계자들도 참석해 기계 이력을 살펴봤지만, 당시 어떤 상황에서 사고가 벌어졌는지는 확인이 더 필요한 상황.

[고명권/제주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장 : "오작동 여부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보고요. 뒷받침할 수 있는 안전관리 실태 이런 부분도 전반적으로 살펴봐서….]

하지만, 현장에 사고 당시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CCTV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고명권/제주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장 : "일단 국과수에 가져가서 정밀감식이 이루어지고요. 보통 2,3주 20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사고 당시, 김씨는 3개조 2교대로 하루 12시간을 근무하며 힘든 내색을 보였다고 하는데요.

근무 환경에 안전 문제는 없었는지도 관심의 대상입니다.

[유가족/음성변조 : "아무래도 좀 힘들다. 3교대에서 2교대로 바뀌니까 힘들다는 내색을…."]

최근 인력 수급문제로 4개조 3교대로 운영되다가 최근 3개조 2교대로 바꾸면서 업무가 가중됐다는 겁니다.

[제주도개발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퇴직이나 입대도 있고 휴직 등의 사유로 좀 인원이 줄게 됐습니다. 2018년 8월부터 저희가 한시적으로 3조 2교대를…."]

특히, 1년 전 사고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재발방지 노력이 없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비슷한 사고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지난해 제주도의 한 생수 업체에 현장실습을 나갔다가 사망한 고 이민호군의 아버지.

아직도 당시 생각을 하면 분노를 참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이상영/故 이민호군 아버지 : "원래 이런 데는 망이 설치되어 있어요. 안전망이 왜 설치가 안 됐느냐고 그랬을 때 공장장이라는 사람이 "의무사항이 아니고 권고사항일 뿐입니다. 권고사항이지 의무사항이 아닙니다." 그랬고요."]

당시에도 안전관리 소홀과 과중한 업무가 문제가 됐습니다.

[김경희/현장실습제주대책위 사무국장 : "7시간만 해야 하는데 10시간 정도 연장근무를 한 것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야간에 밤 10시 이후의 근무도 있었고 휴일 근무도 상당 부분, 상당 일을 차지하고 있었고요."]

사고 이후, 유족들은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해 달라고 요구했는데요. 아직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상영/故 이민호군 아버지 : "남 일이 아니죠. 제가 느끼기에는 제가 부르짖었을 때 정확하게 사고 원인 조사가 됐다고 하면 전수조사가 들어갈 수도 있었을 거예요. 이게 들어갔다면 과연 이 사고가 났을까 이런 의문점도 들고요."]

사고와 관련된 파장이 커지자 어제 오후, 제주개발공사 측은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오경수/제주도개발공사 사장 : "이런 가슴 아픈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 도민과 고객 여러분께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무엇보다 정확한 사고 경위를 밝혀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유가족/음성변조 : "저희는 같이 일했던 직원들이 절대 처벌 받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대신 진실을 규명하고 지금 남겨진 부인과 딸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있었으면…."]

마트, 편의점에서 믿고 마시던 삼다수...

사측이 무한 책임을 느낀다며 사과의 입장을 밝힌 가운데, 합동감식 결과가 나오기까지 한 달까지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어 삼다수의 생산 차질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 따라잡기] ‘삼다수’ 사망 사고…오작동? 안전관리 소홀?
    • 입력 2018-10-25 08:40:36
    • 수정2018-10-25 09:14:07
    아침뉴스타임
[기자]

국내 생수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다수 생수입니다.

이 생수를 만드는 과정에 한 가장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페트병을 만드는 도중에 기계에 몸이 끼이는 사고가 발생한 건데요.

사고가 난지 6일째.

하지만, 정확한 사고 경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하루 3천 4백 톤의 생수를 생산하는 삼다수 공장.

공장 문은 단단히 닫혔고 주변엔 인적이 사라졌습니다.

고용노동부가 생산 중지 명령을 내린 건데요.

[고용노동부 관계자/음성변조 : "기한을 두고 작업 중지를 한 건 아니고요. 일단 회사 측에서 안전 개선계획을 수립하면 해제 요청을 의결을 거쳐서 작업 중지 해제하는 이런 절차로 되어있습니다."]

생산 중단이 장기화 될 전망이 보이면서 생수 공급도 조금씩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편의점 관계자/음성변조 : "원래 신상품 나오기로 한 게 있는데 삼다수 1ℓ짜리 작은 게. 그게 중단이 된 것으로 알고 있어요."]

[마트 관계자/음성변조 : "지장이 있죠. 지금. 물이 잘 안 나오는 것 같은데. 싹싹 긁어서 갖고 오는 것 같은데…."]

제주 삼다수 공장에서 사고가 발생한 건 지난 20일, 토요일 오후 6시 반쯤이었습니다.

페트병 제작 과정에서 기계가 멈추자 조장인 35살 김 모씨가 이를 확인하러 나섰다가 사고를 당한 겁니다.

[제주도개발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설비 가동이 중단됐습니다. 이상 발생 신호가 울렸고 사고 직원이 해당 설비의 센서 이상 유무를 점검하던 중에 사고가 발생하게 됐습니다."]

김 씨는 출동한 119 대원들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사인은 목 부위 압박으로 인한 질식사.

갓 100일된 딸을 둔 성실한 가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가족들은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유가족/음성변조 : "매사 자기 맡은 일에 충실히 임하고 최근에는 애까지 낳으면서 가정에도 충실해서 열심히 살려고 했던…."]

사고가 발생한 기계는 15년째 사용중으로 올해 12월 교체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두달 전 안전점검에서는 합격 판정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기계를 제작한 일본 업체 관계자들도 참석해 기계 이력을 살펴봤지만, 당시 어떤 상황에서 사고가 벌어졌는지는 확인이 더 필요한 상황.

[고명권/제주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장 : "오작동 여부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보고요. 뒷받침할 수 있는 안전관리 실태 이런 부분도 전반적으로 살펴봐서….]

하지만, 현장에 사고 당시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CCTV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고명권/제주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장 : "일단 국과수에 가져가서 정밀감식이 이루어지고요. 보통 2,3주 20일 정도 소요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사고 당시, 김씨는 3개조 2교대로 하루 12시간을 근무하며 힘든 내색을 보였다고 하는데요.

근무 환경에 안전 문제는 없었는지도 관심의 대상입니다.

[유가족/음성변조 : "아무래도 좀 힘들다. 3교대에서 2교대로 바뀌니까 힘들다는 내색을…."]

최근 인력 수급문제로 4개조 3교대로 운영되다가 최근 3개조 2교대로 바꾸면서 업무가 가중됐다는 겁니다.

[제주도개발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퇴직이나 입대도 있고 휴직 등의 사유로 좀 인원이 줄게 됐습니다. 2018년 8월부터 저희가 한시적으로 3조 2교대를…."]

특히, 1년 전 사고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재발방지 노력이 없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비슷한 사고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지난해 제주도의 한 생수 업체에 현장실습을 나갔다가 사망한 고 이민호군의 아버지.

아직도 당시 생각을 하면 분노를 참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이상영/故 이민호군 아버지 : "원래 이런 데는 망이 설치되어 있어요. 안전망이 왜 설치가 안 됐느냐고 그랬을 때 공장장이라는 사람이 "의무사항이 아니고 권고사항일 뿐입니다. 권고사항이지 의무사항이 아닙니다." 그랬고요."]

당시에도 안전관리 소홀과 과중한 업무가 문제가 됐습니다.

[김경희/현장실습제주대책위 사무국장 : "7시간만 해야 하는데 10시간 정도 연장근무를 한 것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야간에 밤 10시 이후의 근무도 있었고 휴일 근무도 상당 부분, 상당 일을 차지하고 있었고요."]

사고 이후, 유족들은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해 달라고 요구했는데요. 아직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상영/故 이민호군 아버지 : "남 일이 아니죠. 제가 느끼기에는 제가 부르짖었을 때 정확하게 사고 원인 조사가 됐다고 하면 전수조사가 들어갈 수도 있었을 거예요. 이게 들어갔다면 과연 이 사고가 났을까 이런 의문점도 들고요."]

사고와 관련된 파장이 커지자 어제 오후, 제주개발공사 측은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오경수/제주도개발공사 사장 : "이런 가슴 아픈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 도민과 고객 여러분께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무엇보다 정확한 사고 경위를 밝혀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유가족/음성변조 : "저희는 같이 일했던 직원들이 절대 처벌 받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대신 진실을 규명하고 지금 남겨진 부인과 딸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있었으면…."]

마트, 편의점에서 믿고 마시던 삼다수...

사측이 무한 책임을 느낀다며 사과의 입장을 밝힌 가운데, 합동감식 결과가 나오기까지 한 달까지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어 삼다수의 생산 차질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