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동신문③] “철천지 원쑤”, “미치광이 트럼프”라더니 눈치보며 공손

입력 2018.11.22 (17:36) 수정 2018.11.2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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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철천지 원쑤'로 불렀던 미국 … 지금은 '만나는 사이'

북한 노동신문이 미국을 지칭하는 단어는 크게 두가지입니다. 첫번째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미국'이라고 지칭합니다. 다른 하나는 '미제'입니다. '미국 제품, made in U.S.A'가 아니라 '미 제국주의'의 준말입니다. 여기에 습관적으로 붙이는 표현이 '철천지 원쑤'입니다. 실제로 노동신문엔 이 두 단어를 합쳐서 '철천지 원쑤 미제'라는 문구가 자주 실렸습니다.

냉·온탕을 오갔던 우리나라와는 달리 북한은 지금까지 미국과 거의 대부분 대립, 갈등의 시간을 보내 왔습니다. 더욱이 1990년 이후 북핵 문제를 놓고 여러 차례 협상을 거듭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불신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두 나라는 악화 일로를 걸었습니다.

그러던 두 나라의 관계는 올해 들어 정상회담까지 열면서 급진전을 보였습니다. 1년 만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표현을 보아도 두 나라 관계의 급격한 변화를 체감할 수 있습니다.


'미국' 단어 사용 감소 추세 … 5월 27일 기점으로 잠잠해져

그렇다면 북한의 공식 입장을 대변한다는 노동신문은 어떨까요? 우선 중립적인 표현인 '미국'이란 단어가 얼마나 언급됐는지 살펴봤습니다. 1월엔 2,031회, 2월엔 1,613회나 되던 것이 4월엔 910회 정도로 줄더니 5월에 잠깐 늘다가 북미 정상회담이 치러진 6월엔 188회, 7월엔 139회로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올해 초만 해도 노동신문은 미국을 언급할 때마다 '악의 축', '미치광이' 등과 같은 비난을 함께 쏟아냈습니다. 미국이 자국의 잘못은 감추고 자신들의 체제 붕괴를 노리며 전쟁 위협을 높이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심지어 남과 북의 정상이 11년 만에 다시 만난 지난 4월27일 판문점 정상회담을 전후해서도 '철천지 원쑤'란 말을 계속 사용하며 미국에 대한 비난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남북 정상이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다시 만난 5월 27일부터 노동신문의 논조에 변화가 감지됩니다. 미국 전체를 비난하기 보단 우리나라를 상대할 때처럼 평화 분위기 조성을 반대하는 '일부 세력'을 나누어 비난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사설 살펴보니 6월 11일 부터 열흘동안 '미국' 언급 '0'

주관적인 표현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론설'과 '론평', '정세론해설'만 살펴보면 어떨까요?


6월에 날짜별로 살펴보니 비교적 자주 등장했던 초반에 비해 후반부로 갈수록 언급 횟수가 급격하게 줄어듭니다. 특히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하루 전인 11일부터 열흘 간은 '미국'이란 단어가 아예 한 번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미국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내용도 그 전과 비교해 호전적인 위협과 비난보다는 점잖은 표현을 쓰며 미국의 결단을 촉구하는 글들이 눈에 띕니다.


사라진 '미제' 언급…"최대한 미국 자극하지 않으려는 것"

이 같은 변화는 미국에 대한 부정적 표현법인 '미제'로 검색해 보면 더 확연히 드러납니다.


1월에 310회, 2월에 209회나 등장하던 '미제'라는 단어가 이후 줄곧 줄어들더니 6월 들어서는 2회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이후에도 0~3회 수준에 그쳐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막무가내식의 일방적인 비난을 자제하고 있는 겁니다.

6월 이후에는 '미제'란 단어가 등장하는 기사를 보더라도 "위대한 장군님 (김일성 지칭)께서는 미제가 침략전쟁을 일으킨 지 3일 만에 서울이 해방된 다음..." 이라든지 "남조선을 강점한 미제는 공화국 북반부를 반대하는 반동공세를 전례없이 강화하였다." 등 주로 과거에 있었던 역사적 사실을 언급할 때 사용하는 데 그칩니다.

안문석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국과의 적대관계는 북한을 지켜나가는 기둥이었다. 북한은 반미 의식을 확대하고 심화해서 내부 결속을 도모하는 기조를 유지해왔다." 라고 설명했습니다.

안 교수는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전략을 바꾸면서 노동신문도 이에 발맞춰 논조를 바꾼 것이다. 핵을 완성했다고 보고 이를 근거로 미국과 협상을 벌여서 체제를 보장받고 경제 발전을 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최대한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미치광이'라고 집중 비난하던 트럼프를 5월부턴 정식 칭호로

그리고 북한의 미국에 대한 태도를 엿볼 수 있는 또 하나의 키워드, 바로 '트럼프' 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노동신문이 올해 1,2월만 해도 우리나라의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보다 더 많이 비판의 도마위에 올린 인물입니다.

1,2월 두 달 동안 트럼프가 759회나 등장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213회, 박근혜 전 대통령은 156회, 홍 전 대표는 76회에 등장합니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26회에 그쳤습니다.


그러던 것이 3월에 접어들자 66회로 급격히 줄어들더니 4월엔 아예 한 번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날짜로 살펴보니 3월 10일부터 5월 9일까지 무려 두 달 동안 이름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된 문구의 내용도 급격히 변했습니다. 1,2월엔 "늙다리 트럼프의 잦은 발작증세", "미치광이 트럼프를 한시바삐 제거해야 한다", "정신병동에 가두어 놓는 것이야말로 미국을 위해서나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나 유일한 처방이다." 등등 홍 전 대표를 비난하던 수준의 격한 표현을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마구잡이로 쏟아냈습니다.


그리고 3월 10일 이후 두 달 동안 언급이 없다가 5월10일 평양을 방문한 미 국무장관 폼페이오를 김정은 위원장이 접견한 소식을 전할 때 '트럼프'라는 단어가 다시 등장합니다. 하지만 전후 표현은 그 전과 사뭇 달라졌습니다. '도날드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 이라는 공식적이고 정중한 단어를 사용합니다.


6월 정상회담 땐 '도날드 제이 트럼프' … "국가 대 국가 협상 의지 피력"

그리고 6월에 북미정상회담 소식을 전할 때는 '미합중국 대통령 도날드 제이 트럼프' 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전체 이름을 언급하기까지 합니다.


안문석 교수는 "북한이 저자세로 돌변했다기 보단 정상적인 외교 관계를 맺기 위해 예우를 갖춘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안 교수는 "북한은 한 번도 다른 나라에 대해서 저자세를 취한 적이 없다.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서만 거창한 수식어를 붙여서 칭송하고 중국 시진핑에 대해서도 '총서기', '주석', '동지' 등으로 호칭한다." 라며 "정상적인 국가 관계라면 상대국 지도자에 대해서 격식을 갖추기 마련인데 트럼프 대통령을 객관적인 호칭으로 부르면서 국가 대 국가로 협상하고 싶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 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망동', '망발' 적대적, 호전적 단어도 급격히 감소

이 밖에 주로 미국을 비난할 때 자주 사용하던 '망동', '망발' 처럼 호전적인 단어도 출현 빈도가 급격히 줄었습니다. '망동'이란 단어는 1월에 64회로 시작해 2월에 108회 등장하며 정점을 찍었지만 줄곧 감소하더니 9월엔 13회까지 떨어졌습니다.


'망발'이란 단어도 1월에 28회를 기록하고 2월엔 44회까지 증가하더니 6월 이후부터는 6회 이하로 잠잠해집니다.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철천지원쑤'로 여겼던 탓일까요? 북한은 미국과 대화의 물꼬는 텄지만 '비핵화'를 둘러싼 이견 때문에 관계 개선에 극적인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 중간 선거 이후 열릴 것으로 보였던 2차 북미 정상회담은 내년 이후로 미뤄졌고 이 달초 예정됐던 고위급 회담이 갑자기 연기되는 등 답답한 교착상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급기야 지난 16일엔 노동신문에 김정은 위원장이 등장해 첨단전술무기 시험을 지도하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는데 "미국에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던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때문에 향후 외교 관계에 따라 노동신문이 미국에 지금처럼 정중한 태도를 유지할 지 아니면 독설을 퍼부을 지도 좌우될 것 같습니다.

데이터 수집·분석 : 정한진 데이터저널리즘팀 팀장
인포그래픽 디자인 : 임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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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22 17:36:55
    • 수정2018-11-22 17:4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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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철천지 원쑤'로 불렀던 미국 … 지금은 '만나는 사이'

북한 노동신문이 미국을 지칭하는 단어는 크게 두가지입니다. 첫번째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미국'이라고 지칭합니다. 다른 하나는 '미제'입니다. '미국 제품, made in U.S.A'가 아니라 '미 제국주의'의 준말입니다. 여기에 습관적으로 붙이는 표현이 '철천지 원쑤'입니다. 실제로 노동신문엔 이 두 단어를 합쳐서 '철천지 원쑤 미제'라는 문구가 자주 실렸습니다.

냉·온탕을 오갔던 우리나라와는 달리 북한은 지금까지 미국과 거의 대부분 대립, 갈등의 시간을 보내 왔습니다. 더욱이 1990년 이후 북핵 문제를 놓고 여러 차례 협상을 거듭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불신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두 나라는 악화 일로를 걸었습니다.

그러던 두 나라의 관계는 올해 들어 정상회담까지 열면서 급진전을 보였습니다. 1년 만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표현을 보아도 두 나라 관계의 급격한 변화를 체감할 수 있습니다.


'미국' 단어 사용 감소 추세 … 5월 27일 기점으로 잠잠해져

그렇다면 북한의 공식 입장을 대변한다는 노동신문은 어떨까요? 우선 중립적인 표현인 '미국'이란 단어가 얼마나 언급됐는지 살펴봤습니다. 1월엔 2,031회, 2월엔 1,613회나 되던 것이 4월엔 910회 정도로 줄더니 5월에 잠깐 늘다가 북미 정상회담이 치러진 6월엔 188회, 7월엔 139회로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올해 초만 해도 노동신문은 미국을 언급할 때마다 '악의 축', '미치광이' 등과 같은 비난을 함께 쏟아냈습니다. 미국이 자국의 잘못은 감추고 자신들의 체제 붕괴를 노리며 전쟁 위협을 높이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심지어 남과 북의 정상이 11년 만에 다시 만난 지난 4월27일 판문점 정상회담을 전후해서도 '철천지 원쑤'란 말을 계속 사용하며 미국에 대한 비난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남북 정상이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다시 만난 5월 27일부터 노동신문의 논조에 변화가 감지됩니다. 미국 전체를 비난하기 보단 우리나라를 상대할 때처럼 평화 분위기 조성을 반대하는 '일부 세력'을 나누어 비난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사설 살펴보니 6월 11일 부터 열흘동안 '미국' 언급 '0'

주관적인 표현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론설'과 '론평', '정세론해설'만 살펴보면 어떨까요?


6월에 날짜별로 살펴보니 비교적 자주 등장했던 초반에 비해 후반부로 갈수록 언급 횟수가 급격하게 줄어듭니다. 특히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하루 전인 11일부터 열흘 간은 '미국'이란 단어가 아예 한 번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미국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내용도 그 전과 비교해 호전적인 위협과 비난보다는 점잖은 표현을 쓰며 미국의 결단을 촉구하는 글들이 눈에 띕니다.


사라진 '미제' 언급…"최대한 미국 자극하지 않으려는 것"

이 같은 변화는 미국에 대한 부정적 표현법인 '미제'로 검색해 보면 더 확연히 드러납니다.


1월에 310회, 2월에 209회나 등장하던 '미제'라는 단어가 이후 줄곧 줄어들더니 6월 들어서는 2회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이후에도 0~3회 수준에 그쳐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막무가내식의 일방적인 비난을 자제하고 있는 겁니다.

6월 이후에는 '미제'란 단어가 등장하는 기사를 보더라도 "위대한 장군님 (김일성 지칭)께서는 미제가 침략전쟁을 일으킨 지 3일 만에 서울이 해방된 다음..." 이라든지 "남조선을 강점한 미제는 공화국 북반부를 반대하는 반동공세를 전례없이 강화하였다." 등 주로 과거에 있었던 역사적 사실을 언급할 때 사용하는 데 그칩니다.

안문석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국과의 적대관계는 북한을 지켜나가는 기둥이었다. 북한은 반미 의식을 확대하고 심화해서 내부 결속을 도모하는 기조를 유지해왔다." 라고 설명했습니다.

안 교수는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전략을 바꾸면서 노동신문도 이에 발맞춰 논조를 바꾼 것이다. 핵을 완성했다고 보고 이를 근거로 미국과 협상을 벌여서 체제를 보장받고 경제 발전을 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최대한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미치광이'라고 집중 비난하던 트럼프를 5월부턴 정식 칭호로

그리고 북한의 미국에 대한 태도를 엿볼 수 있는 또 하나의 키워드, 바로 '트럼프' 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노동신문이 올해 1,2월만 해도 우리나라의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보다 더 많이 비판의 도마위에 올린 인물입니다.

1,2월 두 달 동안 트럼프가 759회나 등장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213회, 박근혜 전 대통령은 156회, 홍 전 대표는 76회에 등장합니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26회에 그쳤습니다.


그러던 것이 3월에 접어들자 66회로 급격히 줄어들더니 4월엔 아예 한 번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날짜로 살펴보니 3월 10일부터 5월 9일까지 무려 두 달 동안 이름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된 문구의 내용도 급격히 변했습니다. 1,2월엔 "늙다리 트럼프의 잦은 발작증세", "미치광이 트럼프를 한시바삐 제거해야 한다", "정신병동에 가두어 놓는 것이야말로 미국을 위해서나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나 유일한 처방이다." 등등 홍 전 대표를 비난하던 수준의 격한 표현을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마구잡이로 쏟아냈습니다.


그리고 3월 10일 이후 두 달 동안 언급이 없다가 5월10일 평양을 방문한 미 국무장관 폼페이오를 김정은 위원장이 접견한 소식을 전할 때 '트럼프'라는 단어가 다시 등장합니다. 하지만 전후 표현은 그 전과 사뭇 달라졌습니다. '도날드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 이라는 공식적이고 정중한 단어를 사용합니다.


6월 정상회담 땐 '도날드 제이 트럼프' … "국가 대 국가 협상 의지 피력"

그리고 6월에 북미정상회담 소식을 전할 때는 '미합중국 대통령 도날드 제이 트럼프' 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전체 이름을 언급하기까지 합니다.


안문석 교수는 "북한이 저자세로 돌변했다기 보단 정상적인 외교 관계를 맺기 위해 예우를 갖춘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안 교수는 "북한은 한 번도 다른 나라에 대해서 저자세를 취한 적이 없다.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서만 거창한 수식어를 붙여서 칭송하고 중국 시진핑에 대해서도 '총서기', '주석', '동지' 등으로 호칭한다." 라며 "정상적인 국가 관계라면 상대국 지도자에 대해서 격식을 갖추기 마련인데 트럼프 대통령을 객관적인 호칭으로 부르면서 국가 대 국가로 협상하고 싶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 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망동', '망발' 적대적, 호전적 단어도 급격히 감소

이 밖에 주로 미국을 비난할 때 자주 사용하던 '망동', '망발' 처럼 호전적인 단어도 출현 빈도가 급격히 줄었습니다. '망동'이란 단어는 1월에 64회로 시작해 2월에 108회 등장하며 정점을 찍었지만 줄곧 감소하더니 9월엔 13회까지 떨어졌습니다.


'망발'이란 단어도 1월에 28회를 기록하고 2월엔 44회까지 증가하더니 6월 이후부터는 6회 이하로 잠잠해집니다.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철천지원쑤'로 여겼던 탓일까요? 북한은 미국과 대화의 물꼬는 텄지만 '비핵화'를 둘러싼 이견 때문에 관계 개선에 극적인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 중간 선거 이후 열릴 것으로 보였던 2차 북미 정상회담은 내년 이후로 미뤄졌고 이 달초 예정됐던 고위급 회담이 갑자기 연기되는 등 답답한 교착상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급기야 지난 16일엔 노동신문에 김정은 위원장이 등장해 첨단전술무기 시험을 지도하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는데 "미국에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던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때문에 향후 외교 관계에 따라 노동신문이 미국에 지금처럼 정중한 태도를 유지할 지 아니면 독설을 퍼부을 지도 좌우될 것 같습니다.

데이터 수집·분석 : 정한진 데이터저널리즘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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