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K] 가정용 ‘미세먼지 측정기’ 믿을만할까?

입력 2019.03.12 (10:35) 수정 2019.03.1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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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원대 휴대용 측정기부터 수백만 원까지 '천차만별'
가정용 측정기 실험결과, 오차율 50% 넘어
"오염도 추이만 참고해야, 정확한 수치는 알기 어려워"

언론도 요즘 미세먼지와 때아닌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공습하면서 사람들의 관심도 '깨끗한 공기'로 옮겨갔기 때문입니다. 미세먼지가 며칠째 '매우 나쁨' 수준을 가리켰던 어느 날은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보건용 마스크가 오르내리곤 했고, 언론에서도 연일 미세먼지와 관련된 아이템이 쏟아졌습니다.

그중 실내 공기 질과 관련된 기사가 눈에 띄었습니다. 휴대용 미세먼지 측정기로 교실, 지하철 역사, 백화점 등을 측정하는 기사에 많은 분이 미세먼지 안전지대가 없음을 실감하기도 했습니다.

전국 대부분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수준을 기록했던 3월 5일, 온라인상에서 반응이 뜨거웠던 한 기사. 교실 내 초미세먼지(PM10) 수치가 무려 197㎍/㎥를 넘고 있다.전국 대부분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수준을 기록했던 3월 5일, 온라인상에서 반응이 뜨거웠던 한 기사. 교실 내 초미세먼지(PM10) 수치가 무려 197㎍/㎥를 넘고 있다.

그런데 휴대용 미세먼지 측정기, 과연 믿을만한 걸까요?

■ 가정용 미세먼지 측정기 가격, 30배 차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미세먼지 측정기를 살펴봤습니다. 포털사이트에 '휴대용 미세먼지 측정기'라고 검색하자 무려 천 개가 넘는 제품이 나옵니다. 가격도 천차만별입니다. 단순하게 생긴 1만 원대 상품부터, 성능보다는 디자인이 돋보이는 10만 원대 이하의 제품도 있습니다. 50만 원대에 육박하는 제품도 있네요. 모두 '가정용'이라는 이름을 달고 판매되고 있는 상품입니다. 가장 저렴한 1만 5천8백 원짜리 제품과 가장 비싼 제품(49만 5천 원)을 비교하면 무려 31배나 차이가 납니다.

포털 사이트에서 ‘미세먼지 측정기’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상품들. ‘가정용’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는 기기들도 가격대가 천차만별이다.포털 사이트에서 ‘미세먼지 측정기’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상품들. ‘가정용’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는 기기들도 가격대가 천차만별이다.

가격대를 좀 더 높여볼까요. '산업용'이라는 이름을 단 전문적인 장비는 수백만 원을 호가합니다. 이쯤에서 슬슬 고민이 됩니다. 그야말로 가격대가 천양지차인 가정용 측정기,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요.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니 뜻밖의 대답이 나왔습니다. "미세먼지 수치를 정확히 측정하려면 수천만 원대 장비가 필요하다."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수많은 제품은 다 무엇이란 말인가요?

■ 미세먼지 측정 오차율 51~90% "수치 부정확"

이쯤에서 참고할만한 자료가 있습니다. 이런 제품들이 시장에 쏟아지자 정부에서도 검증을 시도했거든요. 2016년 환경부가 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 의뢰해 17개 제품을 상대로 실태 조사한 결과입니다.

실험 결과 국책연구기관이 공정시험기준으로 꼽는 중량법과 비교했을 때, 이들 제품의 오차율이 51~90%에 달했습니다. 이게 무슨 뜻일까요? 예를 들어 미세먼지(PM10) 농도가 100㎍/m³라면 간이측정기가 10㎍/m³에서 190㎍/m³(오차율 90% 일 경우)를 가리킬 수 있다는 겁니다. 같은 조건에서 미세먼지 '좋음' 수준의 10㎍/m³와 '매우 나쁨'(150㎍/m³초과)이 나올 수 있다니 오차가 너무 크지 않나요.

환경부에서 2016년 12월 발표한 간이 측정기 비교결과환경부에서 2016년 12월 발표한 간이 측정기 비교결과

테스트에 사용된 제품 중에는 휴대용 측정기뿐 아니라 공기청정기도 있습니다(조금 있다 설명해드리겠지만, 공기청정기에 달린 미세먼지 센서도 간이 측정기와 같은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샤오미 같은 중국 브랜드도 있지만, 삼성전자나 LG전자 같은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 제품도 포함돼 있고요. 다만 시장에 미치는 여파를 고려해서인지 정확히 어떤 제품이 어떤 오차값을 나타냈는지는 나오지 않습니다.

실태조사 결과 오차율이 51~90%에 달했던 실내공기질 측정 제품 [사진 출처 : 환경부 보도자료 캡처]실태조사 결과 오차율이 51~90%에 달했던 실내공기질 측정 제품 [사진 출처 : 환경부 보도자료 캡처]

2016년에 나온 결과이니 지금은 많이 다를까요? 국립환경과학원 이정섭 생활환경과 연구관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간이 측정기들은 대부분 광산란 방식을 사용하는데 개량을 하고 있다곤 하나 지금도 오차율이 높기 때문에 실측을 할 때는 사용하지 않는다."라며 "오차 수준은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간접 측정인 광산란 방식의 한계

이쯤에서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광산란' 방식이 뭔지를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방식은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정확한 방식은 중량식입니다. 환경기준이 공기 중 1㎥ 내부에 존재하는 미세먼지의 질량농도를 표시하게 돼 있기 때문에 '무게'를 재는 게 가장 확실하죠. 필터에 공기 중 먼지를 약 24시간 포집해서 저울로 필터의 무게 변화로 먼지의 양을 측정합니다. 약 100년 전 기술로 측정에 시간이 오래 걸려 실시간 측정이 어렵다는 게 최대 단점입니다.

그다음에 나온 것이 방사선을 이용한 베타선 방식입니다. 필터에 포집된 방사능의 투과 정도를 이용해 간접적으로 먼지의 양을 측정하는 식입니다. 베타선(β) 방사선의 투과력이 필터에 포집된 미세먼지의 양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을 이용한 것입니다. 현재 우리가 받아보는 실시간 미세먼지 수치는 정부가 전국에 설치한 380여 개 베타선 측정기가 집계하고 있습니다.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가격이 비싼 것이 단점입니다.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기기값만 2천5백만 원이 넘어갑니다. 야외에 설치되기 때문에 보호용 구조물까지 포함하면 가격이 억대까지 치솟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분류한 간이 측정기의 종류.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은 대부분 100만 원 이하의 저가형에 속한다. [사진 출처 : 초미세먼지 간이측정기 가이드북]국립환경과학원이 분류한 간이 측정기의 종류.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은 대부분 100만 원 이하의 저가형에 속한다. [사진 출처 : 초미세먼지 간이측정기 가이드북]

마지막이 우리가 살펴볼 광산란 방식입니다. LED 등 반도체 기술이 발전하면서 등장한 기술인데, LED나 레이저로 빛을 비췄을 때 미세먼지에서 산란되는 빛의 양을 이용해 측정하는 겁니다.

이 방식은 산란광의 크기로 입자의 크기를 결정하고 평균적인 밀도를 가정해 농도로 변환하는 2번의 단위변환이 필요해 오차가 커집니다. 미세먼지 측정 장비를 연구했던 안강호 한양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광산란 방식은 온도나 습도, 바람의 영향 등에 민감한 특성이 있기 때문에 실내용에 한정해 사용해야 하며, 오차 범위가 넓어서 수치를 인용하기에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휴대용 미세먼지 측정기의 99%가 이런 광산란 방식이라고 합니다. 즉 간이 미세먼지 측정기로 정확한 값을 확인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 "오염도 추이만 참고해야"…성능인증제, 8월 시행

그렇다면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미세먼지 측정기는 쓸모가 없는 걸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광산란 방식이라 하더라도 바람과 온도 등 외부 변수가 적은 실내 공기를 측정할 때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특히 공기 중 미세먼지 농도 변화를 가늠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하는데 환경부 실태조사에서도 오염도 추이는 비교적 일치하는 편이었다고 나옵니다.

안강호 교수는 "측정된 미세먼지의 농도가 갑자기 높아지거나 평상시보다 높게 나타나면 환기를 하거나 그 공간에서 벗어나는 등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깐 실내 공간에 한정해 간이 측정기를 사용하되 일정한 간격을 두고 한 장소에서 미세먼지 수치가 갑자기 높아지면 '공기가 나빠졌구나!'라고 참고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공기청정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비용 문제로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공기청정기도 이런 광산란 방식의 미세먼지 센서를 사용하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휴대용 측정기 중 어떤 것을 골라야 할까요?

정부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돕기 위해 성능인증제라는 걸 도입했습니다. 앞으로 시중에 판매되는 간이 미세먼지 측정기에는 인증기관에서 부여한 등급이 매겨질 예정입니다. 정확도가 80% 이상이면 1등급, 70% 이상은 2등급, 60% 이상이면 3등급입니다. 그 이하는 등급이 부여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최소한 3등급은 돼야 농도의 경향성 정도는 파악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간이 측정기의 등급별 활용방안 [사진 출처 : 초미세먼지 간이측정기 가이드북]간이 측정기의 등급별 활용방안 [사진 출처 : 초미세먼지 간이측정기 가이드북]

시행일은 올해 8월 15일인데, 이는 인증기관이 제조사로부터 제품의 인증을 신청받기 시작하는 시점입니다. 테스트 기간을 고려하면 올 연말은 돼야 제품에 제대로 된 등급이 매겨질 전망입니다.

정리하자면 이미 간이 미세먼지 측정기를 구매하셨다면(혹은 공기청정기를 보유하고 계신다면) 오염도의 변화 추이만 참고하시고, 구매하실 예정이시라면 성능인증제 시행을 기다렸다가 구매에 참고하실 것을 권합니다.

※ 시청자 여러분께서 생활하시면서 느낀 작은 궁금증이나 불편한 사항에 대해 댓글을 달아주시거나 메일(byun@kbs.co.kr)을 보내주시면 취재해서 기사화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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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식K] 가정용 ‘미세먼지 측정기’ 믿을만할까?
    • 입력 2019-03-12 10:35:52
    • 수정2019-03-12 10:40:14
    지식K
만 원대 휴대용 측정기부터 수백만 원까지 '천차만별'
가정용 측정기 실험결과, 오차율 50% 넘어
"오염도 추이만 참고해야, 정확한 수치는 알기 어려워"

언론도 요즘 미세먼지와 때아닌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공습하면서 사람들의 관심도 '깨끗한 공기'로 옮겨갔기 때문입니다. 미세먼지가 며칠째 '매우 나쁨' 수준을 가리켰던 어느 날은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보건용 마스크가 오르내리곤 했고, 언론에서도 연일 미세먼지와 관련된 아이템이 쏟아졌습니다.

그중 실내 공기 질과 관련된 기사가 눈에 띄었습니다. 휴대용 미세먼지 측정기로 교실, 지하철 역사, 백화점 등을 측정하는 기사에 많은 분이 미세먼지 안전지대가 없음을 실감하기도 했습니다.

전국 대부분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수준을 기록했던 3월 5일, 온라인상에서 반응이 뜨거웠던 한 기사. 교실 내 초미세먼지(PM10) 수치가 무려 197㎍/㎥를 넘고 있다.
그런데 휴대용 미세먼지 측정기, 과연 믿을만한 걸까요?

■ 가정용 미세먼지 측정기 가격, 30배 차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미세먼지 측정기를 살펴봤습니다. 포털사이트에 '휴대용 미세먼지 측정기'라고 검색하자 무려 천 개가 넘는 제품이 나옵니다. 가격도 천차만별입니다. 단순하게 생긴 1만 원대 상품부터, 성능보다는 디자인이 돋보이는 10만 원대 이하의 제품도 있습니다. 50만 원대에 육박하는 제품도 있네요. 모두 '가정용'이라는 이름을 달고 판매되고 있는 상품입니다. 가장 저렴한 1만 5천8백 원짜리 제품과 가장 비싼 제품(49만 5천 원)을 비교하면 무려 31배나 차이가 납니다.

포털 사이트에서 ‘미세먼지 측정기’라고 검색하면 나오는 상품들. ‘가정용’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는 기기들도 가격대가 천차만별이다.
가격대를 좀 더 높여볼까요. '산업용'이라는 이름을 단 전문적인 장비는 수백만 원을 호가합니다. 이쯤에서 슬슬 고민이 됩니다. 그야말로 가격대가 천양지차인 가정용 측정기,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요.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니 뜻밖의 대답이 나왔습니다. "미세먼지 수치를 정확히 측정하려면 수천만 원대 장비가 필요하다."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수많은 제품은 다 무엇이란 말인가요?

■ 미세먼지 측정 오차율 51~90% "수치 부정확"

이쯤에서 참고할만한 자료가 있습니다. 이런 제품들이 시장에 쏟아지자 정부에서도 검증을 시도했거든요. 2016년 환경부가 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 의뢰해 17개 제품을 상대로 실태 조사한 결과입니다.

실험 결과 국책연구기관이 공정시험기준으로 꼽는 중량법과 비교했을 때, 이들 제품의 오차율이 51~90%에 달했습니다. 이게 무슨 뜻일까요? 예를 들어 미세먼지(PM10) 농도가 100㎍/m³라면 간이측정기가 10㎍/m³에서 190㎍/m³(오차율 90% 일 경우)를 가리킬 수 있다는 겁니다. 같은 조건에서 미세먼지 '좋음' 수준의 10㎍/m³와 '매우 나쁨'(150㎍/m³초과)이 나올 수 있다니 오차가 너무 크지 않나요.

환경부에서 2016년 12월 발표한 간이 측정기 비교결과
테스트에 사용된 제품 중에는 휴대용 측정기뿐 아니라 공기청정기도 있습니다(조금 있다 설명해드리겠지만, 공기청정기에 달린 미세먼지 센서도 간이 측정기와 같은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샤오미 같은 중국 브랜드도 있지만, 삼성전자나 LG전자 같은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 제품도 포함돼 있고요. 다만 시장에 미치는 여파를 고려해서인지 정확히 어떤 제품이 어떤 오차값을 나타냈는지는 나오지 않습니다.

실태조사 결과 오차율이 51~90%에 달했던 실내공기질 측정 제품 [사진 출처 : 환경부 보도자료 캡처]
2016년에 나온 결과이니 지금은 많이 다를까요? 국립환경과학원 이정섭 생활환경과 연구관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간이 측정기들은 대부분 광산란 방식을 사용하는데 개량을 하고 있다곤 하나 지금도 오차율이 높기 때문에 실측을 할 때는 사용하지 않는다."라며 "오차 수준은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간접 측정인 광산란 방식의 한계

이쯤에서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광산란' 방식이 뭔지를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방식은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정확한 방식은 중량식입니다. 환경기준이 공기 중 1㎥ 내부에 존재하는 미세먼지의 질량농도를 표시하게 돼 있기 때문에 '무게'를 재는 게 가장 확실하죠. 필터에 공기 중 먼지를 약 24시간 포집해서 저울로 필터의 무게 변화로 먼지의 양을 측정합니다. 약 100년 전 기술로 측정에 시간이 오래 걸려 실시간 측정이 어렵다는 게 최대 단점입니다.

그다음에 나온 것이 방사선을 이용한 베타선 방식입니다. 필터에 포집된 방사능의 투과 정도를 이용해 간접적으로 먼지의 양을 측정하는 식입니다. 베타선(β) 방사선의 투과력이 필터에 포집된 미세먼지의 양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을 이용한 것입니다. 현재 우리가 받아보는 실시간 미세먼지 수치는 정부가 전국에 설치한 380여 개 베타선 측정기가 집계하고 있습니다.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가격이 비싼 것이 단점입니다.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기기값만 2천5백만 원이 넘어갑니다. 야외에 설치되기 때문에 보호용 구조물까지 포함하면 가격이 억대까지 치솟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분류한 간이 측정기의 종류.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은 대부분 100만 원 이하의 저가형에 속한다. [사진 출처 : 초미세먼지 간이측정기 가이드북]
마지막이 우리가 살펴볼 광산란 방식입니다. LED 등 반도체 기술이 발전하면서 등장한 기술인데, LED나 레이저로 빛을 비췄을 때 미세먼지에서 산란되는 빛의 양을 이용해 측정하는 겁니다.

이 방식은 산란광의 크기로 입자의 크기를 결정하고 평균적인 밀도를 가정해 농도로 변환하는 2번의 단위변환이 필요해 오차가 커집니다. 미세먼지 측정 장비를 연구했던 안강호 한양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광산란 방식은 온도나 습도, 바람의 영향 등에 민감한 특성이 있기 때문에 실내용에 한정해 사용해야 하며, 오차 범위가 넓어서 수치를 인용하기에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휴대용 미세먼지 측정기의 99%가 이런 광산란 방식이라고 합니다. 즉 간이 미세먼지 측정기로 정확한 값을 확인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 "오염도 추이만 참고해야"…성능인증제, 8월 시행

그렇다면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미세먼지 측정기는 쓸모가 없는 걸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광산란 방식이라 하더라도 바람과 온도 등 외부 변수가 적은 실내 공기를 측정할 때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특히 공기 중 미세먼지 농도 변화를 가늠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하는데 환경부 실태조사에서도 오염도 추이는 비교적 일치하는 편이었다고 나옵니다.

안강호 교수는 "측정된 미세먼지의 농도가 갑자기 높아지거나 평상시보다 높게 나타나면 환기를 하거나 그 공간에서 벗어나는 등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깐 실내 공간에 한정해 간이 측정기를 사용하되 일정한 간격을 두고 한 장소에서 미세먼지 수치가 갑자기 높아지면 '공기가 나빠졌구나!'라고 참고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공기청정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비용 문제로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공기청정기도 이런 광산란 방식의 미세먼지 센서를 사용하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휴대용 측정기 중 어떤 것을 골라야 할까요?

정부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돕기 위해 성능인증제라는 걸 도입했습니다. 앞으로 시중에 판매되는 간이 미세먼지 측정기에는 인증기관에서 부여한 등급이 매겨질 예정입니다. 정확도가 80% 이상이면 1등급, 70% 이상은 2등급, 60% 이상이면 3등급입니다. 그 이하는 등급이 부여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최소한 3등급은 돼야 농도의 경향성 정도는 파악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간이 측정기의 등급별 활용방안 [사진 출처 : 초미세먼지 간이측정기 가이드북]
시행일은 올해 8월 15일인데, 이는 인증기관이 제조사로부터 제품의 인증을 신청받기 시작하는 시점입니다. 테스트 기간을 고려하면 올 연말은 돼야 제품에 제대로 된 등급이 매겨질 전망입니다.

정리하자면 이미 간이 미세먼지 측정기를 구매하셨다면(혹은 공기청정기를 보유하고 계신다면) 오염도의 변화 추이만 참고하시고, 구매하실 예정이시라면 성능인증제 시행을 기다렸다가 구매에 참고하실 것을 권합니다.

※ 시청자 여러분께서 생활하시면서 느낀 작은 궁금증이나 불편한 사항에 대해 댓글을 달아주시거나 메일(byun@kbs.co.kr)을 보내주시면 취재해서 기사화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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