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실패하면 보복 범죄까지…진화하는 ‘보이스 피싱’

입력 2019.04.04 (08:36) 수정 2019.04.04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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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이제는 뉴스에 나오는 신종 범죄가 아니라 주변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도 종종 발견되는 범죄죠.

오늘은 보이스피싱 얘기입니다.

수법이 진화하는 보이스피싱이 이제는 피해자의 전화까지 해킹해 보복 범죄까지 하고 있습니다.

역할은 점점 세분화되고 단속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데요.

지금부터 한 번 눈여겨 보시죠.

[리포트]

지난해 12월 경찰 112 신고 시스템에 부산의 한 지하철 역을 폭파시키겠다는 협박 문자가 접수됐습니다.

급하게 경찰 특공대가 출동했는데, 협박 문자는 가짜였습니다.

[김재한/부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팀장 : "경찰 특공대와 관할서가 출동해서 주변을 탐문하였는데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고..."]

경찰이 문자를 보낸 번호 추적에 나섰는데요.

그런데, 정작 해당 번호의 주인은 이 같은 문자가 보내진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상한 점은 또 있었습니다.

이 번호의 주인이 보이스피싱 피해자였는데요.

[김재한/부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팀장 : "보이스피싱을 하기 위해서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몰래 심어놓았던 악성 해킹 앱을 통해 112에 허위신고를 하였다는 것을 확인하였고..."]

보이스 피싱에 속아, 이미 천200만 원을 송금한 피해자가 더 이상 송금을 거부하자 앙심을 품고 피해자의 번호로 폭파 문자를 보낸겁니다.

문자 보복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피해자의 지인들에게도 악의적인 문자가 도착했는데, 어떤 내용이었을까요?

[김재한/부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팀장 : "돈을 빌려달라는 내용도 있었고 피해자의 아내에게는 이혼을 하자, 더 이상 못 살겠다, 이런 식으로..."]

일당은 중국에 총책을 둔 보이스피싱 조직.

대출 경력이 있는 사람들의 명단을 구해 범행대상으로 삼았습니다.

피해자 한 명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박OO/보이스피싱 피해자/음성변조 : "서민 정부지원금 대환대출 해준다고 그렇게 연락이 왔었어요. 대부업체에 금리 높은 이자를 쓰고 있는 것을 자기네들이 다 갚아주고 생활자금까지도 해주겠다."]

기존의 대출을 갚아주고 저금리로 대출해 준다는 말에 솔깃했다는데요.

한 가지 요구사항이 있었습니다.

[박OO/보이스피싱 피해자/음성변조 : "어플을 설치하라고 하더라고. 이거 못하면 대출 못 받는다고 그러는 거예요."]

앱을 깔고 필요한 서류까지 다 보내 주자, 이번엔 수수료를 요구했습니다.

박 씨는 70만 원 정도를 보냈습니다.

[박OO/보이스피싱 피해자/음성변조 : "완납증명서를 저한테 다 보내주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믿었죠. 진짜 이게 말로만 듣던 정부 서민 지원금이구나. 이렇게 믿은 거예요."]

그런데, 정작 원했던 대출금은 차일피일 미뤄졌고 낮은 신용도를 올려야 한다며 또 다시 돈을 요구해 왔습니다.

[박OO/보이스피싱 피해자/음성변조 : "단시간에 신용도를 올리는 방법이 있다고 하면서 100만 원, 300만 원, 돈이 9회나 거쳐서 간 거죠."]

그렇게 나흘 동안 4천만 원이 넘는 돈이 송금됐습니다.

의심이 생겨 경찰 등에 문의를 했지만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하는데요.

[박OO/보이스피싱 피해자/음성변조 : "내가 112로 전화를 했어요. 하니까 경찰관이 받더라고. 그쪽에서 타사에 몇 군데 대출을 완납하시고 있네요. 하면서 이러는 거예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피해자들이 휴대폰에 깐 악성앱을 통해 이들은 피해자의 문자나, 통화내역 등을 모두 받아볼 수 있었고 금융기관이나 경찰 등의 전화도 이쪽으로 연결됐던 겁니다.

특히, 이들은 정상적인 대출전화로 보이기위해 070 인터넷 전화를 국내에 있는 중계기를 설치해 010 번호로 바꾸기도 했는데요.

이런 중계기를 설치한 오피스텔이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김재한/부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팀장 : "재택 아르바이트인 줄 알았지, 이게 보이스피싱에 사용되는 것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고..."]

특히, 피해자들을 걱정하는 말에 좀처럼 의심을 할 수 없었다고 하는데요,

한번 들어보시죠.

[보이스피싱 조직원/음성변조 : "(신용정보 조회)삭제를 하셔야지만 가능하신 것으로 나오시기 때문에 제가 어쩔 수 없이 말씀을 드리는 거예요. 불법 중개업체 진짜 잡아내서 조치를 꼭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피해자들이 눈치채고 항의를 하거나 돈을 보내지 않으면 본색을 드러냈습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음성변조 : "돈 내놔라. 이렇게 얘기하면서 딸 사진을 찍어서 보내라 이러더라고요."]

이렇게 이들에게 당한 피해자는 220여 명.

금액은 20억 원이 넘습니다.

조직원 가운데 15명이 구속되고, 잠적한 2명이 인터폴에 수배됐지만, 피해자들의 상처는 지워지지 않습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음성변조 : "한 며칠 진짜 앓아누워있었는데 신용불량까지 다 돼서..."]

[박OO/보이스피싱 피해자/음성변조 : "죽고 싶었어요. 직장을 다니면서도 진짜 주말에 아르바이트까지 제가 지금껏 생활비 충당을 하느라고 그러고 있어요."]

그런가 하면, 강원도에서는 보이스피싱에 가담해 중국에 17억 원을 송금한 일당이 검거됐는데, 수법은 이렇습니다.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모은 체크카드 수거에 건당 5~10만원을 받았습니다.

[백종훈/원주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경위 : "카드를 전국에서 모아서 지하철 물품 보관함이나 무인 안심 택배함에 넣어놓습니다. 다른 사람이 와서 물품 보관함에 있는 것을 가지고 가서 인출해서 돈을 빼는 거죠."]

중국 총책으로부터는 채팅으로 행동 강령을 전달받았습니다.

[백종훈/원주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경위 : "경찰에 검거됐을 경우에 단순 아르바이트인줄 알고 했다는 식으로 진술을 해라. 퀵서비스 기사라고 진술하라고 그렇게 지령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4천440억 원.

하루 평균 130명이 넘는데요,

최근 보이스피싱, 전화대출 상담을 많이 노리고 있다고 하죠.

또, 통장이나 체크카드 모집, 현금 전달 아르바이트 등은 범죄에 가담될 수 있음을 명심하라고 경찰은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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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실패하면 보복 범죄까지…진화하는 ‘보이스 피싱’
    • 입력 2019-04-04 08:38:51
    • 수정2019-04-04 10:3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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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이제는 뉴스에 나오는 신종 범죄가 아니라 주변에 피해를 입은 사람들도 종종 발견되는 범죄죠.

오늘은 보이스피싱 얘기입니다.

수법이 진화하는 보이스피싱이 이제는 피해자의 전화까지 해킹해 보복 범죄까지 하고 있습니다.

역할은 점점 세분화되고 단속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데요.

지금부터 한 번 눈여겨 보시죠.

[리포트]

지난해 12월 경찰 112 신고 시스템에 부산의 한 지하철 역을 폭파시키겠다는 협박 문자가 접수됐습니다.

급하게 경찰 특공대가 출동했는데, 협박 문자는 가짜였습니다.

[김재한/부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팀장 : "경찰 특공대와 관할서가 출동해서 주변을 탐문하였는데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고..."]

경찰이 문자를 보낸 번호 추적에 나섰는데요.

그런데, 정작 해당 번호의 주인은 이 같은 문자가 보내진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상한 점은 또 있었습니다.

이 번호의 주인이 보이스피싱 피해자였는데요.

[김재한/부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팀장 : "보이스피싱을 하기 위해서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몰래 심어놓았던 악성 해킹 앱을 통해 112에 허위신고를 하였다는 것을 확인하였고..."]

보이스 피싱에 속아, 이미 천200만 원을 송금한 피해자가 더 이상 송금을 거부하자 앙심을 품고 피해자의 번호로 폭파 문자를 보낸겁니다.

문자 보복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피해자의 지인들에게도 악의적인 문자가 도착했는데, 어떤 내용이었을까요?

[김재한/부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팀장 : "돈을 빌려달라는 내용도 있었고 피해자의 아내에게는 이혼을 하자, 더 이상 못 살겠다, 이런 식으로..."]

일당은 중국에 총책을 둔 보이스피싱 조직.

대출 경력이 있는 사람들의 명단을 구해 범행대상으로 삼았습니다.

피해자 한 명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박OO/보이스피싱 피해자/음성변조 : "서민 정부지원금 대환대출 해준다고 그렇게 연락이 왔었어요. 대부업체에 금리 높은 이자를 쓰고 있는 것을 자기네들이 다 갚아주고 생활자금까지도 해주겠다."]

기존의 대출을 갚아주고 저금리로 대출해 준다는 말에 솔깃했다는데요.

한 가지 요구사항이 있었습니다.

[박OO/보이스피싱 피해자/음성변조 : "어플을 설치하라고 하더라고. 이거 못하면 대출 못 받는다고 그러는 거예요."]

앱을 깔고 필요한 서류까지 다 보내 주자, 이번엔 수수료를 요구했습니다.

박 씨는 70만 원 정도를 보냈습니다.

[박OO/보이스피싱 피해자/음성변조 : "완납증명서를 저한테 다 보내주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믿었죠. 진짜 이게 말로만 듣던 정부 서민 지원금이구나. 이렇게 믿은 거예요."]

그런데, 정작 원했던 대출금은 차일피일 미뤄졌고 낮은 신용도를 올려야 한다며 또 다시 돈을 요구해 왔습니다.

[박OO/보이스피싱 피해자/음성변조 : "단시간에 신용도를 올리는 방법이 있다고 하면서 100만 원, 300만 원, 돈이 9회나 거쳐서 간 거죠."]

그렇게 나흘 동안 4천만 원이 넘는 돈이 송금됐습니다.

의심이 생겨 경찰 등에 문의를 했지만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하는데요.

[박OO/보이스피싱 피해자/음성변조 : "내가 112로 전화를 했어요. 하니까 경찰관이 받더라고. 그쪽에서 타사에 몇 군데 대출을 완납하시고 있네요. 하면서 이러는 거예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피해자들이 휴대폰에 깐 악성앱을 통해 이들은 피해자의 문자나, 통화내역 등을 모두 받아볼 수 있었고 금융기관이나 경찰 등의 전화도 이쪽으로 연결됐던 겁니다.

특히, 이들은 정상적인 대출전화로 보이기위해 070 인터넷 전화를 국내에 있는 중계기를 설치해 010 번호로 바꾸기도 했는데요.

이런 중계기를 설치한 오피스텔이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김재한/부산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팀장 : "재택 아르바이트인 줄 알았지, 이게 보이스피싱에 사용되는 것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고..."]

특히, 피해자들을 걱정하는 말에 좀처럼 의심을 할 수 없었다고 하는데요,

한번 들어보시죠.

[보이스피싱 조직원/음성변조 : "(신용정보 조회)삭제를 하셔야지만 가능하신 것으로 나오시기 때문에 제가 어쩔 수 없이 말씀을 드리는 거예요. 불법 중개업체 진짜 잡아내서 조치를 꼭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피해자들이 눈치채고 항의를 하거나 돈을 보내지 않으면 본색을 드러냈습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음성변조 : "돈 내놔라. 이렇게 얘기하면서 딸 사진을 찍어서 보내라 이러더라고요."]

이렇게 이들에게 당한 피해자는 220여 명.

금액은 20억 원이 넘습니다.

조직원 가운데 15명이 구속되고, 잠적한 2명이 인터폴에 수배됐지만, 피해자들의 상처는 지워지지 않습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음성변조 : "한 며칠 진짜 앓아누워있었는데 신용불량까지 다 돼서..."]

[박OO/보이스피싱 피해자/음성변조 : "죽고 싶었어요. 직장을 다니면서도 진짜 주말에 아르바이트까지 제가 지금껏 생활비 충당을 하느라고 그러고 있어요."]

그런가 하면, 강원도에서는 보이스피싱에 가담해 중국에 17억 원을 송금한 일당이 검거됐는데, 수법은 이렇습니다.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모은 체크카드 수거에 건당 5~10만원을 받았습니다.

[백종훈/원주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경위 : "카드를 전국에서 모아서 지하철 물품 보관함이나 무인 안심 택배함에 넣어놓습니다. 다른 사람이 와서 물품 보관함에 있는 것을 가지고 가서 인출해서 돈을 빼는 거죠."]

중국 총책으로부터는 채팅으로 행동 강령을 전달받았습니다.

[백종훈/원주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경위 : "경찰에 검거됐을 경우에 단순 아르바이트인줄 알고 했다는 식으로 진술을 해라. 퀵서비스 기사라고 진술하라고 그렇게 지령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4천440억 원.

하루 평균 130명이 넘는데요,

최근 보이스피싱, 전화대출 상담을 많이 노리고 있다고 하죠.

또, 통장이나 체크카드 모집, 현금 전달 아르바이트 등은 범죄에 가담될 수 있음을 명심하라고 경찰은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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