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소방청도 속았다’…불량 소화장비 전국 특수 소방차에 납품

입력 2019.04.10 (19:19) 수정 2019.04.10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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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유공장이나 저유소에 시험 결과를 조작한 불량 소화 장비를 납품한 업체 소식, KBS가 지난 2월 보도했는데요.

이번엔 이 업체가 납품한 불량 소화 장비가 전국의 특수 소방차에도 납품돼 장착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강병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소방 호스에서 하얀 거품이 쏟아져 나옵니다.

물로만으론 불을 끌 수 없을 때, 거품으로 공기를 차단해 불을 끄는 특수 약품, '압축공기포'입니다.

화학 단지나 저유소처럼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현장에서 주로 사용됩니다.

약품이 제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물과 거품약제, 그리고 압축된 공기를 일정 비율로 혼합해야 합니다.

그런데 기준에 미달하는 압축 공기포 소화 장비를 특수소방차에 납품했다는 의혹이 내부 고발을 통해 제기됐습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납품 시기가 돌아오니까 이것도 조작을 통해서 숫자 같은 경우에 표현만 해 놔라. 일단 검사만 통과해서 납품해 보자."]

문제는 물과 거품 약제의 혼합 비율 표시하는 계기판.

버튼들을 누르자, 혼합 비율을 나타내는 숫자가 표시됩니다.

하지만 이 숫자는 실제 혼합비율이 아닌 미리 설정한 조작된 수치입니다.

압축공기포는 화재 종류마다 혼합 비율을 달리해 사용해야 합니다.

이러다보니 실제 화재 현장에서 엉터리로 혼합된 압축공기포로 화재를 진압해 온 겁니다.

사장으로부터 구체적인 조작 요구도 있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결론적으로 안 되는 구간에다가 디스플레이 창에다가 임의적으로 값을 넣자. 그래서 유량이 잘 안 되는 구간들 이런 곳에 디스플레이로 표시만하게..."]

이렇게 조작된 계기판으로 검증을 통과한 제품들은 소방청 소속 특수소방차 4대를 포함해 전국 6곳에 납품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소방청 등은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제품이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강병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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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소방청도 속았다’…불량 소화장비 전국 특수 소방차에 납품
    • 입력 2019-04-10 19:21:32
    • 수정2019-04-10 19:4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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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유공장이나 저유소에 시험 결과를 조작한 불량 소화 장비를 납품한 업체 소식, KBS가 지난 2월 보도했는데요.

이번엔 이 업체가 납품한 불량 소화 장비가 전국의 특수 소방차에도 납품돼 장착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강병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소방 호스에서 하얀 거품이 쏟아져 나옵니다.

물로만으론 불을 끌 수 없을 때, 거품으로 공기를 차단해 불을 끄는 특수 약품, '압축공기포'입니다.

화학 단지나 저유소처럼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현장에서 주로 사용됩니다.

약품이 제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물과 거품약제, 그리고 압축된 공기를 일정 비율로 혼합해야 합니다.

그런데 기준에 미달하는 압축 공기포 소화 장비를 특수소방차에 납품했다는 의혹이 내부 고발을 통해 제기됐습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납품 시기가 돌아오니까 이것도 조작을 통해서 숫자 같은 경우에 표현만 해 놔라. 일단 검사만 통과해서 납품해 보자."]

문제는 물과 거품 약제의 혼합 비율 표시하는 계기판.

버튼들을 누르자, 혼합 비율을 나타내는 숫자가 표시됩니다.

하지만 이 숫자는 실제 혼합비율이 아닌 미리 설정한 조작된 수치입니다.

압축공기포는 화재 종류마다 혼합 비율을 달리해 사용해야 합니다.

이러다보니 실제 화재 현장에서 엉터리로 혼합된 압축공기포로 화재를 진압해 온 겁니다.

사장으로부터 구체적인 조작 요구도 있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결론적으로 안 되는 구간에다가 디스플레이 창에다가 임의적으로 값을 넣자. 그래서 유량이 잘 안 되는 구간들 이런 곳에 디스플레이로 표시만하게..."]

이렇게 조작된 계기판으로 검증을 통과한 제품들은 소방청 소속 특수소방차 4대를 포함해 전국 6곳에 납품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소방청 등은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제품이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강병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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