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터 고난 시작…“엄마 되기 너무 힘들어요”

입력 2019.05.04 (21:25) 수정 2019.05.04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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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평범한 가정'을 꿈꾸는 이들의 바람과는 달리, 장애여성이 엄마가 되는 길은 그리 순탄치 않습니다.

임신과 출산, 양육의 모든 과정마다 사회적 편견과 온갖 불편을 감수해야 합니다.

엄진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선천성 유전장애를 앓는 이라나 씨는 14개월 전, 아기를 낳았습니다.

임신 직후, 진료받을 병원 찾기부터가 쉽지 않았습니다.

낙태를 권유한 의사도 있었습니다.

[이라나/지체장애인 : "너무 표정이 안 좋으신 거에요. 보통의 산부인과 의사들이 산모를 바라보는 얼굴은 아니었던 거죠. 20주를 넘기기 힘들 테니..."]

비장애인의 몸에 맞는 진료 장비는 이용할 때마다 곤혹스러웠습니다.

[이라나/지체장애인 : "초음파 검사할 때 침대로 옮겨야 하는 것 그 다음에 검사대로 옮겨야 하는 것. 최대한 거기 시스템에 맞춰서 저를 움직였던 것 같아요."]

침대형 휠체어 등을 갖춘 '장애 친화 산부인과'는 전국에 13곳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이동 거리 등의 제약으로 이용자가 한 해 100명에도 못 미칩니다.

청각, 시각, 언어 장애를 가진 임산부들에겐 의사소통도 큰 문제입니다.

[이숙기/농아인/음성대역 : "(진료를 받을 때) 전문 용어, 의학 용어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오해되는 부분들도 있었고요. 그래서 제대로 소통이 안 되어서 답답한 적이 있었어요."]

출산 뒤, 산모의 75%가 이용하는 조리원도 장애인 산모에게는 그림의 떡입니다.

장애인 전용실을 갖춘 이 조리원조차 지난해 이용한 장애인 산모가 한 명뿐입니다.

산후 도우미를 못 구했기 때문입니다.

[이윤정/장애인종합복지관 팀장 : "장애인은 나는 못한다고 하시고 더 전문적인 교육을 받으신 분이 오셔야 한다라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장애 여성은 91만여 명에 이릅니다.

장애인의 엄마 되기는 부족한 시설과 지원, 그리고 편견으로 둘러싸인 힘겨운 길입니다.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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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신부터 고난 시작…“엄마 되기 너무 힘들어요”
    • 입력 2019-05-04 21:27:31
    • 수정2019-05-04 22: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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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평범한 가정'을 꿈꾸는 이들의 바람과는 달리, 장애여성이 엄마가 되는 길은 그리 순탄치 않습니다.

임신과 출산, 양육의 모든 과정마다 사회적 편견과 온갖 불편을 감수해야 합니다.

엄진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선천성 유전장애를 앓는 이라나 씨는 14개월 전, 아기를 낳았습니다.

임신 직후, 진료받을 병원 찾기부터가 쉽지 않았습니다.

낙태를 권유한 의사도 있었습니다.

[이라나/지체장애인 : "너무 표정이 안 좋으신 거에요. 보통의 산부인과 의사들이 산모를 바라보는 얼굴은 아니었던 거죠. 20주를 넘기기 힘들 테니..."]

비장애인의 몸에 맞는 진료 장비는 이용할 때마다 곤혹스러웠습니다.

[이라나/지체장애인 : "초음파 검사할 때 침대로 옮겨야 하는 것 그 다음에 검사대로 옮겨야 하는 것. 최대한 거기 시스템에 맞춰서 저를 움직였던 것 같아요."]

침대형 휠체어 등을 갖춘 '장애 친화 산부인과'는 전국에 13곳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이동 거리 등의 제약으로 이용자가 한 해 100명에도 못 미칩니다.

청각, 시각, 언어 장애를 가진 임산부들에겐 의사소통도 큰 문제입니다.

[이숙기/농아인/음성대역 : "(진료를 받을 때) 전문 용어, 의학 용어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오해되는 부분들도 있었고요. 그래서 제대로 소통이 안 되어서 답답한 적이 있었어요."]

출산 뒤, 산모의 75%가 이용하는 조리원도 장애인 산모에게는 그림의 떡입니다.

장애인 전용실을 갖춘 이 조리원조차 지난해 이용한 장애인 산모가 한 명뿐입니다.

산후 도우미를 못 구했기 때문입니다.

[이윤정/장애인종합복지관 팀장 : "장애인은 나는 못한다고 하시고 더 전문적인 교육을 받으신 분이 오셔야 한다라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장애 여성은 91만여 명에 이릅니다.

장애인의 엄마 되기는 부족한 시설과 지원, 그리고 편견으로 둘러싸인 힘겨운 길입니다.

KBS 뉴스 엄진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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